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 니시키 씨의 행방
이케이도 준 지음, 민경욱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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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대단한 추리소설을 기대한것은 아니지만,  아니 추리소설이라고 이름소개 되어진 것도 아니지만,

"새로운 미스터리 작가 탄생"이라는 수식이 쓰여진 띠지는 나름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제목자체에서 오는 암시... 그래서, 아주 큰 뭔가를 기대했다.

그러나, 책을 덮는 순간... 난 미스터리 보다 인간의 삶은 어찌 이리도 모두들 고달픈가..

우리들의 삶은 왜 이다지도 쉽다고 여겨지는 게 없는가...

그리고, 누구에게나 인생의 어두운 단면을 안고 살아가는구나..라는 생각을 새삼 느껴야 했다.

사실상 미스터리라는 이름을 내걸고 있지만, 이 소설은 미스터리보다는 우리내 인간사의 아픔과

현대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에 오히려 더 초첨을 맞춘듯하다.

 

도쿄제일은행의 나가하라 지점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글은 저자가 은행에 근무한 이력인지 은행원들의

삶이 하나 하나 녹아나 있는 듯 했다.

학력 컴플렉스를 안고 살아가는 부지점장을 시작으로, 점점 인생이 꼬여가는 평사원의 삶..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며 실적위주로 돌아가는 치열한 경쟁속의 삶.  조금마한 틈새라도 발견되면 승진에서

멀어져 가는 그들 하나하나의 삶을 들여다 보노라면, 비단 은행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기 보다 지금 우리들이

처한 현실속에서의 삶이 은행이라는 그것도 작은 지점속에 축소되어 보여지는 듯한 내용이었다.

 

무조건적인 실적실적, 인간적인 면보다는 실력이 위주, 한번 낙인찍힌 인생은 어쩐지 풀어지지 않고 점점 꼬여만

가는 답답한 모습들.  그들이 원한 삶은 그런게 아니었고, 자신들이 가고자한 길 역시 그런길이 아니었음에도

사회라는 틀속에 그 보다 작은 은행이라는 틀속에서 그들은 점점 경쟁과 실적과 승진이라는 권력욕에 물들어 가고

있었다.  그것이 그들에게 무슨 의미이고, 어떤 영향을 끼치는 것보다 우선 남들보다 앞서나가야 한다는 강박증에

휩싸여 모두들 같은 길을 내다보는 삶을 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그들속에서 어느날 사라지는 은행원 니시키씨..  그가 사라진 배경엔 우선 100만엔이 사라진 사건이 도사리고

있었으며, 그 돈의 출처를 니시키씨가 열심히 쫓아 다니다 어느날 범인의 꼬리를 잡고부터 였다. 

그리고, 그는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것이다.  범인은 물론 책의 마지막에 서서히 등장한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범인의 밝혀짐과 동시에 또다시 드는 의문... 니시키씨는 정녕 어디로 사라진걸까? 아니면...???

 

평범한 우리내 삶을 비추면서, 경쟁속에 사는 우리의 모습을 거울을 보듯 비춰주면서 또한 추리를 가미한 재미까지

선사한다.  사회구조속에서의 비틀어치기가 대단한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이책이 미스터리 스릴러 물이라고

기대했다가는 약간의 낭패를 볼거라는 거 외엔 사회속에 녹아든 우리들의 모습을 다시 한번 뒤돌아 볼수 있어서

괜찮았다라는 생각이 든다.  웬지 우리도 도쿄제일은행 직원들 중 한명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만큼 우리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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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성당 1
일데폰소 팔꼬네스 지음, 정창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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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을 읽는 내내.. 도대체 인간의 잔혹함은 어디까지이며, 또한 인간에게 가해지는 고통은 과연 어디까지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시간을 더해 읽어갈수록 연이어 터지는 사건과 사건들 속에서 잠시도 눈을 뗄수 없었다.

