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결정하는 한 문장
백건필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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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시대를 광고의 호수 속에서 살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대다수는 그리 유용하지 않은-혹자는 쓰레기라고 까지 말하는- 것들이다.
이 많은 것들 중에서 소비자의 마음에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이 책 '모든 것을 결정하는 한 문장'은 그 방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카피라이팅'에 대한 이론과 실전을 겸비한 전문가다.
이 책은 카피라이팅에 대한 이론만을 말하고 있지 않다.
그보다 오히려 실전에 가까운 문구와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책은 크게 3부로 나눌 수 있다.
앞부분에서는 '카피라이팅'에 대한 정의와 목적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론적인 내용은 물론이고,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에 대한 심리적인 분석도 제시하고 있다.

중간에서는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카피라이팅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 확 꽂히는 헤드라인을 쓰는 6가지 유형
  • 고객을 설득하는 8단계 PERSUADE 공식
  • 즉시 결제하게 하는 7가지 CLOSING 기법
  • 무조건 팔리는 12가지 설득 테크닉

마지막에는 앞부분에서 설명한 방법들이 적용된 실제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내가 많이 봐 왔던 문구, 마음에 들었던 문구들이 왜, 어떻게 쓰여졌는지를 볼 수 있었다.

카피라이팅은 낚시와 같다.
노련한 낚시꾼은 물고기가 좋아하는 미끼로 물고기를 유혹한다.
반면 서투룬 낚시꾼은 물고기와 상관없이 자기가 쓰고 싶은 미끼를 쓴다.
카피라이팅은 신춘문예가 아니다.
철저히 타깃의 요구를 분석해서 물건을 팔아야 한다.
"광고는 광고인의 천재성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카피라이팅의 목적에 대해 말하고 있다.
멋진 문구, 아름다운 문구가 목적이 아니다.
고객의 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 문구가 목적이다.
그렇기에 좋은 문학작품이나 아름다운 싯구와는 다르다.

카피 라이팅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첫째, 기업 슬로건과 같이 감성을 자극하는 아름다운 한 줄 글쓰기다.
둘째, 쇼핑몰 세일즈 페이지와 같이 고객을 설득하는 논리로 구성된 N줄 글쓰기다.

이 책은 두번째 글쓰기, '세일즈 카피라이팅'에 대한 책이다.
철저하게 '세일즈'에 맞춘 문구를 작성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카피라이팅도 점점 전문화 되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무엇을 말하느냐는 어떻게 말하느냐보다 중요하다.'
같은 것을 설명하더라도 '목적'에 따라 글이 달라져야 한다.
지금 내가 작성하려는 글이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지, 보고를 목적으로 하는지, 자기 고백의 글인지에 따라 글쓰기의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한 편의 카피라이팅은 핵심 메시지의 반복으로 구성된다.
헤드라인, 스토리텔링, 고객 후기, 실험 데이터, 구성요소 등 모든 부분에 핵심 메시지를 등장시켜라.
반복을 지겨워하지 말라.
단 똑같은 방식으로 반복하면 지루하다.
약간씩 변형을 해야 한다.
이렇게 핵심 메시지를 반복하고, 반복하고, 반복하면 고객이 기억한다.

저자의 우려처럼 난 반복을 피하려고 했다.
지속적인 반복은 고객에게 지루함을 줄 것이라 생각했다.
'변형을 통한 반복', 이것이 핵심이었다.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에 대해 지속적으로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

책 중간중간에 카피라이팅에 관한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 중 예수 그리스도가 나와서 흥미로웠다.
저자는 그 분을 세계 최고의 카피라이터로 꼽았다.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하다. ㅎㅎ

위에서 언급한 PERSUADE 공식, CLOSING 기법은 잘 기억했다가 적절하게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

"카파라이팅이란 핵심 가치의 제안과 입증, 그리고 행동의 촉구다."

이 책을 단 한 줄로 요약한 저자의 말이다.
'행동의 촉구'
과연 내 글은 소비자들이 구매라는 행동까지 이르게 하였는가?
단지 제안에 그친 듯 하다.

