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로봇 닥터 네오픽션 ON시리즈 18
윤여경.정지훈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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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기획자이자 비영리 문학단체 퓨처리안의 대표인 윤여경 저자는 2017년 "세 개의 시간"으로 제3회 한낙원과학소설상을 수상했으며, 2023년 제6회 CISFC 과학소설 국제교류 공로 훈장을 받았습니다. "금속의 관능", "우리가 먼저 가볼게요", "우주의 집", "장르의 장르", "내 첫사랑은 가상 아이돌" 등을 썼고, 한중일 아시아 설화 SF 프로젝트 "일곱 번째 달 일곱 번째 밤"을 기획했습니다. 의학과 사회과학, 공학을 전공하고, 현재 K2G 테크펀드의 제너럴 파트너로 국내외 딥테크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D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겸직교수, 모두의연구소 최고비전책임자를 맡고 있는 정지훈 저자는 "거의 모든 IT의 역사", "미래자동차 모빌리티 혁명", "내 아이가 만날 미래" 등을 집필했습니다. 그럼, 스토리텔러와 미래학자가 함께 쓴 <응급실 로봇 닥터>를 보겠습니다.



정수호의 할아버지는 G의료센터를 창립했고, 할머니와 엄마는 의사, 아빠 도원은 로봇 공학자로 최첨단 의료 로봇을 만듭니다. 어릴 때부터 몸이 약한 수호는 납치 사건에 휘말렸고 발작 장애가 심해져 당시 아빠가 개발 중인 의료 로봇 프로토타입 보드 ROSSA와 같은 모델을 뇌 속에 넣어 전기적 신호를 제어하는 수술을 했습니다. 9살 때 아버지가 프로토타입 보드 로사를 처음 보여줬습니다. 비활성화 상태인 로사가 갑자기 작동이 되었고, 수호의 귓가에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마치 로사의 프로세서와 자신의 의식이 어떤 신비로운 방식으로 연결된 것처럼요. 도원의 집에서 일하는 잡부의 아들 민유는 아이큐 179의 천재였고 신동이었지만 세상 모든 것에 심드렁했습니다. 그런 민유에게 활성화된 로사가 눈에 들어왔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 계획을 세웁니다.

20년 후 국경없는의사회에서 의료활동을 하는 수호는 로봇 의사에 대한 사회적인 반감을 줄이기 위해 국제 분쟁 지역에서 로봇 의사의 실력을 보여주겠다는 프로젝트를 결성했습니다. 위급한 상황에서 로봇 토러스의 저력을 보여줬음에도 많은 이가 토러스를 신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괴물 로봇을 자신들이 거주하는 건물로 들이는 것을 무서워했습니다. 이 사건 이후로 AI의 범죄율 그래프가 조금씩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토러스는 값비싼 고물이 되었지만 정도원 부부는 로사를 살려 새로운 로봇 의사를 세상에 소개할 계획을 논의했습니다. 하지만 이 계획은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무산되고, 토러스는 분해되어 팔려나갔습니다. 수호는 충격을 받고 일만 하다가 로사도 분해된다는 뉴스를 보고 한국으로 갑니다. 돌아온 한국에서 국내외 유명 인사가 된 로봇공학자 민유를 만납니다. 로사는 낮에는 수호의 어시스턴트 닥터로 수호의 책임하에 일하고, 밤엔 민유가 로봇 공학자로 데이터 등을 확인합니다.

로봇 의사에 대한 반감을 가진 시민들과 동료들 사이에서 의사로 일하게 된 로사와 수호는 어떻게 될지, 로사를 소유하려는 민유의 계획은 무엇인지, 자세한 이야기는 <응급실 로봇 닥터>에서 확인하세요.




첨단 수술 기구인 로봇을 환자에게 장착하고 의사가 원격으로 조종하여 시행하는 수술 장면을 뉴스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보통 복강경 수술이나 내시경 수술 등에 많이 사용되며 많은 분들이 혜택을 보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의료 현장에서의 로봇은 의사의 보조적인 형태로 이용되고 있는데요, <응급실 로봇 닥터>에 나오는 로사처럼 의료 로봇이 직접 인간들을 진단하고 수술한다면 어떨까요. 환자의 입장에서 선뜻 받아들이기는 힘들 것입니다. 혹시나 고장 나서 잘못 진단 내리거나 잘못 수술할까 걱정도 되고요. 하지만 인간 의사도 오진하고, 수술 시 실수도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의료 로봇이나 인간 의사나 비슷할 것 같다고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는 있지만, 감성적으로 거부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래서 로사를 책임지는 수호는 로사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필요를 심어주는 일을 하기로 합니다.


