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의 형제 교육법 - 엘리트 삼형제를 키워 낸 자녀교육 리얼 스토리
에제키엘 이매뉴얼 지음, 김정희 옮김 / 와이즈베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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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를 통틀어 정치, 경제, 예술, 학문 등 각 분야의 최상위층에는 유대인들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많은 사람들이 유대인의 문화와 전통, 그 중에서도 교육법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 여기 세 아들을 각각 의학, 정치, 연예 세 분야의 엘리트로 키워낸 유대인 부모가 있다. 이 책 <유대인의 형제교육법>의 저자이자 장남인 에제키엘 이매뉴얼은 의학 분야의 석학으로 오바마 행정부 보건의료정책 특별자문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펜실베이니아 부총장,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차남인 람은 첫 유대인 출신 시카고 시장과 오바마 행정부 초대 비서실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삼남인 아리는 할리우드 대형 에이전시 대표이며 인기드라마 <안투라지>에 나오는 아리 골드의 실제 모델이다. 이들 부모의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는 아버지의 지극한 사랑이다. 아버지 베냐민은 개업의로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도 매일같이 아들들에게 포옹과 키스 세례를 퍼부으며 애정을 쏟았다. 대화를 할 때는 어린 아이라고 무시하거나 윽박지르지 않고 어른을 대할 때와 똑같이 관심을 보이고 존중해 주었다. '파우와우'라고 불리는 가족회의 때도 마찬가지. 이따금 회의가 토론으로, 토론이 싸움으로 번지기도 했지만 아버지 베냐민은 너그럽게 이해해 주었다. 저자는 그런 아버지의 가르침이 경쟁심 높은 세 형제의 자존감을 높였으며, 어떤 시련과 고난이 와도 자기 주장은 똑바로 하는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회고한다. 


둘째는 어머니의 자제심이다. 자식이 한둘도 아닌 셋, 그것도 전부 아들인데, 어머니 마샤는 자식이 아무리 큰 잘못을 저질러도 혼내거나 때리거나 벌주지 않고 대화로 해결했다. 엄청난 자제심의 소유자다. 그런 어머니도 할 말은 했다. 때는 흑인과 소수 민족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극심했던 1960년대. 어머니는 마틴 루터 킹이 이끈 시카고 평화 행진을 비롯한 수많은 정치 집회에 아들들을 데리고 참가했다. 아들들이 학교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을 참지 않았고,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라고 가르쳤다. 자제심과 의협심 사이에서 훌륭하게 균형을 잡는 어머니를 보며 세 형제는 사회에 대한 관심과 책임 의식을 높였다.


유전과 양육 중 어떤 것이 더 큰 영향을 준 것 같냐는 질문에 저자는 유전의 영향을 인정하면서도 양육의 결과라고 보는 것이 맞다고 힘주어 말했다. 의학자인 저자는 세 형제 모두 어린 시절에 오늘날 난독증과 ADHD로 불리는 주의력 결핍 장애를 겪었으며, 이는 아버지의 과잉 행동 성향과 어머니의 난독증을 물려받은 것 같다고 진단한다. 하지만 당시 이런 장애가 있는 줄도 몰랐던 부모는 자식들의 특이한 성격과 행동을 개성으로 받아들였다. 공부든 장사든 발레든 관심을 보이는 분야가 있으면 지원해 주었고, 넉넉치 않은 살림에도 불구하고 여행과 문화 생활 같은 지적 자극에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 


흔한 가족사 같지만 가난하고 평범한 가정에서 뛰어난 인물이 나오는 기적이 담긴 이 책. 유대인이라서가 아니라 부모의 정성과 사랑, 그리고 가정 환경이 이들 세 형제를 엘리트로 만들었다고 하니 어쩐지 안심이 되고 꿈꾸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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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에게 살해 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
곤도 마코토 지음, 이근아 옮김 / 더난출판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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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은 의료도 비즈니스이며, 그것이 의사의 생계수단임을 인식하지 못한다.

