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 (양장) - 무소유 삶을 살다 가신 성철·법정 스님의 아름다운 메시지
김세중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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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우 고래 사진'으로 유명한 장남원 작가가 성철 스님의 사진을 찍으러 갔을 때의 일이다. 당시 10여 년의 수행을 끝마치고 큰 설법을 연 성철 스님을 취재하고 사진을 찍으려 많은 이들이 해인사를 찾았다 한다. 그런데 자신을 만나려면 3,000배를 하라는 말에 대부분의 기자들은 돌아가고 몇몇 기자들은 시작하였지만 108배, 500배, 1,000배도 채우지 못하고 나가떨어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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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성철 스님을 뵈러 갔더니 누더기를 입은 해맑은 스님 곁에 뜻밖에도 맑고 단정한 법정 스님이 함께 계셨다. P301

자신은 이제 갓 입사한 신입이라 무슨 일이 있어도 성철 스님의 사진을 찍어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죽을힘을 다해 절을 하고 있는데 한 스님이 오더니 성철 스님께서 부르다고 하였다. 아직 3,000배를 못 채웠다 하니 웃으며 '3,000배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3,000배를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본 것이라고 하셨다'라고 한다. 그리고 사진을 찍으러 가니 성철 스님과 법정 스님이 나란히 계셨다고 한다.

'마음가짐'에 따라 세상이 달라 보인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고 있다. 그리고 결과도 큰 차이가 난다.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왜 포기를 하고 불평불만을 늘어놓으며 아까운 시간들을 허비하고 있을까?

'무소유'를 읽어보면 이미 알고 있는 사실들이 굉장히 많다. 그래서 더 크게 와닿았다. 잊고 있었던 삶에 대한 자세를 다시 한번 생각나게 한다. 불교의 법경은 어렵다고 알았는데 그냥 우리가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것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

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마음을 쓰게 된다.

따라서 무엇인가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는 것.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것이다.

법정 스님 무소유 - P130

실타래가 너무 많이 얽혀 있으면 풀 수가 없다. 인생도 그렇다. 너무 많은 것을 얽히게 되면 꼬여서 풀리지 않는다. '비우는 것' 즉 버리는 것은 얽힌 매듭을 하나하나 푸는 것과 같다. 무언가 일이 풀리지 않을 때는 어디가 필요 없는지, 틀렸는지를 찾아서 버리다 보면 나중에는 꼭 필요한 것만 남게 된다. 가벼워진 상자에서는 찾는 물건을 금방 찾게 된다.

성철 스님과 법정 스님은 이 단순한 원리를 직접 실천하며 우리에게 이야기하신다. 몇 방울의 기름을 버렸다고 호통을 치고 튼튼한 나일론 양말 선물을 마다하고 손수 기웠다. 많이 가진다고 해서 편하거나 행복한 것이 아님을 알고 있기에 가능한 이야기이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는 아무것도 갖지 않는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라는 말씀에 집안 빼곡히 쌓인 물건들이 생각났다. 정리되지 않아 여기저기 쌓여 어떤 물건이 있는지도 몰라 찾기도 어렵고 있는 물건을 또 사기도 한다. 반성해 본다.

며칠간은 집 정리를 할 것 같다. 다음 주면 큰아들이 군대에서 휴가를 나온다. 군대를 가서 비어있는 두 아들 방은 어느새 창고로 변해 짐들이 쌓여있어 정리를 해야 한다. 아이들 방을 시작으로 냉장고, 주방 베란다까지... 정리가 시급한 곳이 많다.

세상 살아가는 게 너무 복잡해 되는 일이 없다고 한탄하는 분들께 추천드린다. 그리고 무한 힐링이 필요한 이들에게도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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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를 위한 변론
송시우 지음 / 래빗홀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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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와 선녀가 살인자가 되었다?!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 인어공주와 나무꾼과 선녀 이야기의 색다른 각색과 처음 들어본 사회파 추리소설.

유명한 이야기나 영화 등은 다른 아류 작품이 나와도 원작보다 인상 깊지는 못하다. 하지만 인어의 소송과 선녀를 위한 변론을 읽고 나니 원래의 이야기 스토리보다 더 흥미로웠다.

어느 날 갑자기 알 수 없는 시간의 균열로 하이트 왕국에는 사법체계가 비약적으로 발전한다. 법원이 생기고 판사, 검사, 변호사 등이 등장하고 소송 등이 발생한다.

하이트 왕국의 맥스 왕자가 살해된다. 범인으로 에일이 지목된다. 말을 하지 못하는 에일은 답답하다. 손짓 발짓을 해서 겨우 자신이 바닷속 세상 공주임을 알린다. 그리하여 마녀가 소환되기에 이르는데......

인어의 소송 중 압권은 마녀의 소환이었다. 이런 기발한 생각은 어떻게 하는 거지 감탄을 하며 보았다. 마녀의 증언으로 에일의 누명은 어느 정도 벗겨진다. 그렇다면 범인은 도대체 누구인가?

