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베카 - [초특가판]
영상프라자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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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히치콕 감독은 천재이자 거장이다. 70년 전에 만들어진 작품이 요즘의 왠만한 스릴러 영화보다 훨씬 재밌다. 오히려 현란한 특수 효과와 요란한 카메라워크로 도배되어 있는 현대 작품들보다 훨씬 담백하고 간결한 매력이 있다.

거의 온전히 배우들의 대사와 표정, 연기로 이어가는 장면 장면들은 마치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들만큼이나 중후하고 묵직하다.


(포스터가 안티)


간혹 비웃으면서 즐기거나 보는 내내 손발이 오그라드는 것 같은 흑백 SF영화나 액션 영화들과는 달리 세월의 흐름에 결코 퇴색되지 않는 긴장과 공포가 살아있다.


히치콕 감독의 작품답게 마지막에는 반전에 반전이 폭발하듯이 펼쳐진다. 아무리 히치콕의 영화를 즐겨 보던 팬이라도 결말이 해피 엔딩인지 새드 엔딩인지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극적인 진실들이 휘몰아친다.
이런 긴장감이 오직 결말의 반전만을 위해 달려가지 않는 것도 이 작품의 매력이다. 순진한 처녀를 아내로 맞아들인 귀족 남편의 속마음은 무엇일까, 머뭇거리는 태도로 새 안주인을 대하는 저택의 사람들은 무슨 생각일까...
심지어는 여행지를 갑작스럽게 떠나게 된 여인과 연락이 닿지 않아 애타게 호텔을 들락거리는 장면들에서조차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아름다운 여주인공과 불안한 눈빛의 새신랑, 죽음의 비밀을 간직한 대저택과 입을 닫고 있는 주변 사람들... '레베카'는 고전 스릴러의 모든 것이 담겨 있는 훌륭한 작품이다.


(밝혀지는 진실들, 반전에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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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빅션
토니 골드윈 감독, 힐러리 스웽크 외 출연 / 미디어허브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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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무게감은 '감동실화'라는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다. 그 어떤 수식어로 덧칠할 필요가 없다.
이런 엄청나고 대단한 사건이 실화라니... 믿을 수 없을만큼 감동적이고 믿을 수 없을만큼 대단하다.
그 실화를 화려하게 덧칠하거나 자극적인 대사와 음악으로 포장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힐러리 스웽크와 샘 락웰의 담담한 표정만큼이나 영화는 잔잔하게 전개된다. 그 속에서 국가 권력이 한 개인을 어떻게 억압하고 한 가족을 어떻게 비극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지 처절하게 보연준다.
솔직히 지금도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감옥에 있거나 사형을 당한 사람들이 수없이 많을 거라는 생각이 가슴을 답답하게 만든다. 그리고 베티같은 여동생이 없는 사람은 어떻게 될까.



(믿을 수 없는 형제애)


'컨빅션'은 오빠를 사랑한는 한 여인의 치열하고 감동적인 인간 승리와 힘없는 개인을 괴롭히는 사회의 부조리와 거대 권력의 폭력성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놀라운 수작이다.


그리고 단역으로 잠깐씩 등장하는 줄리엣 루이스. 90년대 영화에서 보이시하지만 상큼한 매력을 뽐냈던 줄리엣 루이스가 어찌 저런 폭삭 늙은 아주머니의 모습이 되었을까. 그리고 왜 맨날 미드의 조연이나 이런 영화의 단역으로 나오는 것일까. 지난 십수년동안 도대체 그녀의 영화인생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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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 & 에이 Q 앤드 A 4
아다치 미츠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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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치 미츠루가 그린 만화들 중 허술하고 빈약한 감각의 작품들은 많았다. 하지만 이렇게 무성의하고 대책없는 졸작은 처음이다.
작가가 처음부터 제대로 설정을 준비하지 않았음이 분명한 구멍들, 그때그때 줄거리를 이어나가기 위한 땜빵 설정들.
마치 즉흥적으로 그려나가는 것처럼 앞뒤가 안맞고 대충 끼워맞춘다.
필요에 따라 귀신의 행동 범위가 변하고, 딱 필요할 때 날씨가 변하고, 마침 필요한 순간에 주머니에 칼이 준비되어 있다.
이쯤하면 정말 막 나가자는 거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아다치 미츠루는 프로로서 최소한의 자각조차 없는 것일까. 아니면 이런 땜질식 전개를 개그코드로 생각하는 것일까.

