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중세 유럽 역사
신성출판사 편집부 지음, 야스시 스즈키 그림, 전경아 옮김 / 생각의집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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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하면 어떤 게 떠오르시나요?

기사, 종교전쟁, 교황, 십자군, 흑사병 저는 이런 단어만 떠오릅니다.

그저 전쟁의 연속이었다는 느낌과 마녀사냥으로 기억하는 중세 유럽의 역사!

이 책은 일본 신성출판사의 편집부에서 만든 책입니다.

저는 우리나라 출판사에서 만든 책인 줄 알았는데 말이죠^^;;



일러스트 삽화와 사진을 곁들인 책은 다양한 중세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중세의 영웅들, 신화와 전승, 농촌의 모습, 도시의 모습, 기독교회, 국왕과 영주, 환상 속 동물과 괴물 등을 짤막하게 요약한 책입니다.

중세의 영웅들은 이름만 들어도 익히 우리가 아는 분들이지만 저는 엘 시드에게 관심이 갔습니다.

어딘가에서 들어 본 이름인 엘 시드는 스페인의 영웅입니다.

이베리아 반도를 탈환하려 했죠. 카스티야 왕국 산초 2세의 시동이었던 엘 시드는 수많은 전투에서 무훈을 세웠지만 산초 2세 사후에 즉위한 알폰소 6세 때 간신들의 모략으로 아내와 자식들을 남겨두고 추방됩니다.

그래도 무어인을 공격해서 얻은 전리품을 왕에게 계속 보냈네요.

그렇게 힘을 비축한 시드는 발렌시아를 정복하고 비로소 알폰소 6세와 화해하면서 아내와 자식들을 도로 데려옵니다.

시드는 이슬람 세력의 침공에 대항한 인물로 기억됩니다.

중세의 물레방앗간은 권력의 상징이었습니다.

영주가 물레방앗간을 만들어 놓고 농민들에게 사용하게 하고 사용료를 받았지요.

맷돌이 있어도 물레방앗간을 사용해야 하는 그 느낌 아시죠?

이런 제도를 바날리테라고 합니다.

좋은 제도를 이렇게 강압적으로 사용하니 농민들이 눈물을 흘릴밖에요 ㅠ.ㅠ






중세 사람들의 의복은 영화를 통해서 많이 봤는데 중세 의복의 기본은 튜닉입니다.

저도 한때 튜닉풍의 옷을 자주 입고 다녔는데 레깅스 위에 입어서 민망함을 감추는 용도로 자주 입었습니다^^

이 튜닉이 중세의 기본 의복이었다니 역사가 꽤 오래됐네요.

중세에 최초로 상인 길드가 생겼습니다. 좋은 거 같은데 독점이었네요~

하지만 도시의 질서를 유지하고, 도로와 시문의 장비 비용을 기출하고 도시 경비 등의 역할을 도맡아 했으니 길드가 하나의 자치단체라고 봐야겠네요.

14세기에 들어서면서 푸줏간 주인이 우체부를 겸비했다고 합니다.

이유가 뭘까요?

중세의 형벌은 참 잔인했는데 보이기식 효과를 노렸기 때문이라네요 ㅠ.ㅠ

마녀사냥만 봐도 살아있는 여자를 불태워 버렸으니 그 잔혹함은 말해 뭐 하겠어요..

간통한 남자는 거세를 했데요~

상해죄를 지은 사람은 손과 발을 절단했고, 가벼운 절도죄는 손가락을 절단했고, 돈을 위조한 사람은 얼굴에 낙인을 찍었다고 합니다.



제가 가장 관심 있게 읽은 부분은 바로 중세의 환상 속 동물과 괴물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영화나 소설 속의 판타지 한 동물이나 괴물은 거의 중세 시대에 많이 알려진 존재들입니다.

용, 가고일, 크라켄, 골렘, 바실리스크 등등 영화나 판타지 소설 속 괴물들이 모두 중세의 환상 속에서 나왔네요.

근데 유니콘은 실존했던 동물로 기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유니콘 뿔에 해독 효과가 있다고 해서 그 뿔로 만든 잔을 원한 권력자들이 많았답니다.

아마도 그래서 멸종한 거 같아요~

유니콘은 순결한 처녀를 보면 넋을 잃고 다가가 무릎에 머리를 맡기고 잠든답니다.

그래서 처녀들이 유니콘을 잡는 미끼로 많이 쓰였데요.

그 외에 많은 괴물들과 전설의 동물들이 담겨있어서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중세에 대한 지식을 짧고 쉽게 알려주는 <그림으로 보는 중세 유럽 역사>

복잡한 설명 없이 간결하게 필요한 이야기만 간추려놓은 책입니다.