이건 아니지 않은가를 몇번이나 이책을 집어 들었던가.   한사건이 끝나고, 하나의 고통이 끝나면 또 연이어 일어나는

간접적으로나마 고통으로 다가오는 일들.. 그래서, 책을 읽을수록 나는 겁이 났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책을 들기가 무서웠다.  고통의 수위가 읽으면 읽을수록 더해 가는 느낌이 들어 그 고통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싶지 않았다.

책속의 아픔이 나의 아픔인양 그렇게 많이 아팠다.

 

우리나라에도 있어왔던 인간의 차별.. 노비와 양반...적자와 서자의 차별.. 그래서, 난 유달시리 과거 특히나 조선시대를

싫어하는 지도 모른다.  그 시대가 있었기에 내가 있고, 과거가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지만, 인간이 인간에게 단지

문서하나로 이어지는 인간이하의 차별적 대우가 있었기에 그 시절의 글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화가 치밀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 웬지 그 고통을 거울삼아 자꾸만 그 시절을 되뇌는 아이러니도 지니고 있지만, 어째꺼나 노비, 양반이 웬지

우리에게만 국한된 얘기인거 같은 착각을 하곤 한다.

하지만, 이책을 통해.. 과거 여러나라에서 그런일들이 당연히하듯 일어났으며, 지금도 그런 차별은 한없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자각해 본다.

 

한 마을의 영주.. 모든것을 가질수 있는 권리와 그에 속한 농노들.. 죽어라 일을 해 영주들의 배를 불리거나, 왕의 배를

불리기 위해 모든것을 바쳐야 하는 그들의 인생..  그들은 인간도 아니었고, 그저 일하는 기계였다.  농사를 지어 영주에게

바치는 단순한 기계일 뿐이었다.  그들이 반항하거나, 도망을 치는것은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 따름을 의미했다.  그러니,

그들의 결혼식에서 신부의 첫날밤을 신랑이 아닌 영주가 차지할수 있는 말도 안되는 일이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 졌으리라.

 

처음은 그런 그들의 아픔에서 시작한다.  초야를 영주에게 뺏긴 베르나뜨..  그 사실에 충격을 받은 신부 프란세스까.. 그리고

태어난 모든 세파의 주인공이 될 아들 아르나우. 

영주는 자신이 초야를 치뤘으나, 그의 자식이 아니라 베르나뜨의 자식이라는 것에 주위의 비웃음을 사자 베르나뜨를 온갖

고통속으로 밀어넣는 일의 시초를 알린다.  그에게 자식을 빼앗고, 아내를 빼앗아 자기 자식이 유모로 불러들인다.  아무

반항을 할수 없었던 베르나뜨는 우연히 자기 자식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영주의 명을 어기고 자식을 찾아내

바로셀로나로 도망친다.  그곳에서 동생의 집에서 또다시 일어나는 차별과 고통들.. 그리고, 인간만도 못한 대접을 받는

노예들을 대하며 아들 아르나우에게 자유에 대한 각인을 심어준다.

배가 고파 자식을 살리기 위해 평생 살았던 베르나뜨는 영주나 왕에 비해 먹을것 없이 굶어가는 군중들속에서 빵을 갈구하는

이유로..군중을 선동했다하여 죽임을 당하고 얘기는 아르나우에게로 이어진다. 

아버지의 죽음속에서 인간이하의 고통을 맛봤고, 억울함을 알게된 아르나우는 우연히 알게된 조안과 형제가 되어 어린나이에

짐꾼으로 자라나며, 성당을 만드는 돌을 들어나르며 성모마리아속에서 어머니를 느낀다. 

세월이 흐르고 결혼을 하고 시민군에 들어가 전쟁을 치르는 등 여러가지 일을 겪는 아르나우.. 우연히 유태인 아이들을 구해

주게되면서 그의 삶은 새롭게 태어난다.  기옘이라는 무어인과 유태인의 도움으로 환전상이 되며, 그들속에서 영사가 되고

전쟁을 막아낸 공로로 남작의 지위에 오르게 되면서 왕으로부터 죽은 아내를 대신해 억지로 왕의 여동생과 결혼을 하게된다.

