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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기 때문에
나태주 지음 / 김영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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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사람을 좋아 하고 세상을 사랑하고 자연을 아끼는 데서 출발한다. -여는 글 11p"

ESG 관련 지원 사업도 많아지는 추세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환경오염에 심각성을 느끼면서 자연을 파괴하며 살아가기를 지금 당장 멈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의 어린 시절 등하굣길에서는 쉽게 만날 수 있던 벌, 나비였는데 이제는 실물을 찾기가 어렵다. 지금을 살아가는 미래세대에게는 미안하다. 멀지 않은 미래에는 가상현실에서나 만나게 되는 곤충, 참고 영상으로만 봤다는 아이들을 마주하게 될 수도 있겠다는 무시무시한 생각이 들었다.
작가님께서 문학관 나무 아래에서 꿀벌이 다시 찾아옴을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며 나도 불안했던 마음이 잔잔해졌다.
자연을 아끼고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모든 일을 출발해야 한다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눠본다.

"마흔 살까지의 얼굴은 부모의 영향으로 타고난 것이고,
마흔 살부터가 스스로 만들어가는 얼굴이라는 말이 있다. •••
자신이 꿈꾸는 자기 모습을 가슴에 품고 끝까지 가보라고.
인생의 성공 36-37p"

나는 어릴 적 꿈이 많은 아이였다. 그리고 일상 속 아주 작은 즐거움을 발견하고 몇 날 며칠 행복해했다. 나도 현재 나이 마흔이 넘었지만 여전히 꿈이 많다. 우리 아이들도 하나의 꿈만 꾸기보다는 여러 일에 관심을 갖고 스트레스보다는 즐거움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갔으면 좋겠다.

"자기 삶에 집중해 볼 일이다.
일상적인 삶, 작은 삶, 순간적인 삶 말이다. •••
자기 삶을 두루 살펴보면
작지만 소중하고 기쁜 일이 많이 보인다. •••
소소한 일상이 다행스럽고 소중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것을 아끼고 사랑하고 만족하자.
행복을 유예하지 말자 184p"

"나는 시에 뜻을 둔 지 11년 만에 시인이 되었다. •••
사람이 무엇이든 결심하고 그 결심을 10년 동안 실천하면
이 세상에서 이루지 못할 일은 거의 없노라고.
문제는 꾸준한 노력과 실천이다.
팔십 나이에 41p"

"멀리, 오래 가려면 천천히 가야 한다.
이 밝은 햇빛 속으로 45p"

"소년이여 조그만 꿈을 가져라.
꿈을 가지되 실현 가능성이 분명하고 목표가 확실한 꿈을 가져라. 끝내 그 꿈을 이뤄라.
소년이여 조그만 꿈을 가져라 66p"

11년간의 꾸준함으로 시인이 되셨다는 작가님의 말씀처럼 나와 두 아이 모두 각자의 실현 가능한 목표를 정하고, 천천히 더디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스스로를 믿고 끝내 꿈을 이뤄내었으면 좋겠다. 타고난 실력이 있는 사람이어도 꾸준하게 실천하고 노력해가는 사람은 이기기가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두 아이가 앞으로 대범하게 큰 꿈을 갖고 성실하게 밀고 갈 수 있기를 기도한다.

"사람은 혼자서 살 수 없다. 외로워서 살 수 없다. 친구와 이웃이 있어야 하고 가족이 필요하다. 삶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 맺음 에서 출발한다. 만남 자체가 인생이다.
인연을 좋아하기 때문에 74p"

"한 편의 시는 그렇게 중요하다. 아니, 인생살이 모든 일에서 진정한 하나는 그렇게 중요하다. "좋은 친구는 한 사람도 많다" 란 말이 보여주듯 그 '하나'의 힘은 대단하다.
하나가 없다 126p"

너무나 감사하게도 내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고, 나는 한번 인연을 맺으면 대인관계를 오랜 시간 지속하는 편이다. 일상을 살아내는 꾸준함에는 사람과의 관계도 포함된다. 모두 나를 좋아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아~ 저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조금 거리를 둔다.
아이들에게도 여러 명과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있다. 나를 믿어주고 지지해 주는 소중한 이는 한 명만 있어도 충분하다.