중세의 모든 면모를 알려주는 책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어요.

책을 읽는 동안 중세에 대해 몰랐던 게 많았다는 걸 깨달았네요.

어느 시대나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있는 건데 그저 기사도와 종교전쟁만을 생각해왔던 저의 무지를 일깨워 준 교과서 같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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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귀신 부르는 심부름집의 일일 - 이소플라본 연작 기담집
이소플라본 / 황금가지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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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처럼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나무와 같은 몸이 좋을테지. 오백 년 후에 들을 네 답을 기다리겠다.



오컬트 전문 심부름센터엔 키 190이 넘은 장승같은 사장 혜호와 온갖 궂은일은 도맡아 처리하는 승환이 있다.

그리고 사무실엔 거의 들리지 않고 밖에서 사장의 일을 돕는 철규와 신묘한 신기와 영험함을 지닌 부적을 쓰는 신녀가 있다.

이 네 사람이 꾸려가는 오컬트 전문 심부름센터엔 다양한 사람들이 황당하거나, 괴이한 사연을 들고 찾아온다.

사람을 주술로 묶어 영원히 일하게 하는 마을

자식의 죽음을 미루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불태운 어미.

아이 못 낳는다고 구박받던 며느리는 도깨비의 자식을 납치하고,

가문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고아를 데려다 신내리를 시킨 무가 등등 현실에 있을 법하지 않는 일을 겪는 사람들이 찾아온다.

황금가지 브릿 G에서 전자책으로 나온 <귀신 부르는 심부름집의 일일>은 연작 기담집이다.

16편의 이야기가 담긴 이 작품의 작가는 이소플라본. 데뷔작인데 정말 놀라운 이야기를 선보인다.

<신은 인간을 사랑할까?>

온갖 신들이 주는 잡다한 시련을 겪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오컬트 심부름센터.

저주에 걸리고, 주문에 걸리고, 신의 노여움에 걸린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그들의 사연을 듣고, 그들을 괴롭히는 '뭔가'를 찾아 사건을 해결하는 이 심부름센터의 하루하루는 바람 잘 날 없다.

우리의 민속신앙과 우리나라 고유의 신들을 엮어 기이하지만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만들어 낸 이소플라본 작가는 우리나라 오컬트 장르의 대가 박해로의 뒤를 잇는 작가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심부름센터를 찾아오는 사람들의 사연을 풀어가는 것도 재밌지만 이 심부름센터에 모여있는 사람들의 얘기를 마주하는 일이 더 재밌다.

각자의 사연들이 밝혀지는 지점에 이르면 이들과 헤어지기 싫어질 정도다.

그래서 이 이야기가 계속되기를 바란다.

이 연작 시리즈를 관통하는 건 신이 과연 인간을 사랑하는가?이다.

인간을 사랑한다면 어째서 신은 인간을 옳은 길로 인도하지 않는가?

어째서 인간을 시련에 들게 하고, 악에 물들게 하고, 그리고 벌을 주는가?




소원을 다오.

내게 소원을 빌어 주겠느냐?




우리나라 사람들은 오래된 나무, 어딘지 달라 보이는 특이한 돌, 좋은 소식을 물고 온다는 새, 맑고 투명한 샘물 등등 뭔가 특별해 보이는 자연에 대해 소원을 빈다.

그 소원으로 태어난 신들은 소원을 먹고 산다.

그러나 인간들은 점점 자연에 소원을 빌지 않는다.

인간의 염원으로 신이 되었으나 점점 굶주리는 신들은 그 굶주림을 참지 못해 점점 사특해진다.

두억시니, 어둑시니, 금란장, 바리데기, 동수자, 영노 등등

들어는 봤지만 어떤 존재인지 몰랐던 이름과 들어보지도 못했던 이름들이 주는 효과가 아주 탁월한 이야기였다.

오컬트 심부름센터를 운영하는 이들의 사연이 의뢰인들보다 강렬했고, 인간의 소원을 구걸하는 작은 신들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연휴 동안 짬짬이 읽었던 <귀신 부르는 심부름집의 일일>은 나에게 새로운 장르의 문을 열어 준 거 같다.

해외 오컬트가 어딘지 모르게 공포를 조장하는 이야기라면 우리 오컬트는 어딘지 모를 짠함과 인간미와 다정함을 곁들인다.

신이 인간을 사랑하는지에 대한 답을 얻으려 500년을 인간 세상에서 보냈던 이보다

그의 곁에서 짧은 시간을 보낸 이에게서 듣고 싶은 답을 들은 신의 웃음.