현재 의사들 대부분은 병자를 가능한 한 늘려서 병원으로 끌어들이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한마디로 의사의 감언이설에 넘어가는 당신은 의사의 봉인 셈이다.

당신의 중요한 시간과 돈을 의사에게 바치는 것을 넘어, 생명까지 단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p.35)




제목이 참 터프하다. 사람을 살리는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방법'이라니.  하기야 과잉 진료, 의료 과실 같은 말을 신문이나 텔레비전에서 종종 듣기는 하는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의사가 멀쩡한 사람을 환자 만들까? 



그런데 책을 읽어보니 '의사가 병을 만들고 환자를 만든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싶다.  '의료도 비즈니스'인 만큼 의사의 실적과 병원의 이윤이 중요하다. 요즘처럼 병원이 난립하고 병원 간의 경쟁이 심해지는 시대에는 더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을 질병으로 진단하고, 아직 괜찮은 혈압 수치를 고혈압으로 진단하거나 유사 암을 암으로 진단하는 일이 왕왕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감기 같은 일상적인 질병이나 독감 예방접종, 자궁경부암 백신 같은 예방 행위도 과잉진료의 예외가 될 수 없다. 안 그래도 날씨가 추워져서 독감 예방접종을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몸은 고생해도 며칠 앓는 편이 몸에는 더 좋다고 하니 믿어봐야겠다.



잘못된 건강 상식도 문제다. 체중을 줄여라, 콜레스테롤을 줄여라, 술 마시지 마라, 커피 마시지 마라, 소금 적게 먹어라 등등 일반적인 건강 상식에 대해 저자는 반론을 제기한다.  육류와 생선 등에 든 단백질과 지방은 몸의 저항력을 높이기 때문에 갑자기 체중을 줄이거나 콜레스테롤 섭취를 삼가면 저항력이 떨어져 병세를 심각하게 할 수도 있다. 약간의 술과 커피는 건강에 도움이 되며, 염분 역시 무조건 섭취를 줄이면 안 된다.  지인 중에 염분 섭취를 급격히 줄였다가 병원 신세를 진 분이 있는데 저자의 설명을 들으니 이해가 된다. 

  


의료 행위는 일반인이 알기 어려운 전문적인 분야인 데다가 생명이 달렸기 때문에 의사의 말이라면 무조건 믿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의 선의를 악용하여  의사가 환자를 속이거나 잘못된 진단 또는 의료 행위로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니 무섭다. 병이 생기기 전에  평소 걷기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여 면역력을 높이고, 병이 생기거든 내버려두면 낫는다고 생각하고 담대하게 마음을 먹으라는 저자의 조언이  다소 무책임하게 느껴지지만, '과유불급'이라는 말도 있듯이 과한 것보다는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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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의 심플 요가 - Body Shape & Healing
에이미 루이스 지음, 신혜규 옮김 / 리스컴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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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조절, 몸매 관리를 위해 평소에 이것저것 신경쓰는 것이 많다. 식단도 조절하고 일주일에 네다섯번은 공원에서 워킹이나 조깅을 하기도 한다. 요즘처럼 추운 때에는 집에서 요가나 필라테스를 하기도 하는데, 전문적으로 배운 것은 아니고 인터넷 동영상이나 교재를 보고 따라하는 정도다. 그런데 이제까지 몇 권의 요가 교재를 따라해봤지만 별다른 효험을 본 책은 없다. 꾸준히 하지 않아서 그런가 싶어 작정하고 몇 주 동안 해 본 적도 있는데 눈에 띄는 효과는 없었다. 그래서 좋은 요가 교재를 찾다가 <그녀들의 심플 요가>라는 책을 발견했다.