저자의 말대로 이 책은 철저히 '실전형'이다.
소비자의 심리와 카피라이팅 기법을 소개하면서 그것들이 어떻게 실전에 응용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예전에 보았던, 지금까지도 인상깊게 기억하고 있는 광고 문구가 떠오른다.

"완벽함이란 더 이상 더할 것이 없는 게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상태다."

이 문구는 내가 최고로 꼽는 문구 중 하나이다.
많은 두부 중 왜 그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방법을 이 책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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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
제니 오델 지음, 김하현 옮김 / 필로우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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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예전에 광고에 나오던 문구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법'은 위의 글과는 맥락이 다르다.
오히려 '열렬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광고 멘트가 더 적합하다.


저자는 첨단 기술의 메카라 할 수 있는 실리콘밸리에서 나고 자랐다.
하지만 그가 추구하는 것은 살고 있는 분위기와는 거리가 있다.
인간다움, 온전한 삶...
이것이 저자가 생각하는 인생이다.
이런 삶을 살기 위해 '아무 것'도 하지 않아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가 삶을 더 알아차려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 되고자 하거나 더 큰 생산성을 갖추기 위함이 아니다.
그저 '알아차림'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것이다.
삶을 경험하는 것이 우리 인간의 권리이기 때문이다.

온전한 인생을 살기 위해서 우리는 나를, 주변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매일 같은 길을 다니면서도 눈으로는 스마트폰을 보고, 귀로는 음악을 듣는다.
대부분 자신과는 크게 관련없는 기사, 뉴스, 소식을 탐독한다.
과연 그것이 자신의 인생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 것인가?

제니 오델은 다른 존재와의 연결에서 완전한 이해나 해석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우리에게는 '순수한 관심'과 '지속적인 만남'이 필요하다.
지속적으로 만나 깊이 있게 바라보면 더 온전한 연결이 일어난다.
작가는 또한 계속해서 대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같은 대상을 새로운 각도로 바라보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순수한 관심'과 '지속적인 만남'이다.
일상에서의 모든 것이 내가 얼마나 관심을 갖느냐, 얼마나 오랫동안 만나느냐에 따라 달리 보인다.
이런 변화는 당연히 인생에도 영향을 끼친다.

'아무것도 하지 않음'의 절반은 우리의 관심을 도구화하는 디지털 세계의 관심경제에서 벗어나는 것이며, 나머지 절반은 다른 무언가에 다시 연결되는 것이다.
그 '다른 무언가'는 다름 아닌 실제 세계의 시간과 공간이며, 시공간에 다시 연결되는 것은 우리가 그곳에서 서로 관심을 가지고 만날 때에만 가능한 일이다.

이 글이 책의 핵심내용이라 할 수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반은 하지 않는 것이고 반은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 않아야 할 것은 저자가 관심경제라 말하는 디지털 세계로 부터의 관심을 거두는 것이고, 해야 할 것은 현실 세계에서 우리가 직접 맞닥뜨리는 공간과 시간과의 만남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무언가 말할 것을 만들어내기 이전 단계로 기능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사치도, 시간 낭비도 아니다.
오히려 의미 있는 생각과 발화의 필수 요소다.

여기서 말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음은 모든 감각의 정지를 말한다.
오직 뇌만을 움직이는 생각만이 예외이다.
주변을 보면 무언가 자극을 받지 않으면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
눈으로 보든, 귀로 듣든, 입으로 먹든...꼭 무언가를 해야 안심이 된다고 한다.
가만히 '생각'을 할 시간이 없다.
그렇기에 '지식'은 많지만, '지혜'나 '통찰'을 기대하기 어렵다.
'생각'은 나의 주체성을 찾는 가장 적극적인 행동이자 가장 기본적인 행동이다.

