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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책 한 권 쓰고 싶은데 - 당신이 책을 쓰지 못한 진짜 이유
박하루 지음 / 더블유미디어(Wmedia) / 2019년 6월
평점 :
이 책은: 책쓰기 자기계발서
책을 쓰고는 싶으나 아직 망설이고만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왜 책을 아직 쓰지 못하고 있는지, 망설이는 원인은 무엇인지, 그 망설임을 버리고 책쓰기에 돌입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친절하게 알려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저자 박하루씨는 직장을 그만두고 크리에이터로, 작가로 살면서 글을 쓰고, 또 다른 사람들이 책을 쓰는 것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일단 처음 들어본 저자이기도 하고, 저자가 자신의 약력이나 스펙에 대해 구구절절 자랑하고 있지도 않아, 그리 많은 기대를 하지 않고 책을 펼쳤으나, 그 어떤 책쓰기 가이드 도서보다도 내가 개인적으로 궁금해하고 가려웠던 부분을 속시원하게 긁어주는 책이었다.
매우 작고 얇은 책이지만 저자가 말하고 싶은 바가 분명한, 군더더기 없는 책이다.
인상깊었던 부분
책을 여러권 집필해 본 사람으로서, 또 여러 사람을 돕는 사람으로서 책쓰기를 망설이게 하는 착각들을 없애주기 위함이라고 이 책의 집필 의도를 밝힌다. 즉, 책을 쓰고는 싶지만 정작 고민만 하고, 두려움때문에 시도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부담을 갖지 말라'고 격려해 준다.
"책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은 나를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사람이다. 하고 싶은 말도 많고,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도 많다.
책의 매력을 하나씩 발견하게 되면서 내 안에 들끓는 욕구를 감추려 애쓰기보다 지금부터, 자유롭게 표현하며 살아야지 하니 마음도 편하고 창작 과정을 더 즐기게 되었다."... "글을 쓰는 게 어색하고 어려웠던 시기에는 분량을 채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기보다, 다양한 분량의 책을 읽으며 작가마다 자신을 표현하는 법이 무한하다는 것을 깨닫고 새로운 영감을 얻는 데 시간을 보냈다." / 26쪽
=> 나를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 자체를 부인하다보면 책을 쓰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되었다. 책을 쓰는 것은 창작의 행위이며 창작이란 나를 표현하는 행위인데, 나를 표현하는 것보다 '어떻게 해야만 한다'라는 공식에 갇히다 보면 책을 쓰는 것이 더 부담으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저자는 어떤 글쓰기의 공식에 얽매이지 말고,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써내려가는 것을 권하고 있다.
"욕심은 자칫 내가 소화할 수 없는 것을 어떻게 해서든 담으려고 기를 쓸 우려로 이어진다.
유독 책을 쓸 때 외부에서 얻은 영감이나 머리로 이해하고 있는것. 즉 내 것이 아닌 것을 온전한 나의 것이라 착각하기 쉽다.
일상에서 하루하루 살아내지 않는 한, 말과 글로 온전히 내 생각을 풀어내는 데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 43쪽
"트렌디한 목차나 인용구를 찾거나 관련 서적을 탐하는 데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일단 궁둥이를 붙이고 앉아 그간의 경험을 글로 온전히 담아내는 시간에 몰입해 보는 것이다. 원고를 쓴 다음에 전문성이나 브랜딩 가치를 높여 줄 자료와 인용구를 담아도 절대 늦지 않다." / 44쪽
"외부자료에 의존하기보다 나만의 에피소드를 쓰는 데 집중한다면 한결 더 가벼운 마음으로 글을 쓰는 데 몰입할 수 있다. 방대한 책의 내용을 한 번에 쓰려 하기보다는 책의 한 장을 몰입해서 글을 마무리하고,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방식으로 원고를 써보라 한다." / 45쪽
=> 여기서 또 나의 착각을 깨닫는다. 그동안 내가 읽었던 책쓰기 책들에서는 책을 쓰기 전 방대한 자료를 공부하고 경쟁서적들을 참고하라고 했는데 오히려 저자는 너무 욕심을 부리고 완벽해지지 말라고 한다. 내 것으로 소화되지 않은 자료나 지식을 마치 내 것인양 포장해서 책을 쓰려고 한다면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고 한다. 여러 자료를 수집하고 참고하는 것보다는 내가 직접 경험한 그간의 에피소드들을 글에 써내려가라고 한다.