주제작 선녀를 위한 변론! 나무꾼과 선녀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의 환상이 와장창 깨졌다. 옛날 옛적에 이야기는 언제나 훈훈하고 아름답게 끝을 맺는다. 왜? 교훈이 있어야 하니까. 그럼 그 이야기들을 현대의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 각색한다면?

알 수 없는 시간의 균열이 서양의 하이트 왕국에 영향을 주었다면 동아시아의 작은 반도 국가인 고아라 왕국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곳도 사법체계와 과학기술이 근현대적으로 발전한다. 특히 법 과학과 법의학 분야가 반전하여 지문 감식, 유전자분석 등등 미세증거분석 등등이 가능해진다.

어느 날 나무꾼이 자신의 마당에서 죽었다. 선녀가 범인 용의자가 된다. 하지만 무죄를 강력히 주장한다. 여러 증거들이 선녀가 범인이라 가리키는데 어떻게 무죄를 증명할 수 있을까?

한 편의 막장 드라마를 본 것 같다. 막장 드라마는 욕하면서 본다. 재미있으니까!! 처음의 엉망진창으로 얽힌 사건들을 어떤 식으로 풀어갈까 궁금하였다.

누구의 편도 아닌 타미와 모서리의 메리는 첫 번째 소설 <아이의 뼈>에 등장했던 서행물산 총무부 직원 임기숙과 반려견 타미가 등장한다. 타미와 임미숙은 송시우 작가의 첫 소설 아이의 뼈에 수록된 5층 여자와 원주행에 나온다. 시리즈로 이어진 것 같다. 궁금해서 도서관에 상호대차로 신청해 두었다.

서행물산 해외영업부의 최오선 대리와 함께 갑자기 출근을 하지 않는 직원 추예나 집을 방문한다. 그러나 젊은 남자가 나와서 그녀는 없다고 한다. 주소가 잘못된 것이라 생각해 회사에 보고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가까운 곳에 있던 타미를 맡아서 돌봐주던 지민 엄마가 집으로 향한다. 얼마 후 추예나에게서 전화가 온다. 그 내용을 듣고 추리를 시작한다.

분명 앞에서 읽었던 부분인데 그게 모두 단서였다고? 그리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식의 과정은 처음에는 왜?라는 의문을 가지게 하지만 나중에는 아!라는 말을 내뱉게 했다.

셜록홈즈처럼 예리하고 냉철한 두뇌 플레이로 해결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위에 자주 있는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생각할 수 있는 추리 같았다. 그래서 해설에서 김수지 평론가는 임미숙을 '옆집 아줌마'로 표현했다. 맞는 듯하다.

작가는 자신의 사회파 추리소설을 쓴다고 하였다. 알렉산드리아의 겨울을 읽으며 이것이 사회파 추리소설이구나 하였다. 우리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 이를 소재로 쓴 추리소설.

지금은 일상이 되어버린 온라인 커뮤니티와 10대 청소년들. 가끔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혼동해서 일어나는 사건들. 이 두 가지가 결합한 미스터리 소설이다.

작가의 말에서 이 작품은 집필 과정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모티프로 창작이라는 과정을 통해 허구로 재편되어야 했는데 충분한 반영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처음 쓴 원고가 따로 있었지만 우려되는 면이 있어 수정하였다고 하는데 그대로 내었어도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뉴스에 나오는 사건들은 갈수록 점점 더 수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이렇게 웃긴 사람이었나.

두 번째 소설집 원고를 출판사에 보내놓고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 작가의 말 중- P283

작가는 '스스로 느끼지는 못했지만 지금 내가 행복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였다 한다. 그래서 그 행복한 유쾌함이 글에 묻어 나오는 것일까? 보통의 추리소설의 무거움이 없어 웃으며 읽었다.

삶에 무게에 짓눌려 답답에 해방이 필요한 모든 이들에 추천해 본다.



* 래빗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직접 쓴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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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세계문학 첫 문장 111
열린책들 편집부 지음 / 열린책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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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의 세계문학전집의 표지는 작품의 포인트를 나타냅니다. 표지에 끌려 구입한 것들도 있네요. 엄선된 111 책들중 소장하고 있는 책이 몇권이나 있을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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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바깥 일기 + 밖의 삶 - 전2권
아니 에르노 지음, 정혜용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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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는 다른 말로 하면 기록이 되기도 하지요 기록은 역사가 됩니다 아니 에르노가 1985년부터 1999년까지 기록한 세르지퐁투아즈는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을까요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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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 일기
아니 에르노 지음, 정혜용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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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들이 처음인 신도시에 이질감과 소외감을 느꼈던 아니 에르노의 8년간의 일기에는 도시의 어떤 모습과 무슨 소리들이 기록되어 있을까요? 그녀가 바라본 세상이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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