이 책은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에이미 루이스가 요가의 효과에 자극을 받아 만든 책이다. 요가 자세를 사진으로 보여주는 책은 많아도 일러스트로 보여주는 책은 별로 없는데 작가가 일러스트까지 그렸다고 하니 수긍이 간다. 이 책은 나처럼 전문가의 도움 없이 스스로 요가 동작을 따라해보는 요가 초보자들도 알기 쉽고 이해하기 쉽게 구성된 점이 장점이다. 본격적인 요가 동작 설명에 앞서 요가의 기본과 주의할 점, 요가에 필요한 도구, 책 활용법 등을 상세히 설명해 두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럴 여건이 안 되는 경우에는 아예 안 하는 것보다야 이런 교재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하는 것이 낫지 않나 싶다.



책은 크게 일곱 가지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요가는 탄력있는 몸매, 긴장 완화, 스트레스 해소, 건강과 활력, 회복과 치유, 해독과 정화, 감정 조절 & 심리 안정, 생리전증후군, 생리통 완화 등 신체적, 정신적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운동으로,

몸매 관리, 체중 조절뿐만 아니라 무기력증, 우울증, 스트레스 같은 감정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실제로 나는 목이나 어깨, 허리가 아플 때나 생리전증후군, 생리통이 있을 때마다 요가를 하고, 기분이 안 좋을 때에도 요가를 한다. 통증을 완화하고 기분을 전환하는 효과가 있다.



책에는 총 48가지 요가 동작들이 나와 있다. 왼쪽 페이지에는 기본 자세 그림, 오른쪽 페이지에는 순서별 동작 그림과 따라 하는 방법, 효과, 집중 포인트 등이 나와 있다. 일러스트 속 여인의 몸매가 참 친근하다 (^^;;;;;;) 이 책이 보통 요가 교재처럼 사진이 아닌 일러스트로 되어 있어서 좋은 점은 순서별 동작의 특징을 알기 쉽다는 것이다. 처음 자세부터 최종 자세까지, 팔과 다리 동작, 발의 위치, 고개 방향 등이 심플하게 그려져 있어서 사진으로 보면 애매하거나 잘 안 보여서 알기 어려운 특징들을 알기 쉬웠다. 보통은 중간 단계는 사진이나 글로 설명하고 넘어가는 게 대부분인데 말이다. 이런 식으로 48가지 동작을 따라했더니 한 시간이 훌쩍 가고 온 몸이 따뜻해졌다. 오늘부터 밤마다 따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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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ook 서른 넘어 옷 입기 - 지금부터 시작하는 ‘나답게’ 입는 법 F.book 시리즈
에프북 지음 / 포북(for book)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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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자들은 자신에게 매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단순히 몸무게가 많고 적고, 나이가 들고 어리고의 문제가 아니다. 발목이 굵네, 가슴이 처졌네, 주름이 많네, 이 나이에 어떻게 이 구두를 신겠느냐, 분홍색은 나랑 안 어울린다... 하면서 말이다. ... 스타일 좋은 여자가 되자고 말하고 싶진 않다. 유행하는 스타일의 옷과 헤어스타일로 자신을 치장해야 자존감이 높아진다고 말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 스스로 자신이 얼마나 괜찮은 여자인지 깨닫길 바라는 것이다. 거울 속의 여자가 초라하고 멋없는 단점투성이가 아니라 보면 볼수록 매력 있는, 그래서 자꾸 예뻐해 주고 싶은 괜찮은 여자라고 생각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p.115)

 

 