죄를 지은 사람은 당연히 벌을 받게 마련이다.

당장 눈에 보이는 벌이 없다고 안심하면 안 된다.

신은 절대 죄악을 그냥 넘기지 않는다.

신들의 꽃밭에도 악의 꽃은 핀다.

모든 악은 그렇게 숨어서 피어난다.

그러니 신조차도 그것을 다 막지 못한다.

그래서 인간에게 주어진 '그것'이야말로 인간이 요긴하게 쓸 수 있는 무기인 것이다.

모든 게 우리의 선택이다.

어떤 걸 선택하든 우리에겐 선택할 자유가 있다.

그 선택권을 어디에 두는지에 따라 운명이 달라진다.

그것은 그 어떤 신도 막을 수 없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 듯..

인간의 세상이 변해가면 옳고 그름도 달라진다는 걸 신들은 알고 있음이다.

그것이 그들이 인간사에 관여하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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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의 일 - 매일 색을 다루는 사람들에게 컬러 시리즈
로라 페리먼 지음, 서미나 옮김 / 윌북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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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 시작했는데 그런 생각이 든 이유는 집에서 칩거만 하고 있었더니 모든 감각이 둔해졌다는 걸 깨닫게 되면서였다.

외출할 때 입는 옷부터 시작해서 화장법까지 다 까먹은지라 외출할 때가 되면 초 초해졌다.

색 매치도 어렵고, 내가 지니고 있던 감각도 사용하지 않으니 사장된 느낌이었다.

주변에 그림 그리는 친구와 동생들이 있어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도 내가 색에 대한 무지하다는 걸 느꼈다.

같은 것도 어떻게 매치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니까.

내가 제일 잘 사용하는 기능이 '책 사진' 찍는 기능(?)인데 이것도 초반에 열정이 넘칠 때는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면서 매일 어떡하면 새로운 사진을 찍을까를 연구했지만 지금은 그것도 시들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색에 대해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을 그리는 친구와 동생은 색을 잘 다룬다.

그들의 그림을 보고 있자면 비슷한 그림들과 비교했을 때 색감이 다르다.

같은 재료를 써도 그들이 표현해 내는 색은 전혀 다른 느낌이다.

좀 더 고급스럽고, 안정적이면서 세련된 느낌.

그건 바로 색을 잘 다루는 그들의 솜씨에 있었다.






윌북에서 출간된 <컬러의 일>의 저자 로라 페리먼은 세계적인 컬러 브랜딩 전문가다.

그가 말해주는 100가지 색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색에 대한 감각을 키워본다.

초반부는 색에 대한 기초지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나는 기초지식 뒤에 오는 이야기가 맘에 들었다.

100가지 색에 대한 이야기가 진짜 색에 대한 이야기였다.

말하고자 하는 색과 매치되는 그림이나 사진과 함께 과거에서의 쓰임과 현재의 쓰임을 비교해두었고,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관한 짧은 코멘트가 달려있다.

가장 맘에 드는 것은 색상 코드다.

색에 대해 알게 되면 그 색을 써보고 싶은데 눈으로 보면 그 색이 그 색 같다.

조금 다른 차이는 있지만 그걸 정확하게 알 수 없어서 아쉬웠는데 이 책엔 100가지 색의 색상 코드가 담겨 있다.

즉 색상 코드를 알면 컴퓨터 화면으로 그 색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같은 색이라도 미묘하게 다른 색으로 다른 감정을 표현하는 색.

그 색을 다루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섞이는 색.

그 다름에서 개성이 돋보이게 되는 색.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아니라도 실생활에서 얼마든지 색을 통해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다.

몸에 지닌 소품의 색 하나로 돋보임을 만들어 낼 줄 안다면 진정한 멋쟁이가 되는 것이다.

컬러를 공부하면서 잊고 있었던 감각을 깨우는 느낌이 들었다.

색마다에 담긴 고유의 이야기를 읽으며 비슷한 색들을 모두 한 가지 색으로 퉁쳤던 나의 무지가 부끄러웠다.

지금 글을 쓰며 내가 내다보고 있는 창밖엔 한 그루 나무가 있다.

그 나무에 달린 수많은 잎은 똑같은 색으로 보이지만 서로 다 다르다.

이젠 그걸 알 거 같다.

그림을 그릴 때도 나는 단순하게 나뭇잎은 초록색 한 가지만 썼었다.

내 머릿속에 고정되어 있는 것들 때문에 색을 섞는다는 생각을 못 했었다.

