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가서 미안해 - 걱정 많고 겁 많은 유부녀의 3개월간의 유럽 가출기
권남연 글.사진 / 꿈꾸는발자국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 혼자 가서 미안해 ♡

 

 

 

 

 

 

『책에서 마주친 한 줄』

언덕 위에 위치한 탓에 주변 전망도 끝내줬다.

대부분이 펴이로 이루어진 아테네 시가지는 저 멀리 바다와 산을 배경으로 하얀 지들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전망이 무척이나 시원스러워서 나는 좀처럼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렇게 하염없이 전망을 바라보다가 순간 울컥하고 눈물이 날 뻔도 했다.

갑자기 신랑 생각이 난 것이다. 기쁜 일도, 슬픈 일도, 늘 함께 하고 싶은 반쪽을 멀리 두고 자진해서 혼자가 된 나를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 이드라는 참 자연스러웠다. …… 그도 그럴 것이 이드라는 차가 다니지 않는 섬이다. …… 그래서 산토리니에선 관광 상품으로 활용되는 나귀도

이곳에선 현지인에게 더욱 사랑받는 듯했다. …… 그들은 저마다 등에 봉지나 상자 같은 것을 지고 가만히 서서 주인을 기다린다.

성격도 어찌나 순한지 낯선 내가 다가가 쓰다듬어도 순진한 눈망울로 얌전히 몸을 맡겼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오래된 집들도 매력적이다. 특히 집집마다 튀어나온 발코니가 무척이나 이색적이다.

몰타를 여행하다 보면 이러한 발코니들에게 시선이 안 가려야 안 갈 수가 없다.


삐걱대는 나무문을 열면 아다한 정원이 보이고 그 너머로 두브로브니크의 오렌지색 지붕들이 서로 다른 높낮이로 겹겹이 펼쳐졌다.

아침이면 새들의 노랫소리가 들리고, 오후가 되면 교회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던…….


얼음이 가득 들어간 시럽 없는 아메리카노가 그렇게 먹고 싶었다. …… "에스프레소 한 잔이랑 생수 작은 것 하나, 그리고 미안한데 얼음도 주실 수

있나요?" …… 기다란 물잔에 에스프레소를 붓고 생수와 얼음을 채우니 꽤 그럴 듯한 모습이 완성되었다. …… 쌉싸래한 커피향이 입 안 가득 퍼지며

순식간에 개운해졌다. 커피 한 잔의 행복. 광고에서 들어봄직한 이 말이 절실하게 와 닿은 순간이었다.

 

스웨덴 남자들은 대체적으로 키가 훤칠하고 준수한 외모를 자랑했다. 헤어스타일도 깔끔하고, 옷도 꽤 잘 입었다.

결혼을 한 유부나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실 난 총각들보다 유부남들에게 더욱 시선이 갔다.

스톡홀름의 유부남들은 하나같이 가정적인 모습이었다. 번화한 시내든, 한적한 주택가든, 그들은 언제나 아이들과 함께였다.

 

"내가 살아보니 젊음만큼 좋은 게 없어요. 마음껏 여행하고, 마음껏 인생을 즐기도록 해요."
할머니가 인자한 표정으로 말씀하셨다. 어쩐지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다 보니 또 한 명의 할머니가 생각났다. 한국에 계신, 나의 시할머니 말이다.​

 

 


 

『하나, 책과 마주하다』

남편과 강아지와 오붓하게 살고 있었는데 시어머니도 아닌 시할머니와 같이 살게 된 작가는 꿈에도 생각지못한 시집살이를 하게 되었고 몸도, 마음도

아프게되자 3개월의 여행길에 오르게 된다.
일종의 작가에게는 도피여행이였지만 책의 마지막장을 덮게되면 이것은 도피여행이 아닌 작가에게 마음의 안정을 주는, 일종의 휴식여행이였던 것 같다.


내가 비록 결혼하진 않았지만 '시집살이'에 대한 마음고생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있다.

