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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과학>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날이 나른해져 책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계절, 봄이 돌아왔습니다. 겨울은 정말 길고 길었습니다. 제가 사는 서울은 며칠 전까지만 해도 밤에는 겨울 외투를 입어야 할 만큼 추웠지요. 이제 소개할 책들도, 지난한 겨울을 거쳐 나와 아주아주 따뜻합니다. 봄의 향기, 날씨만큼이나 책에도 느끼면 더 좋지 않을까요? 

 

1. 루소 - 인간 불평등의 발견자 

  이 달에 가장 주목해야 할 신간은, 길었던 겨울만큼이나 두툼한 『루소』입니다. '교양인' 출판사에서 기획한 [문제적 인간] 시리즈의 7번째 책인데요. 괴벨스, 로베스피에르 등을 다뤄온 시리즈인데다가 그 내용도 아주 방대하기 때문에 매우 흥미롭습니다. 루소는 프랑스 혁명 이후 자코뱅 당의 급진적 개혁에 이론적 토대를 제공해준, 가장 주목받은 혁명이론가였지요. 현재까지도 민주주의의 가장 이상적 모델을 제시했다는 호평에서부터, 파시즘의 원류라는 혹평까지 아주 다양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는 어떤 생각과 자세로 자신의 시대를 살아왔는지, 이만한 책이라면 그의 본 모습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요? 이미 읽었던 『사회계약론』이나 『인간 불평등 기원론』 에도 다시 눈길이 갑니다. 

 

   

2. 나는 무엇을 보았는가 

  원제는 『Bertland Russell's Best』 입니다. 좋은 글을 모은 편집본이군요. 제 블로그 이름에서도 아실 수 있듯, 저는 개인적으로 러셀의 팬(...)입니다. 철학의 새 장을 열었던 그의 이론뿐만 아니라, 사회운동가로서 실천하는 모습도 매우 인상적이기 때문이죠. 이 책은 주로 사회와 정치, 윤리에 대한 비평을 담은 글이 모여있습니다. 러셀의 글은 철학자답지 않게(!) 아주 단순하고 명쾌합니다. 그래서 누구라도 읽기가 편하고, 그가 어떤 이야기를 하려는지 쉽게 알 수 있지요. 러셀의 책을 이미 번역한 경험이 있는(『행복의 정복』 ) 번역자의 책이라서 더욱 믿음이 갑니다. 러셀의 책은 빼놓지 않고 집에 하나씩 모아두고 있는데, 이 책이 하나 더해지겠네요. 

 

 

   

3. 서양 고대 중세 정치사상사 

  제목부터 전공서적이라는 걸 매우 티내는 책(...)이지만, 충분히 지금 읽는 것도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고대, 중세라는 이름이 붙어있으니 매우 고리타분하고 옛것처럼 보입니다만, 사실 현대 정치철학자(사상가)들의 논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치사상사(철학사)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입니다. 현대 정치철학자들이 현대에 사용하는 언어로 자기 입장을 펼치고 있더라도, 그 사람들의 밑바탕에는 언제나 옛 정치사상가(철학자)들에 대한 연구가 있으니까요. 마이클 샌델이『정의란 무엇인가』끝에 아리스토텔레스를 언급하는 것만 보아도, 아주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외국 학자들의 연구성과를 번역한 것이 아닌, 한국의 연구자들이 엮어낸 책이라는 것도 주목할만하네요.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서양근대정치사상사』와 같이 읽으면 좋겠습니다. 

    

 

4. 그리스인 이야기 

  그리스는 사상적으로, 또 사회-정치적으로 현재 유럽과 미국 사회의 원류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들에 대한 지식은 곧 서양에 대한 지식이 되겠지요. 하지만 지금까지 역사학과에서 교재로 쓰는 책들 이외에 그리스에 대해 사람들이 알 수 있는 통로는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은 그리스 문화에 대한 갈증을 해결해줄 좋은 길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감수자가 오래 전부터 대학 강단과 철학아카데미에서 고대 그리스어와 그리스 문화에 대해 강의해 온 터라 더욱 믿음이 가네요. 

 

  

5. 대학주식회사 

  며칠 전 대학로에서는 많은 대학생들이 모여 등록금을 내려달라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또한 여러 대학이 기업의 모델을 빌려와 학교를 개혁하겠다고 이야기하고, 이런 발표는 즉각 대학순위에 반영되어 서열을 결정짓지요. 대학의 변화는 어디에서 시작되었고, 얼마나 진행되었을까요. 그리고 앞으로는 어떻게 전개될까요. 대학의 변화는 그 사회를 선도할 인재들의 변화를 불러온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사건입니다. 하지만 이런 사회적인 의미는 도외시한 채, 현재 대학들은 적립금과 수익을 올리는 데만 열을 올리는 것 같기도 해 참으로 걱정스럽습니다. 이 책을 통해 이런 현상이 먼저 있었던 외국의 사례를 참고하는 것도, 현재 한국의 현실에 매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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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과 선배가 만든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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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10-06-10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흣 이 사진 재밌군요. ^^

박효진 2010-06-11 13:15   좋아요 0 | URL
엇... 처음 뵙습니다.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떻게 여기까지 ㅋㅋㅋ
제가 다니는 과의 모든 학생들이 배를 잡고 웃은 사진입니다.

쉴즈 2010-06-21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님도 피해자...?

박효진 2010-06-21 11:54   좋아요 0 | URL
아마도?
 
 전출처 : 알라딘신간평가단님의 "[인문/사회/과학] 분야 신간평가단에 지원해 주세요"

1. 안녕하세요. 9기 신간평가단이었던 박효진입니다. 중앙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있고, 대학원 진학을 준비중입니다. 글 쓰는 것을 업으로 삼는 직업을 꿈꾸고 있기 때문에, 신간평가단은 아주 좋은 기회와 경험이었습니다. 9기에 지원해서 합격하였고, 항상 충실하게 글을 써왔습니다. 해해가 끝나는 때까지 신간평가단을 하고 싶습니다. 이게 아주 흥미로운 일이라는 걸 알았거든요. 다시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습니다. 2. 제가 신간평가단으로 쓴 리뷰 가운데 가장 추천수가 많은 글입니다. http://blog.aladin.co.kr/russell85/5013001 이택광, 『이것이 문화비평이다』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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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알라딘신간평가단님의 "인문/사회/과학 분야 9기 신간평가단에 지원해 주세요"

1. 박효진이라고 합니다. 중앙대학교 철학과 4학년 학생입니다. 알라딘 서점을 주로 이용하고, 서평이나 학술적인 글을 알라딘 서재에 싣고 있습니다. 인문사회 그리고 부분적으로는 과학까지 포괄하는 제 전공의 특성을 살려서, 깊이 있게 책을 읽고 쉽게 풀어쓰겠습니다. 아래 리뷰는 중앙대학교의 교지인 『중앙문화』 59호에 실린 글입니다. 이외에도 현재 학교 신문인 중대신문에 2주에 한 번씩 옴부즈만 코너에 글을 기고하고 있습니다. 좋은 글을 쓰는 일에 그 누구보다도 자신있습니다. 알라딘 평가단에 제 글도 꼭 실어보고 싶습니다. 2. http://blog.aladin.co.kr/russell85/4315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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