"서점 안으로 발을 들여놓으면 가슴이 벅차오르고 눈이 부셔 온다. 심장박동도 발걸음도 빨라진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나를 달랜다. 아니야, 지금 나는 서점이 아니라 숲속에 들어온 거야.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천천히 걸어야 해. 저기 서가에 꽂혀 있는 책은 모두 나무야. 나무가 몸을 바꾸어 책이 된 거야. 그러니까 천천히 걸으면서 나무들을 감상해야 해, 나무들과 대화해야 해.
고서점 220p"

남편과의 첫 만남에서 우리는 가장 좋아하는 시를 나눠 가졌다. 그리고 광화문 교보문고에 들러 서로를 위한 책을 한 권씩 골라 선물했다. 나는 이때의 우리가 너무나 사랑스럽고, 함께 했던 그 시간이 낭만적이라 생각한다.
이 사람과는 미래를 약속하고 함께 평생 살아도 괜찮겠다 여겼고 빠르게 진행된 결혼 이후 서재를 하나로 합쳤을 때 우리가 같은 책을 소유하고 있음이 반가웠고 평소 내 취향과는 거리가 먼 서적들도 그를 이해하는 통로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집안 곳곳에 책꽂이를 두고 수시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한다. 우리 집 서재에 빼곡히 꽂힌 책들을 보고 있노라면 기분이 좋다. 여러 번 마음에 든 책은 읽고 또 읽고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보관하는 정도로만 쓰인다. 앞으로는 먼지 쌓인 책장의 책을 조금씩 정리하고, 책 대여 프로그램 쪽으로 부지런히 옮겨가야겠다.

#김영사 #좋아하기때문에 #나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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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도 잘 사는 걸 어떡합니까
신아로미 지음 / 부크럼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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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혼자 살 용기
2. 혼자 살 준비
3. 혼자 살아 보기
작가가 설정해 둔 큰 틀을 따라가다 보면 어디에서건, 무슨 일이든 혼자서도 잘 해낼 수 있을 거라는 용기가 생긴다.

#용기 있는 사람이 되는 법
마음의 정리가 필요할 때, 혼자만의 여행을 떠난다. 사회생활을 할 때에도 그랬고, 지금 가정을 일군 이후에도 잠깐이라도 혼자 여행을 다니려 한다. 여행은 돈과 시간이 든다. 그래서 소진되는 돈과 시간이 아깝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쓰이는 것이 아까워지더라도 가끔은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여행지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만 있다 돌아온다 해도 분명 나는 채워지기 때문이다. 뾰족했던 마음이 둥글어지고 다정함이 생긴다.

#혼자가 두려운 너에게
요즘 나의 가장 주요 키워드가 된 건강. 전에는 건강검진을 꼭 해야 하나 게으름을 피웠었지만 지금은 내 건강을 살피는 일, 보험 설계 등에 있어서도 조금 더 내밀하게 살피기 시작했다. 건강을 자신하면 안 된다는 것을 주변 지인들을 통해 보고 느꼈기 때문이다. 내가 아프고 힘들면 내가 이룬 가정에도 아주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다. 내가 잘 살아내고 기쁘고 행복하면 가족 모두가 편안하다.

#혼자 잘 살기 리스트
일기를 쓰면 그림을 그려주는 앱도 나오고, 세 줄만 일기를 써도 되는 앱도 있다. 그렇게 우리는 하루의 일과를 계획하고 정리하는 일을 편리하고 다양하게 남겨둘 수 있게 되었다. 사진첩은 영상을 자동으로 만들어 지난 추억을 회상하게 해주기도 한다. SNS로 사진과 함께 대중적인 공간에 내 일상을 남길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솔직한 나의 상황과 느끼는 마음을 기록해두기엔 공개된 곳보다는 혼자만 볼 수 있는 메모장에 남기게 된다. 지난 시간들을 살필 땐 직접 눌러쓴 수첩 위의 내 글씨가 와닿는다. 글씨체만으로도 내가 어떤 감정이었을지 느껴지기도 한다.

나 또한 책 읽기를 즐긴다. 작가를 직접 마주하지 않더라도 그가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알 수 있다. 책 읽는 행위는 나의 간접경험치를 올려주고, 더 폭넓은 사고를 하게 해준다. 소설 주인공의 삶에 푹 빠져 대리만족하기도 한다.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처럼 옛 시대의 작가, 예술가를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해 보기도 한다.

#결혼하자고? 우리 헤어져
#너보다 나를 더 사랑해서 미안하지 않아
내가 인생의 우선순위가 되어야 함은 가족이 있든, 혼자 살든 상관없이 무척 중요한 일이다. 내가 계획, 설계하고 수정하고 변경하는 삶, 이따금씩 무너지고 아프고 슬퍼지더라도 이겨내고 나아가는 것. 주변에서 도울 수 있지만 내가 나답게 나이 들어가고 싶다면 내가 스스로 헤쳐나가야 한다.

