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로 읽는다 세계 5대 종교 역사도감 지도로 읽는다
라이프사이언스 지음, 노경아 옮김 / 이다미디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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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제법 깊고 무거운 이 책은 세계 종교들에 대한 상식을 확장하고 싶어 읽게 된 책이다. 저작 전체와 총 5, 각 장 별 주제와 핵심은 출판사 리뷰에서 정리해주고 있다. 상식의 확장을 두고 읽고팠던 책이지만 대부분 내용이 해당 분야에 관한 관심이 있는 이에게는 상식인 내용이다. 그래서 이 책만으로 얻은 (나에게) 인상적인 상식은 단편적이지만 종교별로 정리해 보려 한다.

 

이슬람 

우선 이슬람에 대해서는 기본 상식도 부족한 편이라 이슬람이 육신오행, 즉 여섯 가지 신앙과 다섯 가지 실천을 지향한다는 내용도 새로웠다. 육신은 첫째 알라, 둘째 말라카이(천사들), 셋째 키타브(경전), 넷째 나비(무함마드를 비롯한 25명 예언자들), 다섯째 아히라(최후의 심판 후 천국과 지옥에서의 내세), 여섯째 까디르(신이 정해놓은 운명)을 말한다. 오행은 하나 신앙고백, 둘 예배, 셋 기부, 넷 금식, 다섯 순례를 말한다. 무엇보다 신앙의 대상에서 경전을 세 번째 순위로 두며 중시한다는 데서 특이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저자도 기록하고 있지만 미국 목사가 코란을 태워 이슬람계에서 미국 성조기를 태우는 등 반발이 극심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예언자에 대한 신앙을 하는 줄은 알았지만 명확히 순위로 네 번째인 것은 처음 알았다. 유럽에서 이슬람의 교조 무함마드를 희화한 만평을 기재했다가 테러 위협에 놓였던 언론사 기억도 났다. 그리고 본서에서 한 꼭지를 할애할 정도로 [악마의 시]라는 살만 루슈디에 저작의 여파가 큰 이유도 알 것 같았다.

 

그리고 무함마드가 상인 출신이며 코란 전체랄까 여러 대목에서 상술적인 처세훈이 가득하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계약의 중요성, 신의와 약속의 소중함, 성실성뿐만이 아니라 상인다운 교활함까지 장려하기도 하는 게 코란이라고 한다. 유대인은 기독교 발흥 이후 중세에 이르기까지 기독교인인 유럽인들이 이자 받기를 종교적인 이유로 꺼려하는 것이 원인이 되어, 이자 받는 금융업에 대거 종사하게 되어 금융업자가 많고, 다른 직업보다 상업이 유대교 윤리에 어긋나지 않아 상인들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이슬람에서는 교조가 상인이라 상업이 흥했다니 한 분야가 부흥되는 것도 다채로운 이유가 있는 듯했다.

 

무엇보다 [이슬람 교리가 성차별을 가르친다?]라는 꼭지에서는 의아스럽게도 터키의 여성 총리, 파키스탄의 여성 총리, 방글라데시의 여성 총리, 인도네시아의 여성 대통령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저자는 이슬람 각국에 여성 정치 지도자가 있다는 것으로 생각보다 이슬람의 여성 차별은 심하지 않다는 논리를 펴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슬람은 21세기가 되어서도 지금으로부터 고작 몇 년 전 즈음에야 겨우 여성에게 투표권이 주어진 곳이다. 그것도 이슬람 국가들 중 겨우 한 나라(사우디아라비아)가 있을 뿐이고. 종교지도자들이 나서서 율법에 어긋나지 않게 여자를 때리려면 피가 안나게 때리면 된다고 가르치는 곳이기도 하다. 이슬람 지역 대부분이 여성은 남성 보호자의 동행 없이는 타지역으로 이동이 불가하다. 급진 이슬람이 장악한 지역 같은 경우는 부르카를 입지 않은 여성을 (부르카나 차도르가 아닌 히잡만 썼다는 이유로) 무릎 꿇리고 그 자리에서 정수리에 총을 쏘아죽이는 영상이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과연 성차별이 없는 종교인가?

 

저자는 급진 이슬람에 대해 이슬람 원리주의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으며 원래는 영국과 프랑스의 식민 지배를 벗어나고도 이슬람 각국 국내 빈부격차가 커지자 신 앞에 모두가 평등하다는 이슬람 사상에 모순되는 현실을 타파하고자 일어난 사상이라고 옹호하고 있다. 물론 취지 자체가 나쁠 수는 없으나 무력혁명 옹호 단체 등이 결성된 원인이 아닌가 싶다. 이슬람 원리주의와 과격단체는 분리해서 봐야 한다지만 급진 이슬람 무장대원들은 대부분 이슬람 교육기관 출신들이다. 이 정도면 이슬람 자체가 문제의 원인을 내포하고 있다고 본다고 그릇된 것은 아니리라 생각된다.