이젠 다양하게 섞어 볼 수 있을 거 같다.

색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

색은 자유롭게 섞일 수 있다.

어떤 색으로 섞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색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인간의 감정이나 심리도 색처럼 변화무쌍하게 변할 수 있다.

어떤 색이 어떤 감정이나 심리를 담고 있다고 고정하고 싶지 않다.

내게 안정을 주고, 내 심리를 다독이는 나만의 색을 만나면 그게 곧 나의 색이 될 거니까.

한때 나는 빨강을 나의 색이라고 생각했었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빨강 립스틱으로 화장한 티를 냈었다.

이젠 그 빨강이 더 이상 내 것이 아니라는 걸 느꼈다.

더 이상 빨강이 어울리지 않는 나에게 어떤 색이 어울릴지 찾아봐야겠다.

옷도, 립스틱도 어색한 게 아니라 익숙해지는 색을 찾아봐야겠다.

시행착오를 거쳐야겠지만 그 시간은 분명 즐거운 시간이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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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셰에라자드 2 : 장미와 단검
르네 아디에 지음, 심연희 옮김 / 문학수첩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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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취한 여자 백 명의 목숨을 바쳐라. 새벽마다 한 명씩. 하루라도 바치지 않는 날에는 너의 꿈을 송두리째 빼앗을 것이다. 너의 도시를 빼앗을 것이다.

그리고 너에게서 이들의 목숨도 천 배로 빼앗을 것이다.





딸을 잃은 아비의 저주에 걸린 할리드.

그래서 첫날밤을 보내고 신부를 죽였던 호라산의 미친 젊은 왕, 괴물, 살인자 할리드.

그러나 셰에라자드만은 죽이지 못했던 할리드.

잠들지 못하고 점점 죄어오는 고통과 홀로 맞서는 할리드에게 셰에라자드는 손을 내민다.

혼자 감당하지 말라고.

함께 헤쳐나가자고...






"이건 당신이 결정할 일이 아니에요, 할리드. 결정은 내가 해요. 나 혼자서."



이 주체적이다 못해 고집스러워 보이는 셰에라자드와 왕비를 모시는 하녀지만 전혀 기죽지 않고 오히려 왕비를 가지고 노는 것처럼 보이는 시녀이자 첩자 데스피나.

지켜줘야 하는 어린 동생으로 보이지만 약초를 다룰 줄 알고, 사랑을 향해 다가갈 줄 아는 용기 있는 이르사.

술탄인 아버지에게 맞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쟁취하는 야스민.

<새벽의 셰에라자드>에는 남자들 못지않게 당당하고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들이 넘쳐난다.

순종적이고, 다소곳하며, 남자가 구해주기를 기다리기만 했던 디즈니 공주들이 보면 놀라 자빠질 캐릭터들 앞에서 뿌듯함이 샘솟는다.

그래.

내가 셰에라자드였다면,

내가 데스피나였더라도,

내가 야스민이라도,

내가 이르사였어도,

나는 그들처럼 했을 것이다.

누군가가 나를 구해주길 마냥 기다리면서 시간을 죽이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 뭐라도 했을 테지.

그냥 예쁘게 앉아서 나를 구해줄 왕자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할리드의 저주를 풀기 위해 셰에라자드는 마법의 양탄자를 타고 불의 신전으로 향한다.

그곳의 마법사에게 저주를 풀어달라 도움을 요청하지만 그 도움엔 대가가 필요하다.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할까?



사막엔 용병과 사막의 기마병들이 운집하고, 괴물 왕을 죽이기 위한 모의가 시작된다.

딸을 잃은 시바의 아버지는 복수를 꿈꾸고, 셰에라자드를 구하려는 아버지는 마법의 힘을 빌려 도시를 파괴한다.

그리고 그 힘에 취해 셰에라자드를 배신하게 된다.

남자들이란...

권력이, 힘이 그렇게도 중요한가?

이 어리석은 생각들 때문에 평화와 파괴되고,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이 사라지고, 많은 사랑들이 갈가리 찢긴다.

자신들의 것을 지키기 위해 아무런 연결점이 없는 사람들이 죽어나가야 하는 전쟁을 아무렇지 않게 명령하는 그들은 누구인가!

사랑을 위해

자신의 백성을 위해

위험함을 무릅쓰고 불속으로 뛰어드는 불굴의 의지

다혈질에 독설가이지만 의리 빼면 시체인 셰에라자드.

라힘의 운명 앞에서 절로 눈물이 떨어지고

이 안타까운 상황이 자제심 없는 친구로 인한 것이라 더 슬프다.. (타리크 좀만 참지 그랬니!)