아직 인생의 반 이상을 산 것도 아니고, 30년을 산 것도 아니지만 요즘은 지치고 힘들기만하다.
여러 이유들이 있지만, 그로 인해 마음고생이 심했고 몸도 자꾸만 아픈 게 아닐까싶다.
그래서인지 작가의 여행길이 너무나도 부러웠고, 같이 여행하는 기분으로 읽어서 그런지 나의 유럽여행에 대한 로망 또한 높아진 것 같다.

중간중간 작가가 여행한 곳이 담겨있는데 보기만해도 가슴이 뻥 하고 뚫린다.

 

 

그리스 산토리니하면 라라라라-라라라라-하는 배경음과 함께 포카리스웨트가 떠오른다.

꽃할배들의 여행지로도 더 유명해진 그리스 산토리니는 이런 곳이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언덕과 계단이 무수하게 많은 모디카는 크게 윗마을과 아랫마을로 나뉜다고 한다.

사진으로 봐도 모디카는 엄청난 웅장함과 위용을 뽐낸다. 옛스러움이 마구 묻어나는 곳인 것 같다.


혼자 여행한다는 것은 즐거움도 있지만 막상 두려움도 따르기 마련이다. 특히 여자 혼자여행이라면 말이다.

하지만 조심은 하되, 일생에 한번쯤은 꼭 해볼 만한 게 '혼자 여행'인 것 같다.


나의 해외여행 경험은 아쉽게도 단 한번뿐이다.

해외여행 경험이 없던 나는 고등학교때 미국에 계신 고모집에 몇달 가게되었다.

그 때의 경험은 아직도 잊을 수 없이 생생하기만하다.

어렸을 때, 국내여행으로 비행기 몇 번 타봤다고 하지만 기억은 전혀 나질않고
고등학교 1학년 때, 제주도로 수학여행간 게 전부이니 해외로 비행기에 몸 실은 건 처음이였다.
그날 따라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비행기가 계속 지연되고, 또 지연되고 경유하는 과정에서 짐이 나오질 않아 헤매고 또 헤매기를 반복했다.
그래도 어찌저찌해서 무사히 도착을 했는데 얼마나 감격스럽던지!
무사히 도착했다는 안도감과 몇달간의 미국생활의 설레임이 공존하는 순간이었다.
비록 추운 겨울에 갔지만 새롭게 가는 곳마다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나의 기억 속 공간에 담기 바빴다.

국내에서의 짤막한 여행들도 설레고 설레기만 하는데, 해외에 나간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더 설레이던지!


그래서인지 이렇게 여자 혼자여행하는 분들을 보면 존경의 눈길이 간다.

분명 그들에게 설레임도 있지만 막상 두려움이 있을테였고, 여행의 결정은 용기가 따르기 마련이니깐!


이러저러한 이유로 매번 여행가기를 실패했지만 내년에는 기필코 가리라 마음먹는다

 

 작가가 여행 중 만나게 된 한 할머니가 들려준 말은 괜스레 곱씹게 된다.
"내가 살아보니 젊음만큼 좋은 게 없어요. 마음껏 여행하고, 마음껏 인생을 즐기도록 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 오베라는 남자 ♡

 

 

 

 

 

『책에서 마주친 한 줄』

거실 바닥에는 오베의 '유용한 물건들'이 들어 있는 상자가 하나 있었다. 그게 그들이 이 집 안의 물건들을 분류하는 방식이었다.​

​오베의 부인이 샀던 것은 모두 '사랑스러운' 혹은 '가정적인'것들이다. 오베가 산 물건은 모두 '유용한'것들이다.

그는 그녀를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마침내 그는 커다랗고 둥근 바위에 조심스레 손을 얹고, 마치 그녀의 볼을 만지듯 좌우로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보고 싶어." 그가 속삭였다.

그는 흑백으로 이루어진 남자였다. 그녀는 색깔이었다. 그녀는 그가 가진 색깔의 전부였다.