 

유대교 

유대교는 종교 자체의 교리가 단순하게 전달되어 있다. 그 외에는 본서가 종교적 가르침을 논하는 책이라기 보다 상식과 그 출신 사람들의 정치, 종교, 경제적인 영향을 주로 논하는 장이 많은 책이다 보니 궁금한 유대 카발라 가르침의 핵심 같은 대목은 등장하지 않았다. 오히려 미국에 행사하는 유대인들의 영향력과 유대 정보조직의 활약상 등이 기억에 남았다.

 

AIPAC (미국 이스라엘 공공문제 위원회)는 유대인 이익 단체로 1950년 초 캐나다 출신 저널리스 I.L. 커넨이란 인물이 유대인들의 기부금으로 설립했다고 한다. 연간 예산이 4,700만 달러이며 미국 대통령 선거 등에도 로비를 통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조직이다.

 

미국내 각계 각층에서 유대인들이 활약하고 있으며 미국의 정치적 금전적 지원을 받아 건국된 이스라엘 자체가 미국으로부터 연간 30억 달러 이상의 원조를 받고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과 이슬람 전체와 파행을 일으키며 거의 파국을 예고하고 있는데도 미국인 다수는 반발도 없고 오히려 미 정부 차원에서 이스라엘을 공공연히 지지하는 것이 이상했다. 그런데 이 또한 종교적인 이유였다. 기독교 원리주의자들이 옛날 유대인이 신으로부터 약속받은 땅을 모두 손에 넣어야만 그리스도가 재림한다라는 말을 믿고 있기에 대부분의 크리스천인 미국인들이 이스라엘의 폭력들에 대거 동조하는 추세라는 것이다. 종교라는 자체가 문제의 원인이자 문제가 증폭되는 이유가 아닌가 싶은 대목이다.

 

이스라엘 정보조직 [모사드]의 활약상도 무서운데 1951년에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유대인들을 팔레스타인으로 이주시키기 위해)설립된 모사드는 나치의 전 장교 아돌프 아이히만을 1960년까지 추척해서 체포했다. 그는 재판 후 교수형에 처해졌다고 한다. 한나 아렌트의 그 유명한 악의 평범성을 논하는 저작 [예루살렘의 아이히만]도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과정과 그에 대한 한나 아렌트의 감상과 해석을 담은 저작이다.

 

기독교 

미국은 정교 분리 원칙의 나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대통령은 카톨릭교도이자 아일랜드계인 J.F. 케네디를 제외하면 모두 개신교 출신이며 그와 흑인인 버락 오바마를 제외하면 미 대통령은 모두 WASP라고 한다. (WASP는 백인에 앵글로색슨계이며 개신교도를 뜻한다. 이들이 미국의 주류라고 말이다.)

 

더욱이 미국 남동부를 이르는 '바이블 벨트'라는 말이 있는데 미국의 기독교 원리주의자들이 주로 거주하는 광범위한 지역을 이르는 말이다. 이 지역의 보수우파의 표로 1980년 레이건 대통령이 당선되었고 2004년 부시 대통령도 복음파의 지지를 80% 얻은 덕분에 당선되었다고 한다.

 

이쯤에서 비판하자면 기독교 원리주의자들은 이슬람 원리주의자들과 다른 방식으로 인류에게 민폐다. 이슬람이 한 지역을 장악하며 지역민들의 자유를 억압하고 이슬람 원리주의적 삶을 강요하며 성노예로 삼을 소녀들을 강탈하려 그 부모를 몰살하는 것으로 물리적인 폐해를 가져온다면, 기독교 원리주의자들은 그리스도 재림을 위해 이스라엘의 폭력과 이슬람과의 갈등과 충돌을 바라마지 않으며 그런 갈등을 야기하거나 지지하는 정치인들을 지지하여 세계를 갈등과 충돌 상황으로 몰아가는 것을 환호하며 불러오고 있는 것이다. 유대교와 그의 지류인 이슬람과 크리스트교 어느 하나 인간에게 폐해가 아닌 쪽이 없는 것 같다.

