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세로 별세하신 양장 선생의 산문집.

1911년 태어나 1935년 7월 25세의 첸중수 선생과 결혼(당시에는 놀랍게도 연애결혼이셨던 모양) 후 장학금으로 영국 유학. 1937년 딸 아위안이 태어나고 100일이 되던 즈음 파리로 이주하여 공부를 이어가던 중 일본에 점령당하는 등 혼란스러운 조국과 가족 걱정에 1938년 8월 귀국.

1997년, 1998년 이어 잃게 되는 딸과 남편에 대한 애틋함과 사랑이 흘러넘치는 글이다. 읽으면서 몇 번이고 훌쩍ㅠㅠ

중국에선 매우 유명하신 분인가본데 죄송하게도 첨 들어본-_-;;;;;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짧은(3 페이지) 1부 <우리 두 늙은이>를 읽고 슬픈 마음을 다스리며 2부 <우리 셋 헤어지다>를 읽어가다 보면 약간 어리둥절해진다. 이건.. 카프카인가?-_-;;;; 그러다가 또 훌쩍훌쩍 ㅠㅠ;;;; 3부 <우리 셋 홀로 그리워하다>를 읽으며 그리움과 슬픔 속에서도 은근한 유머와 행복을 느끼게 된다. 얼마전 읽은 싼마오의 글도 떠오른다.

오로지 읽고 쓰는 일에서 즐거움을 찾았던 학자 부부와 그 딸이 문혁을 거치며 감당해야 했던 고초도 그저 담담히 묘사될 뿐이다.



우리는 아무리 고달프고 힘든 지경에 처하더라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해야할 일이었지만 우리의 즐거움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 P271

아위안은 내 인생의 걸작이었다. 중수에게는 ‘키워 볼 만한 인재‘였고, 시아버지의 심중에 있는 집안의 ‘독서종자‘였다. 고등학생 때는 등에 똥지게를 졌고, 대학생이 되어서는 공장에서 일을 했고, 대학 졸업 후에는 하방되어 사청운동을 했다. 갖은 고생 끝에 한 톨의 씨앗이 마침내 싹을 틔웠지만, 부모의 마음은 편할 수가 없었다. - P301

이 세상에 영원한 것도 없다. 우리는 평생 순탄치 않은 길을 힘겹게 걷는다. 그리고 그 인생이 다 저물어 갈 무렵에야 편안하게 쉴 곳에 다다른다. 하지만 그때가 되면 늙고 병든 몸이 우리를 인생의 가장자리 끝으로 밀어낸다. - P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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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나이를 정확히는 모르겠사오나 1988년에 처음으로 누드모델을 시작하셨다고 하니 헌재 최소 50세는 되셨지 않을까 싶은데 165cm에 45kg유지하고 계신다니@_@;;;

너무 마른 거 아닙니까-_-;;;(절규ㅠㅠ;;;)

누드모델이라 해서 사진이나 그림을 위해서만 서는 게 아니라 의학서적 또는 의학실습을 위한 그림, 모형으로도 몸을 제공하신다니 우리가 신세지고 있는 부분이 큽니다@_@;;;

처음엔 돈 때문에(월급 탄 날 강도를 당하셨다고@_@;;;) 시작하게 되었지만 지금은 직업에 대한 긍지가 매우 느껴지는.

저로서는, 사후 시신기증 하고 싶다 생각해왔는데 그렇다면 누드모델도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보니 급 부끄럼 엄습-_-;;

넘사벽@_@;;;;

역시 존경합니다ㅠㅠ;;;



비록 시작은 사소했을지라도, 지금 나는 우리나라 최고의 누드모델이라고 자부한다.
이 이야기를 언젠가 한번쯤은 꼭 해보고 싶었다. -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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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데지레의 아기>를 언급한 글을 읽고 주문한 책.