이미 그의 곁에는 의붓자식인 마르라는 딸이자, 연인이자, 동반자와 함께 기옘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었지만, 남작으로

오르고, 왕의 동생과 결혼으로 인해 그 모든것을 잃게된다.  그리고, 아르나우는 이단이라는 크나큰 죄로 고발된다.

모든것이 음모에 의해서 였으며, 돈이라는 욕심앞에 일어난 사건이었고, 질투와 복수에서 온 시기심이었다.

 

두권의 줄거리를 짧은 몇줄로 줄이고자 하는 일은 생각보다 꽤 큰 고통인듯하다.  책에서 느꼈던 감정을 단 몇줄의 줄거리로

요약해야 한다니.. 그리고, 웬지 글속의 의미를 다 담아내지 못해 안타까운 생각이 드는것도 사실이다.  어째꺼나, 책 속의

글을 한줄 한줄 읽어 나갈때마다 인간의 한없는 욕심과, 말도 안되는 질투심이 한사람의 인생을 얼마나 엉망으로 뒤엉키게

할수 있는지.. 그리고, 그 고통의 끝은 과연 어디인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아픔이 클수록 이겨내는 고통속에서 더 큰 행복으로 마지막을 장식할수 있다고 했던가...  그러나, 아르나우와 같은 고통을

겪으며 인생을 산다면, 그 끔찍함을 어찌 다 헤아릴수 있을것인가...

과거 스페인에서 행해졌던 영주와 노예들, 농노들의 삶이 극명하게 자리잡고 있으며, 그속에서 스페인의 역사를 어느정도

짐작할수 있었고, 그들의 아픔을 느낄수 있었다. 

단지, 깊은 지식이 없는 탓에 군데군데 이해하기 힘든 부분과 두권이라는 권수가 약간의 부담과 함께, 그들의 고통의 아픔에도

불구하고 조금의 지루함으로 와닿았다는 사실을 숨길수 없다.  하지만, 2대에 걸친 파란만장한 삶을 보고 그것을 이겨내며

새로움을 건설해 나가는 과정에서 "바다의 성당"이라는 제목에서 풍기는 종교적 색채는 거의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싸움과 아픔이 있었기에 지금 그들에게 노예니, 해방이니, 영주니 하는 단어보다 자유라는 단어가 더 자연스레 와

닿는게 아닌가 하는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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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살 소녀의 성장 일기 - 어른이 되고 싶은 사춘기 소녀의 성장기
조 오스랑트 지음, 김영신 옮김, 김준영 그림 / 거인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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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동화책이라면 그저 아이들의 전유물로 생각했었다.  그런 내가 요즘 동화책에 관심이 가는 이유는

그시절 그때 나는 과연 어떤 생각들을 해왔는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세상에 물들고 찌들어 버린 탓에

그때의 기억속으로 다시금 스며들고픈 욕망과 함께 그때를 추억하고싶기 때문이기도 하다.

 

처음 이 책은 표지를 볼때부터 나의 맘을 끌었다.  뚱한 표정의 10살짜리 소녀..

과연 무슨 일때문에 저렇게 뾰료통해 있을까?  나도 툭하면 어린시절 저런 표정의 소녀는 아니었는가 하는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10살.. 지금으로 부터 과연 몇년전인가..

도대체 그때 기억이나 나는 것인가 하는 과거로의 회기...  내가 10살때를 전혀 감 잡을수 없기에 10살 소녀의

성장속에서 또다른 나를 발견할수 있을꺼라는 어렴풋한 기대를 한 것인지도 모른다.

 

책을 좋아하는 소녀 조, 그리고 개구쟁이 악동 남동생 시릴.. 그들은 엄마와 함께 해변으로 휴가를 떠난다.

아직 봉긋한 가슴이 솟아오르기 전인 조는 엄마가 손수 떠주신 수영복을 남동생과 나란히 입고 바닷가로

수영을 하러간다.  그런 조앞에 웃으며 나타난 벵상이라는 소년과 그의 아빠.. 

아직 첫사랑이니 가슴떨림이니 하는 감정도 모르는 조는 그저 그들을 보고 호기심을 생길뿐이었다.

