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씨는 누가 먹었나?
닉 레비 지음, 이송희 옮김 / 학원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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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읽고 언뜻 초등학생 막내 동생에게 주고 싶었다. 물론 그 아이는 이 책이 좀 난해하겠지만 말이다. 먼저 너무나 예쁜 겉포장과 얇은 두께 그리고 중간 중간 삽입된 삽화들이 읽기 편하게 해 주었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 이미 <치즈...>를 읽었었다. 읽고 나서 나름대로 괜찮은 책이었다...라고 느꼈다. 그 책의 장점은 일반 다른 경영 도서보다는 훨씬 이해하기 쉽고 또 장황하게 늘어놓지 않았을 뿐더러 우화의 형식을 빌렸기 때문에 읽기 또한 쉬웠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 책은 미국이라는 오만하고 거만하고 자기중심적인 나라에서나 읽고 실천하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해바라기 씨는 누가 먹었나?>란 책을 읽고 더더욱 확신한 것이기도 하다.

이 책은 <치즈...>를 비판하기 위해 패러디 했지만 원작인 <치즈...>보다 훨씬 나은 책이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치즈를 찾아 헤매이는 것은 일하지 않고 이곳 저곳 기웃거리며 상점을 약탈하는 깡패와 다름없다. 자신들이 소를 길러 우유를 받아 치즈를 만들려고 하지 않고 이미 누군가 만들어 놓은 치즈를 찾아 약탈하려고 한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일본이나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이 이전에 식민지를 만들어 그곳에서 많은 것들을 약탈하던 그런 제국주의적인 발상이 아닌가.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어느 시대나 변화란 존재한다. 하지만 그 변화란 것이 올바르게 그리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누리고 정신적인 안정과 풍요를 가져올 수 있도록 설정되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시대의 변화는 그렇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시간 없이 변화에 얽매여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변화 역시 인간이 만드는 것이 아닌가. 인간이 만드는 변화를 인간이 통제할 수 없다면 이것은 주객이 전도 된 것은 아닌지...

요즘은 주체성이 흔들린다는 말이 사실이다. 누가 변화한다고 말하니까 앞뒤 가리지 않고 덩달아 너나 할것없이 따라간다. 나는 토끼처럼 살고 싶지 않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햄스터처럼 살아가고 싶다. 신뢰와 평화와 아름다운 자연이 있는 그런 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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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일생 혜원 월드베스트 40
기드 모파상 지음 / 혜원출판사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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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처음엔 화가 났다. 같은 여자의 입장에서 보아도 잔느는 너무나 나약하고 세상 물정 모르고 철저하게 남자와 자식에게 이용 당하다 버려진 여자였다. 게다가 내용이 끝나가면 갈수록 처음에 가졌던 잔느에 대한 동정심과 연민은 사그라져갔다. 그 시대의 프랑스에서 살던 대부분의 여성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니 화가 났다. 여자는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남자들의 지배와 속박 아래 있어야 한다는 건 너무나 억울했다. 따지고 보면 남자들은 모두 여자의 뱃속에서 나오지 않았던가. 여자가 없었더라면 남자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서로 대등하고 평등한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나라든 거의 대부분이 여자는 '물건' 취급을 받아왔다.

