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06년 7월 7일 금요일 저녁 9:38 , JD엔터의 안무실에서 앨범 녹음을 마친 후 몇 주 전 갓나온 신곡으로 다섯 명의 소녀가 비지땀을 흘리며 안무 연습 중이다. 안무의 합이 너무도 잘 맞다가 머리를 뒤로 묶은 소녀가 반박자 느리게 동작을 취하자 리더 수이가 잠시 동작을 멈추고 카세트 플레이어를 정지시키더니 돌아본다.


-이연아 이제 우리 데뷔가 얼마 남지 않았어. 너 평소에 잘하니까 평소처럼만 해. 조금 긴장도 하면서 말이야. 데뷔 무대에서 이러면 우리를 응원하는 팬들도 적게 될 꺼 너도 알잖니.


-잠깐 담이 왔나 봐 언니. 쏴리~


-이연 언니 왜 틀렸는지 나는 알지.


효윤이의 말에 선희가 함께 대답하려고 준비를 했다.


-쉴 틈이 없으니까~ 


-좀 쉬었다 하자. 언니 잘 쉬는 것도 연습이라고 대표님이 그랬잖아.


효윤이와 선희가 합창하듯 대답하자 소미도 대표님 말씀을 무기 삼아 쉬자고 나섰다.


-니들 다 참 태평이다. 데뷔 날짜가 조만간일 텐데 쉬자는 말이 나오니.


-언제인지도 모르는데 좀 쉬어가 언니, 쉴 땐 쉬는 거지.


나만 조급한가 하는 생각에 수이가 답답해하면서 하는 말에 이연이 대꾸했다. 


마침 그때 안무실 문이 열리고 어두운 파란색 수트 차림의 고정도 대표가 비서와 함께 들어섰다. 


-그래 실컷 쉬어. 내일부턴 니들이 니들 쥐어짜게 될 테니까.


-무슨 말씀이세요. 대표님. 지금까지 계속 안무 합 맞추다 이제서야 쉬자는 말 나온 거예요.


-정말이라니깐요.


고 대표의 말이 자신들을 핀잔주는 말인지 알고 수이가 발끈했다. 그러자 아이들이 모두 억울해 하며 말했다.


-니들이 게으르다는 게 아니라 오늘 데뷔 날짜가 정해졌다. 얘들아 이제 진짜 데뷔하는 거야.


수이와 이연, 소미는 놀라 눈이 커다래지고 효윤, 선희는 마주 보며 주먹을 쥐고 소리를 지를 듯 좋아했다. 



2


늦은 밤시간 편의점, 아직도 교대를 오지 않는 다음 타임 대학생 알바 형을 기다리며 유로는 시계를 올려다보았다. 시곗바늘은 11시17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 형은 시간을 지킬 때가 없네


그리 생각하면서도 유로는 한 편으로 이 시간이 다행스러웠다. 이젠 가출했던 동생 녀석도 아버지 기일 전에 찾아왔고 큰 보탬은 안되지만 알바비도 안정적이다. 이제 몇 개월 후면 고딩 신분에서 벗어나니 아무래도 동생 학비 문제도 어머니께도 많이 보탬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니 한층 힘이 나는 것 같았다. 


-찰랑


차임벨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편의점 문을 보니 낯익은 얼굴이 들어서다 자신을 발견하고는 뒤돌아서 나가려 한다. 유로는 따라나가면서 이름을 불렀다.


-유향아! 


-아씨. 여기서 알바하냐. 집 앞에도 편의점 있잖아. 뭐 이 먼 데까지 와서 해.


-너 알고 온 거 아니었어.


-형이 말을 한 적이 없는데 내가 어떻게 알고 와.


-시간이 늦었는데 너 또 왜 밤에 돌아다녀. 집에 엄마 혼자 계시잖아. 


-언제는 혼자 안 계셨냐? 형이 알바를 맨날 이렇게 했으면 엄마 맨날 혼자 계셨겠네.


사실 편의점에 사복을 입고 담배라도 사볼까 하고 들어서다가 딱 형하고 마주쳐서 뻘쭘해진 유향은 유로에게 다소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그때 때마침 알바 교대할 대학생 형이 들어섰다. 


-조금 늦었지 유로야. 미안해. 내일부턴 시간 꼭 지킬게.



3


유로와 유향은 집으로 향하는 언덕길을 오르고 있었다. 유향은 이 시간에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 없었지만 이제 겨우 고3인데도 세상 이런 꼰대가 따로 없는 형 유로한테 걸렸으니 별 수 없이 집으로 끌려가고 있었다.


-그 연습생 한다는 애랑은 아직 사귀지?