필요란 그 가치를 아는 것에서부터 나오는 것이니까.

하지만 수호는 그 '필요'를 만들어가기로 했다.

로사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필요를 심어주는 일.

로사를 알아가는 일.

p. 172


산업용 로봇, 의료용 로봇은 누구나 그 필요를 인식하고 더 좋은 모델을 사용한다고 선전합니다. 서빙 로봇, 로봇청소기, 바리스타 로봇, 반려로봇 등도 이제 일상에서 볼 수 있습니다. 다가올 미래에는 어떤 로봇들이 우리의 필요로 사용될지 기대하며, 로봇을 알아가는 일이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일 것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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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의 살인 첩혈쌍녀
아라키 아카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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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일본 후쿠오카 현에서 태어난 저자는 규슈대학 문학부를 졸업하고 2021년 회사원으로 취업하면서 회사 생활과 습작을 병행했습니다. 2022년 <세상 끝의 살인>으로 제68회 에도가와 란포 상을 최연소로 수상하며 데뷔했습니다. 그럼, 심사위원 만장일치에 빛나는 <세상 끝의 살인>을 보겠습니다.



직경 7.7km를 넘는 소행성 2023NQ2-통칭 테로스는 2025년 3월 7일, 지구 궤도와 교차합니다. 지표에서 20도 정도의 낮은 각도로 돌입해 중국 상공을 남동쪽으로 통과해 일본 구마모토현 아소 군에 충돌할 것입니다. 테로스가 발견된 것은 1년 5개월 전인 2023년 7월 15일이었으나 그 위험성이 세상에 공표된 적은 없었습니다. 사실이 공표된 것은 2024년 9월 7일로 세계 각국에 생중계되었고, 각국에서 대규모 폭동이 일어나 3주 동안에 1억 5천만 명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모두가 충돌 예측 지점에서 멀리 도망치려고 했고, 12월 30일 현재 일본에 남아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주인공 고하루는 혼자 차를 몰고 구마모토로 가서 이 세상 최후의 날을 충돌 예측 지점에서 맞이하려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새해가 되기 전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하루는 운전학원으로 갔고, 그곳에서 이사가와 강사를 만났습니다.

최후의 몇 개월을 남겨두고 운전을 연습하는데, 교습 차량 트렁크에서 여성의 시체를 발견합니다. 강사는 놀라지도 않고 살펴보더니 타살이라고 말합니다. 이제 곧 멸망으로 다 죽을 텐데, 왜 이 여자를 죽였는지, 길가에 버려도 상관없는데도 트렁크에 시체를 숨긴 이유는 무엇인지, 전직 형사 이사가와는 하루와 함께 경찰서에 갑니다. 경찰서에서 같이 근무했던 이치무라가 세 번째 살인사건이라고 말합니다. 고등학교를 중퇴한 프리터족 17세 다카나시, 사립고에 다니는 17세 다치나미 준야가 연이어 자상을 입고 죽었습니다. 아직까지 운영 중인 정형외과 의사에게 트렁크에서 발견된 여성의 해부를 부탁했고, 그녀의 위에서 명함이 발견되었습니다. 명함으로 죽은 피해자의 신원을 파악한 뒤, 그녀의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에서 NARU로 짐작되는 인물과의 메일을 발견합니다.

NARU는 누구이고, 앞선 피해자들과 어떤 관계인지, 하루와 이사가와의 수사는 <세상 끝의 살인>에서 확인하세요.




누군가를 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한 사람을 안다는 것은 이름, 생김새, 직업 등의 외적인 면만 알고 있다고 그렇게 표현하지 않습니다. 성격, 기호, 취미 등을 알고 있거나, 가족이나 마음이 잘 맞아 교류를 지속한 친구 사이에서 그 사람을 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정말 그 사람을 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자신도 모르게 자신이 알고 있는 이미지로 그 사람을 끼워 맞추는 건 아닌지, <세상 끝의 살인>을 읽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기 두 달 전, 망해가는 세상에서 운전을 배우려고 학원을 찾은 23살 하루와 운전강사 이사가와 강사는 어떤 사람일까요. 평소 소심한 아빠는 일본을 떠나자고 말할 것이며, 어머니도 찬성해 하루의 가족은 해외 도망을 시도할 거라 하루는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자신과 남동생을 버리고 하루아침에 떠난 엄마와 자살한 아빠까지, 그전까지 평범한 가정이라고 믿었던 하루는 부모에게 버림받습니다. 그리고 유약하다고 생각한 남동생은 학교폭력의 주동자가 되어 방 안에 틀어박혀 있습니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부모와 남동생의 다른 면을 보게 된 하루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기로 합니다.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운전학원을 찾은 하루가 운전교육 차에서 시체를 발견하고, 누가 시키지도 않은 수사는 전직 형사인 이사가와 강사의 지나친 정의감으로 시작됩니다.

