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가지 조건을 내걸고 해든이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면서 조건을 거는 모진 맘;;;)로 전화기를 샀는데 그게 오늘 도착했고 남편이 T-Mobile에 가서 전화번호를 새로 연결해서 드디어, 결국, 마침내 해든이도 핸드폰 유저가 되었다!!!
전화기가 생기고 나에게 처음으로 문자를 보낸 건 분명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서 페이퍼를 쓴다.
중학교는커녕 초등학교부터 해든이 친구들은 다 전화기를 가지고 다녔다. 하지만 나는 엔 군의 (안 좋은) 모범을 보고 해든이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사준다고 미리부터 못 박아 뒀는데 해든이 보다 남편, 시어머니, 엔 군, 에이치 양 등등 주위 사람들이 해든이 전화기 사주라고 성화를 했다. 더구나 해든이가 다음 학기에 Track and field team에 들어가게 되어서 전화기가 꼭 필요하다고 나를 조르는 사람은 남편이었다. 그래서 해든이에게 이번 학기 all A를 받으면 전화기를 사주겠다고 하면서 단 한 가지 조건은 성적이 A-밑으로 내려가는 과목이 하나라도 있으면 다시 압수한다고 했다.
그 얘기를 들은 남편이 해든이에게 엄마랑 거래하지 말라고,,,ㅎㅎㅎㅎㅎㅎㅎ 아 놔~~~.ㅋㅋㅋ 하지만 해든이가 내색은 안 해도 전화기를 너무 갖고 싶어 했던 것 같다. 녀석이 내 미끼를 덥석 물어서 각서를 썼다. 나는 그 각서를 고이 접어서 찾기 어려운 곳에 보관해뒀다.
어쨌든 단 하나의 조건 잘 지켜서, 엄마에게 전화기 뺏기지 마라 해든아!!! 엄마도 핸드폰 뺏고 싶지 않아!!!!
넛지를 이북 대여로 빌려서 보는데 별로 재미가 없어서 읽다 말았다. 그런데 반납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1월 4일이 반납일이란다. 그래서 김연수의 <이토록 평범한 미래>를 다 읽고 마지못해 <넛지>를 읽고 있는데 마침 아는 얘기가 나오니까 다시 흥미가 느껴진다.
이 책을 보니까 미국에서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꽤 나오는 것 같은데 그래서 오히려 나는 이해가 쉽게 되었다.
그리고 앞으로 DNP 수업을 들을 때 이 책에서 알려주는 넛지의 기술을 익히면 많은 환자들이 질병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1. 미국의 직장을 예로 들어 살펴보자(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사는 독자라면, 양해하길 바란다). 대기업은 대개 의료보험이나 퇴직연금 등을 포함해서 다양한 복지 혜택을 직원에게 보장한다. 직원들은 1년에 한 번 늦가을 무렵으로 정해진 공개 가입 기간open enrollment period에 전년도에 선택했던 의료보험 관련 사항을 수정할 수 있으며, 이 작업은 온라인으로 하게 되어 있다. 이들은 보통 자기가 했던 선택을 설명하는 자료와 수정하는 방법을 일러주는 자료를 이메일로 받는다. 또 잊지 않고 선택 작업을 해야 한다고 알려주는 알림도 여러 차례 받는다.
나도 취직하고부터 매년 공개 가입 기간에 복지혜택을 변경했는데 올해는 노후를 위해서 퇴직연금에 돈을 좀 많이 넣는 것으로 바꿨다. 회사에서 내 월급의 N%를 맞춰주니까 그나마 고맙다. 예전에는 N+2%를 맞춰줬다고 하는데 코로나 이후로 좋아지는 것은커녕 나빠지지만 N%가 어디냐 싶긴 하다.
2. 이것을 직원용 ‘선택적 지출 계좌Flexible Spending Account,FSA’와 비교해보자. 이는 오로지 미국에만 있는 제도인데, 독특하고 잔인한 방식으로 ‘이익’을 안겨준다. 이 계좌를 마련하면 직원은 매달 특정한 용도의 지출에 대비한 금액(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의료비나 육아 관련 비용)을 이 계좌에 넣어둘 수 있고, 계좌에 입금된 금액만큼은 세금 공제 혜택을 받는다. 그런데 이 제도가 잔인한 것은, 이 계좌에 입금된 예금을 다음 해 3월 31일까지 모두 쓰지 않을 경우 잔액이 국고로 귀속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계에서는 예상 지출액이 해마다 상당한 폭으로 변동될 수 있으므로(예를 들어 아이가 태어난다든가 하면 의료비 지출이 대폭 늘지만,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면 육아 비용이 대폭 줄어든다) 어느 정도의 금액을 계좌에 넣어두는 게 유리할지는 해마다 다르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원점 회귀 방식이 현상 유지 방식보다 유리하다.
퇴직연금에 돈을 더 내는 것 말고도 올 가입 기간에는 FSA의 금액도 많이 올렸다. 왜냐하면 2017년부터 해든이 교정을 해주려고 했는데 아직도 치아가 늦게 발달하고 있어서이다. 올해는 아직 사랑니가 안 나와서 못한다고. 그래서 남편이랑 나랑 생각하기를 내년이면 나올지도 몰라 하는 생각으로 FSA의 금액을 늘렸다. 그래서 세금은 약간 덜 내겠지만 수입은 많이 줄어들었다. 그래서 책도 사지 말아야 하냐? 하면 그건 아니지만 책은 아껴 사야 할 것 같다. 과연 될까?^^;;;
하지만 나에겐 전자책 캐시를 구매해 놓은 것이 있으니 이 캐시를 꼭 읽고 싶은 책을 사는 것으로 해야지. 늘 읽고 싶다고 생각하고 산 책의 10% 정도만 읽게 되는 것 같다. 양심 많이 찔림. 그래도 다 전자책이라서 공간적으로 쌓이는 것이 안 보이니까 스트레스는 덜 받긴 하지만, 새해엔 정말 절약을 가장 실천해야 하는 항목으로 정해야 한다.
이런 생각이 굴뚝같은데도 장바구니엔 벌써 15권이 담겨 있다. 하아~~.
그런데 이런 책을 보면 종이책으로 사고 싶어진다. 아날로그의 감성이 느껴지는 책이니까 책도 아날로그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