 

불교 

불교는 인도에서 7~13세기 동안 힌두교의 융성과 이슬람교의 무자비한 파괴와 박해로 쇠퇴했으나 현대 불가촉천민의 아버지라는 B.R. 암베드카르(인도 최초 법무부 장관)로 인해 다시 확장되고 있다. 이후 대중사회당(BSP)의 수장 바야와티 쿠마리라는 불가촉천민의 어머니로 불리는 인물이 불가촉천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불가촉천민들이 불교를 신앙하는 이유는 그들 중 일부는 원래 불가촉천민이었던 것이 아니라 불교를 신앙한다는 이유로 힌두교도들에 의해 강제로 불가촉천민으로 신분이 강등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기존의 불가촉천민과 신앙을 이유로 강등된 불가촉천민들이 불교 회복에 열의를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힌두교

힌두교에서는 카스트 제도에 따라 직업 선택의 제한이 있는데 IT산업은 신생산업이라 이런 직업적 차별이 없어 신분제 타파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시대와 세대에 따라 각기 다른 편향을 지니기도 하지만 한 시대 안에서도 다른 시대를 살아가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슬람의 여성에 대한 처우는 구약시대의 그것과 다르지 않고 조선시대의 윤리와도 맥락을 같이 한다. 조선시대에도 현재 이슬람의 명예살인과 같이 과부가 된 며느리와 딸을 열녀문을 노리거나 자녀안에 오르지 않기 위해 살인한 전적들이 역사에 남아있기도 하다. 그리고 신분제도에 대해서도 시대가 달라도 너무 달라져 여성에 대한 처우만큼이나 공감을 얻기 쉽지 않아 보인다. 동시대 사람들의 공감도 얻지 못할 문화적 차이가 아직은 세상 곳곳에서 존재하지 않나 싶다. 성차별도 신분제도 결국은 사라지겠지만 동시대 사람들의 공감도 얻지 못하는 문화이자 제도들은 빠르게 철폐되어야 할 필요도 있으리라 본다. 그 누구보다 해당지역 사람들의 거부로 말이다.


여기까지가 본서에서 새로이 알게 된 내용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들이다. 본서는 각 종교의 교리와 신앙체계 그리고 종교 상식, 각 종교의 세계적 이슈와 경제적 영향, 분쟁의 이야기 등을 다루고 있다. 독자가 어떤 시선으로 읽느냐에 따라 다양한 맥락을 읽어낼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나로서는 해당 종교들에 대한 간략한 정보들과 나름의 관점이 뚜렷해지는 독서였다. 현재의 세계와 종교를 어떻게 인식해야 할지 내적 갈등에 놓인 분들에게 어느 정도 유익할 수 있는 책이 아닌가 한다. 상식의 확인이나 확장을 위해 일독해 봐도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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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피스톨 스토리 - 권총으로 꿰뚫는 역사적 순간들 한빛비즈 교양툰 26
푸르공 지음, 이세환 감수 / 한빛비즈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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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분당 칼부림 사건이나 살인 예고 검거 등으로 일부에서는 한국에서는 총기 합법화 안하냐는 여론까지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 일부 지역과 같은 대량 살상의 사례를 인지하고도 이런 여론이 있는 것은 총의 위험성만큼이나 총기로 인한 보호 효과가 있기에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확실히 총기가 합법화된다면 대중의 불안이 잦아들 것도 갖기는 합니다.

 

본서는 총기류 중에서도 피스톨 즉 권총을 다룬 책입니다. 권총은 일반인에게는 여성뿐만이 아니라 남성 대부분에게도 생소한 총기류입니다. 병역의 의무를 다한 남성들도 90mm 무반동총을 제외하고는 익숙할 총이라고는 소총이 다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장교들을 제외하고도 전차 운전병 같은 경우는 권총을 보급하기도 한다고 알고 있지만 대다수의 사병들에게는 소총이 주류이고 권총에 익숙할 기회가 없습니다. 총기 소유가 불법인 한국 같은 나라에서는 느와르 영화로 인해 권총에 대한 로망은 크겠지만 권총을 만나볼 기회는 7급 공무원 일부와 경찰을 제외하고는 전무하다고 봐야 할 겁니다.