우리의 현실을 만드는 것이 관심(관심을 기울일 대상에 대한 결정)이라면, 관심의 통제권을 되찾는 것은 곧 새로운 세계와, 그 세계를 헤쳐나갈 새로운 방식을 발견하는 일일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은 우리의 저항 능력을 키울 뿐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진 진짜 삶에 닳을 기회를 만들어 준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이 세계를 새롭게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스스로 새로워진다.

관심의 통제권을 되찾는 것.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이 나의 생각으로 이뤄지고 있는가?
뉴스, 영상을 보고, 게임을 하고, 심지어 운동을 하면서도 디지털 세계에 연결되어 있다.
(인공지능을 가장한) 그들의 제시하는 것들을 수동적으로 탐하고 있진 않은가?
너무 자연스럽게 다음 것을 보고, 계속해서 진행한다.
저자는 이런 관심의 통제권을 가져와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진짜 삶'이라는 개념이 주관적일 수 있지만, 디지털 세계와의 거리만큼 진짜 삶과 가까워진다고 주장한다.

내가 생태지역주의를 중요하게 여기는 데는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관심이 우리가 철회할 수 있는 마지막 자원이듯이, 물리적 세계는 우리가 공유할 수 있는 마지막 기준점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강조하는 것, 2가지를 모두 담고 있다.
관삼세계에 대한 관심을 철회하는 것, 그리고 물리적 세계(현실세계)에 대한 공유.
우리는 현실 세계를 살고 있지만, 비현실 세계에서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
이제 현실세계로 돌아올 시간이다.
주변 사람과 만나고, 풍경을 보고, 새 소리를 들어라.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다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위해 성공적인 저항 사례를 찾아보면서 현상의 공간이 계속 되풀이되는 것을 목격했다.
그 과정에서 한 가지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물론 다른 의사소통 방식의 도움을 받긴 하지만, 현상의 공간은 대개 물리적 공간이라는 사실이다.
...
새로운 아이디어는 오로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현상의 공간에서만 나타날 수 있다.

'반드시'라고는 할 수 없지만 공김이 가는 글이다.
'현상의 공간'보다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더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
이른바 집단지성이다.
물리적 공간이 아니더라도 모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공간에 있어야 한다.
일방이 아닌 서로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에 머물러야 한다.

내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곧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주고 다른 체계에서 다른 무언가를 도모하기 위해 현재의 체제(관심경제)에서 빠져나오는 것을 의미한다.
내가 상상하는 건전한 소셜 네트워크는 현상의 공간이다.
이곳은 오랜 시간 친구와 함께한 산책, 전화 통화, 비밀 채팅방에서의 대화, 동네 주민 모임 등 매개체를 경유한 만남과 대면 만남이 결합된 공간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소셜 네트워크는 우리의 일상적인 의식에서 시간과 장소의 역할을 되찾아줄 것이다.

현실에 대한 자각을 말하고 있다.
무언가를 보고, 듣기만 하지 말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생각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발전과 생산적인 시간의 관점에서 보면 나의 이러한 행동은 비행으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장소의 관점에서 보면 나는 마침내 관심을 기울인 사람이다.
그리고 나 자신의 관점에서 보면 나는 나의 삶을 실제로 경험하고 있었던 사람이며, 나는 죽을 때 결국 이 사람에게 대답할 것이다.
"그러지 않는 편이 좋겠습니다."

책의 마지막 글이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전달하는 내용은 시류에 어긋나 보인다.
그럼에도 '다른 관점'을 보여주었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출퇴근에 보는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려 보라.
스마트폰으로 무언가를 보거나, 이어폰으로 귀를 막고 무언가를 듣고 있다.
가끔은....
'그러지 않는 편이 좋겠습니다.'

지금 우리가 발딛고 있는 이 세계를 '적극적으로'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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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량, 그와 다시 마주하다 - 우리가 몰랐던 제갈량의 본모습을 마주해보는 시간
류종민 지음 / 박영스토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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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어렸을 때 만화로 보았고, 학창시절에는 10권짜리 책이 너덜해 질때까지 탐독했던 책입니다.
그런데 제가 보았던 만화, 책은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삼국지연의'는 픽션과 논픽션의 조합이죠.
이 중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허구인지는 '정확하게' 구분하지 못했습니다.