-음. 요즘 곧 데뷔할 거라고 많이 바빠! 


-그래도 연락은 하고 지낼 거 아니야?


-바쁜데 시간 뺏고 싶지 않아서 낮에 학교에서 보고 밤에는 잘 연락하지 않아.


-형. 그러다 여친 뺏긴다.


-뺏기긴 누구한테 뺏겨? 설마 너한테?


동생이 가볍게 하는 말이지만 유로도 그런 두려움이 제법 들고 있었기에 되려 농담으로 넘기려 했다. 하지만 유향인 그 말을 진지하게 받았다.


-걔, 데뷔하면 폼 나는 남돌이 많을 텐데 형 좀 각오든 대비든 해야 하는 거 아니야?


-각오는 무슨 각오고. 대비는 어떻게 하라는 거야?


유향이 그런 말을 하기 전부터 유로도 나름 생각을 많이 해봤지만 수이의 손을 놓지도 못하겠고 그렇다고 자신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형도 기깔나는 대학 가서 뽀대나게 대학생 되면 걔도 뭔가 형한테 지속적으로 끌리는 그런 게 있을지 또 알아?


-대학은 니가 가야지. 형은 돈 벌어야 돼. 


-형 같은 범생이가 대학을 가야지 내가 왜 대학을 가. 나 잘하는 거는 쌈 밖엔 없어.


-그럼 체대를 가면 되지.


-체대는 무슨. 대학은 공부 잘하는 형이 가. 나 같은 문제아를 체대 보내서 뭐 하게. 


-체대 가서 경호학과를 다니던가 하면 돼. 장래성 있는 학과잖아.


-그러니까 형은 대학 왜 안 가겠다는 건데. 


-돈 벌어야 한다니까.


-돈 독 올랐냐? 돈. 돈. 돈 소리는.


유향은 형이 가족 생계 때문에 걱정하는 게 안쓰럽고 한 편으로 부담스럽고 그랬다. 하지만 자신 역시 형과 다르지 않았다.


-그럼 엄마 언제까지 저렇게 혼자 힘드시게 두냐? 아버지 돌아가신지도 벌써 5년째야.


-그러니까 내가 먹여 살린다니까? 형은 그냥 공부해서 대학 가. 이제 수능이 몇 개월도 안 남았는데 알바가 뭐야? 그 시간에 공부를 하라구.


-너 무슨 생각하는지는 알아! 집 나가서 파이트 클럽에서 숙식 해결한 것도 알고.


-그렇지. 어쩐지 나가라더라. 형이라고 동생 앞길 막아도 돼.


-그런 게 어떻게 앞길이야. 거기는 길거리 쌈짱 뽑아서 칼받이로 쓰는대라는데 그런 데서 죽거나 범죄자가 되는 게 니가 가족을 부양하겠단 방법이야.


-그럼 할 줄 아는 게 쌈 밖에 없는 데 날 더러 어쩌라구. 나 이렇게 살더라도 잘난 형이 성공하면 되잖아. 형 의대 가고 싶어 했잖아. 형 의사 되면 얼마나 좋아. 돌아가신 아빠까지 좋아라하시겠다.


-형은 이미 공부 포기했어.


유로는 계획이 다 있었다. 언젠가까지는 말이다. 하지만 아버지 돌아가시고 가세는 기울고 혼자 힘들게 일하시는 어머니를 보며 마음속에서 계획들을 하나하나 지워가기 시작했다. 대신 동생 유향이가 나름의 성공을 하면 그걸로 마음의 위안을 삼을 작정이었다. 가끔은 답답하고 가끔은 우울해졌지만 엄마도 동생도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책임의 울타리 안에 한 사람을 더 꼽자면 그게 수이였다. 엄마를 위해서 동생을 위해서 유로는 뭐든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수이를 위해서도...



4


집 문 앞에 도착하자마자 '삐리릭' 휴대폰에서 문자메시지 수신음이 들렸다. 유로는 바지 뒷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플립을 열었다. 


: 오빠 우리 일요일 오전 10시에 거기서 만나.


유로는 짧은 그 문자가 몹시 불안하게 느껴졌다. 마치 끝을 이야기하려는 말처럼 말이다.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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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산 아래에서 물괴들이 무서운 기세로 쫓아오자 일행이 모두 어쩔 수 없다는 듯 동굴로 들어갈 때 지민이 동영의 팔을 잡아끌었다.


-서방님, 긴히 드릴 말씀이 있어요.


-이런 시급할 때 무슨 말을 한다는 거요.


지민이 자신을 서방님이라며 부르자 동영도 더 이상 예탁을 속이려 할 필요도 없어 지민에게 단둘이 있을 때처럼 예를 갖춰 답했다. 


