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나르는 책 아주머니 비룡소의 그림동화 134
헤더 헨슨 글, 데이비드 스몰 그림, 김경미 옮김 / 비룡소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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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심심해서 정말 미치기 직전일때가 가장 읽기 좋은 때이다.

너무나 손쉽게 가질 수 있는 유혹들이 많은 지금 책은 별 매력이 없다.

심지어 집안일과 노동보다도 흥미가 없는 일이다.

왜 책을 읽는지  이해할 수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다고 소년 칼은 생각했다

책을 좋아하는 누나가 그저 신기할 뿐이다.

그런데...

긴긴 겨울날 눈보라로 어디도 갈 수 없는 그 켜켜쌓인 시간들 속에서는

책만이 유일한 탈출구였던거다.

눈보라를 뚫고 책을 전해주시는 아주머니도 감동이었겠지만

그렇게 전해진 "책"이란 녀석이 대체 뭐길래...

단순한 호기심에서 그리고 긴 겨울을 견디는 방법이 책이 되었다.

 

그리고..단순한 반복도 쌓이고 쌓이면 그것이 기적을 만들기도 한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말을 타고 책을 전하는 아주머니

그 아주머니의 무한반복되는 성실함이 마침내 칼을 변화시킨다.

도데체 왜 그런일을 하는거지?

돈이 되지도 않고 사는데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책을 전해주는 일이라니...

하지만 그 작지만 큰 반복이 아이를 변하게 한다.

글을 읽고 책을 보게되는 것

 

어쩌면 칼이 나중에 산을 내려가고 세상에 들어간 날

"도서관"의 주인공처럼 그렇게 책들에 둘러쌓이는 행복도 누리지 않을까....

 

나도 지금부터 뭔가 작지만 소중한 어떤걸 계속 무한반복해볼까

아침을 꼬박꼬박 챙겨먹이거나

매일매일 영어방송을 까먹지 않고 듣거나

일기를 매일 쓰거나

뭔가 사소하지만 성실함으로 어떤 기적을 만들어보고 싶다,

 

이 봄 나는 무엇을 할까

그리고 내 아이에게 무엇을 할까

알단 아주 사소하고 쉬운거여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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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파는 상점 -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5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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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먼저 권하고 내가 읽은 책이다.

책 표지가 참 오묘하다.

뭔가 신비롭고 이상한 세계로 이끌고 가려는 듯 .. 어쩌면 이 책의 내용을 집약하고 있는 거 같았다.

그런데 내용은 조금 달랐다. 적어도 내게는...

환상적일거라는 기대는 추리물비슷한거? 로 바뀌더니 조금은 철학적이고 잠언적이다.

좋다 나쁘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이므로 넘어가자.

아이는 책이 재미없다고 했다.

하긴 시간이라는 추상적인 개념과 사유가 아직 채 중학교도 못간 아이에게는 어려웠으리라

그리고 이야기 자체는 술술 넘어가지만 중간중간 잠언적인 이야기가 자꾸 맥락을 툭툭 끊어버린다,.

청소년 소설을 읽으면 내용이 한결같다.

아버지의 부재 혹은 있어도 배경

씩씩한 엄마 그리고 엄마와 소통이 잘 되는 딸

설령 엄마와 상극인 딸이 나오더라도 (신기루처럼) 나도 모르게 엄마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딸이 있다.

남학생이 주인공이면 부모가 부재한 경우가 많고 여학생은 아빠가 부재중이며 엄마와는 긴밀한 관계를 갖는다. 그것이 대립이든 소통이든

그리고 나를 좋아하는 단짝이 있고 멀리서 친구와 연인의 중간에 선 괜찮은 이성친구도 있다.

그리고 사건은 항상 주인공에게 일어나며 쿨하고 중성적인 주인공이 그 문제를 풀어나간다.

물론 주인공이니만큼 문제가 그에게 몰리는 건 당연하지만 늘 중성적이고 털털한 주인공이다.

사실 시간이라는 사유를 뺀다면 이 책도 충실하게 그런 청소년 도서의 수순을 밟고간다.

로맨틱 코메디가 가진 캔디형 여주인공과 멋진 남자처럼 어쩌면 청소년 문학도 그런 도식이 있는 건지 모르겠다.