이 책은 삼국지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 중 한명인 '제갈량'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삼국지연의'에서 보여주고 있는 제갈량의 이미지는 한 마디로 '스마트'합니다.
지적이고, 뛰어난 능력을 가진... 요즘 말로 초엘리트이죠.
과연 '역사'에서도 그럴까요?

이 책은 삼국지연의에서 보여주는 제갈량과 역사 속의 제갈량의 차이점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역사서에서 언급되는 제갈량에 대한 내용과 비교하면서 무엇이 허구이고, 무엇이 진실이지 보여줍니다.
다만 워낙 오래전 얘기라 자료가 그리 많지 않아 저자의 주관 또한 많이 있습니다.
이 책에 언급된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기 보다는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라고 접근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책을 보면서 제갈량을 비롯한 다양한 인물과 역사에 대해 알 수 있었습니다.
'삼국지 속 인물 중 잘생긴 인물'과 같이 중간중간에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어 결코 지루하지 않습니다.

  • 제갈량은 자신감이 넘치다 못해 과했다.
    나중에는 승상이 되어서는 자신을 제어해달라고 요청했다.
  • 적벽대전의 동남풍은 사실이 아니다.
  • '유선이 자질이 없으면 촉을 취하라'는 유비의 유언은 진실일까?

삼국지를 보면서 한번쯤 사실 여부를 생각해 본 사건, 인물들에 대해 역사서를 통해 검증하고 있습니다.

책은 제갈량의 일대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의 일대기는 곧 촉의 역사이지요.
촉의 '역사'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다는 건 덤입니다.

중간중간에 언급되고 있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인물인 조운에 대해서도 역사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책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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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괜찮냐고 시가 물었다 - 시 읽어주는 정신과 의사가 건네는 한 편의 위로
황인환 지음 / 웨일북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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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떻게 지내?"
연말이 다가오면서 그동안 소식이 뜸했던 지인들에게 연락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만날 수 없기에 목소리라도 듣고 싶은 것이죠.
모두들 건강하고, 잘 지낸다고 하네요.
하지만 말과는 달리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마음은 그렇지 않은 친구도 있네요.
달려가 술이라도 한 잔 하면서 더 많은 얘기를 하고 싶지만 때가 때인지라 안타까운 마음만 듭니다.


이 책의 저자는 의사, 시를 무척 좋아하는 '시 읽어주는 정신과 의사'입니다.
저자는 우리가 느끼는 다양한 마음상태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과 잘 어울리는 시도 함께 소개하고 있구요.
긍정적이지 않은 마음 상태에 대해서 적절한 시와 함께 알려주니 한결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우리는 모호함을 견딜 수 있어야 하고, 가만히 들여다보며 그 안에서 의미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모호함을 어떻게 해석하고 구체화하는지에는 결국 내 마음이 반영됩니다.
모호한 시를 읽고 음미하는 과정처럼 모호한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내 마음은 어떠한지, 왜 그런 감정을 느꼈는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모호함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기쁨, 불안, 초조, 행복, 슬픔...
이 모두가 마음 상태죠.
그리고 그 마음은 내가 느끼는 감정입니다.
저자는 이런 감정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라고 합니다.
'마주하라'는 것이 '인정하라', '받아들여라'의 의미는 아닙니다.
부정적인 마음 상태를 긍정적으로 바꿔야겠지요.
시가 그 변화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선생님, 삶의 의미란 무엇일까요? 제 삶에는 의미도 목적도 목표도 없는 것 같아요."
"인생에 그런 것들이 꼭 필요하지는 않아요.
살아가는 의미 같은 거창한 목표가 없다고 해서 의미 없는 삶이라고 허무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돼요.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순간뿐만 아니라, 일상을 지내고 있는 순간도 삶으로서 의미가 있는 거예요."