첫날은 그들을 잠깐 스친것으로 끝났다.  그리고 동생 시릴이 10프랑을 주운 가벼운 사건(?)과 함께..

 

그리고 책을 읽고파 하는 조를 걱정해 굳이 바닷가로 내 모는 엄마덕에 다시 시릴과 바닷가로 나선 조는

그곳에서 예쁘장한 르나타를 만난다.  르나타는 벵상과 친구였다.  그런 그들을 보며 조는 웬지모를 심통이

생긴다.  그리고 르나타를 힐끔거리게 된다.  팬티처럼 생긴 수영복을 입은 자신과 여성스럽게 생긴 원피스

수영복을 입은 르나타를 비교하며....

 

10살의 조금은 봉긋해지는 가슴속에서 뭔가 자신에게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느끼는 조..  그런 그녀에게

엄마는 르나타처럼 원피스로 생긴 수영복을 선물한다.  그 수영복속에서 조는 웬지 자신이 또다른 자신을

찾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며, 동화책은 일기를 끝낸다.

 

아주 간단하면서도 자연스러운 글속에서 비록 내 10살이 완벽하게 투영되어 나타나진 않았지만, 그속에서

과거 나의 사춘기가 오기 시작하던 시절을 다시금 되새기게 되는 계기가 되는듯했다.

첫사랑이라고 이름짓기엔 너무 우스운 남자아이들의 얼굴과, 한창 내 속의 뭔가가 변화되는 듯한 기분...

그리고, 뭔가를 숨겨야 하는 일들이 일어나는 마음속의 변화들..  그속에서 점점 어른이 되어가는 우리들..

조와 나.. 책속의 조는 분명 나와 다른 방식의 조였지만, 그 또한 과거의 나를 연상시키는 조였다.

수영복하나에 민감해지는 사춘기의 모습이 어린시절 나를 닮아있었고, 뭔가 하나둘 숨기는 일이 생기는

감정의 변화들이 나를 닮아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런 조를 닮아있었다.

 

10살 짜리 소녀 조에게서 나의 과거를 볼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그래서, 동화책이 요즘의 나를 어른속에서 아이들의 눈을 갖게 하는 좋은 선물이 되는듯한 생각이 든다.  그게

요즘 동화책이 끌리는 이유이기도 한가보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동심을 잃어 갈수록 동화책이 내 삶속에 더 깊이 와 닿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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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화원 박스 세트 - 전2권
이정명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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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 그들의 삶을 제대로 들여다 본 적이 있었던가?

단지, 어릴적 교과서에서만 접하던 그들의 그림들을 눈으로 익히고, 그 그림의 제목을 외우기 급급하며, 그들 그림의

양식이나 문제에 나올듯한 것들만을 달달 외우는것이 전부였다.  감히, 그들의 삶속에 깊이 들어가 볼 생각이나 했었던가.

아니다.  그저 시험만 잘 보면 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김홍도의 호를 외우고, 그가 그린 산수화나 신윤복의 호를 외우고 그가 그린 여인들의 그림을 외우면 다 되는 것이었다.

그런의미에서 이책이 큰 화제를 일으키고, 여러곳에서 재밌다는 얘기들이 흘러나왔을때 그렇치 않아도 역사나, 역사에

관련된 소설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무릎을 쳤다.

 

시험문제에만 나오는 그들의 모습이 아니라, 비록 소설속이지만, 그속에서 내가 알지 못하던 그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쳐다본다는 것이 무엇보다 기뻤고, 기대감이 컸다.

 

김홍도와 신윤복의 만남...

천재는 천재를 알아본다고 했던가.  신윤복에게서 최고의 기질을 발견한 김홍도는 신윤복을 제자 이상으로 여긴다.

아니, 제자이면서도 경쟁자이고, 스승이라고 느꼈다.

그에게서 자신이 알지 못하던 것들을을 배우면서, 자신의 또다른 모습을 찾는 것이 스승과 제자라는 사이를 뛰어넘고

있었다.  거기에 어우려진 숨막히는 추리와의 완벽한 어우려짐..

