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라는 건 참으로 고귀하다.

물론 나에겐 아직 아이가 없다. (물론 아이를 가질 생각이다 -아이가 인생의 걸림돌이 될지언정)

우리집에 함께 사는 조카의 2돌이다.

금새 2돌이 돌아왔다. 24개월이 되기도 전에 말을 배우고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표현하는 아이를 볼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나도 저랬을까?

퇴근해서 돌아오니 이미 생일 축하 케잌의 불도 끄고 노래도 부르고 신나게 놀았던가 보다. 오늘이 자신의 생일이라며 선물 받은 것들까지 자랑을 한다.

너무도 신기하다.

이제 24개월 된 아이가 자신을 표현하다니......

하지만 앞으로 이 아이가 어떻게 자라나게 될지 참으로 걱정이다.

지금의 이 사회에서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아이가 태어난 것이 우리 모두의 기쁨이고 함께하는 것 또한 우리의 행복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인데

이 아이가 사는 세상이 지금보다도 더 각박하고 힘에 겨울 것만 같아서 걱정을 조금 해 본다.

'수민이의 2번째 생일 생일을 축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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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덥지근하던 날이 계속 되었다.

오늘은 그나마 비가 내리고 있다.

비라도 내리면 마음이 조금은 개운해질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못하다.

사람이 살다보면 마음 먹은대로 되지 않는 일이 참 많다.  나이만 먹어가고 해 놓은 것도 없으며 가진 돈도 없다는 것 만큼 보잘 것 없는 것도 없을 것이다. 내 삶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대로 이루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나는 도대체 무엇을 하며 서른해를 보냈던 것일까?

자괴감에 빠지는 날이다.

지금 내리는 빗속으로 뛰쳐 들어가 마구 날 뛰고 싶다. 하지만 마음 뿐이다. 결코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나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비가 내린다. 소리없이

내 삶이 지나간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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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건강법 - 개정판
아멜리 노통브 지음, 김민정 옮김 / 문학세계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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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 노통의 소설은 언제나 기상천외하고 독특하다. 그리고 그로테스크하기도 하다.

'살인자의 건강법'은 제목부터 독특하다. (사실 아멜리 노통의 다른 작품들의 제목도 독특하다)

대문호와 애송이 기자들의 인터뷰에서 사람을 칼로 찔러 피를 보아야만 살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촌철살인' (말 한마디로 사람을 죽인다는)을 실감했다.

독특한 대화체가 인상적이었는데 질문자와 답변자의 기발함이 인상적이었다.

그 중 타슈의

 "손은 쾌감을 느끼기 위해 필요한 거요. 뼈저리게 중요한 기관이지. 글을 쓰면서 쾌감을 느끼지 못하는    작가는 당장 절필해야 하오."

"......손은 자기가 창조해야 하는 것을 창조해낼 때 기쁨에 소스라치며 천재적인 기관으로 변신한다오. 글을 쓰면서 얼마나 자주 느꼈는지 아시오? 손이 손에게 명령을 내리는 듯한 야릇한 느낌, 손이 두뇌에 자문을 구하는 일 없이 혼자서 술술 미끄러져 가는 듯한 그 야릇한 느낌을? 아, 해부학자들 중에 그런 걸 인정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건 잘 알고 있소. 하지만 난 그런 느낌이 든단 말이오. 그것도 아주 빈번히. 그럴 때면 손은 엄청난 쾌감을 느끼지. 그건 말이 마구 날뛸 때나 죄수가 탈옥하려 할 때 느끼는 쾌감과 흡사하다오. 그런데, 손이 쾌감의 중추라는 증거가 하나 더 존재하오. 글쓰기를 할 때나 자위를 할 때나 같은 기관, '손'을 사용한다는 사실이 당혹스럽지 않소?"

"손이란 건 작가에게 있어서 쾌감의 중추지."

"손이란 건 교살자에게 있어서 쾌감의 중추죠."

"교살은 사실 아주 기분 좋은 살인 방법이지."

에서 손의 미학을 읽는다.

특히

"황홀할 정도였지. 내 손아귀 사이로 그 부드러운 연골이 가만히 스러져 내릴 때의 느낌이라니."

"내 손가락 관절들이 그 백조의 목을 조이는 걸 보란 말이오. 내 손가락들이 연골을 어루만지는 걸 보라고. 손가락들은 갯솜 조직을 파고들고, 그 조직은 텍스트가 된다오."

이 책을 읽고 내 손을 바라보았다. 지금까지 나의 손은 무엇으로 존재했던 것일까? 다시한번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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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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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몸과 정신의 확연하지 못한 구분을 읽는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현상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지우고 사는 상처들, 그러나 우리의 몸은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한다. 어린시절의 궁핍함이 커서는 식탐을 부르고, 집착을 갖게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불러 일으킨다.

나도 언젠가는 나의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충동을 갖는다.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할 수 있는 공유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 요시모토 바나나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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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곤 실레, 벌거벗은 영혼 다빈치 art 11
구로이 센지 지음, 김은주 옮김 / 다빈치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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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영혼이 황폐하기 때문에 벌거벗겨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영원한 아이'라고 표현했듯이, 그가 바라본 사물이나 세계, 인간의 모습은 그 자체로서 존재하는 것일 것이다.

'성'에 대한 집착도 집착이 아니라, 그의 내면의 솔직한 표현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들은 가슴 속에 불안함, 두려움 등이 있어도 그것을 쉽게 표현하지 못한다. 하지만 셀레는 그 본질을 회피하지 않는 솔직한 사람이다. 그의 인생이 어떤 고난과 역경의 드라마틱한 요소는 없지만 그의 내면의 순수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자기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표현하는 행위도 있는 그대로 자기 자신일 뿐이였을 것이다.

그의 자유분방함과 거칠 것 없는 표현력에 감동한다. 그의 그림을 통해 자신을 내세울 수 있는 것, 그것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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