인생을 살면서 계속 달려갈 수 없습니다.
누가 더 빨리, 더 오래 달리느냐의 차이는 있겠지만 휴식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것이 '일상'이겠지요.
등산을 하고 나면, 정상에서의 기분도 좋게 느껴지지만 오르고 내리는 동안의 잠깐 동안의 휴식 또한 행복하게 느껴집니다.
정상에서 보지 못했던 풍경과 소리, 냄새.
그것 또한 산을 오르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우승, 성공이라는 목표만이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행복은 목표를 이룬 순간보다 그것을 이루기까지의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살아내야 하는 것은 관념적인 삶이 아닌 우리 눈앞에 펼쳐지는 지금입니다.
삶을 일상의 영역으로 가져오세요.
그리고 그 삶을 이루는 하루하루를 즐거운 기분으로 채워보세요.
우리에게는 괜찮은 삶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분명히 있습니다.

멋지고 화려한 인생, 좋지요.
하지만 인생은 '일상의 연결'입니다.
멋진 곳에서의 풍경, 음식, 여행...
그것도 인생이지만, 그보다 많은 '일상'도 인생입니다.
특별한 곳에서의 추억도 좋지만, 평범한 일상을 평범하지 않게 만드는 것, 그것도 멋진 인생을 사는 방법입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정호승님의 '수선화에서' 중 일부입니다.
모든 주제에 대해 이처럼 좋은 시를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이 시를 보면서 느낀 외로움은 결코 외롭지 않게 생각되네요.
시에는 산문과는 다른 느낌의 힘이 있음을 볼 수 있네요.

인간은 거울을 통해서만 스스로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거울 속에 비친 형상은 나의 입체적인 모습 중 한면이지, 곧 나 자신은 아닙니다.
몸을 움직여 어떠한 모습을 비춰볼지 결정하는 것은 여러분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길 바랍니다.

사람이 거울을 통해 볼 수 있는 모습은 전면과 측면뿐입니다.
뒷모습은 보지 못하지요.
그렇기에 나보다 남이 보는 내가 더 정확할 때가 있습니다.
스스로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좋은, 멋진 사람일 수 있습니다.
아직 보지 못한 뒷모습은 그 누구보다 멋질 수도 있으니까요.

사랑에 빠지는 데에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자아 경계가 무너지는 일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랑을 유지하는 것은 자아를 확장해 나가는 일이기에 노력이 필요합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글이네요.
사랑에 빠지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생각했는데, 이 글을 보면서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네요.
'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는 말이 너무 와 닿습니다.
생각해 보니 사랑도 그런 것 같네요.
곁에 있는 사랑은 당연한 것이 아님을,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쏟아야 함을 배웠습니다.

인간이 성장한다는 것은 만들어진 채로 사는 게 아니라, 새로운 경험을 통해 계속해서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만들어나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른 사람의 자아와 결합할 때, 우리는 상대를 위해 안 해본 것을 하게 됩니다.
자아가 확장할 계기가 없다면 나는 늘 지금 이 모습일 것입니다.
내가 사랑하는 그는 내가 나를 넘어설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고마운 존재입니다.

성장을 원하면서 변화를 피하려는 것은 인간의 본능일까요?
지금과 다른 모습을 위해선 지금과 다른 자극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환경이든, 사람이든...
그리고 우리는 늘 그런 변화를 마주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만 받아들이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일뿐..
성장을 원한다면 새로운 경험에 도전하세요.
일상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멋진 성장원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 태도를 기반으로 지금 나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사랑하는 나에게 더 나은 현실을 선물해 줘야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성적이 잘 안 나오거나 취업이 잘 안 될 때, 혹은 성과가 좀처럼 나오지 않을 때 '그래도 나는 나를 사랑한다. 그러니까 괜찮다. 다 됐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자기기만이나 문제를 회피하는 일일 수 있어요.

음...조금 뜨끔하는 글이네요.
부정적 감정을 좋아하지 않기에 실패, 실수에 대해 가끔 위와 같이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이걸 자애라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자기 기만이였네요.
외부 환경 요인에 의한 것은 위처럼 해야 하지만, 자신이 원인-노력, 인내 부족 등-이라면 냉정하게 마주해야 합니다.