참, 요즘 종이신문 읽는 사람은 노인-_- 취급받는다던데-_-;;; 여전히 새벽에 배달오는 신문을 기다리고 꼼꼼히 읽는 1인입니다. 일전엔 메이저리그 올스타경기에 대한 기사내용이 틀린 부분이 있어서 메일로 친절히 -_-;;;; 고쳐주었는데 (인터넷판이라도 수정하라고) 전혀 바뀐 게 없네요. 출판사에 메일 보냈을 때처럼. 벽에 대고 얘기하는 건가 @_@;;; (내 사랑 마음산책은 예외)

하여간-_-

<데지레의 아기> 뿐 아니라@_@; 대충격의 단편집@_@;;; 이 글들이 120년도 더 전에 쓰여졌다니@_@;;; 읽고 나면 어리둥절@_@;; 그래서 이렇게 되었을까 아니면 저렇게? 작가가 하지 않은 이야기를 상상하게 된다. @_@;;;

미국 남부 뉴올리언스. 막연히 알고 있었던 인종과 문화에 대해 생각해본다. 백인 입장인 크레올(아메리카 식민지에서 태어난 프랑스 또는 스페인의 자손으로 보통 유럽계와 현지인의 혼혈. 대개 부유함), 아카디안(케이준으로 불리고 캐나다 동부에서 영국에 의해 쫓겨난 프랑스계로 대개 가난함)과 비백인 쪽의 뮬라토, 쿼드룬(뮬라토와 백인 사이의 혼혈. 1/4의 흑인), 그리고 흑인.

크레올과 뮬라토라 하면 외모는 비슷할 것 같은데-_-a (사실 나는 같은 뜻을 가진 단어로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무식 죄송ㅜㅜ) 계급의 차이는 상당했던 듯. 단편들 중 <아카디안 무도회에서>와 연작인 <폭풍우>에서 느낄 수 있다.

다시 읽어도 또 재미있구나. <페도라>는 좀 껄끄럽다. 이건 추행?-_-;;; (다음 이야기를 상상해 볼 수 밖에;;;)

<각성>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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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2-08-05 10: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엇, 그런 말이 있나요? 하긴 종이신문 잘 안 본다던데 종이신문 만드는 사람 기운 빠지죠. 예전엔 그거 기다리는 맛에 사는 사람도 있었는데. 언제고 종이신문 보는 사람 멋지다고 할 때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moonnight 2022-08-05 12:24   좋아요 1 | URL
stella.K님^^ 멋지다는 꿈도 안 꾸고요ㅎㅎ; 일전에 티비에서 누가 신문 배달받는 모습 나왔는뎨 완전 이상한 사람 취급을^^;;; 거기서 제 모습을 봤어요-_-;;; 하여간 저는 계속 받아보겠지만ㅎㅎ;;; 종이신문 좋아욧^^;;;

페크pek0501 2022-08-05 13: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 노인이네요. 아직도 종이 신문을 봅니다.^^

moonnight 2022-08-05 15:27   좋아요 1 | URL
어맛 페크님 반갑습니당^^ 페크님 덕분에 종이신문 애독자라도 노인 아님 인증을^^
 

이 마음에 들었나 봄-_-
이렇게 안 읽히는 책은 근래 드물었다 @_@;;;
원제는 praying with Jane Eyre. 뭔가 사이비신앙 입문서 같은 느낌=_=

제인 에어(뿐 아니라
해리 포터, 작은 아씨들, 위대한 개츠비 등 내가 좋아하는 책들-_-;)를 기도서로 이용하자고-_-

목사가 되기 위한 과정을 밟았지만 본인은 무신론자이며 우울증 환자임을 끊임없이 되새기는데 그러면서도 원목의 관심을 청하는 우울증환자에게서 매우 냉담하게 등을 돌리는 자신을 애써 합리화하면서 궤변을 늘어놓는다. 읽다가 내가 아플 지경-_-;;;

이런 사람 나도 알고 있다. 직장에서 한도 끝도 없이 말썽을 일으키는데 본인 잘못 아니라며 남 탓 하는 사람. 해고하면 한 가정 파탄 날까봐 데리고 있는데 이러다가 직장이 파탄나는 거 아닌가 두렵기도ㅠㅠ