역사와 추리의 퍼즐이 맛깔나게 어우러지며, 책을 읽어갈수록 손에 긴장감은 더해갔다.  김홍도의 시선으로 범인 쫓기에

몰두하면서 도대체 이책의 정체는 무엇인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그들의 그림은 그림대로 눈으로 보여지는 화려함으로 교과서에서 국한되어 보여지던 몇장 안되는 그림들에 만족못하는

독자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해 주었고, 얘기속의 추리는 추리대로 머리를 굴리는 재미와 흥미를 더했으며, 조선시대

그림과 관련돼 잘 알지 못했던 역사속 진실과 그들의 삶을 자세히 묘사한 부분은 또다른 역사를 쳐다보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게다가 김홍도와 신윤복의 스승과 제자의 대립각은 책의 재미를 배로 증가 시켰다.

 

역사에 대해 어떨때는 짜증스러울정도로 화가 나는 일들이 많아서 역사책이나 역사소설을 멀리해야지 하는 생각을

하지만, 이런 새로운 시각의 책을 대할때면 그 책속에서 새로운 우리의 모습을 찾은것 같아 가슴이 설레이게 된다.

그래서, 역사에 대해 손을 놓치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  솔직히 이정명이라는 작가에 대해 그다지 알지 못하고 이 책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지만, 책을 덮는 순간 나는 벌써 작가를 검색하고, 그가 쓴 다른 책을 읽어보고자 눈에 불을

켜 본다.  그리고, 김홍도와 신윤복에 관련된 또다른 얘기는 없는지 검색해 본다.

역사 속의 김홍도와 신윤복이 생생하게 살아 우리에게 다가온 느낌이다.  그리고, 그들의 멋진 그림들이 머릿속을 맴도는

기분이다.  아름답고 고운 우리만의 선을 가진 그림을 책이 아닌 실제로 보는 느낌은 과연 어떨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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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그레이트 로젠펠트
다니엘 월러스 글.그림, 문은실 옮김 / 동아시아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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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발견했을때... "내가 좋아하는 내가 꼭 읽어야 하는 책" 이라고 일단 정의를 내렸다.

바보스러우면서도 웃기게 생긴 주인공의 일러스트도 너무 좋았고, 웬지 내용도 우리말로 치자면

슬픔을 웃음으로 승화시킨듯한 "해학"이 공존할 꺼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책을 받고 표지를 보는 내내 그리고 살짝 살짝 뒤적인 책장 속에서 역시나 작가의 우스꽝스런

일러스트들을 발견할때마다 피식피식 웃음이 끊이지 않았으며, 그만큼 기대감이 무지컸다.

아니나 다를까.. 책을 손에 들자마자 책은 순식간에 읽혀져 버리고, 읽는 내내 웃음은 끊이지 않았다.

'얘네들 뭐하는 거야?' '이거 순전 바보들의 행진이쟎아.'  그러면서도 나는 그들이 좋았다.

그리고..책을 덮고..바로 아..이런 느낌을 리뷰로 남기자고 책상앞에 앉아서 순간 멍해졌다.

도대체... 어디서 부터 손을 대야하는 지 겁이 더럭 나기 시작한것이다.

읽을때는 정말 아무생각없이.. '이 책 완전 유머야 유머.' 이러면서 읽었고, 혼자서 킥킥 거렸는데

막상 정리를 하자고 보니 도대체가 그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너무 깊이 들어버린 까닭이다.

작가의 의도를 알듯 말듯..손에 잡힐듯 말듯한 이 기분.. 도대체 이기분을 어떻게 글로 풀어낸단 말인가.

결국 책을 읽고 난 후 계속 고민이 드는 것이 가볍게 읽고 넘어가기엔 작가의 비틀어치기와 풍자가 너무도

깊다는 생각이 들었다.

 

히피족같은 단발머리에 짐승의 가죽으로 팬티한장 달랑 걸친 로젠펠트 3세...

그는 태어날때부터 어리버리했고, 세상사의 지혜에 대해 아는 것도 없는 바보에 불가했다.