화를 '낸다'는 것은 선택의 영역입니다.
우리가 항상 기억해야 하는 점은 '화가 나는 것'과 '화를 내는 것'은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럴만한 상황에서 화가 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화를 내는 것은 내가 내린 선택입니다.

이거... 참 어렵습니다.
'화를 내는 것'은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습니다.
이걸 '좋다'고 표현해야 하나 싶긴 하지만...
하지만 '화가 나는 것'은 잘 되지 않네요.
이 또한 나아지기는 했지만 만족할 수준이 아닙니다.
일단 화는 이미 낸 있는 상태에서 그 화를 다시 줏어담느라 허둥지둥 댑니다.
정말 '선택'의 영역이 맞나 싶네요.
왜 화를 낼 때는 선택 장애가 없는지 늘 아쉽습니다.

인간의 다양한 감정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좋았습니다.
시는 그것을 더욱 돋보이게 했구요.
시의 중의적 표현이 감정의 해석과도 잘 어울리네요.

서두에서 말한 친구에게 이 책을 건네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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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이후의 삶 - 지속가능한 삶과 환경을 위한 '대안적 소비'에 관하여
케이트 소퍼 지음, 안종희 옮김 / 한문화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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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는 어땠나요?
아마 대부분 어제보다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노력했을 것입니다.
더 많은 자유, 더 많은 풍요, 더 많은 이익...

인간의 욕심의 동물입니다.
그 '욕심'이 인류 발전의 원동력임에도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의 삶-특히, 기후와 같은 주변환경-을 돌아보면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우리가 더 편하고, 더 좋게 살기 위한 노력이 오히려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기후 변화와 같은 환경적 요인은 미래 세대가 아닌 현 세대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이 책은 '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자꾸 무언가를 하지 말고, 지금 하고 있는 것도 놓아버리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대안적'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대안적 소비, 대안적 쾌락주의..

근대화 경제학자들은 보다 친환경적인 녹색기술이 계속 확대되어 우리의 생활방식을 거의 바꾸지 않고도 환경친화적인 성장이 끝없이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성장이 여전히 경제적 성공의 바람직한 기준으로 남아 있는 것을 볼 때 정부와 기업의 엘리트들은 아마도 이런 방법들을 신뢰하는 것 같다.
녹색기술이 이런 기술을 개발하고 이용하는 지역 기반의 민주적인 조직과 결합하면 분명히 화석연료와 그 부산물에 대한 우리의 의존도를 낮추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겠지만, 어떤 기술적인 방법도 지속적인 성장에 기초한 경제를 영구적으로 가능하게 해주지는 못한다.

기술의 발달은 우리의 우려를 한꺼번에 해결해 줄 것처럼 광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의 궁극적인 목적은 바로 '성장'입니다.
성장은 인류가 발전해 온 원동력이고, 조금 과하게 말하면 존재의 이유이기도 합니다.
녹색 기술은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들을 상당부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없앨 수는 없습니다.
'성장'이라는 목적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0이 될 수는 없습니다.

"성장은 친환경적일 수 없다."

제이슨 힉켈의 글의 제목이기도 한 이 글이 '성장'과 '환경'의 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만들어야 합니다.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유,무형의 자원이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친환경이 될 수 없는 것이지요.