"우리는 누군가를 만족시켜 주기 위해 책을 쓸 필요가 없다. 늘 보여주고 칭찬 받는 삶에 익숙했던 사람은 타인을 신경 쓰지 않고 자신에게만 집중하여 책을 쓴다는 게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책은 나의 이야기를 담은 하나의 창작물인데 본인을 보지 않고 쓴 글이 무슨 책이겠는가. 그럴바엔 차라리 책을 쓰지 않는 편이 낫다." / 59쪽
=> 독자를 전혀 의식하지 않고 글을 쓸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독자를 의식해서 독자가 원하는 글을 쓰다보면 나의 본래의 의도나 하고 싶었던 이야기의 주제가 흐려지기 때문에 온전히 나의 이야기를 할 수 없을 것이다. 또 모든 독자들을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을 권한다.
"어쩌면 잘 쓴 글에 대한 기준이란 나보다 한 보 앞서 책을 쓴 사람이 제 입맛에 따라 정해 높은 글쓰기 기준 중 하나에 불과하지 않을까?
올바른 표현과 수려한 문장력으로 글을 쓴다고 한들 작가의 진솔한 이야기가 문법적인 사안에 묻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면, 결코 그 책은 작가와 독자 모두에게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없다." / 78쪽
=> 그동안 책쓰기 전문가들이 쓴 여러권의 책을 보며, 어떤 형식과 틀에 맞추지 못하면 좋은 글이라 볼 수 없다고 생각하여 글을 쓰는 것이 부담으로 다가왔었다. 저자는 그러한 부담이 오히려 좋은 글을 방해한다고, 오히려 글을 가장 잘 쓸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은 글에 대해 무지의 상태라고 말한다. 이는 아마도 '좋은 글쓰기 공식'이라는 틀에 얽매이다 보면 생각의 흐름이 막혀 내가 진짜 하고싶었던 이야기를 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 외에도 출간기획서를 쓰는 방법과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책을 쓰는 것이 도움이 되었는지 저자만의 이야기와 또 저자가 도왔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책쓰기에 대한 편견과 착각들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다. '잘 써야 한다', '독자에게 읽혀야만 하는 책을 써야 한다'는 생각에 책을 쓰는 것이 부담으로 다가오고 주제조차 선정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그저 끝까지 가본다는 생각으로 써내려가보는 것, 또 책쓰기라는 것은 인고의 시간을 감내해는 과정이라기 보다, '창작의 유희'로 접근할 때 더 좋은 글을 쓰게 될 가능성이 크다(108쪽)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된다.
되도록 여러 사람에게 읽혀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욕심을 부려 너무 많은 내용을 담기보다, 독자의 타깃을 좁힐수록 책에 담을 내용이 분명해지는 것이 더 낫다는 점도 배운다. 그럴 수록 작가의 입장에서 책을 쓰기가 편하고 더 좋은 내용의 책이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책에서도 밝힌대로 책쓰기를 고민해본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즉, 책을 이미 여러권 출판해본 사람도 아니고, 또 책 자체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도 아닌, 책을 쓰고는 싶으나 두려움이나 자신감 부족으로 인해 시도 조차 못하는 딱 나같은 사람들 말이다. 그런 사람들이 읽는다면 당장 뭐라도 써내려 갈 수 있을 정도로 용기가 생기는 '책쓰기에 대한 자기계발서'라 볼 수 있겠다.
나 역시 이 책을 읽고 신기하게도 바로 내가 써보고싶은 책의 주제가 두 세개 떠올랐고, 저자의 말대로 책쓰기가 그리 부담되는 것이 아니라면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용기가 생겼다. 글을 쓰다가 또 두려움과 망설임에 부딪히거나 막막해질 때 다시 한 번 꺼내볼 가치가 있는 좋은 책을 만난 것 같아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