#혼자 살 준비
내가 사랑하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적어보자.
나는 타인의 어떤 행동, 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불편한 것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하나씩 적어가면서 나를 파악해야 한다.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을 만드는 법
내가 나를 모르면, 타인도 나를 알 수 없다. 나에 대해 기록을 남길 때는 가장 솔직한 민낯을 그대로 남겨두길 권한다. 조금은 흐트러진 자세일 때, 졸음을 이겨내지 못하고 졸고 있을 때여도 상관없다.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나만 바라보고 내 생각만 남기자.

#이기적인 시간들의 행복
두 아이를 양육하다 보면 내 시간이 부족하다. 다행히 두 아이가 많이 자랐고 여전히 손길이 필요하더라도 매 순간은 아니게 됐다. 내가 며칠 떨어져 지내야 하는 출장을 몇 차례 다녀왔고, 나 홀로 4박 5일 여행을 다녀온 뒤 아이들은 스스로 해낼 줄 아는 것이 더 많아졌다. 이기적일 수 있는 그 행보가 나뿐 아니라 아이들의 행복 수치도 높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두 딸이 후에 결혼을 하든, 하지 않든 건강하게 혼자의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라 믿는다.

#가끔 동거합니다.
베를린에서 카우치 서핑을 경험했다. 현지인만이 모여사는 동네, 마당 있는 집에서 2박 3일 편하게 쉬고 동네를 산책했다. 카우치 서핑은 처음이었지만 현지인의 삶을 가까이에서 느끼기엔 최적이었다. 사람을 믿어보기로 결심한 뒤의 첫 시도는 무척 훌륭했다. 나무 위에 오두막을 지어놓고 그 안에서 함박웃음 짓던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고 공원에서 동네 사람들과 함께 섞여서 주말을 보냈다. 우리나라 가수 중 보아와 아이유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집주인 아저씨와의 대화도 즐거웠다. 아저씨가 만든 과일 쨈도 너무 맛있었고 예쁘게 가꾼 마당이 지금도 가끔 생각난다. 카우치 서핑은 조심스레 접근할 필요도 있지만 후기를 잘 살피고 선택하면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기회를 얻을 수 있기에 추천한다.

#짧은 손님
내가 어떤 상황에 놓이든, 어디에 있든 상관없이 나를 지켜주는 소중한 이들이 있다. 나보다 더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 그들이 있기에 내가 더 나로 빛나게 살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과의 소통하는 시간에는 그들에게 집중하고 또 나만의 시간이 필요해졌을 때 배려 받고 존중받으며 살아내고 있음에 감사함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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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면 안 돼? 작은 곰자리 74
시빌 들라크루아 지음, 이세진 옮김 / 책읽는곰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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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를 맹신하지는 않지만 검사 결과 T가 아닌 F가 들어가 있는 나는 눈물과 가까운 편이다. 영화와 드라마, 책을 보며 우는 일도 흔하고 음악, 라디오를 듣다가도, 전시회에서 그림을 보다가도 울컥한다.

그런 내가 두 아이를 양육하며 제일 자주 했던 말은 “엄마는 우는 거 싫어해. 제발 울지 말고 왜 우는지 말을 해.”였다. 징징거리는 소리, 아이의 우는소리 모두 참아내기가 너무 힘들었다.
울음소리를 삼켜내는 아이를 보다가 앞으로 살아갈 날 중에 눈물 날 일도, 속으로 눈물 삼킬 일도 더 많을 텐데 집에서도 편히 울 수 없으면 어쩌나 싶으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다른 사람에게는 좋은 사람 소리 들으며 고민을 들어주면서 아직 표현법도 서툴고 감정 조절을 배워가는 어린 내 아이들에게 너무 차가운 엄마였던 것이다.
신랑도 유독 냉정하고 차가운 태도의 내 모습을 보며 “유아교육과 나온 사람이 왜 그래?”라고 말한 적이 있다. 전공 발언이 여기서 왜 나오냐 투덜댔지만 그가 그럴 법했다. 반성하자.

