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배합니다 3 - 뉴 루비코믹스 1630
야마모토 코테츠코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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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뒤를 이어 스님이 된 두 형제가 각각 마을의 두부집 청년, 세탁소집 청년과 좋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경쾌한 분위기의 BL 만화다. 외모는 둘 다 출중하지만 성격은 극과 극인 스님 형제가 서로 다른 분위기의 연애를 하는 과정이 재미있다. 1권은 수위가 낮은데 2권부터 수위 높은 장면이 등장한다. 전체적으로 일상 배경의 소프트한 러브 코미디물이라서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는 BL을 찾는 독자에게 추천한다.


주인공 유우지는 스님 형제 중의 동생으로 후쿠치 두부점의 셋째 아들 사부로와 사귄다. 다정하고 세심한 성격인 유우지는 사부로와 좀 더 긴 시간을 보내고 싶고, 더 많은 추억을 쌓고 싶은데, 둘 다 (자영업자인 관계로) 매일 일을 해야 하고 마을에 보는 눈도 많아서 그러기가 쉽지 않다. 그런 유우지에게 기회가 온다. 마을 청년회에서 온천 여행을 가게 된 것이다. 유우지는 출발할 때 버스에서 사부로 옆 자리에 앉고, 숙소도 사부로와 함께 쓸 생각에 마음이 부푸는데... 


한편 유우지의 형 켄지를 좋아하는 키무라 세탁소의 아들 요시토는 켄지가 자신을 밀어낼수록 켄지가 더 좋아져서 괴롭다. 이와중에 켄지의 전 남자친구인 료이치(료신)와 일 때문에 만나게 되고, 점점 더 질투심(+욕정)에 불타오른다. 이런 사정을 모르는 켄지의 심경에 조금씩 변화가 생기고, 급기야 켄지 쪽에서 먼저 요시토를 찾아가는 믿기 힘든 상황이 벌어진다. 과연 요시토가 얼음왕자(=켄지)의 마음을 녹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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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마녀와 꿈꾸는 돌멩이
윤미경 지음, 김미연 그림 / 노란돼지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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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감 가는 작화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독서에 관심 없는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할 것 같아요. 돌멩이가 되어서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 마음이 어른의 공감도 불러 일으키네요. 읽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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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고화질] 약사의 혼잣말 (코믹) 01 약사의 혼잣말 (코믹) 1
네코쿠라게 지음 / 학산문화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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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의 혼잣말>은 각종 콘텐츠를 통틀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이다. 원작은 휴가 나츠의 소설이고 코믹스는 두 가지 버전이 있는데, 하나는 네코쿠라게 작화이고 다른 하나는 쿠라타 미노지 작화이다. TV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었으며, 2023년 4분기와 2024년 1분기 연속 방영 중이다. 넷플릭스로도 볼 수 있는데 원작과는 또 다른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이야기는 유곽의 약사인 마오마오가 인신매매단에 의해 납치되어 후궁에 팔리면서 시작된다. 마오마오는 몸값을 다 갚을 때까지 얌전하게 지내기로 다짐하지만, 황제의 자식들이 연달아 의문의 죽음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하고 탐정 노릇을 하게 된다. 결국 마오마오는 사건의 실체를 밝히게 되고, 후궁을 감독하는 환관(?) '진시'가 마오마오를 눈여겨보게 된다. 


진시의 눈에 든 마오마오는 허드렛일을 하는 말단 궁녀에서 황제의 총애를 받는 교쿠요 비의 독 시식 담당으로 순식간에 승진한다. 이후에도 후궁 안팎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사건들을 추리로 해결하는데, 이 과정이 상당히 흥미진진하다. 마오마오가 독과 약이라면 환장하고 미모를 일부러 감추고 다니는 독특한 캐릭터라는 점도 신선하고, 진시와의 밀당 로맨스도 재미있다.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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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맑건만 소설의 첫 만남 11
현덕 지음, 이지연 그림 / 창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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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집 <하늘은 맑건만>의 작가 현덕은 1909년 생이다. 한국 소년소설의 개척자라는데 처음 듣는 이름이라서 이력을 찾아보니 월북 작가다. 이 책에 실린 두 작품은 저자가 동화 작가로서 활동을 시작한 1930~40년대가 배경이다. 안반, 빈탕, 도시(도무지), 남저지(나머지) 같은 옛말이 나오는 점이 재미있고, 배경은 옛날이지만 거짓말, 양심, 죄책감, 의심 등 요즘 청소년들도 고민할 만한 문제를 다뤄서 읽어볼 가치가 충분하다. 


