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덴.마이얼링.아이젠슈타트.툴른 풍월당 문화 예술 여행 4
박종호 지음 / 풍월당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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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빈 이야기.

저자의 전작 <빈에서는 인생이 아름다워진다>와 겹치는 느낌도 들고, 이 책에서는 개인의 소회보다는 정보 전달에 초점을 맞춰 한편의 에세이로서는 많이 아쉽다.

대신 빈 곳곳의 카페와 왕궁, 건물 등을 애정어린 눈으로 소개한다.

빈의 카페는 무려 100년의 전통을 자랑한다.

과연 문화예술의 도시답다.

자본주의 시대에 작은 가게가 100년 이상 유지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문화전통이 아니라면 설명하기 힘든 부분 같다.

한국은 유교적 사회라 위인들이 죄다 학자인 반면, 오스트리아는 문화예술가들이 중심을 차지한다.

확실히 서구 문화권의 예술 전통은 동양 사회와는 매우 다른 듯하다.


<인상깊은 구절>

242p

이제 <베토벤 프리즈> 전체를 다시 정리해보자. 인간은 끝없는 고통과 슬픔 속에서 유혹과 방해를 받으며 살아간다. 그런 인간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대상은 오직 시와 미술과 음악이다. 나약하고 불쌍한 인간이지만, 예술이 있기에 기쁨도 있으며, 그 속에서 우리는 사랑하는 상대와 행복하게 결합할 수 있다.


<오류>

133p

1671년에 안나 황후가 이곳에 카푸친 수도회의 수도원을 짓도록 했다. 그리고 그녀의 아들 페르디난트 2세는 어머니가 세운 수도원의 지하에 부모님의 관을 보관했다.

->1671년이 아니라 1617년에 마티아스의 황후 티롤의 안나가 후원금을 내서 수도원을 지었다. 그리고 그녀는 페르디난트 2세의 어머니가 아니라 사촌 형수이다. 즉, 남편인 마티아스와 페르디난트 2세는 사촌 관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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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의 한국미술
김영나 지음 / 예경 / 199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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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을 먼저 읽었고 너무 재밌어 수년 만에 드디어 1권도 읽게 됐다.

알라딘 도서 정보가 잘못 나와 1권에 2권의 목차가 실려 있어 무슨 내용인지 무척 궁금했던 터였다.

1998년에 나온 책이니 벌써 20년이 넘었는데도 너무너무 재밌다.

좋은 책은 항상 생명력이 있는 모양이다.

저자는 서양미술사를 전공한 분 같은데 한국 미술사 이야기도 정말 맛깔나고 깊이있게 잘 쓰신다.

논문 발표한 것들을 책으로 엮었는데도 어쩜 이렇게 쉽고 재밌는지 모르겠다.

아쉬운 점은 흑백 도판들이다.

본문에 언급된 작품들이 대부분 실려 있는 점은 좋은데 흑백이 많아 아쉽다.

혹시라도 개정판이 나온다면 컬러 도판으로 실어 주면 좋을 것 같다.

저자는 한국 현대 미술의 시원을 1910년으로 잡는다.

미술이 여기가 아닌 예술로 인정받고 특히 근대성, 서구의 미학을 받아들인 시점을 20세기 초로 잡은 것이다.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매체만 바뀐다고 현대 미술이 되는 것이 아니라 회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그 태도와 정신이 훨씬 중요한 것 같다.

누드화를 외설이 아닌 인간의 아름다운 신체 표현으로 접근할 수 있는지가 한 예일 것이다.

한국은 어쩔 수 없이 일본을 거쳐 서구의 현대미술을 받아들였고 해방 후에는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전후 미국이 승전국이 되면서 동양을 서구 문화의 아류 취급을 하면서도 선 사상이나 서예 등을 받아들이는 개방적인 태도를 취했다는 사실이다.

한국이나 일본이 서구 문화를 추종하면서 모방하기 위해 애쓰면서도 서구 역시 동양의 선불교나 서예 등을 추상표현주의나 색면화에 응용하게 된다.

문화란 일방적이기만 한 것은 아닌 모양이다.

어렵기만 했던 앵포르멜이나 추상 조각 등에 대한 기본 개념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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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 미술 산책 - 강화자 가이드와 함께하는
강화자 지음 / 제이앤제이제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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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출판사의 미술 관련 책들은 도판이 엉망인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개선이 좀더 된 듯 하다.

저작권 문제 때문에 그런가, 본인이 직접 찍은 사진들을 싣다 보니, 작품이 중요한 예술 서적의 질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 같다.

기왕이면 저자는 글만 쓰고 전문 사진 작가와 분업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도 여행가서 대충 둘러본 미술관 소개 수준은 아니라서 전문성이 있어 좋았다.

미술을 전공했고 피렌체에 살면서 가이드를 하시는 모양이다.

가벼운 감상 보다는 책 본연의 목적에 맞게 다양한 미술관들을 소개해 주고 있어 도움이 됐다.

피렌체는 도시 곳곳이 다 볼거리이고 르네상스 시대의 유산들인 것 같다.

아직 못 가 봐서 아쉽고 다음 여행지로 꼭 가볼 생각이다.



<오류>

179p

메디치 가의 카스텔로 별장에 있던 이 그림은 위대한 로렌초의 사촌, 로렌초 디 피에르가 주문한 것이다. 