사막에서 펼쳐지는 사랑과 마법과 저주의 대향연~

<새벽의 셰에라자드>



사막이라는 색다른 배경에 남자들에게 기죽지 않는 여성 파워와 심지가 굳은 남자의 무게감이 더해진 로맨틱판타지.

자신의 운명에 맞서는 셰에라자드와 할리드의 철벽같은 사랑이 주를 이루지만 이르사와 라힘의 수줍은 사랑도 마음을 울려준다.

잠시 아름다운 꿈을 꾼 기분이다.

잃었던 옛 감성에 젖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나도 이런 로맨틱한 판타지 참 좋아했었는데...

어느새 피 터지는 장르만 섭렵하게 되었네...

가끔

이 왈가닥스러운 셰에라자드와 살벌해 보이지만 따스한 할리드가 보고 싶을 거 같다.

그럴 때마다 꺼내봐야지~

간만에 사막같이 버석버석한 마음에 달달한 사랑 한 스푼과 진한 마법 한 스푼을 첨가했다.

마음이 달그락달그락 사부작사부작 모래밭을 거니는 느낌이다.

마법의 양탄자를 타고 밤하늘을 맘껏 누려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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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셰에라자드 1 : 분노와 새벽
르네 아디에 지음, 심연희 옮김 / 문학수첩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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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는 왜 죽어야 했을까?

셰에라자드는 레이의 거리에 퍼지는 소문을 더는 믿지 않았다.

할리드 이븐 알 -라시드는 미친 자가 아니었다. 무모하고 분별없이 잔인한 짓을 일삼는 자가 아니었다는 말이다.




매일 새벽 첫날밤을 보낸 신부를 죽이는 괴물 왕.

그 왕에게 절친 시바를 잃은 셰에라자드는 왕의 신부가 되기를 자처한다.

그렇게 왕의 72번째 왕비가 되어 궁에 입성한 셰에라자드는 왕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야기의 결정적인 순간에 새벽이 오고 셰에라자드는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요? 궁금하면 내일 밤에 계속~" 이렇게 이어질 거 같지만 그건 또 아닌 것이 이 이야기의 매력이다.

다른 여자처럼 하룻밤 만에 죽지 않고 목숨을 연명한 셰에라자드는 왕의 약점을 캐려 한다.

한순간에 왕을 쓰러뜨리기 위해 왕의 약점을 알아내려 할수록 왕의 실력만 찾아 내게 되고, 비밀에 싸인 할리드에게 서서히 빠져들어가는 셰에라자드는 과연 속절없이 죽어간 수많은 여자들의 복수를 감행할 수 있을까?








아아, 진실이란 자신이 바랐던 것만큼 명쾌하지 않았다.

오히려 황량하고 추악했다. 상상 이상으로 잔인한 현실에 둘러싸여 있었다.

한 남자의 괴로움 때문에 모든 것이 끝없는 검은 구렁 속으로 빨려 들어간 것이다.





<아라비안나이트?>의 변주곡인 <새벽의 셰에라자드>

로맨틱 판타지답게 화려한 배경과 마법과 저주가 깃들어 있다.

조금 생소한 아랍권의 문화와 마법의 기운이 가미된 이야기는 익숙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으면서도 묘하게 생소하다.

어디로 튈지 모를 셰에라자드의 당돌한 매력과 어둠의 비밀을 잔뜩 머금고 있는 할리드의 범접하기 어려운 매력 가운데 잘랄의 경쾌하고 밝은 느낌과 하녀 데스피나의 거리낌 없는 행동과 말투가 신선한 느낌을 준다.

게다가 셰에라자드를 구하겠다고 애를 쓰는 타리크의 무모함이 더해지는 가운데 왕궁에는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위기가 닥쳐오고

딸을 구하기 위해 위험한 마법서에 손을 대는 아버지의 분노가 1권 마지막을 장식하며 이 이야기가 어디로 이어질지 갈피를 잡지 못하게 한다.

오랜만에 로맨스와 판타지를 뒤섞은 이야기를 읽다 보니 어릴 때 할리퀸을 탐독하던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다.

옛날 같았으면 할리드에게 충성하겠지만(?) 지금 마음 같아서는 셰에라자드가 모든 남자를 다 차지해버렸으면 좋겠네~ ㅎㅎ

1권은 맛보기~

2권으로 바로 넘어갈 수 있어 즐겁다~

2권 나올 때까지 기다렸던 분들 다시 1권부터 정주행하셔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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