언제나 예상 가능한 결말이라도 거기까지 가는 과정은 얼마든지 두근거리고 흥미진진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너무 빈약하다. 마치 문하생들이 대충 흉내낸 작품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어쨌든 ' Q앤드A'는 아다치 미츠루의 작품들 중 가장 무성의하고 재미없는데다가 읽다보면 화딱지가 나는 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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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이닝 1 - 사립사이타마고교야구부의 역습
카미오 류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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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건강식품의 톱 세일즈맨이었던 하토가야는 사장에게 배신당하고 사기로 유치장 신세를 지게 된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말도 안돼는 심판의 판정에 주먹을 날리고 야구를 그만둔 일이 있다. 지금은 모교의 교장이 되어있는 당시의 감독선생님이 찾아와 보석금을 내주며 고교 야구팀의 감독자리를 제안한다.


일본사람들은 정말 야구를 좋아한다. 여자야구부, 고교야구 매니저 이야기 등 소재도 다양하고 열혈야구만화는 물론 순정야구만화, 폭력야구만화... 정말 다양한 야구만화들이 있다. 

하지만 다양한 소재와 전개 방식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은 것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의 재미, 각자 성장해 나가는 등장인물들의 감동 등이다. 어찌 보면 그런 것들은 스포츠 만화만이 선사해줄 수 있는 재미인 것이다.

'마지막 이닝'은 감독이 주인공이다. 
주인공은 정정당당함과 한결같음 따위의 고교야구정신은 개나 줘버리고 오로지 이기는 것만을 추구한다. 
거기에 자신의 초일류 세일즈 기법을 활용해서 팀워들을 훈련시킨다. 


하지만 불순한 그의 목적과 야구부를 해체시키려는 재단측의 방해, 반항하는 학생들 때문에 갈등은 커지고.. 앞으로도 뻔하고 식상한 전개를 따를 것 같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장점이 될 것이다.

치열한 노력, 변칙적인 기술들, 갑자기 닥쳐온 위기의 순간, 계속되는 승부... '마지막 이닝'은 다소 이색적이지만 스포츠 만화의 모든 것이 담겨 있는 그런 수작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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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애니 기븐 선데이 : 감독판 - 프레스티지 컬렉션
올리버 스톤 감독, 카메론 디아즈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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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영화라면 힘겨운 훈련과 단합을 통한 짜릿한 승리 아니면 인간적 고뇌와 우정을 통한 휴머니즘을 그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애니 기븐 선데이'는 마치 마피아가 등장하지 않는 '대부'같다. 
그만큼 알 파치노의 카리스마가 대단하다.
그밖에 등장하는 데니스 퀘이드, 카메론 디아즈, 제이미 폭스의 연기 또한 훌륭한 편이다.


(대부와도 같은 카리스마)


확실히 올리버 스톤 감독의 범상치 않은 재능은 제법 퇴색되었지만 간혹 번뜩이는 감동을 선사한다. 
지리하게 늘어질 수도 있는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감각적인 화면과 배우들의 명연기, 관객의 허를 찌르는 결말 등으로 훌륭한 작품이 되었다. 
게다가 늘 사회비판적 요소를 잊지 않는 그의 성향 때문에 제작 과정에서 미식축구계와 계속 마찰이 있었다고 한다. 
이 작품에서 비인간적인 선수 수급 시스템, 미디어의 선정성, 구단과 선수들의 계산적 태도 등 프로 스포츠계의 어두운 면이 드러난다.


하지만 수많은 명장면과 명대사들도 있다. 
특히 알 파치노가 마지막 게임에 앞서 선수들에게 하는 "인생은 일 인치씩의 전쟁"이라는 짤막한 연설은 인생의 금과옥조로 삼고 싶을만큼 감동적이다.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연설)


오프닝의 멘트도 인생을 곱씹게 만든다. 
"어느 일요일에 무슨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게임을 한다면, 질수도있고, 이길수도있고 무승부가
될 수도 있고..." 우리의 인생에는 좋은 날도 있고 나쁜 날도 있는 법이다.


그저그런 스포츠 영화가 될 뻔한 '애니 기븐 선데이'는 올리버 스톤의 연출력과 알 파치노의 카리스마 덕분에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걸작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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