하지만, 로젠펠트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그는 위대해 질수 있었다.

왜냐고?  그에겐 로젠펠트를 온갖 미사여구로 포장해 줄수 있는 글 미화,과장하기 대회에 나가면 1등을 하고도

남을 서기가 붙어있으니까...

아주 우습지도 않게.. 돌부리에 걸려 벼랑에 떨어져 죽은 로젠펠트2세인 아버지의 사건으로 뒤를 잇게된 3세는

벼랑은 절대 위험한 곳이라고 다가가지 못하게 한다.  윌슨이라는 자기부족의 샐리를 독차지하기 위해 자신들을

쫓아오는 적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런것과는 아랑곳 없이.. 위험한 산등성이 움막을 짓고 33과 2/1의 부족민들은

서기가 꾸며놓은 온갖 미사여구로 길들여진 로젠펠트 말에 무조건 복종하며 살아간다.

산등성이라 밤마다 아이가 자다가 굴러간다고 여러차례 말해도 로젠펠트는 "그게 뭐? 어쩌라고?" 그런식이다.

그러다 결국 생각해 낸 방법이 각자의 나무에 한쪽은 자신의 몸을 묶고 한쪽은 나무에 묶어 자는 방법을 생각해

내는것이다.  나이거참... 이런 바보 스런 작자가 있나... 이런 작자가 부족장이라니...  읽는 내가 그들의 부족이 한심

스러워 한숨이 나올 지경이 었다.

하지만, 전혀 바보만 있는 부족은 아니었다.  큰사람 애킨스가 결국 반기를 든다.

처음부터 로젠펠트 3세의 바보스러움을 알았던 그는 지금의 우리 눈으로 보면 정확함만을 끄집어 내고 정확한 소리만

하는.. 사람이었다.  전사인 그는 그런 바보스러움을 견디지 못하고 로젠펠트3세에게 도전을 한다. 부족장을 걸고..

자.. 이제 과연 우리의 최..최..최고 바보 왕 바보..최강바보 로젠펠트는 어떻게 할것인가...

그러나, 싸움은 어이없게도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 최강바보 로젠펠트는 여유롭게 살아남는다..

 

이게 말이되는가...  이런 어이없는 발상이라니.. 이런 어이없는 결말이라니..

그러면서도 나는 화가 나는게 아니라 웃음이 나와서 참질 못했다.  단지, 로젠펠트의 승리는 천하제일의 미모를 자랑하는

샐리의 사랑때문이라고 정의하기엔 뭔가 부족함이 있다.  사랑이라는 한마디로 최강바보 로젠펠트가 오~위대하신

우리의 로젠펠트가 될수는 없는것이다.  그에겐 바보스럽지만 세상에 물들지 않은 단순함이 있다.  물론 그게 바로

바보라고 정의해도 할말은 없지만, 그 단순함이 그를 있게 하고 그를 위대하게 만든다.

세상을 언제나 더 깊이 들여다 보려 하다보면 더 힘들어지고 더 답답해지며 답을 찾을수 없어 헤매게 되는 일이 더

많다.  하지만, 로젠펠트처럼 그저 세상의 일에 큰 고민을 두지 않고, 답을 찾기보다 단순함으로 끌어가다보면

오히려 그것이 해답일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것이 이 책을 읽고 난 후 나의 대답이랄까..

사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나역시도 이 글의 속을 파헤치고 파헤치며 또한번 돌려 생각하는 복잡함의 연속이었으니

로젠펠트 입장에서 보면 더 바보일수도 있겠다.  가끔은 로젠펠트의 단순함으로 바보스럽게 세상을 바라보는것도

괜찮을듯 싶다.  바보라는 손가락질만 꿋꿋이 견딜수 있다면.....

어쩌거나.. 읽는 내내 웃음과 유쾌함이 가시지 않아, 한번 읽고 넘어가기엔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기분이 울적할때나

다시한번 내가 생각했던 그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으로 책의 내용을 떠올리고 싶다면 또한번 꺼내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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