이 세상은 한 사람의 인생이 끝나기도 전에 그 사람이 구식이 되어버리는 곳이었다. 더 이상 누구에게도 무언가를 제대로 해낼 능력이 없다는 사실에

나라 전체가 기립 박수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었다. 범속함을 거리낌 없이 찬양해댔다.

​죽기 전에 누굴 도와야 했는지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때가 올 때까지는 늘 낙관적이다.

다른 사람과 무언가를 할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대화를 나눌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시간은 묘한 것이다. 우리 대부분은 바로 눈앞에 닥친 시간을 살아갈 뿐이다.​

『하나, 책과 마주하다』

​꼬장꼬장한 성격으로 널리 알려진 원칙주의자였던 오베의 이야기를 찬찬히 듣고나면 웃프기만(웃기고 슬프기만)하다.

그는 답답하다. 말도 잘 통하지 않는다. 이웃과도 친하지않고 말그대로 타인과 단절된 삶을 지향한다고 볼 수 있다.

원칙주의자니 당연히 삶의 패턴 또한 정해져있다.

그런 그에게는 아내인 소냐가 전부였는데 6개월 전 사고로 아내를 떠나보내게 되면서 자살계획을 세우게 된다.

그런데 이게 우연인지 필연인지 싶을 정도로 그의 자살계획들은 모조리 수포로 돌아가고 만다.

​밧줄로 목을 매고 자살하려는 순간, 툭 끊어진 밧줄로 인해 실패, 차 안에서 질식사 하려는 순간, 이웃의 등장으로 실패, 저 멀리 달려오는 기차가 승강장에 들어서는 순간 뛰어내려 했지만 정신잃고 떨어진 사람때문에 실패, 약물자살하려는 순간 고양이와 이웃의 개 때문에 실패, ……실패, 실패!

계속해서 실패를 거듭한다. 그런데 이렇게 자살을 몇 번이고 시도한 오베에게는 무엇이 남았을까?

 

극도의 우울증? 계속된 자살계획? 아니다. 그에게는 결국 행복이 남았다.

무슨 뜻일까? 계속해서 자살을 시도한 사람에게 남은 것이 결국 행복이라니!

그의 자살시도를 번번이 실패하게 했던 방해물들이 그에게 행복을 알려준 장본인들이다.

어쩌다가 고양이를 보살펴주게 되었고, 이웃과 친해지게 되었고, 우정에 금 갔던 친구 루네와도 다시금 친해지게 되었다.

알고보면 그의 아내인 소냐의 소망이자 바램이었다.

읽다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결국 그 방해물들은 하늘에서 소냐가 보내준 것이 아닐까? 오베를 위해.

 

타인과의 관계, 요즘 세상에 타인과의 관계하면 '끈끈함' 또는 '친밀함'이라기보다 '단절'에 가깝다.

요즘은 이웃집에 누가 사는지 모를 정도로 이웃에 대한 관심은 전혀 없다.

타인보다 자기중심적인 시대인데다, 현실적으로 보면 워낙 흉흉한 시대라 옆집 이웃이 위험한 이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집 옆집에 살던 어떤 아저씨가 있었는데 한번도 인사를 나눈 적이 없었지만 그 아저씨가 살고있다는 것은 알고있었다.

그런데 어느순간 보이지 않았는데 몇 주 뒤, 뜬금없이 경찰아저씨 두명이 와서는 옆집에 살던 아저씨에 대해 물어보는 것이였다.

자세한 죄목은 모르지만 도주중인 용의자라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곤 정말 오-싹했다.)

그렇다고 이웃과의 관계를 단절하자는 말은 아니다. 잘 판단하여 이웃과의 친말한 교류를 유지하자는 이야기이다.

 

마지막 뒷부분을 보면서 내 뺨 위로 눈물이 또르르 흘러내렸다.

오베의 아이러니하게 돌아가는 자살 계획을 보고있으면 웃음이 나와 책장을 빠르게 넘기며 읽었는데

뒷부분으로 갈수록 천천히, 그리고 마음 한 구석 슬픔을 억누르며 읽었다.

그렇게 오베이야기는 웃음과 감동이 진득하게 묻어나는 이야기였다.

