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에는 이광수와 윤동주를 좋아했다. 이광수의 소설은 다 샅샅이 뒤져 읽었던 기억이...일단 스토리 스케일이 광대하고 또 아기자기한 재미도 있고 '단종애사'는 너무 감동적으로 읽어 책 겉표지까지 고이 싸두었던 기억이 난다. 중3때 밤을 새서 읽으며 사육신이 사형장으로 가는 장면을 묘사한 대목에서는 오열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읽으면서 어떤 검증안된 이념에 목숨까지 건 그들을 과연 온전히 존경할 수는 없을 것 같지만, 그 당시로서는 여린 마음에 '충신'의 역할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또 내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자신있게 '사육신'을 외칠 수 있어서 기뻤던 기억이 ㅋㅋㅋ 윤동주는 거의 광신도 수준으로 좋아해서 사진을 코팅해서 다니기도 했다. 

음..최근까지는 에쿠니 가오리...그녀의 약간 가벼우면서도 상큼한 글쓰기가 향기롭다.  

지존 박완서 선생님... 더 소설작업을 하시기에는 무리인 연세라는 데에 아쉬움을 가진다. 소설은 허구이지만 역시 작가 자신의 연륜과 인생경험의 깊이가 어우러질 때 서사구조가 자연스럽고 공감도 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의 예증을 보여주시고 계신다. 이를테면 어떤 소설작품을 접할 때 이 작가는 이 경험을 해보지 않고 막연하게 쓰고 있구나...하고 느끼게 되는 순간부터 가독력이 현저히 떨어지게 마련... 

우연히 조우하게 된 올리버 색스..아..이 작가는 진짜 대단하다. 유명의사에 그런 문학적 자질까지 겸비하다니... 

공지영 작가는 좋아하지만 또 어떤 책은 힘들어서 못읽겠다는-..- 

책이 너무 좋아서 죽을 때까지 책을 쌓아 놓고 읽고 싶다. 노안이 제일 무섭다... 그리고 최고의 꿈은 나만의 멋진 서재를 가지는 것...생각만 해도 엉덩이가 실룩거린다는...친정에 두고 온 나의 아그들은 아부지께서 동의도 없이 처분하셨다. 책은 빌려주지 않는 편인데 동생들의 요구에는 응하느라 몇 권 빌려줬더니 돌아오지 않고 친정에 가도 없다. 이는 무슨 시추에이션인지...이 좁은 집에도 내 책은 계속 쌓이고 있다. 괜히 눈치보이는 건 왜 그런지...묻지도 않았는데 중고로 샀다느니 빌렸다느니 어줍잖은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 아..내 신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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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신 그 분만 생각하면 가심이 쓰리고 아프고... 믿을 수도 없고... 제러미 리프킨의 '유러피안 드림' 같은 책을 꼭 써보고 싶다고 하셨다지...이 책을 힘겹게 읽고 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아메리칸 드림에 누군가가 깊게 사로잡혀 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인간의 역사는 항상 진보하는가..아니면 영영 퇴행해 버리는 수도 있는가... 너무 무섭다....무언가 직접적이고도 노골적인 얘기들을 하고 싶은데 갑각류처럼 나도 목을 쑤욱 넘어 숨어버리게 만드는 그 무엇...벌써 나도 지쳐 가는가...외면하고도 싶고... 

시민이란 무엇인가...그렇게까지 우리 시민의 손에 쥐어 주고 싶어하셨던 권력들...그 권력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젠 더이상 답답해 하고 싶지 않다....너무 슬퍼지니까...그래도 나는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고 정의는 종국에 승리한다고 믿어왔나 보다...그리고 그 믿음이 산산이 부서져 파편화되어 그 조각들이 나를 찌를까 너무 무서워 외면하고픈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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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15 12: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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