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니, 딱 이 구절이 생각난다. 

 "우정이란 기억력의 원활한 작용을 위해 인간에게 필요 불가결한 것이야. 과거를 기억하고 그것을 항상 가지고 다니는 것은 아마도 흔히 말하듯 자아의 총체성을 보존하기 위한 필요 조건일 거야. 자아가 위축되지 않고 그 부피를 간직하기 위해서는 화분에 물을 주듯 추억에도 물을 주어야만 하며 이 물주기가 과거의 증인, 말하자면 친구들과 규칙적인 접촉을 요구하는 거야. 그들은 우리의 거울이야. 우리의 기억인 셈이지."    -  밀란 쿤데라 < 정체성 >


미래의 나를 상상하기 힘들었듯이, 과거의 나를 마주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 사이에는 그리움으로 가득한데, 추억하려니 증인들이 필요하다.
나는 기억하는 자이며, 그러길 바라는 자이므로...

"살다 살다 외로워질때 나 보다 더 그대 외로워질 때
그때 그리워지리라 잊혀진 내 이름 석자.."

영화는 시간의 급류에 떠내려간 것들을
주섬주섬 건져올리며 시간의 모든 영역에서 나를 마주하게끔 한다.
그때의 나는(그들은) 오늘의 나를(그들을) 받아들일까.

그때 그 시절의 치기를 이해한다면 답은 쉬워진다.
혈기왕성함... 감독의 연출에 있어 가장 주요했던 부분은
역시나 공감능력이었다고 본다.
마지막 장면은 블루스크린 에러수준 -_-;;;

ps. 아역들 정말 매력있네... 
  유호정의 아역 ... 심은경의 성장을 두고두고 봐야겄다..

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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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만들어지면 괜찮겠다라고 리뷰를 썼었던 소설이
진짜로 만들어졌네 흐흐... 
등장인물들이 살아있고, 이야기도 요즘(그때)을 잘 반영된거라
그 어떤 장르에도 잘 어울릴 수 있겠다 싶었는데,
 기대치 정도의 완성도였고, 연기자들의 실력에 비하면
좀 싱거운면도 없지않았다
전반적으로 무난했다.   

딱히 인상적인 것은 없음.  

아.. 마지막 옥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빼곡한 서울 풍경...
정말 깝깝하고 많은 인간들의 이야기가 촘촘히 박혀있는 듯 하다.

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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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11-10-25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딱 제 느낌입니다. 그래서 참 많이 아쉬웠어요. 최대치를 보여주질 못해서 아쉬웠다죠.

라주미힌 2011-10-25 16:33   좋아요 0 | URL
요즘 감독들은 안전주의에 물들었어요 흐흐흐.. 기를 못 펴네용.
 

유준상이 세 가지 약속을 하잰다.

좋은 사람 있으면 무조건 사귀고,
술 많이 마시지 말고,
매일 일기를 쓰라...

일말의 우연성에 취하기 딱 좋은 소설적인 술집과
다양한 감정(다정)이 한 상 차려진 밥집에서
그들은 먹고 마시고 사귄다.
이상해 보일만큼 반복적이지만, 변덕이 죽 끓는듯 한 시간들을
모아놓은 세월의 모습은 낯설지 않다.
네 기억과 내 기억, 우리의 기억 그 교차점은 어디인지 얼마만큼인지
불확정성의 원리가 여기에도 적용되나 보다.
잘 알 수가 없다.

늘 제자리에 있는 것 같지만, 부유하는 세월에 몸을 맡기는 방법!
유준상이 내민 세 가지 약속은 바로 이 순간을 사랑하는 살아가는 메뉴얼인 셈.
팍하고 꽂힌 눈빛을 주시하면 방향은 짐작할 수 있게된다.
아하.. 저기로구나!!
그리고 무작정 달려드는거야... 형광등에 계속 탁~ 탁~ 부딪히는 딱정벌레처럼..
웬지 닮은 것인지, 익숙한건지 같은 건지도 모른체 그냥.. 막~
 
매일 올리면서도 올려져 있지 않은 바지 지퍼를 발견할 때 마다
유준상이 생각날 것 같다.

아무 의미 없을 수도, 많은 상징이 담겨 있을 수도 있는
무의 순간을 벌써 이만큼 지나갔구나.  


나 홍상수 팬 됐나봐 -_-;  

 

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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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1-09-26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과 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다르다는 것을 결혼식날!! 절감 ㅎㅎㅎㅎ

라주미힌 2011-09-27 08:22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휴대폰 바꿀 때와 비슷한 상황이 나올지도.. ㅎ
 

 얼핏 보면 예전에 비디오로 빌려봤던 중국영화 같긴 한데...
그래서 좋았나...
옛날 느낌 나면서도 요즘 느낌이 적절히 섞이니 시간 때우기 좋다.

 

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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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14 18: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5 1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int236 2011-09-14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우치하면 생각나는 대사는...."도사란 무엇인가?"입니다. 전우치를 보고 난 후에 의형제를 보고 있으려니 자꾸 강동원이 송강호와 대화를 나누다가 "도사란 무엇인가?" 할 것 같은 느낌이...

라주미힌 2011-09-15 10:31   좋아요 0 | URL
아 그러고보니 그렇네요.. 생각나는 대사가 없었는데 ㅎ
 

혹성탈출의 여백을 이래저래 메꾸는 작업들이 꾸준한 걸 보면,
이야기의 생명력은 완전함이 아니라 불완전함에 있는 듯 하다.
채우려 채우려 해도, 채울 수 없는 허기의 본능이라고나 할까..
100년도 못 사는 인류의 불안은 시작과 끝을 모른다는 것에 있다.
다만 깊은 땅 속에 만고의 흔적을 남긴 것들을 통해 우리의 미래를 가늠할 뿐이다.  
지구를 장악하는 속도만큼 빨라지고 있는 몰락의 속도.

인류의 자신감 만큼 구겨지는 자존감이
유인원의 표정에 서서히 드러나더니 터져나오는 말이 극적이다.
지구적 관점에서 우리의 빈자리는 얼마나 작은지
진화의 시작을 통해 그 끝을 보게 한다. 

탁월한 심리묘사가 좋다.

 

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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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11-09-14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용하신 단어가 너무 마음에 들어요.
예전에도 가끔 그런 생각한 적이 있는데
라주미힌님 가끔 참 멋진 단어들을 구사하십니다.
첫번째 단락 너무 마음에 들어요.

2011-09-15 1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5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글, 첫 단락 참 좋습니다.^^
터져나오는 말은 "NO~~~"였던가요. 첫 말이 'NO'임에 다들 많은 의미를 부여하더군요.

라주미힌 2011-09-15 23:57   좋아요 0 | URL
네... 욕이 튀어나오지 않은게 신기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