내 시간을 누군가를 위해 쓰겠다는 것 그래서 생겨난 시간을 파는 상점

그 제목이 주는 신비롭고 기대감 가득한 상점이 점점 시시해진다.

사실 이름은 근사하고 취지는 좋았지만 결국 심부름센타같은 거? 뭐 그런 속된 실망도 했다.

내 시간을 내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것

그래서 누군가가 도움을 받고 좋아지는 것 뭐 좋다.

그런데 자꾸 읽다가 끊어진다.

후기를 보면 손에서 놓을수 없을 만큼 흡입력이 있다는 평도 있지만 나의 수준이 그리 높지 않아서인지 나는 자꾸 책에서 손을 놓는다.

숨겨놓은 이야기는 알만하게 풀리고 내곁에서... 라는 아이디나 강토 이야기같은 거 ... 그리고 자꾸 풀어놓으려는 이야기들은 헷갈린다. 시간에 관한 생각이라든다 등등은

 

시간은 금이다.

시간을 소중히하라.. 그런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고

머리가 커서는 누구에게나 시간은 공평하다 다만 어떻게 쓰느냐가 다를 뿐이라는 것

그리고 내가 보낸 시간들이 모여서 나 자신이 된다는 것

그렇게 시간에 대한 잠언들이 늘어갈 수록

시간은 자꾸 흘러간다. 손가락사이에서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좋은 책인거 같은데 자꾸 겉돈다는 느낌

어쩌면 내가 좋은 독자가 아니어서일지도 모르고

작가가 할말이 많고 그걸 자꾸 풀어놓고 싶어하는 조급함때문은 아닐까 하는 핑계도 대보고

나중에 시간나면 천천히 다시 읽어봐야겠다

 

차라리 아주 상투적으로 재미있게 썼더라면 더 낫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철학을 이야기로 푼다는 건 어려운 일인데 이만하면 그래도 수작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암튼 나랑은 안맞다.

아니면 지금 이시간의 나랑 안맞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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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찾아오면 의자를 내주세요 사계절 1318 문고 1
미리암 프레슬러 지음, 유혜자 옮김 / 사계절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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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신문 북 리뷰 코너에서 우연히 만난 책이다.

아이들 책을 소개하는 코너라 당연히도 그림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마주한 책은 참 감동스럽다.

뭔가 감정을 긁어내려는 노력도 없이 담담하게 한 소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가난하고 약하고 건강하지 못하고 부모조차 없고  한때 학대받은 기억을 가진 소녀가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법을 배워가는 과정이었다,

성장 소설을 많이 접했다고는 하지만  소녀의 아니 어쩌면 어린이에서 소녀로 넘어가는 소녀의 은밀하고 담담한 성장은 첨이었던거같다.

절대 흥분할 일도 감동할 일도 없는 소녀할링카에게 오늘은 어제와 같고 내일도 오늘과 다를게 없다. 다만 이모의 편지와 이모네로 가는 날과 언젠가 (언제가 될지 아무도 모르는) 이모와 살날만이 유일한 희망이다.

지금 이곳 기숙사는 그냥 하루하루 견디는 무심한 날들일뿐이고

그런 할링카에게 작은 기적이 왔다.

그리고 담담한 소녀는 그 기적같은 행복을 조금씩 느낄 준비가 되어있다.

남들눈에는 하찮고 아무것도 아닐 모든 것에 행복을 느끼는 것 그리고 그 행복이 내곁에 편히 쉬어가라고 의자를 내어주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

 

한번 맞을때가 아픈 법이지 두번 세번 반복되면 아무렇지도 않듯이 상처를 숨길 줄 알았던것터럼

첨 느끼는 감정이 어색할 뿐이지 친구와 마음을 나누고 사소한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고 감동할 줄 아는 것 그것도 한번 두번의 훈련이 필요하고 노력이 필요한 일아닐까

행복이 오기만 기다리지 않고 그행복이 내곁에 쉬어갈 수 있게 의자를 어주는 작은 배려가 더 아름답다.

오래되고 낡은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담담한 소녀의 은밀한 자기 이야기가 많은 울림을 준다,

잠언같은 좋은 말들도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다.