또한, 오베는 빈껍데기의 인간이 아니였다. 그것을 끄집어내지 못했을 뿐,​ 따뜻함이 속으로 꽉 찬 인간이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헤세로 가는 길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arte(아르테)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헤세로 가는 길

 

 

 

 

 

『책에서 마주친 한 줄』

 

「활짝 핀 꽃」이라는 시에서 헤세는 이렇게 노래했다.

복숭아나무 한가득 꽃이 흐드러졌지만 그 모두가 다 열매 맺지는 않는다고. 하루에도 수백 번씩 꽃처럼 많은 생각이 피어나지만 피는 대로 그저 두라고.

꽃처럼 제멋대로 피어오르는 생각들을 굳이 분석하여 수익성을 따지지 말고, 생각의 꽃이 피는 대로 그저 내버려두자.

 

누구의 시선에도 영향받지 않는 '혼자 있음'의 시간, 그 땐 발의 시점으로 보는 세상이 가장 진실함을 알기에.

 

조금 부족해도, 조금 엉뚱한 짓을 해도, 언제나 내 숨겨진 진심을 알아주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결코 두렵지 않다.

 

 

 

『하나, 책과 마주하다』

 

문학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헤르만 헤세의 작품들. 『데미안』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중·고등학교 때 『수레바퀴 아래서』를 읽었고, 대학교에 들어와서 『데미안』을 읽었다.

타이밍이 적절해서였을까? 두 작품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들이다.

 

정여울 작가의 『헤세로 가는 길』은 마치 작가와 함께 헤세의 흔적을 찾으러 여행 간 기분을 들게한다.

첫 장부터 여행의 시작이다.

칼프 역에서 내려 도시의 중심으로 가기 위해서는 작은 강을 건너야 한다.

나는 이 강이 『수레바퀴 아래서』의 주인공 한스가 낚시를 하며 행복해하던 그 강이 아닐까 상상해보았다.

그렇게 나는 눈을 감고 상상하게 된다.

햇살이 반사되어 반짝거리는 강에서 한스가 낚시하는 모습을, 행복해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그래서일까? 대개 한두시간만 주어지면 그 자리에서 다 읽을 수 있는 게 책인데 나는 이 작품만큼은 천천히 음미하며 읽곤했다.
마음을 울리는 좋은 문장이 나오면 다시 그 전으로 돌아가 다시 읽으며 곱씹었다.

내가 책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내 머릿속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작품속의 언듯 묘사된, 감성적인 문구들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런 문구들은 나의 상상력을 더 자극하기에.

고개를 푹 숙이고 고민에 빠져 홀로 터덜터덜 걸어가는 당신을 본다면, 헤세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고개를 높이 들어 하늘을 보라고. 눈부신 하늘, 아름드리나무 잎사귀들, 아장아장 걸어가는 강아지들, 떼 지어 노는 아이들, 여인의 머리카락,

그 모든 것을 높치지 말라고. 인생의 아름다움은 그런 자잘한 풍경들에 깃들어 있다고.

 

정여울 작가에게는 헤르만 헤세가 자신의 첫 경험이라고 말한다. 인생의 첫사랑, 방황, 슬픔의 기억과 함께.

앞서 말했듯이, 타이밍이 적절했던 나도 힘든 시기에 헤르만 헤세 작품을 읽게 되었다.

중학교 때 읽고, 고등학교 때 또 읽었던 『수레바퀴 아래서』는 주인공 한스의 이야기이다.

한스에게 기대치가 컸던 가족들은 한스가 그 기대치를 충족시켜주지 못하자 한스에게 고개를 돌려버린다.

어렸던 한스는 그렇게 삶의 의욕을 계속해서 상실하게 되고 결국 강물 속으로 몸을 던지게 된다.

분명 나의 운명은 내가 선택하는 것이고, 내가 좌지우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어린 한스는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해 살았다.

대부분이 그럴 것이다. 물론, 부모님이 하나밖에 없는 자식을 위해서라지만 그것을 잘 수용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결말은 좋지않다.

