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스탠포드 대학 방문학자였던가 하여튼 이 학교와 중요한 관련이 있는 어떤 책 주제로 얘기하면서, 뉴욕타임즈 서평 팟캐스트 진행자가 "스탠포드를 가 본 사람들이 흔히 받는 인상이다. 여기는 우월한 인간 양성소라는..." 이런 말을 했다. 우월한 인간 양성소. breeding ground for superior human beings. 놀라운 구절이라 그대로 기억함. 이 때 진행자는 서평 팟캐스트 진행자로 그보다 더 잘하기는 진짜 어려울 거 같은 파멜라 폴. 책에 대해 해야 할 중요한 얘기를 저자, 아니면 기타 게스트에게서 이끌어내는 방식이나 대화 내내 저자와 밀착하면서 함께 하는 태도, 기타 등등이 다 한결같이 모범적인 분. 이 분은 브라운 대학 사학과 출신 (오래 들으면서 알게 됨. 자신의 대학 시절 얘기를 자주는 아닌데 한다...) 안정감, 알게 하는 분. 그녀라면 틀릴 수 없다.   


어떻게 이런 말을 하지? 이게 무슨 뜻이야? 

그녀 말 들으면서 이랬던 건 저 때가 유일하다. 

아니 무슨 이런 우생학적 (우생학 옹호적) 발언을? 

breeding ground를 비꼬는 의미로 쓴 건가? 스탠포드 출신의 "inferior" human being은? 

그 학교의 그 여러 추문들은? 




저 말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캐롤 사임즈를 중세사 연구의 길로 이끈 그녀의 학부 시절 은사. 

그런 일이 일어나는 곳. 그런 일이 매일같이 일어나는 곳. 그런 곳의 하늘과 공기는 다를 것이다. 

파멜라 폴이 "우월한 인간..." 이 말로 지목하려 한 것엔 그 하늘과 그 공기가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 서울대 출신인데 정신이 깊이 훼손된 사람들. 무려 서울대 "법대" 출신인데 그런 사람들. 

이것도 정말이지 최소 책 한 권 분량 연구 대상 아닙니까.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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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sin Bette by Honoré de Balzac | Goodreads




예전 집 집주인은 국힘 소속 구의원이었다. 

그게 그렇게 다짜고짜 내세울 사실일 거 같지 않은데 내세우시던 분. 

....... 굉장히 정신이 훼손된 분이었다. 

저렇게만 쓰면 또 뭐 막 국힘 지지자인 이들이 여기 와서 어쩌고저쩌고 욕을 욕을... 걱정을 갑자기 사서 하게 되는데 (아니 독자수 이미 충분히 적은 이 서재에, 누가 국힘 지지자가 여길 온다고) 


아무튼 국힘 지지자고 심지어 (그게 그리 대단 않더라도) 의원, 구의원 같은 걸 하시는 분이면 

정신이 극히 그들 고유의 방식으로 훼손된 사람이 아닐 수가 없을 것이다. 10년을 살아도 집주인과 만난 건 2번? 그런 경우도 흔하지만 예전 집 살 때 나는 처음 한 2년은 거의 두 달 한 번 빈도로 집주인을 봐야 했었다. 한 층에 네 가구가 있었는데, 집주인이 올 때 집에 있는 사람은 모두 나와서 봐야 했었다. 이 분은 예열에 한 5초, 그 다음 바로 고성이 가능한 분이었. 고래고래. 삿대질. 아니 뭘 소리 지르고 삿대질할 일이 있어서 그러겠. (그게 그러니까 미스테리....) 



삼풍 붕괴, 95년 여름. 이때는 반지하 집에서 살았었는데 

저녁에 담배 사러 집 앞에 나갔다가 뉴스 들음. 집에 들어와서 뉴스 보기 시작함. 

그 반지하 방. 반지하방에서 담배 파는 가게까지 이어지던 길. 그 가게 옆 돼지갈비집. 그 날 저녁 이것들 풍경 기억에 남아 있다. 슬로우모션으로다. 


그런데 그때 그게 그래도 순수의 시대였던 것이었. 


하이고. 깨다 만 숙취 같은 상태에서 맥주 벌컥벌컥 하는 중. ;; 어차피 숙취 느낌이면 마시고 숙취 느낌으로 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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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02 07: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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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02 09: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13 02: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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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13 07: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14 06: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14 09: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2-11-02 10: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술 안 마시는 인생인데 요 며칠 정말 술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몰리님 글이 위로가 됩니다. 너무 많이는 드시지 마시구요....