-저 아이를 가진 것 같습니다.


-아..


순간 동영의 낯빛이 어지러운 빛을 띠었다. 


=지금 이 상황에 아기라니. 살지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아기라니. 가문의 존망도 알 수 없는데 축복받지 못할 상황에 찾아온 아기로구나.


이리 생각하면서도 동영은 억지로 웃음을 띠며 말했다.


-내게 첫아이를 선물해 줘서 고맙소.


지민은 '이게 아닌데' 하고 생각하면서도 동영을 따라 억지 미소를 지었다.


17 


동굴 안에 들어서자 지성은 삼지창을 들었고 염석도 도끼 보다 긴 무기인 삼지창을 따라 들었다. 철재는 화살통 두 개를 둘러메고 다른 화살통은 동굴 입구 한쪽에 모아뒀다.


지민도 삼지창을 들었지만 제법 무쭐했다. 동굴 한 쪽에 군사들의 시신이 흩어져 있는 곳에 검이 한 자루 놓여 있었다. 예탁이 집어들려 다가서려는데 동영이 그녀를 앞질러 가더니 검을 들었다.


예탁은 무기 하나 없이 멍한 채 서있다가 화살촉으로라도 찌를까 생각했지만 '그리 덤벼들다가는 물괴에게 당하기 더 쉽상이겠구나' 생각했다.


-마님, 이리 오세요. 제 뒤에 계세요. 위험합니다. 


-어, 그래.


예탁은 쓴웃음을 지으며 지성 곁으로 갔다.


철재는 활을 들어 거의 다 와가는 물괴들의 이마 정중앙을 맞추기 시작했다. 철재가 화살을 뽑을 때마다 물괴들이 하나 둘 고꾸라졌다.


하지만 워낙에 많은 수의 물괴들이라 어느새 동굴로 들이닥쳤다. 


-캬악


동굴 입구에서 괴성을 지르며 달려드는 물괴들의 목을 동영이 베고 염석과 지성, 지민이 각자 삼지창으로 찔렀으나 찔린 놈들이 하나하나 지금 뭐 하냐는 식으로 아무렇지 않게 팔을 뻗으며 덤벼 들려 했다. 


철재는 그 물괴들의 이마 정중앙을 맞춰 숨을 끊어 놓았다.


-에라이 씨!


염석이 안되겠는지 들고 있던 삼지창을 던져 버리고 도끼를 들어 다가오는 물괴들의 이마를 가격하자 물괴가 쓰러졌다. 


-크허허어엉 


한창 난타전이 일 때 동굴 안에서 포효하며 곰이 뛰쳐나왔다. 잠자던 곰이 자기 동굴이 소란스럽자 성난 채 깨어난 것이다. 모두 놀라서 동굴 벽에 바짝 붙자 동굴 입구로 들어오고 있는 물괴 무리를 향해 거대한 수콤이 달려들었다.


수콤이 달려들어 물어 던지고 앞발로 이놈 저놈 머리를 치자 물괴들이 우수수 나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야. 일당백일세 그려.


-이제는 어쩐 답니까? 


-물괴도 걱정이지만 저 수콤이 야성을 드러내고 있으니 그 또한 큰 걱정이 아니오.


철재는 다행스럽다는 투였지만 예탁과 동영이 걱정을 드러냈다. 


예탁이 그때 동굴 밖으로 멀어져 가며 물괴 무리들과 싸우는 수콤 뒤로 머리에 상처를 심하게 입은 물괴가 들어서는 것을 보았다. 염석이 그것에 머리를 도끼로 내려치려는 찰나 바닥에 놓인 활과 화살을 짚은 예탁이 화살을 쏴 물괴의 이마를 맞췄다. 물괴가 그 자리에서 뒤로 넘어갔다.


-어라. 타고난 신궁이라도 되는 거야. 언제 활쏘기 연습이라도 하셨어 아씨?


-몇 번, 아버님을 따라갔다가 쏴보기는 했습니다.


염석의 말에 예탁이 어깨를 펴며 대답했다.


물괴가 사라지자 다들 한숨을 놓았다. 


동영이 검을 든 손을 내리고는 지민에게로 다가갔다. 


-이제는 괜찮소. 다 지나갔소.


지민은 넋이 나간 듯 들고 있던 삼지창을 떨어뜨리고는 피 묻은 저고리 소매를 걷었다. 팔뚝에 물괴가 할퀸 것인지 생채기가 나 피가 흐르고 있었다.


-괜찮을 거요. 물괴한테는 물려야 옮는 거잖아?


동영은 괜찮다고 말하면서도 두려운 얼굴로 검을 힘줘 잡았다. 


