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먼나라 이웃나라 (일본편) -전2권 세트 먼나라 이웃나라
이원복 지음 / 김영사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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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일본을 한달간 여행할 기회가 있을때 이 책을 읽고 갔었다. 일본인, 일본지리 뿐 아니라 일본인을 만든 역사와 정신을 알 수 있게 한 좋은 첫번째 가이드였다. 막상 일본에 도착해서는 자세한 다른 목적의 지도, 관광가이드, 역사책 등이 필요했지만 막상 그 틀을 준 것은 이 [만화책]임에 틀림없다.

얼마전 사카모토 료마에 대한 책을 읽다 메이지 시기 역사가 헛갈려 이 책의 그 부분을 다시 보면서 깜짝 놀랐다. 모르고 그냥 읽었을 때는 보이지 않던 그 요약 능력과 머리에 와 박히는 그림, 참 많은 만화를 그리면서도 개요서로서의 정신과 요약능력을 잃지 않는 이원복교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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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균 쇠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사상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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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굉장한 이름이구만!)박사가 얄리라는 뉴기니아인을 만난건 1972년 뉴기니 해변가였다고 한다. 얄리는 이 백인과 이야기하다보니 좀 만만해 보였나보다.

'너나 나나 별다를게 없는데 너네는 비행기 타고 옷 입고 라이터불 붙이고 살고, 우리는 왜 발가벗고 얼마전까정 타제석기로 사람 잡아먹고 살았냐?'

'글쎄당? 어떤놈들은 우리가 너네보다 유전자가 좋다고도하고, 어떤 놈들은 기후가 우리가 더 척박해서 먹고 살기 힘들어 우리가 더 나아졌다고도 하더라(히포크라테스가 그랬데네)'

생리학교수이면서 조류학, 생물지리학자이기도 한 그는 필드워커다. 실험실에서 물론 세포막 연구로도 유명한 사람이나 새소리따라 다니길 더 좋아하는 그는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던 정원사새를 발견한 것으로도 유명하다.(과학의 열정,루이스 월퍼트 외,다빈치)

그는 문명이 경쟁의 결과임을 보여준다. 그는 인류문명의 발달과 역사 급류의 큰 줄거리로 환경의 차이와 이로 인한 작물화과 가축화를 든다. 가축화는 세균에 의한 질병을 부르고, 이는 전염병과 이에 대한 면역력을 유라시아에 가져다 주었다. 곡물화와 인구밀집은 서로간의 치열한 경쟁과 무기의 발달을 일으키고, 살상능력을 극대화시켰다. 이렇게 점차 심화된 차이가 결국 '아타우알파 생포사건'과 같이 소수의 무장된 유럽인에 의한 다수의 남아메리카인의 굴복과 죽음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페르낭 브로델처럼 전문적인 역사학자가 인구변동와 식량, 사치 음료와 의복, 유행으로 15-18세기의 역사의 흐름을 미시적인 곳에서부터 짚어낸 것(물질문명과 자본주의 I,까치글방)과는 대조적으로 선사와 문명발생에서 거시적으로 본 생물학자로서의 미덕이 돋보이는 책이다.

문명주변부, 100 여년전 한차례 [총 균 쇠]의 따끔한 맛을 본 우리로는 [금융,총,정보]의 현대 경쟁 아이템의 주변부로 밀려나지 않아야만 또다시 문명의 희생자가 되는 일을 피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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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모토 료마
도몬 후유지 지음, 안희탁 옮김 / 지식여행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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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모토 료마라는 이름을 떠올린 것은 어렴풋한 2001년 쿄토의 기억 때문이다. 그때 무슨 상점 앞인가에 서 있던 [가 죽은 자리]라는 기념비를 본 적이 있다. 료마? 이름두 참...그 때는 이 사람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그 료마가 일본 역사에 남긴 자취를 보니 그 비석의 기억이 새롭게 와 닿는다.
 
료마는 자유로운 영혼을 갖고 태어난 사람이다. 대부분의 일본인이 일정한 틀안에서야 편안함을 느낄 때, 그리고 자기가 태어난 곳을 평생 벗어나지 않던 시절, 그는 자기 성(城)을 탈출한 인물이었다. 당시 이런 행동은 성에 남게 될 가족 뿐 아니라, 그의 친적 모두가 성주에게 고통을 당하는 것을 의미할 뿐 아니라, 돌아오거나 붙잡힐 때는 본인의 죽음을 뜻하는 것이었다.
 
외지로 나온 그는 아무런 학식이 없음에도 뛰어난 사람의 사상과 경험을 스폰지처럼 빨아들였다. 그리고 행동하지 않는 머리뿐인 그 사람들을 뛰어넘어 쓰러져가는 나라를 되살리기 위해 일본이 힘을 합치도록 만드는 엄청난 역할을 해낸다. 그의 이런저런 중재를 통해 수백년 무소불이의 권세를 휘두르던 막부는 천황에게 정권을 이양하게 됐고, 천황을 중심으로 여러 지역들이 단합하여 외세를 막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이후천황이 중심이 된 메이지 유신과 귀족의 세력을 끌어들인 의회정치의 시작도 비로소 이런 배경에서 가능하게 됐다.