몰리 2022-11-02 11:35   좋아요 2 | URL
간신히 루틴을 좀 만들어놨더니
붕괴했어요. 하이고... 술 거의 안 마셨는데 술 없이는 못 버티겠는 순간이 오게 되고.
정신 차리고 일어나야겠습니다.
 





























이것들 말고 몇 권 더 있는데 

23년 달력과 다이어리 사면서 끼워넣은 책들. 


그 동안 책을 거의 사지 않아서 "일반" 회원이 되어 있었다. 

9월 중순에 중고 한 권을 사긴 했는데 그것 제외하면 최근 3-4개월 동안 산 적이 없는 듯. 

달력, 다이어리 주문과 함께 다시 플래티넘 회원 되는 건가. (1달 10만원이 기준이던가, 3달 30만원?...) 

전엔 읽지 않아도 많이 샀지만, 이제 읽지 않으면 살 수 없게 되었다. 



왼쪽 책 The life of the mind는 뉴욕타임즈 서평 팟캐스트에서 듣고 담아 두었던 책. 

지금 미국에서 대학이 얼마나 "정신의 삶"과는 무관한 곳인가..... 가 주제인 소설. 오 동지여. 하고 담아 둠. 


호프스태터 전기는 책을 읽지 않으면 살 수 없게 된 지금, 아무리 읽고자 해도 읽을 시간이 없을 것인데 그래도 읽어야 하겠으니 얼른 살수록 유리하다고 생각해 두었던 책. 그래도 달력, 다이어리 아니면 사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 어둠의 경로로도 너무 쉽게 구할 수 있는 책일 것이고. 


디디온은 뉴욕타임즈 서평 팟캐스트에서 독특한 말로 칭송하던 걸 여러 번 들었다.  

저널리즘이 어떻게 저자의 개성적이고 자신의 길을 모색하는 지적 활동이 되는가. 


블러드 차일드. 이건 다락방님 서재에서 버틀러의 모든 책을 읽겠다! 요지 백자평 보고 나서 나도 나도! 뇌화부동 부화뇌동 해서 검색하고 고른 책. 저렴한 중고가 나와 있는 것들도 적지 않아서 그것들은 제쳐두고 (나중 중고로 사야지) 중고 없는 책으로다 이것. 


아니 에르노. 

아니.. ;;; 사실 관심이 그리 가지 않는 편인데 집에 한 권도 그녀의 책이 없는 거 같으므로 

달력, 다이어리 증정 이벤트에 포함된 책이기도 하니 이것으로 냉큼 처음 모셔보는 것으로.  




내가 읽는 저자들에게서 

배울 것이 있을 때 빨아들이듯 배우고 싶어진다. 

디디온과 버틀러의 개성과 강점을, 그대로 나도........ (23년은 유별나게도 바로 이것이 실현되는 해가 되게 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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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1-01 23: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중에
세권 읽었습니다 ㅎㅎㅎ

에르노 작품 중 몰리님에게
<세월> 추천 합니다 !

다이어리는 옆 동네 것이 훨씬 고급져 보여요 ^^

몰리 2022-11-02 05:51   좋아요 1 | URL
옆 동네 가본지 오래 되었는데, 가봐야겠습니다.
에르노 책이 있나 없나 헷갈렸는데, <세월>, 알라딘 중고로 사두었던 책이었어요. 지금 기억이 나네요. ㅎㅎㅎㅎ 어디 있나도 알 거 같은. 아이고. 사두기만 한 저 책들.
 

Academics | Department of History



캐롤 사임즈는 예일대 사학과 학부생 시절 만났던 교수에게 강하게 영향을 받았고 그로 인해 중세사를 하게 되었다. 강의에서 해주던 얘기. 그 교수는 중세사의 새로운 경향을 이끌었던, 떠오르는 별이었던 사람. 중세사 연구에서 나온 가장 중요한 저술로 평가되는 책을 내고 나서, 이어 하려고 한 작업이 많이 있었는데, 47세 아까운 나이에 타계했다. 이름을 확인해두지 않아서 사임즈가 해주던 말을 넘어서 어떤 학자였는지 어떤 책을 썼는지 아직 찾아보지 못함. "하려던 작업, 할 수 있었던 작업이 많이 있었는데 이른 나이에 타계했다" 이런 얘기는 들으면 바로 깊이 와 닿는다. 나이들어가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경험일 것이다. 어느 시점 이후, 죽음을 전해 들으면, 그게 나일 수도 있었다.... 내가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은..: 이런 반응. 