 

한국 남성들이 서부 영화와 느와르 영화를 통해 접하던 피스톨! 그 기종과 성능과 파지법 등이 두루 담긴 책이라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큰 서적이 본서가 아닌가 합니다. 기종, 성능, 파지법만이 아니라 각 권총의 역사를 담고 있다는 것도 이 책의 장점입니다. 링컨 암살에 쓰인 총, 사라예보 사건에서의 권총, 안중근 의사의 저격 총, 김상옥 열사의 쌍권총이 무슨 기종이었는지를 알고 있을 사람들은 드물 겁니다. 역사에 남은 피스톨들을 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 권총의 발전사를 알 수 있기도 합니다. 각국의 제식 권총이 어떻게 변천해 왔는지도 담고 있기에 상식의 확장에도 유익한 책입니다. 총 24화의 이야기로 나뉘어 있는데 24가지 에피소드로 24가지 권총 상식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일반인들 대부분에게는 TMI 일수도 있는 내용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밀리터리 덕후나 스파이 관련 덕후로 입문하겠다는 분들에게는 필독을 요하는 책이 아닐까 싶네요. 전반부에서는 인문학적인 식견까지 담고 있는 본서는 상식의 확장과 독서의 원초적인 재미를 추구하는 분들에게 유용할 책 같습니다. 만화라고는 하지만 칸으로 분할된 만화가 아닌 웹툰 형식이라 페이지를 많이 차지하는 단점이 있어 기대보다 많은 정보를 담고 있지는 않지만 입문자에게 충분한 지적 재미와 상식의 확장을 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상의 무료함을 건 파이터가 되는 게임이나 상상으로 채우던 분들에게는 확실한 재미와 의미를 주는 책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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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이 답을 바꾼다 - 탁월한 질문을 가진 사람의 힘
앤드루 소벨 & 제럴드 파나스 지음, 안진환 옮김 / 어크로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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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있는 질문을 하기 위해 이 책의 질문들을 읽어 보며 그 질문의 의도와 영향 그리고 질문에 이르기까지와 질문 이후 반응과 대답에 이르는 맥락을 파악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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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 리딩 - 두뇌로 읽는 속독법, 개정판
김영철 지음 / 비전플러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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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 리딩]이란 이 책은 중학 시절 [4차원 속독법]이란 제목으로 만났었던 바로 그 책이다. 사실 당시 [4차원 속독법]을 읽고 한 차례 연습해 본 이후 독서 시간이 배 가까이 늘었고 그 여파가 한창 갔던 기억이 있기도 하다.

 

중학 시절까지 책을 좋아하는 편이었고 어쩌다 많은 책을 읽다 보니 저절로 속독법을 체득하게 된 것인지 300 몇십 페이지 정도 되던 당시의 [영웅문] 시리즈 각 권을 권당 2시간이 채 안 되는 시간에 읽는 것이 평소 독서 시간이었다. 그런데 더 빠른 독서를 원하게 되어서 속독 책을 찾다가 [4차원 속독법]이라는 책을 알게 되어 읽어 보고 시행하게 되었으나, 이미 문장을 덩어리로 읽던 긍정적인 습관이 오히려 속독법을 익히며 한 글자씩 읽는 방식으로 바뀌자 되려 속독이 아닌 서독, 만독이 되고 만 것이다. 그리고 그 여파는 그 이후의 모든 독서에서 이어지게 되었다. (이 책과는 상관 없지만) 어느 시절에는 난독증까지 왔었던 적이 있었기에 다시 어느 정도 속도로 책을 읽을 수 있게 되고는 만족하기도 했다.

 

다만 속독법에 대한 인상만큼은 [4차원 속독법]이 강렬하게 각인시켜 준 것은 사실이다. 당시의 독서 시행 조항(?)이라고 해야 할 누가복음 1724번개가 하늘 아래 이쪽에서 번쩍이어 하늘 아래 저쪽까지 비침같이라는 구절과 속독법을 익히는 과정이 굉장히 인상적이고 매혹적이었다. 의식의 빛을 활용하는 속독법, 무의식을 이용하는 속독법이라니 당시에는 너무도 혁신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내게 [4차원 속독법]은 강렬하고 인상적이며 혁신적인 속독법이자 무의식을 활용하는 법으로 각인되었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다시 속독법을 익히자는 생각이 들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4차원 속독법]이었다. 하지만 요즘 출간되어 나온 개정 22째인 [4차원 속독법]은 가격대가 무리다 싶어 가성비 높아 보이는 다른 속독법 책[신개념 속독법]을 읽어 보기도 했다. 일본 속독가가 비판하는 한국의 시독법이란 건 아마도 [4차원 속독법]을 가르키는 것 같았지만 내게 선입관이 좋게 새겨진 이 책을 꼭 다시 읽게 될 것 같았다.

 

개정 22째인 이 책의 구간본을 돌아보다 개정 17[브레인 리딩]이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헌책을 지르고 한동안 소장만 하다가 오늘 읽어 봤다. 연습용 챕터가 많은 페이지를 차지하다 보니 독서할 문장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라 빠르게 읽게 되었다. 연습도 요구사항에 맞춰 규정대로 다 마쳤지만 그리 오랜 시간을 잡아먹는 책은 아니다.