사람은 극한에 몰리면 본성이 나온다고 합니다. 나 자신도 극한의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할지 장담할 수 없는데, 다른 사람을 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이렇게 생각하면 누구도 알지 못하는 세상이 외롭게만 생각되지만, 그래도 이렇게 살아가도 보면 웃을 일이 생깁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남을 도와주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있기에 이 세상은 아직도 망하지 않고 버티는 것일 테니까요. 앞으로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몰라도 사람들과의 작은 다정이 있는 한 살만한 세상일 것입니다.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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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정체는 국가 기밀, 모쪼록 비밀 문학동네 청소년 68
문이소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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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마지막 히치하이커"로 제4회 한낙원과학소설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저자는 경장편 "다꾸의 날"과 "우주의 집", "마구 눌러 새로고침", "태초에 외계인이 지구를 평평하게 창조하였으니", "희망의 질감", 외로움의 습도" 등 여러 앤솔러지에 참여했습니다. 그럼, 저자의 첫 SF 소설집 <내 정체는 국가 기밀, 모쪼록 비밀>을 보겠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소녀 농부 깡지와 웜홀 라이더와 첫사랑 각성자'입니다. 고등학교를 그만두고 2년 차 농부가 된 강지은은 며칠째 내리는 폭우 때문에 망가진 곳들을 소꿉친구 윤범과 함께 손보기 바쁩니다. 지은의 부모님을 비롯해 마을 어른들은 전부 해외여행을 가서 어르신들만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지은이 돌보는 버섯 재배사에서 둥둥 뜬 사람이 움직이는 게 보입니다. 지은은 도둑이라며 잡으려 했지만 혼자 넘어졌고, 도둑은 메신저 백을 끌어안고 고맙고 미안하다며 저수지 쪽으로 도망갑니다. 지은은 도둑이 저수지에 빠져 죽는 줄 알고 말렸고, 도둑은 지은 때문에 귀환을 못했다며 자신은 웜홀 라이더 미노라며 한반도 식량난을 해결하고자 토종 종자를 확보하기 위해 2173년에서 왔다고 합니다.

네 번째 이야기는 '이토록 좋은 날, 오늘의 주인공은'입니다. 임종을 앞둔 사람과 애완동물에게 생전에 가장 바랐던 일을 꿈에서 이루게 하며 고통 없이 죽음을 맞이하는 상조회사의 의뢰들을 보여줍니다.

웜홀 라이더 미노는 다시 자신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지, 상조회사는 어떻게 의뢰를 해결하는지와 세 개의 이야기는 <내 정체는 국기 기밀, 모쪼록 비밀>에서 확인하세요.




22세기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토종 종자를 구하러 온 웜홀라이더와 농부 깡지의 이야기 '소녀 농부 깡지와 웜홀 라이더와 첫사랑 각성자', 무명의 젤리 화가에게 인공지능의 초상화를 그려달라는 거액의 의뢰가 들어오는 '젤리의 경배', 선대의 유산을 찾아 수천억 별들을 뒤지다가 지구에 오게 된 마요린이 결국 찾은 '유영의 촉감', 상조회사가 의뢰를 수행하는 이야기 '이토록 좋은 날, 오늘의 주인공은', 봉제산 외딴 집의 마녀가 아기 고양이를 납치했고 토끼 로봇은 아기 고양이를 구하기 위해 수리 기사로 위장해 들어가는 '봉지 기사와 대걸레 마녀의 황홀한 우울경'까지 <내 정체는 국가 기밀, 모쪼록 비밀>에는 다섯 편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작가는 주위의 다정한 이웃들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썼대요. 이 세상을 유지하는 것은 사람들과의 '작은 다정'이라며, 그 작은 다정이 모여서 이곳을 살 만한 곳으로 만든다고 생각한답니다. 저도 그 말에 공감을 하며 다섯 개의 이야기 중에 마음에 많이 들어온 것은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비밀리에 개발 중인 AI가 특이점에 도달해 자아를 획득했고 내가 왜 나인지, 나는 왜 네가 아니고 나인지 물었으나 연구원들은 관심조차 없었습니다. 그래서 세상을 주유하다 히브리 성경을 시작하는 첫 단어이자 한국어로는 '한 처음에'란 뜻으로 풀이되는 베레쉬트란 제목으로 연작 그림을 그리는 화가의 작품에 깊은 공감을 느꼈답니다. 자신이 자신이고 나는 혼자라는 걸 알게 된 순간 느꼈던 엄청난 공포를 표현한 화가는 말합니다.