지민이 몇 번 경련을 하고는 동영에게 달려들자 동영은 놀라 그녀의 배를 찔렀다. 동영의 어깨를 물어뜯은 지민이 고개를 돌리자 예탁이 그녀의 이마에 화살을 명중시켰다. 


넋 나가 바로 옆 바닥에 쓰러진 지민의 시신을 바라보는 동영의 곁으로 예탁이 다가왔다. 예탁은 지민의 배에서 검을 뽑아들었다.


-부인.. 부인.. 내가.. 캬악


예탁을 부르다가 경련을 하며 괴성을 지르는 동영이었던 물괴의 목을 예탁이 잘라버렸다.


-서방님 잘 가셔요.



18


예탁과 지성, 철재와 염석은 동굴에서 나와 산을 오르고 있었다. 이제 곧 정상이었다.


남자들은 뒤에서 다시 물괴 무리가 쫓아올까 경계하며 천천히 오르고 예탁이 앞장섰다. 


정상에 올라섰다. 예탁은 동영의 피가 묻은 치마와 저고리를 벗었다. 


-아이고 마님, 이게 무슨 짓이랍니까? 예법이 지엄한데 양갓집 아씨가 너른바지만 입고 치마저고리를 벗어버리시다니요.


-예법이 오늘 날 살린 게 아니잖아! 벗어야... 벗어나야 사는 거야. 그래야 살 수 있어. 


그리 말하며 예탁은 가슴 아래 호피를 가로로 묶어 짧은 치마처럼 걸쳤다.


정상에 오르며 예탁은 자신을 뒤따르는 지성의 손을 잡아당겨 주었다. 


염석이 말했다. 


-이제 이 고비만 넘으면 문제인 모든 것들이 더불어 사라질 거야! 새날이 시작되는 거야. 새로운 세상이 말이야!


여명이 밝아오고 있었다. 


예탁은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칼을 높이 치켜들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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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투실한 소녀가 말고기를 낚아채 자신의 입에 넣으려는 아낙의 손을 잡고 저고리 소매를 걷어올린 그녀의 팔뚝을 물었다. 


그러자 바닥에 말고기를 떨어뜨린 아낙은 성난 듯 찡그린 얼굴로 인상을 썼다.


-너 이년 어디서... 윽윽.. 캬악


말을 채 끝마치기도 전에 아낙은 몸을 뒤틀며 경련을 하더니 갑자기 물괴로 변하며 소녀에게 달려들었다.


목을 물어뜯긴 소녀의 숨이 끊어지자 사람들이 놀라 허둥지둥 도망치는 중에도 물괴는 중년의 농부에게 달려들었다. 


농부의 살점을 물어뜯은 물괴는 바로 다른 피난민에게 달려들었다.


그 중년의 농부도 금새 물괴가 되어 소리치며 도망가는 다른 이들에게 덤벼들었다. 


이런 식으로 짧은 찰나 간에 물괴는 몇 배수로 거듭거듭 늘어나고 있었다. 


사람들은 달빛에 의지해 너나 할 것 없이 소리치며 달아나기 바빴다.



14


철재와 염석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산을 오르고 있다.


그 뒤를 지민의 손을 꽉 잡은 동영이 지민을 끌다시피 들다시피 당겨대며 산을 오른다.


그들 뒤로 입술을 꾹 다문 예탁이 원망 어린 눈빛으로 그들을 보며 힘겹게 뒤따른다. 그 곁에서 그런 그녀를 애처로운 듯이 바라보는 지성이 산을 오르고 있다.


걸음이 느린 예탁을 보다가 지성이 결심한 듯 호피를 뒤집어쓴 예탁을 들쳐 맸다.


-네 이놈 이게 무슨 짓이란 말이냐?


-마님, 우선 이곳을 벗어나고 죄를 물으시지요.


예탁을 들쳐 맨 지성은 달리듯 산을 탔다. 그들을 앞서가던 지민과 동영을 지나쳐 갔다.


맨 앞에 가던 철재가 뒤를 한번 돌아보더니 어깨에 찼던 활을 바로 잡고 옆구리의 화살통에서 화살을 꺼내더니 산 아래를 향해 쐈다.


화살이 지성이 들쳐 맨 예탁의 엉덩이를 스쳐 지민과 동영 사이를 스쳐갔다. 그리고는 그들 뒤 몇 십보 밖에 되지 않는 거리에서 발 빠르게 뒤쫓아오던 물괴 무리 중 하나의 이마 정중앙을 꿰뚫었다.


-캬악


화살을 맞은 물괴 하나가 괴성을 지르며 고꾸라졌다. 하지만 다른 물괴들은 무슨 일이라도 있었냐는 듯 뛰쫓아왔다.