매년 수능이 끝나면 꼭 그런 뉴스가 들려온다. 수능을 보기 전, 수능을 보고나서 몸을 던졌다는 가슴아프고 끔찍한 뉴스가 들려온다.

꼭 그들을 보면 한스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리다.

 

데미안에서 나오는 유명한 이 문구는 몇번이고 곱씹으며 되새김질했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압락사스.”

'나'를 비로소 이겼을 때, 진정한 '나'가 되는 것이다.

어른이 되면 나의 자아 또한 같이 성숙해지는 것일까?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내면성숙은 '나'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반짝거리는 은색의 머리를 가진 어르신이 되었다고 해도, 그 때까지도 내면성숙을 거치지 못하는 이들이 분명 있기 때문이다.

나를 성숙시키는 것, 그것의 해답은 자신에게 있는 것 같다.

 

이야기로 돌아오면 헤세가 여행했던 수많은 장소가 그의 그림소재가 되곤했는데 만년의 헤세는 농부처럼 부지런히 살았다고 한다.

그런 그에게 그림그리기와 정원가꾸기는 마법의 피난처나 다름없다고 말하고있다. 그에게는 아마 그 두가지가 힐링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였나보다.

 

나의 스트레스를 힐링시킬 수 있는 건 무엇일까? 독서? 피아노연주? 영화감상? 여행? 친구들만나기? 꽃꽂이하기? ……

 

헤세에 대해 아는 게 많아지니 그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느꼈던 건, 아직 읽어보지 못한 헤세의 작품을 찬찬히 읽어보려고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환천의 문학 살롱
이환천 글.그림 / 넥서스BOOKS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 이환천의 문학 살롱

 

 

 

 

 

 

『책에서 마주친 한 줄』

 

 

 

 

 

 

『하나, 책과 마주하다』

 

이미 SNS시인으로 유명한 이환천작가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모아 책을 출간하였다.

제목도 남다른 『이환천의 문학살롱』, 공감가는 시들의 향연으로 인해 '맞아! 맞아!'라고 고개를 끄덕거리게 만드는 책이다.

그 중 『청춘』, 『열정페이』라는 시를 적어봤다.

시 내용을 보면 단박에 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게 한다는건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청춘

 

누가감히
내청춘을

 

아프다고
진단하노

 

 

 

열정페이

 

젊은애들
가슴속에

 

꽉차있는
열정만큼

 

돈안주고
부려먹을

 

명분이또
어디있노

 

직장인들의 애환,  그리고 우리가 살고있는 현실을 해학적으로 꼬집어낸 재미있는 책이라, 읽고 있으면 참 웃프다(웃기고 슬프다).

예전에는 그저 꿈과 희망으로 가득찬 미래를 꿈꾸며 내심 부푼 기대를 안고 살아왔다.

하지만 막상 '현실'이란 벽에 부딪혀서 나의 꿈은 어느샌가 쪼그라들어지고 내가 점점 현실적으로 변해간다는 사실에 대해 너무 슬프기만하다.

이것도 되어보고 싶고, 저것도 되어보고 싶었는데 지금은 그거라도 되면 참 좋겠다라는 마인드로 변해있다.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젊은 세대들은 발 디딜 곳도 줄어들고 꿈을 펼쳐나갈 수 있는 기회 또한 줄어드는 것 같다.

예전에는 젊은이들을 3포세대라 불렸다면, 이제는 7포세대이다.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꿈, 희망직업, 인간관계, 연애를 포기해야 한다는

그 슬픈 현실을 해학적으로 표현하니 마음 한 구석은 씁쓸하지만 공감가니 재미있는 매력적인 시들이다.

시는 참 매력적인 문학분야이다.

소설, 에세이, 철학과는 달리 짤막해도 너무 짤막하지만 갖고있는 뜻은 정말이지 무한방대하다.

내가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관점 또한 달라지기 때문이다.

내가 시를 좋아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내가 담고 싶은 많은 감정들을 한 줄로서 추려낼 수 있기에!

