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제목: 나만의 책을 읽으며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있는가?
우리가 태어나자 마자 손에 책 한 권을 쥐고 있다는 상상을.
그 책은 아무도 펼쳐보지 않은 새 책 말이다.
<태어나는 순간 손에 책 한 권이 쥐어져 있다.
아직 아무도 펼쳐 보이지 않은 새 책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책은 빈 공간이 아니다. 이미 출판이 된 책이다.
책의 제목과 작가의 이름이 보인다.
이 책을 쓴 작가는 바로 자기 자신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른 사람 눈에는 보이질 않는다.
온 우주를 통틀어 읽어야 할 사람은 나 자신 밖에 없다.
다른 어느 누구도 내가 가진 이 책을 읽을 수가 없다.
그들도 각자 자신의 책을 펼쳐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책은 이미 완성된 듯 보인다.
책의 결말을 보고 싶어서 얼른 뒤 쪽을 펼쳐 보려 하지만 책을 넘길 수가 없게 되어있다. 한
장씩만 넘길 수 있게 설계된 구조의 책이기 때문이다.
누가 이런 식의 책을 만들었는지 확인하고 싶어도 그저 ‘우주 출판사’라고밖에 읽을 수가 없다.
단지 분명히 작가의 이름은 내 자신의 이름만 확인할 뿐이다.
결국 나는 작가이자 독자임을 알았다.
독자인 나는 내가 쓴 책 내용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작가였던 나의 기억이 완전히 사라졌기 때문이다.
내가 쓴 나의 글을 내가 읽어 가며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책 속의 주인공은 ‘나’ 이다. 그리고 등장하는 인물과 배경은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 그대로 옮겨져 있었다.
나는 그렇게 책을 읽어야만 한다.> (나의 책 중에서…)
우리는 인생을 내가 설계하고 계획하고 실행하며 살아 간다고 생각한다.
아니다.
인생은 이미 설계가 되어 있었다.
나는 단지 이미 설계된 대로 실행할 뿐이었다.
내가 개척하는 미래인 줄 알았다. 열심히 살면 미래가 밝아질 것이라는 희망과 믿음으로 살아갔다.
하지만 이것은 환상이었다. 아니 그 또한 프로그램의 일부였다.
나는 단지 입력된 계획대로, 잘 짜인 프로그램대로 살아가는 시스템에 불과 했다.
누가 만들어 놓은 시스템인가?
그건 내 자신이었다. 그건 다름 아닌, 내가 만들어
놓은 우주적 시스템이었다.
미래의 나는 시간 상의 미래의 시점에서 온 나가 아니다.
나는 과거 현재 미래에 함께 존재하는 ‘나’ 이다.
나를 바로 알아야 한다는 뜻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이 모두 잘 짜여진 프로그램 인 줄 어떻게 아는가?
‘나’ 라는
관념 속에 빠지면 이런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지를 알아 챌 수가 없다.
‘나’ 라는
관념부터 허상임을 알아채야 한다.
신이라 부르고 부처라 부르는 그 경배의 대상이 바로 자기 자신임을 알아채야 한다.
내가 그러한 경배의 대상임이 된다는 사실에 조금도 놀라지 말아야 한다.
나외에 우리 모두가 그러하기 때문이다.
이미 완성된 책처럼, 읽고 있는 나 자신만이 현재 있을 뿐이다.
책의 결말은 이미 있지만 읽지 않고서는 결말을 알 수가 없다.
열심히 읽어야 한다.
열심히 읽는 것은 곧, 열심히 살아야 할 당위성이다.
책을 써내서 책의 결말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
그건 착각이었다. 책은 이미 완성되어 있었다.
결국 우리는 나만의 책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우리는 나만의 책을 읽고 있는 중이 아닐까?
🖋 by Dharma &
Mahe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