패셔니스타, 라기보다는 패션 테러리스트에 가까운 나지만, 삼십 년 가까운 세월을 살면서 나름의 패션 철학은 가지고 있다. 서른 즈음인 나의 옷 입는 방법이 서른 넘어서도 통할까? 그럴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에프북에서 만든 책 <서른 넘어 옷 입기>에 따르면 말이다.  책에는 패션 숍 <린넨 내추럴> 대표 오선영, 액세서리 브랜드 <캐미> 디자인 디렉터 김문정, 가방 브랜드 <꼬르뷔> 디자이너 송수정, 아동복 쇼핑몰 <꼬모> 오너 허수영, 온라인 숍 <오일클로스> 오너 김지영 등 패션피플이면서 동시에 아이 엄마이기도 한 다섯 명의 '엄마여자'들의 옷 만들고 옷 입는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다. 애엄마라고 하면 떠오르는 꾸밈 없고 펑퍼짐한 옷차림을 떠올리면 오산이다. 이십대 미혼녀 못지 않은 감각적인 스타일에 실용성까지 잡은 완벽한 패션, 거기에 일과 살림을 균형있게 양립하는 라이프스타일이 어찌나 멋지던지, 보는 내내 감탄이 나왔다. (옷 잘 입는 여자들 이야기 사이에 배치된 옷 못 입는 편집자들 이야기는 또다른 재미다 ^^)



옷 잘 입는 그녀들의 비결을 몇 가지 소개하자면,

 

 

첫째, 기본 아이템을 잘 갖추라. 사도 사도 없는 게 옷이라지만, 아침에 옷장을 열었을 때 기본 중의 기본인 하얀색 면 티셔츠나 청바지조차 없으면 한숨이 나오는 정도가 아니라 '그동안 비싼 돈 들여 산 건 대체 뭔가' 하는 자괴감이 든다. 그래서 계절마다 또는 세일 기간마다 유니클로, 자라 같은 SPA 매장에서 티셔츠, 청바지, 가디건 등 기본 아이템을 부지런히 '쟁여' 놓는 건 필수다. 아내이자 엄마인 그녀들의 기본 아이템에는 몇 가지가 추가된다. 모임이나 회식 등 중요한 자리에서 입을 블랙 정장과 원피스, 학교 행사에 참석할 때 유용한 트렌치 코트 등이다. 패션 숍 <린넨 내추럴> 대표 오선영이 소개하는 리넨, 니트 소재의 기본 아이템들은 몇 년을 입어도 유행을 타지 않는 데다가 예쁘기까지 해서 기본 아이템이라기보다는 신경을 많이 쓴 옷차림처럼 보였다. 액세서리 브랜드 <캐미> 디자인 디렉터 김문정 역시 질 좋은 셔츠나 자켓, 스트라이프 티셔츠와 청바지 등 기본 아이템부터 잘 갖추라고 충고한다. 여기에 팁 하나 더. 키가 큰 사람은 그냥 셔츠나 원피스를 입는 것보다 셔츠 스타일의 원피스가 잘 어울린다고 한다. 키가 175cm나 된다는 그녀가 소개하는 셔츠원피스를 보니 마음에 들어 나도 이참에 몇 벌 구입할 생각이다. 



둘째, 유행을 타는 디자인이나 색상보다는 기능과 소재 위주로 고르라. 더위와 추위를 유난히 많이 타는 나는 아무리 세련되고 예쁜 옷이라도 날씨에 안 맞으면 못 입기 때문에 전부터 여름에는 땀 흡수를 잘 하는 면, 겨울에는 뜨끈뜨끈한 히트텍, 기모 소재를 최우선적으로 골라왔다. 아이 엄마인 그녀들은 옷의 기능뿐 아니라 소재가 인체에 무해한지 여부에도 민감하다. 가방 브랜드 <꼬르뷔> 디자이너 송수정은 결혼 후 아이의 첫 가방을 고르다가 성에 차지 않아 직접 브랜드를 런칭했을 정도로 소재에 예민하다. 아이가 물거나 빨 수 있기 때문에 옷이나 소품을 고를 때 천연 소재인지, 피부에 자극을 주는 질감은 아닌지를 제일 먼저 본다는 그녀. 안 그래도 대량생산, 패스트 패션의 부작용으로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함유된 옷이 많다고 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그녀들의 제품은 엄마 마음으로 만든 가방, 소품이라고 하니 믿음이 간다. 



