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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뭘 하고 싶은지 알고 싶어?내가 뭐가 되고 싶은지 말해 줄까? 만약 내가 그놈의 선택이라는 걸 할 수 있다면 말이야.."
"뭔데? 말 좀 곱게 하라니까"
"너 <호밀밭을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는다면>이라는 노래 알지? 내가 되고 싶은건..."
"그 노래는 <호밀밭을 걸어오는 누군가를 만난다면>이야 " 피비가 말했다. "그건 시야.로버트 번스가 쓴 거잖아"
"로버트 번스의 시라는 것쯤은 나도 알고 있어"
그렇지만 피비가 옳았다. <호밀밭을 걸어오는 누군가와 만난다면>이 맞다. 사실 난 그 시를 잘 모르고 있었다.
"내가 <잡는다면>으로 잘못 알고 있었나 봐" 나는 말을 이었다.
"그건 그렇다치고,  나는 늘 넓은 호밀밭에서 꼬마들이 재미있게  놀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어. 어린애들만 수천 명이 있을 뿐 주위에 어른이라고는 나밖에 없는 거야.
그리고 난 아득한 절벽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재빨리 붙잡아주는 거야.  애들이란 앞뒤 생각없이 마구 달리는 법이니까 말이야.  그럴 때 어딘가에서 내가 나타나서 꼬마가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거지. 온종일 그 일만 하는거야.  말하자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고나 할까.  바보 같은 얘기라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정말 내가 되고 싶은건 그거야.  바보 같겠지만 말이야."
한참동안 피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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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예쁜 때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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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4-09-05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귀엽네요. 안녕하세요?
서재관리 잘하고 계신가 확인차. ㅋㅋㅋ
저도 요즘 바빠서 방치의 연속이랍니다.
이젠 5살이 되었겠네요.
으 저는 6살 아들내미 정말 밉답니다....
저를 이길려고 하네요.....
 

인상깊게 본 영화..여럿있는데..

우선 타인의 취향.. [LE GOUT Des Autres] (the taste of others)..
어쩐지 섬세한 영화다 했더니 여류감독이다.. 아네스 자우이..

여태까지 본 프랑스 영화중 최고라 할 수 있다.
프랑스 영화는 지루한것도 지루한 것이지만 가끔 너무 잔혹하달까..
왠지 정서가 맞지 않는 영화가 대부분이었다..

연극배우이자 수지가 맞지않아 영어과외선생으로도 뛰는
우리의 여주인공 클라라 드 보..시기가 많이 지난 노처녀임에도 자신이 사랑할 남자가 나타나리라고 포기하지 않는 여자..
이런 클라라에게 순식간에 반하는 유부남..돈 밖에 모르는 무식한 남자 사장..(이름이 기억이 안 남..)
자신의 영어과외선생을 우연히 연극무대에서 보고는 다시금 보게 되는 사장은 클라라에게 순진한 마음으로 선물도 주고 자기의 마음을 표현하려고 한다..
문화의 문 자도 모르던 그가 클라라를 통해 자기도 몰랐던 문화에의 열정과 감성을 느끼게 된 것이다..
물론 클라라는 식사시간에 자신의 친구들에게 합석을 해서는 지저분한 얘기나 하는 그가 좋을리 없다..
입센도 음악도 미술도 모르는 무식한 괴짜인간같으니라구..
그러나 자신과는 전혀 취향이 같지 않다고 생각한 이 사람..
점점 자신의 감성에 다가오는 것을 보고 가슴으로 깨닫게 된다..
자신과는 상관없이 친구의 미술작품을 구매하기를 원하는 남자를 그녀는 오해한다. 자신의 환심을 친구들을 통해 돈으로 사려는 줄로만 알고..
이 외에 사장의 보다가드인 마니와 프랭크의 잔잔한 이야기가 곁가지로 나오고..클라라의 친구이자 호모인 예술가 앙트완..예술가인 친구무리..등을 보면서 참으로 그런 분위기가 부러웠다..
우리네는 그저 만나면 술만 퍼마셨지 저런 토론과 문화얘기를 꽃피울 줄 알고 또 그런 대화를 이끌어갈 줄 아는 사람이 몇이나 있던가..
정말 재밌게 또 감명깊게 봤던 영화였다.
예쁜 남자,여자배우가 하나도 없었음에도 나중엔 모두 잘생겨보였던 것..
특히 순진한 사장의 클라라를 향한 사람이 참 아름답다..
쓰다보니 다시 한번 보고 싶다..그것도 가까운 날에..

타인의 취향..우린 너무 쉽게 자신과 다른 부류라고 치부해 버리는 건 아닌지..
타인의 취향도 귀하게 여길때 나의 취향도 빛을 발할것 같다..(너무 교훈적인 뻔한 얘기를..-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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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재에 새로운 항목이 추가되었군,,반가운 일이다.

이 곳은 지인들은 모르는 공간일테니 냉소적인 이야기도 속내를 털어놓는 이야기도 가능할 것 같다..

혼자 피시식 웃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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