노동시간 축소를 지지하는 사업적 측면의 정당성과 생태적 근거 그리고 더 많은 여가생활에서 오는 개인적 유익함의 정당성 사이의 긴장은 보편적 기본소득에 대한 개념의 다양성으로 나타난다.
보편적 기본소득은 노동 이후 사회에서 노동자의 임금을 보충하고, 결국에는 대체할 것이며, 폭넓은 정치적 성향의 집단이 이에 대해 점차 관심을 보이고 있다.
...
보편적 기본소득이, 유급 노동이 아닌 것에 들인 시간이 생산성 기여에 대한 보상으로 간주될 경우, 보편적 기본소득이 삶의 의미를 숙고하게 하기보다 경제적 가치 창출에 가장 가치있게 사용되는 것을 삶의 의미로 정당화 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우리 사회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는 '보편적 근로소득'에 대한 언급도 있습니다.
대안적 소비를 위해서는 노동 시간의 단축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단축에 따른 수익 감소를 보충하기 위한 방법으로 보편적 근로소득을 말하고 있습니다.
위의 글처럼 보편적 근로소득이 원래의 목적인 삶의 의미를 가치있게 만들기 위해 사용되기 보다는 경제적 가치를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습니다.
과연 보편적 근로소득은 필요악일까요?
많이, 그리고 깊게 생각해 볼 주제입니다.

이런 관점과 대안적 쾌락주의 관점의 중요한 차이점은 육체적 즐거움과 정신적 즐거움의 차이가 아니다.
소비 활동이 물질 축적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이고 환경적으로 더 깨어 있고 예술, 수공예, 사교적 삶과 더 많이 관련된다는 뜻이다.
내 주장의 요점은 그동안 소홀히 취급된 즐거움과 관대함의 원천을 강조하는 것이지, 근대 물질주의를 거부하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 종교적 금욕주의 전통에서 나타나는 내향성과 개인적 금욕을 조장하려는 것이 아니다.

저자가 말하는 대안적 쾌락주의는 모든 것을 참으라고 하는 금욕주의가 아닙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더 많은 소비를 위한 즐거움이 아닌 친환경적이고 사회적인 즐거움을 찾자는 것입니다.
조금 더 걷고, 조금 더 만나고, 직접 생산하는 것을 통한 즐거움, 이전 세대의 즐거움을 회복하자는 것입니다.
비행기를 타고 해외를 여행하는 즐거움도 있지만, 햇살 가득한 동네 공원을 걸으며 느끼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좋은 레스토랑에서의 식사도 즐겁지만, 직접 기른 야체를 먹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이제는 전자가 아닌 후자의 즐거움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성장 중심 소비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물론 매우 중요하지만 대안 경제를 추구하는 유일한 이유는 아니다.
소비주의가 건강과 행복에 미치는 많은 부정적 영향 역시 강조되어야 하며, 소비주의의 편익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지구에 가장 심각한 피해를 주는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을 억제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인 과제라는 점이다.

이에 대한 변화는 시작되었습니다.
'친환경'이라는 주제 아래 많은 기업들이 환경에 피해를 주는 것들에 대한 생산과 사용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언가 '생산'된다는 것은 변하지 않았지요.
'생산'이 없다면 기업의 존재 또한 없어질 것입니다.

노동 관리 분야에서 포스트포드주의 혁신, 그리고 IT혁명과 자동화의 증가는 많은 사람의 노동을 훨씬 더 가변적이고, 지루하며, 스트레스가 많고, 불안하게 만들었다.
직장에서 공식적인 위계 관계는 줄었지만 새로운 형태의 기업주의와 충성에 대한 기대가 증가했다.
고용이 강조되면서 전례 없는 자기 상품화가 나타나고 개인의 존엄과 자기실현의 중요한 방법이라는 의식이 약해지고 있다.

노동 분야에 대해서도 대안적 관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은 노동의 시간을 줄여주지 않았습니다.
더 다양한 분야의 일을 만들어냈고, 더 많은 시간동안 일하게 만들었습니다.
기술의 변화는 노동자의 권익에는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임시직, 계약직 등의 불안정한 노동환경은 일을 통한 자기계발이나 성장과 같은 즐거움을 얻을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책을 보면서 계속 지금의 현실과 비교해 보았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대안적 소비'는 현실에서 이뤄질 수 있을까요?
이상적이긴 하지만 '기업', '사회'의 입장에서는 결코 환영하기 어려운, 힘든 주장입니다.
급격한 사회, 경제적 패러다임의 변화가 아니라면 보기 어려운 세상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보고 싶은 세상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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