두 아이와 책을 읽으면서 어떤 부분이 나와 같아 보였는지, 가장 인상적이었는지 물어보았다.
첫째는 매달릴 품으로 달려가는 장면을 꼽았고, 둘째는 우산 속에 있는 장면을 꼽았다. 그리고 빗방울처럼 눈물방울이 가득한 간지가 인상적이라고 한다.
첫째는 좋은 일, 화나는 일, 서운하고 눈물 나는 일 모두 엄마와 나누는 게 가장 좋은 아이라서 그 그림이 공감됐을 것이고, 둘째는 쨍한 날은 놀이터에서 실컷 놀 수 있고, 비 오는 날 우비를 입고 우산을 들고 장화까지 신으면 힘이 솟는 아이여서 자신과 닮은 장면을 골라낸 듯하다.

얼마 전 초등학교에 입학한 첫째 아이는 낯섦과 부끄러움이 많은 아이지만, 또래 사이에서 친구를 만들기 위해 용기 있게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좋은 반응만 얻기는 어렵다는 것도 알아가는 중이다. “나도 같이 놀고 싶어.” 이야기를 건넨 첫째에게 “내가 너보다 언니다. 너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으니 저리 가!”라며 밀쳐졌다고 했다. 눈물이 나려 했지만 꾹 참고 자리로 돌아가 앉아 있었다고 했다. ‘같은 반인데 왜 언니라고 했을까? 나의 어떤 행동이 친구를 정신없게 했을까? 나는 같이 놀자고 말 한마디 했는데..’ 생각하고 다시 생각해 보면서 눈물을 삼켰다고 했다.
그래도 다행인 건 다른 친구가 다가와 같이 게임을 하겠냐고 물어봐 주었다는 거다. 그림책에도 그렇게 슬퍼하는 아이의 옆에 가만히 기다려주는 친구의 모습이 나온다.
기쁠 때뿐 아니라 내가 슬프고 아플 때 곁을 지켜주는 사람이 1명이라도 있으면 성공한 인생이라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친구가 다 날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고, 이유 없이 싫어하는 사람도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고 살아가면 좋겠지만 앞으로 받을 상처들이 더 많을 테니 잘 치유하고 회복하는 방법을 배워갈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 그리고 이제는 울지 말아라 하기보다 내 품에서는 언제든지 펑펑 쏟아내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엄마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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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그렇게 납작하지 않아요
김나리 지음 / 책나물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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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사모님'은 여성을 높이 부르는 말로 사용될 때도 많지만,엄마가 나간 '사장' 모임에서도 누군가 엄마를 사모님이라고 하더란다. 엄마는 그때부터 쭉 '사장이 난데 누가 사모요?' 말하기를 실천하고 있다.
나를 이루어진 세계 - 사장이 난데 누가 사모요? 12p"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확대되었고, 여성 기업가 또한 늘어났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여성 대표, 특히 젊은 여성 대표와의 첫 대면에서 사장, CEO로 인사를 건네는 경우가 드물다. 김나리 작가처럼 실제로 아가씨로 불리는 일이 일반적일 것이다. 김나리 작가의 어머님처럼 아닌 것은 아니라고, 내가 사장인데 왜 사모라 하느냐고 이야기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끝까지 서로 민망한 상황을 만들지 않겠다는 생각에 밝히지 않고 돌아오는 대표도 있을 것이다. 배려라 생각해 웃으며 그냥 지나쳐 온 행동이 변화의 시간이 더디 가도록 했을지도 모른다. 여성 CEO들은 김나리 작가의 어머니처럼 당당하게 스스로를 사장이라고 외칠 필요가 있다. 나 스스로를 위해서도 그렇지만 앞으로 세상에 나오게 될 여성 기업가 후배들을 위해서 말이다. 용기를 내어 나의 자리를 지키자.

"'김 변호사'라고 부르는 아이에게 어른들은 자기 속 이야기를 꺼내곤 했다. 나는 끄덕끄덕 들을 뿐이었는데, 누군가는 울고, 누군가는 웃었다.
나를 이루어준 세계 - 내 별명은 김 변호사 39p"

"감정노동은 적게, 말은 예쁘게, 마음은 따스하게, 태도는 적당히 존중받을 수 있는 만큼. 딱 이 스탠스를 갖고, 조금 편하면 원래 내가 갖고 있는 어설픔을 약간 풀어놓으면서 스치는 사람들과 필요한 대화를 한다.
내가 만드는 세상 - 말을 참 예쁘게 해. 177p"

