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여사의 <모방범 3>을 읽다가 넘 재밌는 부분을 발견했다.(남들에겐 전혀 안 재밌을 부분이지만..)
지금 책이 옆에 없어서 이름이 기억 안 나는 데스크 형사 다케야마(? 이 이름은 책을 확인한 후 고칠 예정)가 '건축가'(였나? 건축사?였나? 으이구 어제 읽은 책도 기억이 안 나다니..ㅜㅜ)를 만나기로 해서 카페(호텔 카페였나? 흑 이것도 잘 기억이 안 나네.. 나여 나여~~ 도대체 뭘 읽고 무슨 얘기를 하겠다고 하는 거야??ㅠㅠ)에 도착하니까 다케야마를 기다리며 책을 읽고 있던 건축가가 친구인 다케야마를 기다리며 읽고 있던 책을 내려놓는다.
다케야마를 쳐다보는 건축가에게 다케야마가 늦어서 미안하다고 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책을 읽느라 내릴 정거장을 놓쳐서 10분 정도 늦었다고.ㅎㅎ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상상이 되는 상황인데 어쨌든 다케야마가 더 책벌레인 것 같다. 요즘은 여기서 전철을 탈 일이 없어서 전철을 타면서 차를 읽을 기회가 없는데 서울에 살 때는 전철을 타면 자리가 있어서 앉든 아니면 서서 가든 일단 책을 꺼내서 읽었는데. 특별히 자리를 잡고 앉게 되면 내려야 하는 정거장에서 내리기가 얼마나 싫던지. 약속 장소로 가게 되면 내리지만 반대로 집으로 가는 경우엔 순환선 한 바퀴를 돌고 내린 적도 있다. 나중에 한국이나 일본에 가게 되면 전철을 타고서 책을 읽어야지. 어쨌든 <모방범>을 읽으며 추억 돋는 장면이 이것 말고도 많이 자나갔다.
작년에 딸아이가 읽고서 재밌다며 남편에게 추천한 <삼체>를 어제부터 모방범에 이어서 읽고 있다. <삼체> 3권 시리즈를 작년에 샀는데 양장본인데 모서리가 무척이나 날카로운 양장본이라 들고 다니기 무섭다. 가방에 넣고 꺼내고 하다가 다칠까 봐. 모방범을 읽을 때는 일본 이름 외우기가 어려웠어도 익숙해졌는데 어제부터는 중국 이름에 익숙해져야 한다. 어렵다. 왕마오도 아니고 왕먀오.
주문한 책들을 선편으로 보내달라고 하면서 좋아하는 존 르 카레의 책이 나온 것을 알고 부랴부랴 주문했다! 운이 좋았고 타이밍이 잘 맞았다. 미완의 작품을 아들이 완성했다고 하니까 좀 주저 했지만, 거장이 남긴 작별 인사라는 글이 결정을 하게 만들었지.
2020년 그가 사망할 때 나는 크리스마스 음악을 열심히 듣고 있었다. 땡스기빙 데이가 지나자마자 크리스마스 음악을 듣는데 그날은 운전을 하면서 NPR을 들으면서 병원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르 카레의 사망 소식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며칠을 그의 죽음과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에 대한 방송이 이어졌었다. 그 방송을 열심히 듣던 어느 날 나는(지조가 없어서 넘 많은 작가를 좋아하지만), 내가 참 좋아하는 그의 책 여러 권을 샀다. 어쨌든 작가가 되기 전에 정말로 스파이(?)였던 그의 책들은 사실 읽으면 늘 해 질 무렵이 느껴지는 소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헨닝 만켈의 소설이 늘 안개가 자욱한 이른 아침 같은 소설인 느낌처럼.
어쨌든, 16 킬로그램의 책 박스가 더 기다려진다! 어여 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