 

개정판으로 다시 읽으며 느낀 건 간간이 기독교적 세계관으로 자신의 속독 방식을 이해시키기는 했지만 구간본 보다는 종교적인 뉘앙스가 다소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과거에 저자가 인용하던 누가복음 1724의 구절은 등장하지도 않아 무의식에 암시하는 방식의 본서 서술이 취향에도 맞았다. 그렇다고 기독교적 색채가 완전히 배제되어 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과거보다는 한결 대중적인 면을 고려해서 개정하지 않았나 싶었다. 구간본에 서술된, 불상에 보이는 부처님의 영양상태가 좋아 보여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에게 더 공감하게 되었다는 말 같지도 않은 간증이 없어서 다행스럽게도 여겨졌다. 이번 책에도 마지막 부록 장에서 간증을 하고 있기는 하다.

 

나로서는 크리스찬이다가 중학 시절 [불교의 체계적 이해]라는 책을 읽고 불교야말로 진짜 진리이구나 생각하게 된 사람으로서 저자의 간증이 참 연약한 논리와 공감 불가한 과정을 통한 신앙으로의 들어섬이라고 생각되었다. 어쨋건 종교적 색채를 너무 지나치게 내세워 [4차원 속독법][브레인 리딩]에 입문하려는 사람들을 돌아서게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많은 사람에게 유익할 내용이 종교 색채로 인해 배격당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저자가 계발한 이 속독법을 통해 유익을 경험한 이들이 연령을 떠나 참 많은 것으로 안다. 앞으로도 많은 사람에게 유익을 주기를 바란다. 나 또한 익숙해지기까지 노력해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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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지 마라 - 국제기억력마스터가 알려주는 2시간 완성 기억법
조주상 지음 / 도서출판 새얀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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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암기법]이 최초로 읽은 한국인(국제기억력 마스터)이 쓴 기억법에 관한 책이었고 이 책이 두 번째이다. [기적의 암기법]이 그림 위주의 직설하는 직관적인 방법론이었다면, 본서는 기억 방식을 주제로 이해에 기반을 두고서 기억법을 익히게 해주는 스토리가 담긴 구성이라는 게 큰 차이점 같다.

 

토그 기억법이라고 저자가 명명했으나 기존의 기억법 책들의 방법론과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라 명확하게 용어화해서 개념으로 이해하기 쉬운 구성이다. [뇌가 섹시해지는 책]도 오래 전에 읽어 봤는데 이제까지 읽은 기억법에 대한 책들의 내용과 구성이 다 큰 차이를 갖기 보다는 기억법을 익히는 과정에 치중하느냐 이론이랄까 방법론을 개념화해 이해에 더 비중을 두었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실전적인 것에는 다름이 크지 않다. 본서도 연습문제까지 동원해 실제 익숙해지도록 안배하고 있다.

 

다만 [기적의 암기법]은 실전에 비중을 더 두고 그림으로 간단하게 (그렇다고 이해가 어렵거나 이해를 무시한 서술은 아니다) 원리를 이해하고 실제 적용하도록 되어 있고 본서는 생각루트, 생각자리 등의 한국어식 용어로 개념화하도록 돕는데 스토리까지 더해진 서술이라 좀 더 부드럽게 이야기 듣는 구성이란 게 다른 듯하다. 한국인 저자의 책으로 기억법에 들어서고 싶으신 분은 두 책 다 각각의 매력이 있으니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책으로 선택하시는 게 좋을 듯하다.

 

직관적인 직설을 좋아하느냐 대화 나누듯 또는 이야기 듣는 듯 이해하고 싶으냐 생각해 보시고 선택하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초등생, 중학생까지는 [기억하지 마라]가 훨씬 나을 것 같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기억의 궁전법을 다소 비판하는 책인 줄 알아서 기억의 궁전법은 등장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기억의 궁전을 폐기하는 책이 아니라 기억의 거리, 기억의 도시로 확장한 대목도 있다. 이 책에는 기억의 거리라던가 기억의 도시라는 표현은 등장하지 않지만 개념상 그렇다.

 

사실 인공지능과 BCI 기술의 발전과 함께 기억의 중요성에 둔감해질 여지도 있기는 하지만 아마도 국제 기억력 대회 같은 경우는 더 활성화되면 되었지 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 인간은 재미를 떠나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기억력이 인공지능만 못하다고 비관하는 사람보다 기억하는 자체가 재미있다는 걸 더욱 자각하는 시대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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