너도 그렇게 느끼길 바란다.. 내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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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구병모 지음 / 창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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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살이 돋기 위해서는 상처는 필수불가결하나 조건이다? 였던가

 

상처를 입고나면 새살이 돋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상처가 덧나고 곪아서 썩어버리는 지경에 이르기도 하지만 그래도 소독하고 잘 갈무리하면 새살이 돋는다. 흍터로 보기 흉해지든 감쪽같이 원상복구가 되건....

그리고 그 새살은 각자의 몫이다.

 

 

예전 인생극장을 생각케하는 두가지 결말

두가지가 그다지 다르지는 않다,

언제나처럼 덤덤하고 건조하게 일상적이다.

깜찍하고 놀라운 헤피앤딩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사람은 좀처럼 변하지 않고 시간을 되돌리건 되돌리지 않건 사람은 언제나 같은 순간에 비슷한 결정을 내린다.

다만 상처를 지나고 새살을 가진 소년이 성장했을 뿐이다.

 

한때는 그녀의 가장 최고작은 위저드 베이커리라고 생각했다.

초기작을 넘는 후속작은 없었다고,.

첨 읽었을때 놀라움 기가막힘이 너무나 강하게 남아있어서였을까

그 기대만큼은 아니고 이번에는 담담하게 읽힌다.

모든 상황들이 파악되면서 조금 심심해졌지만 대신 한구절한구절 고심하고 골라냈을 문장들이 눈에 보인다.

세상읭 물질계와 비물질계의 균형. 미묘한 시간의 비틀림등등을 묘사하는 솜씨도 예사롭지 않다.

결국 그동안 읽어왔던 그녀의 작품중에 제일 마음에 드는 걸 다시 확인한다.

최고니 뭐니 하는 평가는 내주제가 안되는 관두고 내 취향에 가장 맞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것

 

 

만일 어떤 골목 모퉁이에서 위저드 베이커리를 만나면 나는 어떤 메뉴를 주문할까

살면서 수많은 그릇된 선택을 하고 그 선택에 대해 도망치고 싶어하고 숨고 싶어하는 일 없는 강한 조금은 뻔뻔한 사람이 되게 해달라는 건 어떨까

 

어떤 결론에 도달하든 그걸 살아내는 건 결국 내가 할 몫이라는 것

또 읽어도 그렇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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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마흔 번째 생일 사계절 아동문고 83
최나미 지음, 정문주 그림 / 사계절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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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행복 모든 이의 평안이 누군가 한사람의 보이지 않은 희생으로 이루어진다면 그건 진정한 행복이 아니다

명절을 앞두고 여기저기 하소연이 이어진다,

 

명절치루기. 손도 까딱하지 않는 남편들 잔소리하면서 휘어잡으려는 시어머니들

그 사이에서 뺀질거리거나 공손하거나  도전하거나하는 며느리들

명절에 친정에는 언제가야하는가

시집에서는 어떤 타이밍에 나와야 하는가

나도 내집에서는 귀한 자식이고 남들 못지않게 공부했고 노력했다. 그런데 왜 얼굴도 모르는 남편의 할아버지 아버지등등을 위해 나만 일해야하는가

한집안의 제사를 위해서 성이 다른 여자가 서로 갈등하고 힘들어하는게 과연 진정한 가족의 행복인가

멋지고 당당한 딸 . 나랑 통하고 아빠를 이해하는 딸은 괜찮지만

나대고 혼자만 생각하며 고집피우고 선머슴같은 딸은 곤란하다?

치매에 걸린 시모를 돌보는 건 오롯이 며느리 담당이다.

며느리가 제자리에 있으면 가족이 평안하고 아무일도 없는 것이고 그 일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순간 가족은 내팽개치는 것이고 나만아는 이기주의자가 되는 것이다?

남자처럼 당당하고 꿀리지 않게 살아가는 것이 어쩌면 다른 면에서 남자를 닮고 싶어하고 모방하는 또다른 폭력 혹은 비겁한 의미는 아닐까

 

주욱 읽어가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하필 그 순간. 할머니가 아프기 시작한 무렵 내 일을 선언한 엄마가 밉다. 그렇게 이기적일 수가 없다.엄마만 참으면 모든 것이 만족스럽다.