료마가 없었으면 일본은 지금 어떤 모습일까, 또 그 이웃나라인 우리는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일본은 우리처럼 외세 앞에서 자중지란에 빠져 어느 서양국가중 하나에 굴복하고 말았을테지. 그러면 일본의 조선침략도 불가능했을까?  적어도 친일파논란은 아예 생각할 수 없는 일이 됐겠지. 료마의 후계자중 한명인 이토오 히로부미도 역사에서 그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을지 모른다. 이런 만약에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하지만 분명 료마가 우리 입장에선 별로 달갑지 않은 일의 시초인 것은 사실이다.  
 
무엇이 미천한 무사출신의 한 사람을 나라를 구하는 인물로 만들었을까? 그에게서 수많은 탁월함을 본다. 겸손, 대안이 안되는 현재의 힘을 버릴줄 아는 결단, 주도면밀한 기획, 현실적 힘에 대한 존중, 자기힘의 최대활용, 자기희생, 재정적 자유, 그리고 조직을 활용하되 조직과 사랑에 빠지지는 않는 점 등. 이 모든 걸 두루 갖춘 인물을 역사에서 발견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역사란 도도한 흐름인 전체 구성원의 의식의 변화, 경제적 요소에 의해 주도됨에 틀림없다. 하지만 어쩌면 한두 사람의 탁월함이 그 방향을 바꾸기도 하는 모양이다. 어려운 선택과 위기가 우리 앞에 놓여있다. 북한의 핵,  경제성장의 불확실성, 국민들간의 갈등... 우리에게도 나라를 사랑하고, 피를 뿌려서라도 민족을 구할 사람들이 많으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그들은 너무 가까이 있어서인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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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의 일생
김동길 지음 / 샘터사 / 199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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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선생께 링컨은 큰 의미를 가진 인물이었던 모양이다. 이렇게 자세히 그의 인생을 꿰고 그를 흠모한 걸 보면.. 링컨은 대통령이 될 사람이 아니었다. 어쩌면 하늘이 낸 대통령이라 해야 하나. 정치적 기반도, 교육배경도, 변변한 용모도 없는 사람이었다. 그가 대통령이 된건 어쩌다 혹은 우연히 된 것처럼 보일 정도니까

포플리즘과 그의 정치력과의 차이는 무엇인가? 그는 지도자가 무얼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그는 비록 정치의 파워게임사이에서 대통령이 되었지만 뚜렷한 방향과 소신으로 무장한 사람이었다 위험할 정도로. 그의 이런 배짱이 신앙으로 인한 것인지 그의 변호사 시절과 정치입문과정에서의 경험으로 인한 것인지 모르지만 그는이를 굳게 믿고 나아갔다. 그리고 남북전쟁을 자발적으로 일으키고 승리로 이끌었다. 소신은 포플리즘과 정치력과의 차이를 만든다.

개똥소신과 진짜 정치철학의 차이는 무엇일까? [실패한 쿠테타는 폭동이고 성공한 반란은 혁명?] 그가 성공한 이유는 따르고 싶은 이상에 있다.링컨은 분명 일반 대중의 한계를 알고도 그들을 보편적 정의의 길로 이끌었다.그길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올바른 일이고 그는 그길을 알고 있었다. 소경은 소경에게 감동을 못주는 모양이다. 링컨만큼 미국인의 사랑을 받는 정치가도 없을 것 같다. 우리 정치에도 이런 사람이 나타나길 가슴아픈 마음으로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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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의 연구
알프레드 알바레즈 지음, 최승자 옮김 / 청하 / 199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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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살기 어렵던 시절, 부모님세대는 북유럽의 엄청난 자살율과 삶의 무의미함에 대한 그들의 인생관을 비웃었었다.그러나 이제 일본문학 속의 노르웨이 숲은 우리에게도 너무나 가까이 와있는 코드가 되고 말았다. 영문제목은 Savage God, a study of suicide이지만 철저히 자살의 경험을 쓴 책이다.자루에 얼굴을 넣고 자기 목을 벤 학창시절의 물리선생님으로부터 삶의 끈을 놓치 않으려 끝까지 돌파구를 남겨 놓았으나 어이 없이 자살에 성공한 그의 친구 실비아 플라스, 그리고 수면제 45알로 마감하려 했던 그의 미수된 자살까지...

어쩌면 그외의 자살의 심리학과 그 폐쇄된 내리막길, 문학의 곳곳에 배어든 자살에 대한 고찰은 이 납득할 수 없는 삶(죽음이 아니라)에 대한 변명들이다. 얼마전 동료의 자살을 겪고 도무지 [살아남은 슬픔]을 주체할 수 없어 읽었던 책이, 이제 감정을 수습하고 독후감까지 쓴다. 하지만 아직도 나는 그가 왜 그리 쉽게 삶의 끈을 놓아버린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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