나는 공격적인 여자, 골칫덩어리, 못된 여자라는 얘기를 듣곤 하는데, 공격하고 못되게 구는 것을 정말로 즐기는 것인지 자문할 때가 있다. 내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이유는 사람들을 공격하는 이유가 단순히 재미여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많은 생각을 거듭한 끝에 얻은 스스로 만족하는 결론은, 사실은 나도 공격 자체를 두려워하고 불편해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것은 반드시 필요하고 게다가 얼마간은 매력적인 행동이다 - P223

참 신기한 것은, 사람들이 나더러 화가났다거나 미쳤다거나 격분했다고 말할 때 정작 나는 그런 느낌이 없다는 점이다.  -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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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2-07-31 1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에 낚였다가 .. 문나잇님 리뷰 덕에 탈출합니다;;;

moonnight 2022-07-31 11:07   좋아요 0 | URL
유부만두님.. 얼른 멀리 가세요..전염될지도. 훠이훠이~~-_-;;;

라로 2022-07-31 13: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조현병일까요?😑

moonnight 2022-07-31 14:11   좋아요 0 | URL
라로님^^ 책 속에선 십대때부터 우울증이 심했다고 그러네요. @_@;;;

한수철 2022-07-31 16: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리를 넘나 잘하고, 현악기들을 잘 다루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나름 좋아하는데

죄다 손절당하는 남성 하나를 알고 있어요. 그 남성이 고백한 거죠. 사람들이 이래저래 결국에는 떠난다고. 그래서 상대적으로 제가 편안하게 느껴진다고요.

근데 저는 기실 그 남성에게 아무런 느낌이 없는 거예요. 대체로 아무 느낌이 없고...

이렇게 서로의 생각이 다르지만, 겉으로는 잘 지내고 있는 셈이지요. ;)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

까먹었네요. (죄송)


moonnight 2022-08-01 10:49   좋아요 0 | URL
음.. 남성분 입장이 안타깝네요ㅜㅜ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데 손절이라니ㅠㅠ 고백이란 참 무거운 것이로군요@_@;; 한수철님의 약간의 무심함?(ㅎㅎ제 느낌이에요;)이 그 분에게는 안심이 되는가봐요. 다행입니다;
 

의 이야기. 오디세우스가 아니라.

오뒷세이아(도서출판 숲 제 1판 13쇄)와 페넬로피아드에 묘사된 열두시녀의 죽음.


그들 사이에서 슬기로운 텔레마코스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나는 우리 어머니와 내 머리 위에 치욕을 쏟아 붓고 구혼자들과 잠자리를 같이한 그런 여인들에게 결코 깨끗한 죽음으로 목숨을 빼앗고 싶지 않다."
이렇게 말하고 그는 이물이 검은 배의 밧줄을 한쪽 끝은 주랑의 큰 기둥에 매고 다른 쪽 끝은 원형 건물의 꼭대기에 감아 팽팽히 잡아당겼다. 어떤 여인도 발이 땅에 닿지 않도록.
마치 날개가 긴 지빠귀들이나 비둘기들이 보금자리로 돌아가다가 덤불 속에 쳐놓은 그물에 걸려 가증스런 잠자리가 그들을 맞을 때와 같이, 꼭 그처럼 그 여인들도
모두 한 줄로 머리를 들고 있었고, 가장 비참하게 죽도록 그들 모두의 목에는 올가미가 씌워져 있었다.
그들이 발을 버둥대는 것도 잠시 뿐, 오래가지는 않았다. - P491492

텔레마코스에게 그 시녀들을 칼로 도륙하라고 말했다. 그러나 내 아들은 자기가 얼마나 똑똑한지를 과시하여 아버지에게 잘 보이려고ㅡ한창 그럴 나이였으니까ㅡ그들 모두를 닻줄 하나에 나란히 목매달았다.
그런 다음이 말을 하면서 에우리클레이아는 기쁨의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오디세우스와 텔레마코스는 못된 염소치기 멜란티오스의 귀와 코와 손과 발과 성기를 잘라 그 가엾은 사내가 내지르는 고통스러운 비명에도 아랑곳없이 모두 개들에게 던져주었다.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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