-> 로렌초 디 피에르는 4촌이 아니라 6촌 관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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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여행자 2021-01-13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렌체는 정말 멋진 도시에요.
몇번을 가도 질리지 않을 만큼 볼거리도 매력도 풍부한 곳입니다.
코로나가 진정되면 꼭 한번 가보시기를 추천합니다.

marine 2021-01-14 09:40   좋아요 1 | URL
서재에 들려 좋은 책 소개 많이 받았습니다.
원래 작년 여름에 이탈리아를 가려고 했었는데 여행은 커녕 코로나 때문에 폐업 위기에 놓였네요.
즐독하세요~
 
화가의 출세작 - 운명을 뒤바꾼 결정적 그림 이야기
이유리 지음 / 서해문집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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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기대보다 재밌게 읽었다.

여러 책들을 짜집기한 편집본이면 어쩌나가 제일 걱정이었는데, 뒷부분 참조 목록들을 보면 확실히 전공자가 아닌 아마추어 작가의 한계가 있는 것 같긴 하다.

문장력도 고른 편이고 쉽게 잘 읽힌다.

도판이 비교적 선명해 감상하기 좋았다.

서양 화가 뿐 아니라 백남준, 이쾌대 등의 우리 화가들도 같이 실려 있어 신선했다.

둘 다 엄청난 부자였고 특히 백남준은 한국 전쟁 당시에 홍콩에서 공부하고 일본으로 피난을 떠날 정도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재벌 아들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비디오 아트 같은 비싼 예술을 할 수 있었나 보다.

그렇게 부유해도 독일에 가서는 이방인이자 소외 계층으로 분류되는 아시아인에 불과했다는 게 아이러니 하다.

고흐처럼 가난에 찌들어 결국은 생명마저 앗아가는 예술가가 있는가 하면 부유함이 밑바당에 깔려 있어야 꽃을 피울 수 있는 유형도 있는 것 같다.

로트레크의 어머니는 백작인 남편과 이혼 후 평생 불구인 아들을 위해 헌신했다고 알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어머니도 아들을 외면했다고 나와 의아하다.

밀레가 사실은 매우 보수적인 사람이었고 근면하게 일하는 농민들의 삶을 예찬하는 일종의 청교도적인 관점에서 그들을 그렸다는 견해는 다른 책에서도 본 것 같다.

프랜시스 베이컨의 십자가 책형도에 대한 해석이 인상적이었다.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를 신앙적 관점이 아닌 도살된 고깃덩어리와 같은 범주로 본다는 게 너무나 충격적이다.

베이컨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음울한 분위기가 기존 관념의 해체와 변형 탓인가 싶다.

앞서 읽은 <전설의 큐레이터, 예술가를 말하다>에서 나왔던 반 고흐의 조카 이야기가 나와 반가웠다.

유명세를 얻기 전에 요절한 시숙의 작품을 알리기 위해 평생을 바친 두 모자의 사연이 가슴 찡했다.

보통 형을 헌신적으로 뒷바라지 해 준 동생 테오의 노력만 회자되는데 그 역시 몇 달 만에 형을 따라 요절했으니 어떻게 형의 작품을 알릴 수 있었겠는가.

테오의 부인인 요한나가 바로 재혼을 해서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는 미처 몰랐다.

재혼한 남편도 화상이었기 때문에 시숙의 작품을 알리는데 좀더 유리했을 것 같다.

아마도 요한나는 시숙의 작품이 얼마나 훌륭한지 남편을 통해 잘 알고 있었고 그녀 역시 깊이 감동했을 것이다.

한 번도 본 적도 없는 삼촌의 작품을 알리기 위해 평생을 노력하고, 단 한 작품도 팔지 않고 정부에 기증해 반 고흐 미술관을 세운 조카의 노력도 정말 대단하다.

<전설의 큐레이터, 예술가를 말하다>에 이 조카의 열정이 잘 그러져 있다.

정말 고흐는 가족복이 있었나 보다.

고흐가 조카의 탄생을 축하하면서 그린 아몬드 붓꽃 그림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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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세계 현대미술관 60 - 미술작품보다 아름다운 현대미술관 건축 기행
고영애 지음 / 헤이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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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나왔을 때 읽은 책인데 문득 세계 유명 현대미술관들을 정리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 재독하게 됐다.

그 때는 여러 곳의 현대미술관을 소개해 주는 컨셉이 신선하게 느껴졌었는데 다시 보니 너무나 가벼워 아쉽다.

저자가 아마도 건축 쪽 일을 하는지 미술관의 건물에만 초점을 맞춰 소장품에 대한 언급이 너무 부실하고 60 곳이라는 많은 미술관을 소개하려다 보니 이름만 겨우 언급하는 정도로 넘어간다.

사진도 표지는 무척 인상적이고 잘 만들었는데, 본문에 본인이 직접 찍은 사진들 역시 아마추어의 한계라고 할까, 감상하기에는 많이 부족했다.

아마도 잡지에 연재된 칼럼을 모은 것 같다.

그래서 한 권의 책으로는 밀도가 많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그래도 다양한 미술관을 소개받은 점은 좋았다.

멕시코나 브라질 같은 곳은 이런 책이 아니면 있는지도 몰랐을 것이다.

2017년도에 발간된 책인데 2016년에 자하 하디드가 운명한 것은 실려 있으면서 2014년에 퇴위한 후안 카를로스 2세는 여전히 국왕으로 묘사하고, 2012년에 사망한 안토니 타피에스는 여전히 생존한 것으로 나온다.

편집할 때 이런 부분은 수정을 해 줬으면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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