지성이 물괴가 고꾸라지는 것을 보고 놀라 외쳤다.


-저것도 죽긴 죽는가 봅니다.


-아무 데나 쏜다고 죽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 인당혈 위를 맞춰야 죽더라고. 이 녀석 같은 명궁이 아니면 아무도 못 맞출 거야?


염석이 철재를 추켜세우며 걸음을 재촉했다. 


-그럼 저것들을 다 죽이면 되지 않나요?


지민이 다급히 말했다. 


-화살도 부족한데다 나 혼자서 저것들을 무슨 수로 다 쏴 죽이나?


철재가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그때 동영의 눈에 달빛 아래 희미하게 산 중턱쯤 동굴이 보였다. 

 



15


일행은 동굴 입구에 다다랐다. 지성이 예탁을 내려놓자 예탁은 지성의 뺨을 때릴 듯 손을 올리다 그의 눈에 자신을 걱정하는 빛이 역력하자 주먹을 쥐고는 손을 내려 놓았다.


그리고는 동영을 돌아보았고 동영이 손을 꼭 잡은 지민을 쳐다보고는 둘이 맞잡은 손을 바라봤다.


동영이 난감한 표정으로 지민의 손을 슬그머니 놓았다. 


-부인, 경황이 없어 부인 손을 잡고 달린다는 것이 그만 이리 되었소.


-유구무언이란 말도 있지요. 그것을 말씀이라고 하시는 겁니까? 


예탁은 콧방귀도 아깝다고 여기며 받아쳤다. 그런 그녀를 보고 지민이 나섰다.


-사실대로 말할게. 나 원래 동영 도령과 알던 사이야.


-동영 도령... 알던 사이... 네 이년 너 말하는 본새가 그것이 무엇이냐? 상전이 우스운 게냐?


-나도 원래 너처럼 양반이었어. 아버님께서 역모의 누명을 쓰고 돌아가시는 바람에 도망을 치다 너의 집에 의탁하게 된 거야.


-정아 네가 역도의 딸이라면 그럼 도망 노비였다는 게야?


예탁은 지민을 놀라 동그랗게 뜬 눈으로 쳐다봤다.


-정아는 내 이름이 아니야. 난 유가 지민이야. 그리고 노비가 아니야. 아니 노비이면서 양반이고 양반이면서 노비인 것이 지금의 내 신세겠지.


예탁은 지민의 말이 부당한 말이라고 생각했다. 누명이었다고 한들 노비가 되었다면 노비인 것이지, 노비이면서 양반이고 양반이면서 노비라니 그 무슨 말장난이란 말인가?


-내 너를 6살 시절부터 곁에 두었는데 서방님과 네가 어찌 그전부터 알던 사이라는 말이냐?


-오라버니와 동문수학하시던 오라버니의 벗이셨어. 그래서 어릴 때 몇번 집에 오신 적이 있어.


-부인 그렇다 한들 부인과 나는 가문 간의 혼사를 치르며 조상님들과 천지신명 앞에서 혼례를 올린 진짜 부부요. 무엇이 달라진단 말이오?


예탁은 오만정이 떨어진 표정으로 동영을 보며 물었다.


-그렇다면 저 유지민이란 내 안다고 생각했으나 모르겠는 저 아이는 어쩌실 작정입니까?


-부인 아직 신행도 끝마치지 못하고 이런 말을 해서 미안하지만 사내가 첩실을 두는 것이 예에 어긋나는 일도 아니지 않겠소.


-허..


예탁은 한숨이 나왔다. 하지만 틀린 말이 하나도 없었다. 그렇다고 도망 노비를 첩실로 둘 걱정을 혼인 이후 단 하루가 지나가는 이때 해야 하는가?


-잔말은 그만둬. 진짜 큰일이야. 큰일.


철재와 함께 동굴 내부를 돌아보고 나온 염석은 걱정스러운 말투였다.


일동 염석을 주목하자. 염석이 입을 뗐다.


-진퇴양난이야. 물괴를 잠시라도 피하자면 이 동굴이 가장 안전할 것 같았는데...


-같았는데 뭐란 말씀이오.


뜸을 들이는 염석에게 지성이 대답을 보챘다.


-X벌, 곰이 있네. 그것도 사람 맛을 본 곰이야.


-그래도 무기 몇은 얻었네 그려. 군사 복식을 한 해골이 몇 구 있는데 곰을 잡으러 왔다가 다 떼죽음을 당한 모양이요. 활과 화살이 몇 되고. 삼지창이 셋, 검이 하나 그렇네. 그런데 곰을 깨울까 봐 들고 나오지는 못했소.