김나리 작가님처럼 내게도 내가 묻지도 않은 이야기를 하는 주변인들이 있었다. 대체 왜 나에게 묻는지 알 수 없었고 진실로 그들이 내 대답을 귀담아들었을지도 알 수 없다. 나도 내 앞길을 모르고 내가 해답을 알고 있지도 않은데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그들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었다. 무작정 다가오는 것이 싫어서 가시 세워 말을 던진 적도 꽤 많다.
그들에게 나는 감정 쓰레기통이었을까? 모르겠다. 그들은 털어놓고 가벼워졌겠지만 나는 그 감정이 그대로 남겨져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이제는 사회생활을 통해 적당하게, 다른 사람의 무례함까지도 잘 받아넘기는 내가 되었다. 좋은 사람과 아닌 사람을 분별하고 피해야 할 때는 웃으며 우회하거나 불쾌할 상황을 피할 줄도 알게 됐으니 다행이다.

"최근에 '주인의식'을 강요하는 상사에 대한 글을 읽었는데, 동료들은 모두 자기 자신을 주도하고 있으며, 자기 자신의 일에 대해서도 오너십을 갖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감사한 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기준들로 평가된다는 걸 알면서도 그 질문들에 도전하려는 사람들이 동료라서 기쁘다.
내가 만들고 싶은 세계 - 이걸 꼭 말로 해야 돼? 124~125p"

"미래에 그 사업을 위한 리소스가 준비되면 할 수 있다는 맥락의 말씀을 하셨다. 함께하는 주니어 동료들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해주셨다.
내가 만들고 싶었던 세계 - 나리 님은 멘토가 있어요? 134p"

명함 등록 앱 게시판에서 '주인의식'에 대한 비난의 글을 본 적이 있다. 일개 직원인 내게 주인의식을 갖기를 바라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는 글쓴이와 댓글을 단 사람들 모두 주인의식을 가지란 그 말에 반발했고 불쾌해했다.
주인 의식의 국어사전 뜻을 보면 '일이나 단체에 대하여 주체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이끌어 가야 한다는 의식'이라고 쓰여 있다. 주체가 되어 책임감을 갖고 이끌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육아로 경력단절이 됐던 시간들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개인적으로 어떤 일을 하건 그 일을 시작함과 동시에 그 프로젝트, 함께하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도를 가져야 한다. 마음을 움직이면 능률은 더 오른다. 선한 영향력이 모이고 모여서 최상의 결과를 도출해낸다.
그래서 나리 님이 직원들과 직접 만들어내는 평가 문항 작성의 사례를 더 많은 기업에서 적용했으면 하는 마음도 든다.

"버스가 왔다. 노인, 유아차에 아이를 동반한 사람, 장애인이 먼저 탑승하자, 남은 사람들은 탈 자리가 없었다. (중략)
그리고 남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내 옆 사람이 나에게 이런 말을 건넸다. "이런 날이 있어서 너무 좋아요. 파업이 있을 때나 가능한 경험이잖아요."(중략)
그 후로 나는, 내가 어떤 사회에서 살더라도 그 뿌듯함을 전하는 사람이 되리라 다짐했다.
내가 만들고 싶었던 세계 - 뿌듯함을 전할 기회 129p"

""Respekt, Kommunikation und Brot" 존중, 소통, 빵 그리고 그 세계의 주제로 몇 시간을 이야기했다.
내가 만나는 세상 I -독일의 이것들이 그리웠다. 148p"

초등학교 때 겪은 교통사고 트라우마로 운전면허 국가고시 획득을 시도조차 해본 적 없이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도보 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임산부 배려석과 노약좌석 해당 사용자 없을 시 자리 비워두기에 관한 의견을 주고받아 보면 사용하고자 하는 이의 대부분이 비어 있을 때는 해당됨 없음이더라도 자리를 이용하고 후에 관련자가 탑승했을 경우 일어나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 좋겠다 답변한 이도 꽤 많다. 장애인의 탑승으로 시간이 지체, 지연된다면 그 상황에서 얼굴에 선 그음 없이, 깊게 이마 주름 잡지 않고 묵묵하게 기다릴 수 있을지 실험카메라를 찍는다면 당신은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 것 같은가? 김나리 작가가 어떤 사회를 살던 뿌듯함을 전하며 살고자 다짐하고 실천하고자 한 것처럼 많은 이들이 작가와 연대하기를! 나 스스로도 그러하기를 바라본다.

