디스 이즈 뉴욕 : 2013~2014 개정판 (휴대용 맨해튼 대형지도 + 지하철.버스 노선도 포함) 디스 이즈 시리즈
조은정 글.사진 / TERRA(테라출판사)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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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기대했던 것보다는 그저...

나처럼 단기간 여행 떠날 사람보다는 뉴욕에 오래 머무를 사람들에게는 괜찮을 것 같다.

뉴욕 주민들은 문화적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리는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거리공연이나 미술관 같은 일상의 문화 생활이 좀 부럽긴 하다.

역시 제일 부러웠던 건 도서관!

폴 오스터 책에 등장하던, 인기 희극 배우가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 부두 노동자로 일하면서 매일 뉴욕 공공도서관에 가서 책 읽는 것을 유일한 행복으로 삼던 헥터 만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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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도자기 여행 : 동유럽 편 유럽 도자기 여행
조용준 지음 / 도도(도서출판)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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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너무 상큼한 책.

재밌게 잘 읽었다.

생각지도 않았던 책인데 제목에 이끌려 빌리게 됐다.

잘 모르고 빌리는 책은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성공이다.

사진이 정말 많다.

저자는 후기에서 도자기는 백 번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중요하다면서 취재 도중 찍은 사진들의 질을 걱정했지만, 나처럼 처음 도자기를 접하는 사람에게는 황홀할 정도였다.

여행 에세이라면 이 정도 수준은 되야 할 것 같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동유럽권, 체코와 헝가리, 폴란드 소개도 무척 신선했다.

역사적인 의미로, 즉 문화재로서의 도자기에 관심이 있을 뿐이지,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식기로서의 도자기에는 관심이 전혀 없었는데 책을 보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단순히 속물적 속성 때문이 아니라 하나의 공예품으로써, 혹은 삶의 아름다움을 위한 미학적 의미로서의 사치를 생각하게 됐다.

이른바 명품이라는 것의 너무나 노골적인 상업적 속성이 싫어 굉장한 거부감을 갖고 있었는데 나이가 드니 조금씩 관심의 폭이 넓어지는 느낌이다.

아쉬운 점은 고려청자의 화려한 전통이 있던 한국이 왜 오늘날은 서구 자기를 추종하는 입장이 됐는지다.

중국도 마찬가지인 듯 하다.

산업화의 실패 탓일까?

사진으로 보여 주는 자기들은 너무나 화려하고 아름다워 문화재로만 접했던 고려청자, 조선백자 등과는 도저히 같은 범주라고 생각되질 않는다.

곧 서유럽 편이 나온다고 하니 무척 기대된다.

책만 읽었으면 될텐데 가끔 등장하는 유럽 각 제후국 왕가 계보까지 찾아 보느라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독일은 특히 통일 왕국이 늦게 설립된 탓에 바이에른, 작센, 헤센 등지의 제후국 계보가 너무 복잡하다.

도자기 구경하면서 독일 역사도 같이 정리할 수 있어서 소득이 크다.

유럽 왕가의 복잡한 근친혼을 공부하다 보면 오늘날의 유럽연합 탄생이 충분히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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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딸의 딸
최인호 지음, 최다혜 그림 / 여백(여백미디어)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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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정말 오랜만에 읽는 에세이.

작가들의 에세이는 문장력이 좋아 읽는 맛이 있다.

너무나 쉽게 편안하게 쓰여진 수필.

이제 겨우 네 돌이 된 딸이 있어서인지, 또 작가만큼이나 그 손녀딸을 사랑하는 아빠를 봐서인지 100% 공감하면서 때로는 눈물도 글썽이면서 읽었다.

나도 내 딸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게 되고, 한편으로는 죽고 싶어도 이제는 죽을 수도 없다는 막중한 책임감에 어깨가 무거울 때가 많다.

"고통스럽고 괴로울 때면 '나는 내가 낳은 딸이 있다'라는 생각으로 용기를 잃지 않았다. 다혜만 생각하면 힘이 솟고 투지를 느끼곤 했었다."

이 문장을 읽다가 커피숖에서 청승맞게 혼자 울고 말았다.

너무나 격하게 공감하고 자식이 부모에게 주는 무한한 책임감과 기쁨과 삶의 용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던 탓이다.

결혼 전에는 아이에 대해 부정적이었고 자식이라고 하면 의무감만 느껴졌는데 막상 아이를 낳고 보니 나를 짓누르는 그런 불행한 의무감이 아니라 어쩌면 내가 세상에 태어난 의미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한없이 소중하고 충만한, 가슴벅찬 고결한 의무감처럼 느껴진다.

저자는 내가 느끼는 이런 감정들을, 부모라면 누구나 느낄 그런 보편적인 충만하면서도 가슴벅찬 감정들을 너무나 편안하고 일상적인 문체로 잘 풀어낸다.

<길 없는 길>이라는 아주 오래 전 소설을 한 번 읽었을 뿐인데 역시 작가답다.

뒷부분의 손녀딸에 관한 에세이는 아직 그 위치에 있지 않아서인지 100% 공감하기는 힘들었다.

다만 내 딸을 나보다 더 사랑하는 것 같은, 하루 종일 손녀 생각을 하면서 너무나 기뻐하는 우리 아빠의 마음을 빗대어 생각해 봤다.

아빠와 나는, 작가와 딸처럼 꽤나 애틋한 관계다.

아빠와 나는 성향도 비슷하고 (무엇보다 책을 너무 좋아한다) 가치관이나 스타일의 싱크로율이 아주 높아 다른 자식들 보다 훨씬 더 특별한 관계고 이런 애정을 느끼게 해 주는 아빠에게 늘 감사하다.