오늘 종일 오락가락. 우울하고 무력했던 하루. 

사임즈가 저 얘기 할 때, 내가 지금 당신에게 느끼는 그걸 당신은 그 교수에게 느꼈던 것이겠다... 생각함. 대학에 와보니 모든 교수들이 사임즈, 아니면 사임즈를 감화시킨 그 교수, 그렇다면 정신은 무엇을 체험하고 어떻게 변화하겠는가. "이 세상에서 가능한 가장 좋은 교육"이 여기 있는 거 아닌가. "이 세상에서 가능한 가장 좋은 교육" 이건 Shiza Shahid가 자기 부모에 대해 말하면서 썼던 구절이다. "내 아버지와 어머니는 파키스탄의 평범한 가족 출신이다. 그들은 결혼하던 날 처음 본 사이였다. 그렇지만 두 분은 자식에게 이 세상에서 가능한 가장 좋은 교육을 주겠다는 열망에서 완전히 한편이었다..."  


사임즈 같은 교수들을 만나면서 오래 배우고 공부한다는 건, 그러니까 

사유의 엔진, 생산의 엔진... 이것을 갖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이걸 이제서야 실감한다는 게 참 ....... 아쉬운 일이긴 한데, 아예 실감하지 못하는 것보다 늦게라도 실감해 보았으니 다행. 정신의 삶, 이것의 직접 모델이 되는 분들. 이 주제로 많이 두고두고 생각해서 언제 아주 길게 쓰고 싶어진다. 어쨌든, 사적인 삶에 갇힐 때 사유의 엔진은 정지한다는 것. 


........... 하이고 할많하않.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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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80241015247: Complete Works - AbeBooks - Montaigne, Michel Eyquem De:  0241015243




몽테뉴. 영어 번역 이걸로 갖고 있다. 

50년대 즈음 초판이 나온 걸텐데, 그 초판으로 한 14년 전쯤 산 거 같다. 

중고 물량이 많다보니 이 두껍고 크고 무거운 책이, 좋은 상태여도 단돈 4불, 5불. 그랬던 거 같다. 

이 책은 넘겨보기도 쉽지 않은 책인데 (독서대에 잘 맞지 않는다. 억지로 낑겨 넣어서 어떻게 독서대에 놓여 있게 하면 페이지를 넘기기가 쉽지 않고. 그렇다고 바닥에 놓고 보랴. 등등.....) 어느 날 힘들게 보고 있다가 .... 막 조용히 격하게 감탄한 적 있다. 


그렇군요. 

이래서 그렇게들 고전 고전 하시는 거군요. 

심정이었다.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데, 갑자기 인생이 달라지던 거 같은 느낌은 기억남. 그리고 그 후.... 혹시 내가 돈을 많이 벌면 이 책 전용 독서대를 만들어야지. 같은 생각도 했었다. 독서대 뿐이랴. 이 책을 읽기 위한 방이 필요하다. 그 방에 그 독서대를 놓고 이 책을 읽으면서 노인이 되어야지. 그러고도 얼마 더 지나서는, 암벽등반을 할 수 있는 벽과 이 책만 있다면 .... 무엇도 두렵지 않고 무엇도 후회하지 않으며 여생을 살 수 있을. (.....)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함. 몇 페이지 읽지도 않은 책이면서 그런 느낌을 갖고 맘. 


Terzi의 책에서 몽테뉴도 제법 비중있게 논의된다. 


그런데 인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실 감정, 어른의 감정이 아닌가? 

어느 전통 안에서 단련되는 감정. 그것이 있느냐 없느냐가 대가냐 아니냐를 가르기도 하고. 그런 거 아닌가. 

전통을 수립하지 못했고 그렇다보니 "권위"라는 게 있어본 적도 없는 곳에서는, 그러므로 인문학도 (당연히) 허약한 거 아닌가. 그러니까 한국 말입니다. 


저런 얘기 하다가 눈으로 하는 돌팔매질 당한 적 있다. 말로 하는 ㅎㅎㅎㅎㅎ 욕을 들은 적도 적지 않. 

그만 해야. 아무리 생각해도 이게 그런 거 같다면, 말을 할 게 하니라 글로 모두를 회고록으로 보내야. 


*하여 저는 또 (이번엔 실제로) 회고록 쓰다가 오겠습니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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