셋째, 나만의 고유한 옷을 입으라. 나는 늘 심플하게만 옷을 입다보니 심플함이 곧 나의 패션 철학이고 고유한 개성인 줄 알았다. 그런데 옷 잘 입는 그녀들은 그저 심플하게만 입는 게 아니라 저마다 고유한 패션 테마를 가지고 있었다. 아동복 쇼핑몰 <꼬모> 오너 허수영의 패션 테마는 '프렌치 시크'다. 프랑스 여인들의 무심한듯 시크한 스타일처럼, 블랙, 베이지, 그레이 등 모노톤의 옷에 팔찌나 목걸이 같은 액세서리를 볼드하게 가미하는 식인데, 모노톤의 옷만 입으면 심플은커녕 밋밋하고 개성없어 보일 따름이지만 액세서리를 어떻게 가미하느냐에 따라 마치 다른 옷을 입은 듯 개성이 배가 된다. 신경을 쓴 듯 안 쓴 듯한 그녀의 패션 철학은 내 마음에도 쏙 들었다. 이것도 어쩌다 이렇게 된 게 아니라 책, 잡지, 인터넷 블로그 등을 통한 부단한 공부와 자료 조사의 결과라고. 온라인 숍 <오일클로스> 오너 김지영의 패션 테마는 보다 과감하다. 오랜 시간 캐주얼을 즐겨온 그녀는 결혼 후에도 캐주얼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간직하고 있다. 서른 넘어 입으면 다소 부담스러워 보일 수 있는 샬랄라 러플과 레이스, 요란한 프린트 등은 되도록 자제하지만, 티셔츠, 청바지 등 기본 아이템에 과감한 색상, 화려한 프린트를 추가하는 식으로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한다. 



이런 멋진 '엄마여자', 아니 언니들이 있으니 곧 있으면 다가올 '서른 넘어 옷 입기'가 결코 두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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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읽는 동의보감 - 한의사 엄마가 깐깐하게 고른 최고의 양육처방 : 태어나서 열 살까지
방성혜 지음 / 리더스북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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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를 치료하는 것은 더욱 어려우니 이는 그 장부가 취약하고 피부와 뼈가 연약하며 혈기가 왕성하지 못하고 경락이 실과 같고 맥과 호흡이 가느다란 털과도 같으며 비워지기도 쉽고 막히기도 쉬우며 싸늘해지기도 쉽고 뜨거워지기도 쉽기 때문이다. 또한 입으로 말을 할 수가 없고 손으로 가리킬 수가 없어서 어디가 아픈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p.42) 

 

"작은아들을 키울 땐 내게 큰 변화가 생겼다. 한의과대학에 입학해서 한의학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된 시기였다. 특히 동의보감의 내용 중 뒤통수를 후려치는 듯한 구절을 만나게 되었다. 그 내용은 바로 아이의 신체 발육 속도에 관한 것이었다. "일찍 앉고 일찍 걸으며 일찍 치아가 나오고 일찍 말하는 것은 모두 불길한 성정이므로 아름다운 사람이 되지 못한다." 이 구절은 충격 그 자체였다. 큰아이를 키우면서 그렇게 기대하고 시도했던 그 '빨리'라는 것이 실은 좋지 못한 성정이라는 것이다. 신체 발육이 다른 아이보다 유난히 빠르면 커서 아름다운 사람이 될 수 없다고 했으니, 나는 정반대로 큰아이를 키운 것이다. (p.86)" 

 

  

 