 

고? 스톱?

 

끄집어낼것은 없고

집어넣을것은 많다.

 

고인가? 스톱인가?

 

지금 딱 내 마음이 이렇다.

 

 

 

 

해당 게시물은 넥서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커피 한 잔 할까요? 1 - 허영만의 커피만화
허영만.이호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허영만의 커피 한잔 할까요? 1

 

 

 

 

 

『책에서 마주친 한 줄』

 

한 잔 커피에 담긴 위로의 양은 평등하지만 그걸 마시는 사람들의 상처는 결코 똑같지 않지.

창작은 외로움이잖아. 그 외로움은 깊게 패인 상처를 남기는 법. 커피 한 잔으로 예술가들의 상처에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어.

 

에스프레소의 진정한 매력은 입안에 감도는 향긋한 향기와 달콤한 여운에 있고 그런 에스프레소 한잔을 마시고 나면 마치 사랑하는 사람과

키스를 나눈 것과 같은 기분이 든다.

 

겉모양으로 고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맛으로 그 호기심을 충족시켜야 해!

 

봄이 깊었어. 너를 기다리는 동안 커피를 준비할게.

그 커피를 마시면 봄의 따스한 기운이 네 안의 화를 풀어줄 거야.

 

 

 

『하나, 책과 마주하다』

 

커피가 주는 일상의 고마움을 느끼는 요즘이다.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이면 항상 커피 한 잔씩을 들고선 사무실에 들어가는데 그 커피 한 잔이 얼마나 많은 여유로움을 주는지 몸소 느끼고 있다.

하루종일 초긴장상태로 일에 끌리고 끌리다보면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없다.

유일하게 숨통 트일 수 있는 시간이 점심시간인데, 식후 커피 한 잔을 들고있으면 그 시간은 오롯이 나만의 시간이며

그 커피 한 잔은 나에게 여유로움이라는 시간을 주는 유일한 힐링의 매개체나 다름없는 것이다.

 

정말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고, 생각정리가 절실히 필요할 때에는 볕이 잘 드는 커피숍에 가서 커피 한 잔을 시켜놓는다.

그리고선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며 길 가는 사람들을 보곤하는데 그 시간이 1시간, 2시간 훅-훅- 지나간다.

커피는 그런 존재이다.

 

해리포터시리즈를 지은 조앤.K.롤링작가 또한 영국의 한 카페가 없었다면 그런 명작이 탄생하지는 못 했을 것이다.

전에 여행관련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는데 실제 작가가 그 카페에서 가서 종업원에게 말했다고한다.

돈이 없어서, 커피 한 잔밖에 시키지 못 할 것 같은데 여기서 글을 써도 되냐고.

그 때, 그 카페의 승낙이 없었더라면 어땠을까?

그 후, 그 카페는 해리포터시리즈를 탄생시키는데 일조한 유명명소로 자리매김했다고한다.

커피 한 잔이 주는, 진정한 마법이다.

 

읽는내내 책에 걸맞게 커피 한잔이 없으면 안 되겠다싶어 아이스커피를 후다닥 만들어놓았다.

얼음을 동동 띄운 달달한 커피를 맛보며 한 번 내리읽고, 또 읽었다.

나에게 커피란 어떤 존재일까? 지금은 딱 이 말이 어울릴 것 같다.

나에게 커피란, 숨통을 트이게 해주는 존재%EC%BB%A4%ED%94%BC%EC%9E%94

 

참 신기했다.

허영만작가는 커피전문가도 아닌데 어쩜! 간접적으로나마 커피의 향이 느껴지고 맛이 느껴질 것 같은 이런 책을 쓸 수 있는지!

Q. 커피를 잘 모르는데 커피 만화 그리는 게 가능한가?

A. "일본에 유명한 낚시 만화가가 있는데 그 사람은 정작 낚시를 할 줄 모른다. 모르는 사람으로서 접근하는 것의 장점이 있다.

      모르는데서 출발하니까 초보부터 전문가까지 볼 수 있는 만화를 만들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