저자의 딸 다혜씨도 이렇게 훌륭한 글을 써주는 최인호님을 아버지로 뒀으니 얼마나 행복했을까.

첫 자식인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첫 손주인 내 딸을 또 끔찍하게 예뻐하고 귀애하는 우리 아빠.

내 딸도 시간이 지나 책 속의 손녀딸처럼 할아버지를 그리워 하는 편지를 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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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의 괴로움
오카자키 다케시 지음, 정수윤 옮김 / 정은문고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읽을까 말까 했던 책.

그래도 책 소장에 관한 이야기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기왕이면 한국 사람이 쓴 책이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일본 출판계 인사들이 대거 등장해 공감도가 약간 떨어진 게 아쉽다.

장서가와 독서가로 나눈다면 나는 독서가에 해당한다.

저자에 따르면 500권 정도의 책이라면 언제라도 읽고 싶을 때 읽을 수 있게 배열할 수 있는, 적정한 권수라고 한다.

내 책은 세보지 않았지만 대략 500권 안쪽일 것 같다.

한때 열심히 책을 사던 시절이 있었다.

어떤 독서 관련 수필에서 책은 사서 읽는 거라는 주장에 격하게 공감해 알라딘에서만 할인되는 카드를 만들어 열심히 구매를 했다.

나중에 연말정산 하면서 봤더니, 6개월간 책값으로 200만원 어치를 썼다는 사실을 깨닫고 허걱해서 그 후로는 다시 도서관에서 빌리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사실 책값보다도 공간 문제가 더 크다.

그나마 혼자 살 때는 책꽂이를 늘릴 수 있었지만, 가족이 생긴 후부터는, 더군다나 아이들이 둘이나 생겨 애들 책을 사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내 책을 더 늘릴 수가 없다.

아이들 책은 전집이 많아 한 번씩 사다 보면 몇 백권이 훌쩍 넘어 버린다.

내 책꽂이는 베란다로 들어가 꺼내보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책에 나온 에피소드처럼, 나도 필요한 책을 찾지 못하고 결국 도서관에서 빌려 보게 됐다.

공간의 문제는 책값보다 더 심각한 문제임이 틀림없다.

 

사실 나는 수집가적 기질이 거의 없다.

뭔가를 소유한다는 것 자체에 관심이 없어 책뿐만 아니라 다른 물질에도 큰 욕구가 없다.

여자들이라면 좋아할 옷, 가방, 액세사리에도 관심이 전무하고 책도 마찬가지로 꼭 가지고 있어야겠다는 욕구가 거의 없다.

다만 책을 사려는 이유는, 참조해야 할 부분이 생기면 바로 찾아보기 위해서다.

요즘은 인터넷이 워낙 발달해 대부분 검색을 하긴 하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책이 훨씬 낫다.

문제는 버리지를 못한다는 것이다.

한 번 읽고 말 책들, 시덥잖은 책까지도 절대로 버리지 못하고 끌어안고 살아 계속 쌓이게 된다.

책을 버리면 어쩐지 내 지나간 삶이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느낌이 들어 헌책방에 판 적도 없고, 정말 버려야 한다면 차라리 이 책에 실린 에피소드처럼 아예 불살라 버리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이런 감정 때문에 책을 사는 게 약간은 두렵다.

한 번 소장하게 되면 죽을 때까지 가지고 다녀야 할 것 같아 사는 게 너무나 조심스럽다.

책에 대한 애착은 아빠에게 물려받은 것이라, 아빠 역시 많은 책과 DVD를 소장하고 있는데, 아빠가 따로 말씀은 안 하시지만 만약 돌아가시게 되면 아빠의 서고는 절대로 처분하지 않고 내가 전부 소장할 생각이다.

아빠 책도 만만치 않은데, 아 정말 장서는 해결하기 힘든 괴로움이다...

 

독서가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즐거움과 고민들을 담백한 필체로 잘 서술했다.

재밌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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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4-09-22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공간때문에 너무 골치가 아프네요. 이사를 고민할때도 고민을 해봐야 하고... 이제 사는 원룸도 가득차서 어쩌지 하고 있습니다 ㅠㅠ

marine 2014-09-23 13:51   좋아요 0 | URL
그래도 혼자 살 때는 어디다 구겨 넣을 수라도 있어요.
애들 둘 책 사면서부터는 제 책 사는 게 두려울 정도...

파도소리 2014-10-12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말 보관할 공간이 적어서 고민 입니다
가족들에게 욕먹고 눈치보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죽고 싶을 때가 있답니다~~
 
샬레 스위스 (개정판) - 샬레스위스의 스위스 전문가팀이 만든 감성 스위스 가이드북
김문희.정소현 지음 / 샬레스위스여행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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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럭셔리한 호텔들이 많이 소개되어 보는 즐거움은 있으나 실제적인 조언은 크지 않았다.

차라리 인터넷 정보가 더 유용할 것 같다.

마치 화보집 같다.

인테넷을 찾아보니 아마도 여행 전문 싸이트에서 낸 책 같다.

이번에 여행을 갔던 융프라우와 체르맛, 루체른, 바젤 외에도 레만 호수 주변의 제네바, 마조레 호수 근처의 로카르노, 고성으로 유명한 티치노 주의 벨린조나 소개는 신선했다.

남한의 절반 밖에 안 되는 작은 나라지만, 자연환경을 관광지로 잘 살려내어 무척이나 매력적인 곳이다.

돈이 좀 많으면 여기 나오는 훌륭한 호텔에 묵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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