"아버지는, 엄마가 내려가면 그 시간만큼은 엄마 만을 위해서 쓰셔." "아버지는 주로 뭐 하는데?" "같이 쉬고 집안일하고 산책도 가고 노는 거지." 부부란, 이렇게 같이 놀면서 서로를 돌보는 사람들인 것 같다.
내 세상이 된 사람 - 따로 사는 부부들 300p"

"소소한 일상의 기쁨들을 다시 찾게 되면서 나는 앞으로 인생에 펼쳐질 새로운 일들을 기대하게 됐다. 나는 그동안 인생이라는 산을 오른 것이 아니라, 트레킹 하며 매 순간의 경험으로 살았던 거다.
내 세상이 된 사람 - 인생의 트레킹 331p"

"나는 그렇게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내 삶을 납작하게 보지 않는 사람들 손에서 컸다.(중략)
그런 따스한 사랑이 나를 키웠다. 그래서, 나 힘들면 적당히 거리에서 마냥 쓰다듬어주는 그런 사랑에 나는 익숙하다.(중략)
그래서 나도 삶에서 스치는 사람들에게 따스하려고 한다. 세상에는 그것으로 자라는 아이들이 있다.
내가 만드는 세상 - 백반집 사장님 200-201p"

한 영화감독이 타인보다는 나의 가족에게 친절하고 다정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을 보았다.
'그래, 가족보다 소중한 건 없지. 그렇기에 그들에게 더 표현하고 아껴줘야 하는 것이 맞지' 싶으면서도 편하다는 이유로 상처되는 말을 주고받았던 일들을 되돌아보며 반성한다.
김나리 작가님의 글에서도 언급되는 사랑의 따스함은 여러 사람을 변화시킨다. 가족에서부터 이웃, 그리고 사회까지 그 흐름이 이어진다.
그중 내가 선택해 가족이 된 남편과 우리의 사랑으로 태어난 두 아이에게 더욱 잘해야겠다 다짐한다. 오르막길, 내리막길을 거닐 때에도 손잡고 끌어주기도 하고, 등을 밀어주며 함께 호흡하는 파트너, 서로를 아끼고 돌보며 말이다.
큰 돌풍까지는 아니고 아주 작은 흔들림을 주는 미세한 바람이겠지만 뜨거운 사랑이 아니더라도 따스한 사랑, 소소한 일상, 적당한 거리에서 지키는 선이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킨다는 걸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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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을 닮았나 봐요 웅진 우리그림책 114
유해린 지음 / 웅진주니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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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가정이 늘어 나면서 조부모의 손길로 자라나는 아이가 많다. 우리집 두 아이도 할머니, 할아버지의 무조건적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는 중이다. 어린 시절의 나도 무조건적으로 내 편인 할머니 덕분에 지금까지 어깨 쫙 펴고 산다. “할머니는 항상 내 편이야!” 이 믿음 하나로 세상 두려울 게 없다.

두 아이가 입 모아 말하는 ‘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곳’, 물결이 넘실대는 바닷마을 섬 산책길을 떠올리며 함께 이 책을 펼쳐봤다.

시어머니께서는 한복도 직접 만드실 정도로 손재주가 뛰어난 분이다. 내 느림보 바느질만 보다가 빠르게 구멍이 메워지고 옷감이 수정되는 할머니의 바느질에 손뼉치던 두 아이와 그때의 놀라움을 떠올린다.
“엄마, 모든 걸 잘할 수는 없는 거니까 바느질 좀 못해도 괜찮아요.”
“맞아! 책에서도 모두 각자 자기만의 물결이 있다고 그랬어요.”
“엄마! 괜찮아요(토닥토닥). 할머니한테 해달라고 그래요.”
두 아이는 물결을 각자의 실력을 발휘하는 시간으로, 각자 가진 능력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그리고 페이지를 펼쳐놓고 이건 엄마의 물결, 저건 내 물결, 가족들의 물결을 심사숙고하여 고르고 각자의 세계 안에 들어가 흐르는 시간들을 다시 구성해가면서 이야기를 완성한다.
그중 내가 감동했던 건 최근 척추 골절로 누워계신 할머니(나에겐 친정엄마)를 위한 첫째 아이의 마음이었다. 첫째는 할머니가 편안하게 쉬는 시간, 우리 집에 왔다 되돌아가는 할아버지를 집에서 기다리며 사랑의 마음을 갖는 시간, 우리를 그리워하는 시간까지 고르게 섞인 물결 하나를 골랐다.

내게 남겨진 삶이 얼마만큼인지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매일 매순간을 내 색깔, 내 속도로 살아나가다 보면 나만의 물결이 만들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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