최근 몇 달 사이에 동의보감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읽었다. 그 중 가장 좋았던 책을 고르라면 한의사 방성혜가 쓴 <마흔에 읽는 동의보감>을 들고 싶다. 도서관에서 보고 부모님 읽으시면 좋겠다 싶어 빌렸는데 내가 더 열심히 읽었다. 동의보감에 대한 해설과 함께 서울대 영문과 졸업 후 대기업에 입사해 잘 살다가 돌연 사직하고 한의대에 입학, 육아와 가사를 병행하며 한의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그려져 있어서 그 이야기를 읽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의 신간이 나왔다. 제목은 <엄마가 읽는 동의보감>. 나는 아직 엄마가 되기는커녕 결혼도 안했지만, 마흔도 아닌데 <마흔에 읽는 동의보감>을 재미있게 읽었으니 이 책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다 싶어서 읽어보았다. 읽어보니, 일단 빨리 결혼해서 엄마가 되고싶다는 생각이 들었고(파이팅!), 친구와 선배, 사촌언니, 새언니 등 주변의 기혼 여성들, 아이가 있는 여성들에게 선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이 묵직하고 내용도 탄탄한데 가격은 겨우 1만6천원이니 백일잔치, 돌잔치 선물용으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지 싶다. 

 

 

저자는 먼저 아이를 치료하는 것이 성인을 치료하는 것과 얼마나 다르고 어려운지를 동의보감을 인용해 설명한다. 아이들은 성인에 비해 몸이 훨씬 민감하고 연약해서 아프기 쉬운데도 자신의 상태를 말로 설명하지도 못해서 치료하기가 갑절로 힘들다. 아이를 가장 잘 알고 아이의 곁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어머니가 아이의 상태를 잘 파악하고 있으면 때로는 의사나 약사보다 더 훌륭한 진단과 처방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즘은 일때문에 아이를 할머니나 도우미 아주머니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고, 육아, 가사 스트레스 등등의 이유로 아이와 어머니가 같이 지내도 아이를 충분히 보살피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다보니 아이가 아파도 왜 아픈지 정확히 알지 못해 무조건 병원에 달려가거나 약에 의존하거나, 때로는 그마저도 못하고 방치하는 일도 생긴다. 

 

 

저자 역시 한의대 공부를 하고 한의사로 바쁘게 지내다보니 두 아들을 키우면서 충분히 신경을 쏟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그로 인해 큰아들은 불안정한 생활 때문인지 크고작은 병치레를 자주 했고, 작은아들은 고지혈증이 우려된다는 진단을 받을 만큼 비만이었다. 저자는 한의사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건강에 신경쓰지 못한 것을 후회하며, 그동안 쌓은 한의학적 지식과 진료를 하면서 얻은 경험과 지혜를 집에서 실천해보았다. 그랬더니 아이들의 건강이 눈에 띄게 좋아졌고, 심리적으로도 안정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학교생활도 잘하게 되었다. 한의사의 마음과 어머니의 마음, 두 가지 마음이 더해져서 쓰인 책이라서 그런지 내용이 두배로 깊고, 구절 하나하나가 읽고 있는 내 마음까지 절절하게 와닿았다.  

 

 

아이의 양육과 병, 성정, 음식 등 다양한 주제에 신경을 쓴 점도 좋다. '빨리빨리'를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이를 키울 때에도 자기 아이가 다른 집 아이들보다 뭐든 빨리 하기를 바라는 경향이 있는데, 동의보감에 따르면 빠른 것은 느린 것보다 결코 좋지 않다고 한다. 저자는 이를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 사실 나도 어릴 때 다른 아이들보다 빨리 걷고 빨리 말을 하고 글도 일찍 깨우쳐서 부모님이 좋아하셨다는 말을 들었는데, 이제 보니 좋아하실 일이 아니었다 싶다. 뭐든 빨리 익히고 빨리 지치는 성격이 이 때 비롯된 것 같다. 반대로 내 동생은 뭐든 느리게 뗐는데 지금도 성격이 느긋하고 일도 차분하게 한다. 경거망동하지 않고 느리게, 천천히 하는 것. 이는 양육뿐 아니라 아이의 병을 다스리고 성격을 파악하고 음식을 먹이는 데에도 통하는 진리다. 동의보감은 어렵다, 한의학은 난해하다 생각지 말고, 쉽고 재미있게 쓰인 <엄마가 읽는 동의보감> 같은 책으로 아이를 보다 지혜롭게 키우는 어머니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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