<하늘은 맑건만>의 주인공 문기는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작은 아버지 집에 얹혀 살고 있는 소년이다. 어느 날 숙모의 심부름으로 고기를 사러 간 그는 예상보다 많은 거스름돈을 받고 고민에 빠진다. 고기 파는 상인에게 거스름돈을 잘못 줬다고 솔직하게 말할지 아니면 애초에 숙모가 돈을 잘못 줬는지 확인할까 말까 고민하던 중 문기는 친구 수만과 만나고, 수만에게 자신의 사연을 털어놓는 바람에 점점 더 큰 어려움에 빠진다. 


이 책에 실린 또 다른 소설 <고구마>의 주인공 기수는 학교 아이들이 농업 실습용으로 가꾸고 있는 고구마밭이 파헤쳐진 것을 발견한다. 화가 난 아이들은 고구마를 캔 범인으로 가정 형편이 안 좋아서 매일 아침 누구보다 일찍 등교해 교장 선생님 심부름을 하는 수만을 지목한다. 기수는 친구의 의리로 수만이 한 일이 아니라고 감싸주지만 아이들은 점점 더 수만을 몰아붙이고, 기수 또한 점점 수만을 의심하게 된다. 


두 편 모두 길이는 짧지만 중심 사건이 극적이고 강렬하며 몰입감이 대단하다. 특히 <하늘은 맑건만>에서의 문기는 별 생각 없이 한 작은 거짓말 때문에 점점 더 큰 어려움에 빠지는 모습이 무척 안타까웠다. 두 편 모두 주인공은 그나마 양심이 있고 죄책감도 느끼는 아이들인데, 친구를 괴롭히거나 의심하고도 죄책감을 안 느끼는 <하늘은 맑건만>의 수만이나 <고구마>의 인환 같은 아이들은 커서 어떻게 될는지 착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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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 조선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20
정명섭 지음 / 다산책방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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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에 때 아닌 폭설이 내린다면 어떨까. 갑자기 시작된 한파가 그칠 기색 없이 계속된다면...? <미스 손탁>, <어린 만세꾼>, <저수지의 아이들> 등 다수의 역사소설을 집필한 정명섭 작가의 신작 <빙하 조선>은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파라는 재난을 맞닥뜨린 상황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을 상상해서 쓴 판타지 소설이다.


이 소설은 판타지 소설이기는 하지만 역사적 근거가 전혀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조선왕조실록> 숙종 39년 8월 24일 자에 따르면 "평안도 의주 등지에 우박과 눈이 뒤섞여 내리고, 철산 땅에는 눈이 1자 남짓 쌓여 3일이 되도록 녹지 않았으며, 황해도 곡산 등지에는 산 중턱에 눈이 내렸다."라는 기록이 있다. 이는 17세기 숙종 대에 소빙하기가 있었음을 알려주는 사료다. 


소설은 열여섯 살 소년 화길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화길은 한양의 소방관인 멸화군의 일원이다. 멸화군 대장인 아버지와 함께 먹고 자면서 일을 돕는 것이 그의 일과다. 어느 날 밤 면주전에 난 불을 끄고 다른 대원들과 함께 한숨 돌리던 그는 하늘에서 눈이 내리는 걸 보고 깜짝 놀란다. 때는 6월. 한겨울이 되려면 아직 한참 남은 때였기 때문이다. 


그 때부터 시작된 눈은 좀처럼 그치지 않았다. 그치기는커녕 쌓이고 또 쌓여서 사람들의 통행을 방해하고 농사를 망쳤다. 재난을 틈타 곳곳에서 범죄가 발생하고, 민심이 악화되면서 왕을 탓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세상이 점점 흉흉해지자 화길의 아버지는 화길에게 한양을 떠나 백두산으로 가라고 지시한다. 그곳에 '따뜻한 땅'이 있다는 아버지의 말은 정말일까.


처음에는 안 그래도 추운데 더 추운 곳으로 가라고 아들에게 지시하는 화길의 아버지가 이해되지 않았다. 아버지의 말대로 백두산에 따뜻한 땅이 정말 있을까 하는 의심도 들었고, 화길이 따뜻한 땅을 찾는다 한들 아버지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아버지와 함께였다면 화길이 길 위에서 덜 고생하고 덜 고통받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다. 


하지만 아버지 품을 떠나 혼자 길 위에 선 화길이 위기를 극복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니, 한파와 상관 없이 화길이 살면서 한 번은 거쳤어야 할 인생의 관문을 지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길이 스스로 친구를 찾고 적을 분간하는 기술을 터득하는 모습을 보면서는, 어쩌면 아들을 좀 더 넓은 무대에서 큰 사람으로 키우고 싶었던 아버지의 큰 그림 같다는 생각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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