이 여자의 일생이라는 책은 여자가 물건처럼 거래 되다시피하던 그런 사회에서 사회의 부조리에 대항하지 못하고 끝내 버려진 잔느라는 여성을 아니, 그 시대의 대부분의 여성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잔느의 아들은 왜그리 지 아버지와 닮았는지.. 놈팽이 같은 사람이다. 잔느를 괴롭히는) 하지만 어느 시대든 선구자적 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반드시 있다. 자신의 의지로 자신에게 주어진 고난을 헤쳐가는 그런 사람으로 이 책에는 잔느의 하녀 로잘리가 나온다. 하지만 그녀 역시 한계가 있었다. 이 책은 읽고 난 뒤 답답함을 안겨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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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들의 책사 - 조선시대 편
신연우.신영란 지음 / 생각하는백성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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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 전 나폴레옹과 싱크탱크들이라는 책을 읽고 독자 서평을 쓴 적이 있다. 그 때도 이런 기분을 느꼈다. 제목과 다른, 의도와는 다른 단지 위인전인데 약간 참모들의 이야기가 섞였구나...라는 기분 말이다. 이 책은 그 책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확실히 읽고 난 뒤 괜히 샀다는 생각을 했다. 고려 시대편이랑 삼국 시대편 다 샀는데 말이다.
이 책은 의도는 상당히 좋았다. 하지만 내용이 의도에 따라 주지 못하여 어중간한 역사책이 되버리고 말았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주로 왕이 즉위하여 펼친 정책이나 내지는 그저 이 왕이 왕좌에 있을 때 있었던 일이나 그런 것들을 나열해 놓고 있다. 그러고 한참 설명한 뒤 나중에야 이 왕이 이렇게 업적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은 신하 누구누구 때문이었다. 이 신하와 왕의 콤비가 멋졌다. 뭐 이렇게 적어 놓고 있다. 그저 한 번 정도 읽고 '그렇구나' 라고 생각하면 되는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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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포르노그라피
김별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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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 된 동기는 단지 내가 여자여서도 아니고 성에 관심이 많아서도 아니었다. 다만 비뚤어진 성의식이 난무하는 우리 사회를 강타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들었기에 선택했었다. 사실 조금 그런 부분도 있었다. 그리고 안 그런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이 정도의 소설을 발표할 정도라면 우리 사회도 성의식이 많이 성숙하지 않았나 싶다. 그렇다고 이 소설이 성의식 신장에 큰 역할을 하고 이런 것은 아니다. 다만 이렇게 조금씩 이런 책들이 나오고 평가를 받고 이러면서 우리의 성의식이 성장하게 되는 것 아니겠는가.

이런 저런 많은 칭찬과 비판을 받았지만 사실 우리가 뭐라고 이야기할만한 그런 내용은 아니다. 김별아 씨는 자신이 어릴 적부터 느낀 성에 대한 것들을 적어 놓았고 또 경험들에 살을 붙여 전개한 다분히 개인적인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우리 사회 모든 여자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김별아 씨 개인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녀가 느낀 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녀의 사고방식에 우리가 칼을 댈 필요는 없다. 그녀는 그녀가 느낀 삶 그대로를 나열했으니... 이 책을 읽고 많이 느꼈다. 그래도 우리 사회의 성의식은 많이 성숙했구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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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몽 - 열린문고 31
김만중 지음 / 일신서적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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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몽은 조선조 숙종 때 김만중이 귀양을 갔을 때 어머니를 위해 하룻밤만에 썼다고 하는 언문 소설이다. 김만중은 이 소설을 한문으로 쓰지 않고 오로지 한글로만 써내려 갔는데 그야말로 우리말로 쓰여진 고전이라 할 수 있다.

천상에서 수도를 하던 성진은 스승의 심부름을 갔다가 여덟명의 아름다운 선녀들을 만나 희롱을 하다가 돌아와 번뇌와 망상에 흽싸인다. 이를 알게 된 그의 스승이신 육관대사가 그를 육도로 내쳐 그에게 온갖 부귀영화와 미색이 출중한 처첩들을 만나도록 한다. 인간세계에서 양소유로 태어난 그는 신동이라 불리우며 어린 나이에 장원급제를 하고 아름다운 처녀들을 만나 사랑을 하고 오랑캐들을 무찌르고 황제의 딸들을 아내로 맞이하고 정승의 반열에까지 오르게 된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지위와 여인들을 거느리고 풍족하게 살던 중 문득 부귀영화나 모든 것들이 허망하고 무상함을 깨달아 머리를 깎아 수도에 정진하려 할 때 육관대사가 나타나 이 모든 것이 한낱 꿈이었음을 깨우쳐 주고 성진은 인간세상과 부귀영화에 대한 번뇌와 망상을 털어버리고 수도에 정진해 마침내 도를 이루었다는 내용이다.

무척 단순한 듯 하지만 상당히 깊은 내용을 품고 있는 작품이다. 이 글을 읽고 나니 장자가 했던 말인 '꿈에 나비를 보니 내 꿈에 나비가 있는 것이냐, 나비의 꿈에 내가 있는 것이냐'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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