아침마다 종종거리지 않아도 되고 고모들이 집을 들락거리지 않아도 되고 아빠가 늘 화난 상태로 있지 않아도 되고 언니 교복치맛단이 틑어져 벌점을 받지 않아도 된다. 엄마만 제자리에 있으면

그런데 엄마의 제자리는 어디일까

 

내가 편하고 아무탈 없는 일상을 살고 있는 이곳에는 보이지 않은 많은 노동들이 존재한다는 건 염연하나 사실이다. 그런 하위기반이 없이 저혼자 잘난 사람은 세상에 하나도 없다.

단지 그걸 잊고 있는 것이다.

세상에 공기가 있어 숨을 쉬고 물이 있어 살아가고 있다는 걸 평소엔 생각하지 않듯이

단지 매연이 심해지면 투덜거리고 목이 마를때만 고통스러울 뿐이다. 당장 달콤한 음료나 내 정신을 쨍하게 깨워줄 카페인이 든 커피만을 바라보고 신선한 공ㄱ이를 위한 공기청정기에 관심을 쏟을 뿐 공기 물.. 그 존재는 잊는다.

살면서 우리주변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 노동들은 그냥 공기이고 물일 뿐이다.

엄마... 라는 것도 그렇지 않을까

제자리에 있으면 편하지만 없으면 티가 나는 것

그래서 엄마들이 하는 살림이라는 것이 그렇게 안할때만 티가 나는 건지도 모르고

 

인물들이 살아있고 끝까지 지가의 정체성을 버리지 않고 끌고간다. 쉽게 하하호호 화해하지 않는 것도 맘에 든다. 사실 현실에서도 쉽게 해결하기 힘든 문제다

가영이 아빠같은 사람이 보통이고 또 그렇게 나쁜 사람이라고 할 수도 없다.

각기 자기자리에서 제 할일을 하는게 뭐가 나쁘냐는 것 , 그리고 40년을 그렇게 교육받고 인지하고 살아온 사람이 갑자기 죽을 날을 받아놓은게 아닌 이상 바뀔리는 없다.

절대 변할거같지 않은 가부장인 아버지

조용히 할말 다하면서 내 권리를 주장하는 엄마

그리고 쿨하고 이기적인 그래서 때로는 도피처가 되기도 하는 언니

내가 돌봐줘야할 막내동생같은 친구 주환이

그 사이에서 가영이가 점점 자라고 있다.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을 이해하기 시작했고 좋아했던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게 되지만 결코 미워하지 않는다.

항상 내가 그 입장에 되지 않으면 모든 걸 알 수 없다.

축구시합 사건이 없었다면 가영은 끝내 엄마를 이해못했을 수도 있다.

가영은 여자로 태어났지만 어쩌면 사고방식은 철저한 남자아이인지도 모른다.

누군가 희생은 당연하다는 것.. 뭐 그건 조금 이기적인 사람이면 남녀없이 할 수 있는 생각이기도 하지만 .. 모든 딸들이 엄마를 다 이해하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내가 엄마이고 아내이고 며느리이기전에 나 자신으로 살고 싶다는 것

그리고 그렇게 꿋꿋하게 살아내는 엄마 윤서영씨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설령 지금의 별거가 쭈욱 이어질지모르겠지만...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결국 딸들도 엄마를 이해하기 시작했으니까

 

이 작품에서 독특한 캐릭터.. 언니 가희다

꽤 시니컬하고 잘난척하며 극도의 이기심을 보이면서도 한순간 여러지며 눈물 흘리고 세상에 드러내어 창피한 일의 기준이 제나름 독특하다는 것...

꽤 매력적인 인물이다.

그리고.. 의외로 가영이 고모들이 착하다.

올케의 반란에 뭐라고 하더라도 결국은 함께 도와주는 것  뭐 좋은 마음으로 하는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당번이라고 항상 와준다는 것 그 자체는 꽤 괜찮은 편이다.

손아래 올케라고 무시하고 맘대로 하지 않는 것은

뭐 구성상 그것까지 넣으면 이야기가 너무 복잡해지려나?

나의 평범한 일상이 누군가의 도움으로 이루어진다는 것

그 누군가에게는 그게 의무이고 직업일지라도 나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라는 것이 늘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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