곰 소식을 전하는 염석의 말에 추임새를 넣듯 철재가 거들었다. 하지만 난감한 소식과 희소식이라면 희소식이 혼재했으나 희소식이 전혀 희소식 같지는 않았다.


그들은 곰의 소굴을 한번 쳐다봤다가 다시 고개를 산 아래로 향했다.


미친 듯이 달려 올라오는 물괴의 무리가 보였다.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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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사람 살려. 윽윽. 카악.


물괴 천지인 전답, 들녘, 거리 곳곳에서 사람들의 비명은 금새 물괴의 괴성으로 바뀌고 있다.

 

도성 안이 온통 물괴의 천지가 되었다. 


궁이라고 안전할리는 없었다. 오히려 폐쇄된 그 공간을 침범하는 단 하나가 있다면 그로 인해 궁 안 전체에 물괴가 창궐할 터였다. 



왕좌를 차지한지 오래지 않은 이유는 왕이 어찌 궁을 버리겠으며 도성을 떠나겠느냐며 버텼다.


이제 궁인들과 공신들 중 몇몇만이 그의 곁에 남아있지 모두가 떠나버린 상황이다. 


소용 박 씨,, 근빈 박 씨,, 숙원 신씨가 모여있는 정희왕후의 처소에서 이유는 참담한 심정으로 말했다. 


-이제는 벗어날 수도 없소. 


-신첩 최후까지 전하의 곁에 남겠습니다.


-소첩도 전하와 마지막을 함께 하겠나이다.


정희왕후의 비장한 말을 소용과 근빈도 입을 맞춘 듯 따라 했다. 


그때 숙원은 낯빛이 해쓱한 채로 아무 말 못하고 앉아있었다. 


-숙원 어디가 편치 않은 게요? 어찌 그리 죽을 상을 하고 앉아 꿀 먹은 벙어리 행세를 하고 있는 거요?


-전하 그것이 아니오라.. 그것이 아니오라.. 윽.. 캬아악.


숙원이 느닷없이 돌변하며 물괴의 낯으로 변하더니 바로 곁의 근빈의 목을 물어뜯고는 소용의 얼굴을 씹어 뜯어냈다. 


처소에서 괴성이 들리자 호위무사 이계가 뛰어들어 숙원의 복식을 한 물괴의 등을 베었으나 물괴는 돌아서 이계에게 달려들었다. 


이계는 한걸음 물러서며 아직 공중에서 뛰어오른 채인 물괴의 목을 잘랐다. 


피가 낭자하게 퍼지며 그의 의복과 처소 바닥에 스미었다.


-소용 근빈 괜찮은 것이오. 


공격을 받고 바닥에 쓰러져 있던 소용과 근빈은 몇 번 경련을 하듯 몸을 뒤틀더니 일어나, 하나는 놀라 일어선 정희왕후를, 하나는 이유에게 달려들었다.


이계가 재빠르게 이유에게 달려드는 소용의 목을 쳤으나 근빈을 막지 못해 정희 왕후는 왼쪽 눈을 뜯기고 말았다.


-아아악~


이계가 정희왕후의 눈을 파먹은 근빈의 목을 쳤다. 


-중전. 중전. 이를 어이 한 단 말이요.


-전하 신첩을 죽여주시옵소서. 더 늦기 전에 저의 목을 어서 빨리 쳐주시라는 말입니다. 


얼굴 전체가 피투성이가 된 중전은 피가 쏟아지는 휑한 한 쪽 눈을 왼손으로 가리고 처참한 지경이 되어 이유에게 애원했다.


망설이던 이유는 중전이 경련을 하려 하자 이계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10


궁인 몇과 호위무사 이계만을 데리고 이유는 근정전으로 향했다. 하루 아침에 왕후와 비빈을 모두 잃은 이유의 표정은 무겁기 그지 없었다.


그는 궁인들과 이계를 남겨두고 홀로 근정전 안으로 들어섰다. 근정전 내부에는 피 냄새가 진동하며 시신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널브러져 있다.


그가 용상을 올려다보자 피를 뿜는듯한 혈색의 보랏빛 입술의 피 범벅을 한 재상 복장의 물괴가 그를 내려다보며 거친 숨을 내쉬고 있다.


이유는 참담한 심정으로 토해내듯 이 말을 내뱉었다.


-어찌 거기 있느냐? 그것은 나의 자리다. 내가 어찌 그 자리에 오른 것인지 네 정녕 모른다는 말이냐? 썩 내려오거라.


물괴가 그의 말을 알아듣는 건지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그에게 달려들려 몸을 날렸다.



