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아이 138. 2016.3.8. 꽃내음 좋네



  우리 집 매화꽃이 올들어 처음 터진 날, 다 같이 매화나무 둘레에 선다. 키가 작은 아이들은 높은 곳에 달린 꽃을 더 가까이 보고 싶다 하는데, 키가 작으면 작은 대로 낮은 자리 꽃을 살피면 되지. 정 높은 자리 꽃을 살피고 싶다면 걸상을 가져와. 그러면 돼. 며칠 더 있으면 굳이 걸상이 없이 뒤꼍에 서기만 해도 온통 꽃내음이 물결칠 테고.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꽃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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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219. 밭을 따라 걷기 (2016.3.6.)



  마을 어귀 큰길가에 있는 밭을 따라 걷자. 큰길가에 있는 밭이라서 길턱이 옆에 있네. 한 발을 올리면 꼭 그만 한 너비인 좁은 길턱인데, 이 길턱을 따라 걸어가면 재미있지. 시골순이는 어느덧 여섯 해째 이 길턱을 걸었으니 제법 잘 걷고, 시골돌이는 이제 세 해쯤 이 길턱에 올라서서 걷는 셈일까? 누나처럼 잘 걷고 싶은 시골돌이가 앞장서면서 봄노래를 부르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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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137. 2016.3.6. 봄노래 동백순이



  동백꽃 한 송이가 툭 떨어졌다. 아니, 한 송이만 떨어지지 않고 여러 송이가 투투툭 떨어졌는데, 동백순이는 이 가운데 한 송이를 집었다. 꽃내음도 곱고 꽃빛도 곱다면서 아버지한테도 보여준다. 그래 참 곱지? 땅에 떨어진 꽃송이를 줍고 한참 논 꽃순이는 이 꽃송이를 동백나무 곁에 톡 던져 주고는 다른 놀이를 한다. 이제 이 꽃송이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잘 아는구나. 고운 꽃송이는 봄볕을 먹으며 활짝 피어나서 다시 동백나무한테 스며드는 숨결이 될 테지.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꽃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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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218. 잠자리야 (2012.8.11.)



  여름날 우리 서재도서관에 얼결에 들어왔다가 그만 나가지 못하고 기운이 빠진 잠자리를 본 시골순이가 엎드려서 가만히 바라본다. 잠자리야 어쩌다가 우리 도서관에 들어왔니? 너른 숲에서 놀아야지? 부디 다시 기운을 내렴. 기운을 차리기 힘들다면 풀숲에서 고이 쉬렴. 너는 아름다운 새 숨결로 다시 태어날 수 있어.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시골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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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순이 40. 수세미질 척척 (2016.2.16.)



  살림순이도 수세미질을 하고 싶다. 그래, 너도 하고 싶으면 해야지. 네가 쥐고픈 수세미를 골라서 삭삭 문지르면 돼. 돌틈에 낀 물때를 벗겨야 하지. 물거품을 일으키면서 슥슥삭삭 노랫가락 같은 소리를 내면 되지. 찬찬히 해 보렴. 차근차근 네 손에 억센 기운을 담아 보렴.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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