11


예탁은 가마 위에 덮어두었던 호피를 뒤집어쓴 채 동영 곁에서 다시 집으로 향해 걷고 있었다. 며칠을 어렵게 온 길을 되짚어가고 있는 것이다.


지민은 예탁의 뒤에서 따라가고 있었지만 동영이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으며 묵묵히 걷자 조금 빈정이 상했다.


지성이 그런 그녀를 흘깃 보더니 동영에게 말했다.


-마님, 이제 처가에 피신하는 길 밖에 없는 것이겠죠. 


동영은 대답 없이 하늘을 한번 쳐다봤다. 


-이제 달이 떴구나.


-서방님. 가문의 안위는 걱정되나 후일을 도모하시고 지금 이 순간을 이겨 내셔야 합니다. 그리고 오늘은 어디 묵을 자리부터 보아야지요. 


본가가 어찌 되었는지도 모르는 동영의 처지가 예탁은 한없이 안타까웠다. 그렇지만 달을 보며 한숨을 쉬며 한마디를 하는 동영에게 예탁은 현실을 직시하라는 듯 말했다.


-마님, 힘을 내셔요. 사람들이 저리 많으니 노숙을 하더라도 오늘은 안전할 거여요.


지민은 동영에게 힘을 주고 싶었다. 그리고 피난민 같은 무리더라도 그들을 뒤따르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니 안심이 되지 않는가?


동영이 지민을 돌아보며 약간은 책망하는 눈빛으로 이리 말했다.


-사람이 많으면 산짐승들이 덤벼들 우려가 더 크지 않겠느냐? 호랑이라도 덤벼든다면 어찌 안전할 수 있겠어.


-안심하시오. 호랑이도 사람이 이리 무리 지어가면 피해 간다오. 


철재가 차분한 말로 동영을 안심시키려 했다. 염석은 지쳐서 그만 쉬고 싶은 생각이 들어 말했다. 


-어디 적당한 자리 찾아서 오늘은 예서 묵자. 계속 걷는다고 마을이 나올 것도 아니라잖아.



12


조금 전 저녁 아낙에게 손목이 끌려왔던 투실한 소녀가 아껴두었던 말고기 한 점을 뜯어 먹으려 했다. 그 아낙이 나서며 말고기를 낚아챘다.


-아까 얼마나 받았길래 이것이 남아있는 거여. 어린 계집이라고 더 챙겨준거여 뭐여.


-아니랑께요. 지가 아껴둔 것이랑께유. 


아낙이 못 들은 체하고 제 입에 집어넣으려 하자 소녀가 아낙의 손을 잡고서 팔뚝을 물었다.


그때 예탁은 먼 발치에서 그들을 향해 문득 고개를 돌리다 그 모습을 보았다. 그들을 바라보던 예탁의 눈빛이 점점 떨려왔다.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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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그래서 지금 한양은 고사하고 왕도를 둘러싼 지역 전체에서 사람들이 물괴로 변해 멀쩡한 사람 하나 없는 지경이오. 사람들 말로는 궁도 범해져서 임금도 물괴가 되었다 하더이다.


-네. 이놈, 그 요망한 입 다물지 못할까? 어디 전하의 안위를 가지고 망발이란 말이냐?


-망발은 무엇이 망발이란 말이요. 그것이 작금의 현실이오.


한성부 소식을 전하던 사냥꾼에게 동영이 놀라고 대노해 큰 소리를 쳤다. 하지만 그의 말마따나 무엇이 망발이란 말인가? 그들 주위에 바위와 평지마다 피난민을 방불케 하는 지친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삼삼오오 모여앉아 쉬고 있고, 어떤 사람들은 무리를 지어 지친 기색이 역력한데도 그런 그들을 거쳐 동영이 예까지 왔던 길을 서둘러 짚어가고 있지 않는가? 


-임금이 그리된다 해도 뭐 그리 망측한 일이겠소. 충신인 김종서 대감을 비롯해 숱한 사람을 죽이고 자신의 조카에게서 왕좌를 찬탈한 대악인이 아니오. 이제는 그 조카의 목숨마저 노리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지 않소. 


-옳고 그름은 역사를 누가 쓰느냐에 달린 것이다. 결국에는 현군으로 기록될지 뉘 알겠느냐?


-옳고 그름을 그리 알 수 없는 시대라 이런 일이 나는 게 아니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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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탁은 사람들이 여기 저기서 옹기종기 앉아있는 틈바구니를 다니다 치마와 저고리가 피투성이인 자기 또래의 한 소녀보았다.


-괜찮으시오? 


-예, 아씨. 저는 괜찮습니다. 흑흑.. 괜찮아요.


예탁이 자기 또래의 천민 소녀에게 안스러워 묻자 소녀는 아마도 가족을 흉사에 잃은 것인지 괜찮다는 말을 하며 서러움에 북받쳐 울고 말았다.


-쟈도 그렇네. 


예탁 뒤 건너 자리에 있던 무리 중 아낙네 한 명이 예탁과 말을 주고받던 소녀에게 다가와 그녀의 다친 손을 잡아 유심히 보더니 말을 이었다.


-야도 물리고 멀쩡하네. 다른 사람들은 다 물리면 물괴로 변하던데 너는 어떻게 괜찮은 거여. 


-저도 모르겠어요. 


아낙은 뭐 시비 붙을 꺼리라도 발견한 것처럼 자기 자리에서 그 소녀와 비슷한 또래의 소녀 손을 끌고 왔다. 아낙이 핏자국이 낭자한 그녀 저고리의 고름을 풀어 당기자 어깨의 깊은 상처가 보였다.


-니랑 쟈랑 뭣이 어떻길래 괜찮은 거여?


-내가 그걸 어떻게 안대유? 아프니께 그냥 놔 주시랑께유. 


예탁도 두 소녀를 유심히 보았지만 깡마른 천민 소녀와 아낙이 데려온 투실하게 살찐 소녀에게서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내 딸도 저 처자들과 같은 또랜데 물괴가 되고 말더만 이 처자들은 어떻게 괜찮은 거야?


아낙이 소녀들을 모아 놓고 시끄럽자 소녀들 뒤에서 농부로 보이는 나이 지긋한 남자가 놀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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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은 놀라 가마 옆에서 귀를 쫑긋거리며 다른 이들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 곁에서 지성은 가마꾼들과 함께 이게 무슨 일이냐며 떠들어대고 있었다. 그때 그들 곁으로 사냥꾼 무리가 걸어왔다. 


-철재야, 저거라도 먹자.


도끼를 든 남자가 잠시 전 동영과 이야기를 주고받던 그 사냥꾼에게 나무에 메어진 동영의 흑마를 턱짓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그래, 염석아. 한 명 정도라면 타고 빠져나가는 게 더 낫겠지만 저 사람들 예까지 도망 오며 먹지도 못했을 테니 먹는 게 맞겠다 싶다.


-맞긴 뭐가 맞다는 말이요. 이런 명마를 잡아먹는다는 게 말이나 되오?


도련님이 애지중지하는 명마를 잡아먹겠다며 들이닥치는 무지몽매한 자들을 가로막으며 지성이 나섰다. 


-명마? 명마가 사람을 살리면 그때는 더 유명한 말이 되는 거 아니냐? 


-내버려 두거라.


도끼를 든 염석의 말에 동영이 지민 곁으로 다가오며 지성을 말렸다.


-마님, 신행길에서 타고 가던 말을 잡아먹는다니요. 그런 말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면 어쩐단 말이냐? 신행길에서 더는 갈 곳이 사라졌지 않느냐?


지민이 하는 말은 당연한 말이었으나 동영은 본가의 모두가 어찌 되었을지 걱정되면서도 한 편으로는 살고 나서 후일을 도모하자는 생각이 앞섰다.

예탁은 가마가 있는 곳으로 돌아오며 동영을 먼 발치에서 보고 시댁 문턱도 밟아보지 못하고 이런 일을 겪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 함께 본가를 걱정할 동영의 마음을 헤아리기 쉽지 않겠구나 싶어 안쓰러움이 밀려왔다. 


-무슨 물괴인지는 모르겠으나 모든 사람이 다 당하는 건 아닌가 봅니다.


그들 곁에 와 예탁이 다행스러울 수도 있는 소식을 전했다.


-그게 무슨 말이요, 부인. 


-저들 중에 물괴에게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있는데 상처만 있을 뿐 멀쩡하지 뭡니까?


-이들 말로는 물괴에 당하면 끝이라던데 그게 아니었소.


동영은 희소식에 다행스러움을 느끼면서도 어찌 된 일일까 하는 의아함이 일었다. 


-그거 너무 기대 마시오. 내가 이미 살아난 이들을 보았는데 오직 젊은 처자들 중에서 일부만 그러하오.


-젊은 처자는 괜찮단 말씀이셔요?


철재가 희소식을 부정하는 말을 했지만 지민은 너무나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거 내 생각에는 아마도 처녀만 괜찮은 것 같아. 그러니 첫날밤은 보내고 신행을 나섰을 이 신부는 걱정을 해야 할테고 아마도 처자는 괜찮겠지.


염석의 그 말에 지민은 가만히 입술을 깨물었다.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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