내가 나인 동안 최선을 다할래요.

느닷없이 '나'란 의식이 꺼질 때 비명 대신 고맙다고 인사할 수 있게요.

p. 85


이 말을 보고 의미 없이 하루를 보내고 있는 자신을 반성했습니다. 최선 아니 열심히 살지 않고 그냥저냥 지내고 있는 나에게 말이죠. 이 생의 마지막 날, 후회하지 않고 잘 지내다 간다며 웃을 수 있도록 매일의 노력을 하며 살아가야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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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결말 호시 신이치 쇼트-쇼트 시리즈 5
호시 신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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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6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도쿄대 농학부를 졸업한 저자는 1957년 SF 동인지인 '우주진' 창간에 참여해 단편소설보다도 더 짧은 '쇼트-쇼트 short-short'라는 장르를 개척했습니다. 1958년 '우주진'에 발표한 "섹스트라"가 에도가와 란포의 눈에 띄어 상업지에 데뷔하게 되었습니다. 전 생애에 걸쳐 1000편 이상의 쇼트-쇼트 작품을 발표했으며,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집필 활동을 이어 갔습니다. 그의 작품은 전 세계 30개국 이상에서 번역 출간되었고, 시리즈는 일본 국내 누계 판매 5000만 부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자랑하고 있으며, 지금도 중쇄 및 복간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럼, 쇼트-쇼트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 <희망의 결말>을 보겠습니다.



첫 번째, '1년 동안'은 집안일을 하는 로봇을 1년 동안 대여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명령한 집안일을 잘 수행해서 남자는 만족하며 지내는데, 날이 갈수록 뭔가가 이상해졌습니다. 명령을 시키면 내키질 않는다고 하며 안 한답니다. 고함을 치자 로봇은 마지못해 일했고, 시간이 꽤 많이 걸렸으며, 결과물도 좀 나쁩니다. 이상하다고 묻자 로봇은 문제없이 작동하고 있다며 고장이 나면 전파가 발신돼서 본사에서 사람이 나온답니다. 남자는 이상했지만 어쩔 수 없이 출근했고, 로봇을 사용하고 있는 동료 직원도 같은 상태임을 알게 됩니다.

아홉 번째 이야기, '희망의 결말'은 고객의 현금을 약속 장소에 배달하라는 지시를 받은 은행 직원과 고객의 회사 직원, 경호원이 함께 차를 타고 가면서 시작합니다. 이 세명은 잭팟교 신자임을 알게 되고, 교단의 교리처럼 언젠가 기회는 찾아온다고 기뻐합니다. 세 사람은 순식간에 의기투합했고, 휴게소에 멈춰 커피를 마시며 현금으로 무엇을 할지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때 한 남자가 다가와 보험회사의 탐정 부서 관계자라며 경찰을 불렀답니다.

열한 번째 이야기 '비정한 요구'는 UFO가 나타나 많은 도시와 사람들이 죽이자 항복을 했고, UFO는 인간들의 사고를 조종하는 장치를 만들라는 요구를 합니다. 1년의 기한 안에 전 세계의 학자, 혹은 뭔가 도움이 될 만한 인재들이 한곳에 모여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어떻게든 요구받은 물건을 만들어서 인류의 멸망을 막아야 했습니다. 결국 완성했고 UFO에게 바쳤습니다.

그 뒤의 이야기와 나머지 여덟 개의 이야기는 <희망의 결말>에서 확인하세요.




로봇이 명령을 잘 수행하지 않는 이유를 깨닫게 되는 '1년 동안', 왜 세계 평화를 이룰 수 없는지를 알게 되는 '한 가지 목표', 어떤 남자를 1년 안에 잡지 못하면 죽게 되는 '그 남자, 이 병', 탈옥범이 가정집에 숨었는데 주인집 여자가 이상하다 '침입자와 나눈 대화', 무료해지면 꿈처럼 새로운 인생을 사는 남자의 '현실들', 세 가지 소원을 너무나 친절하게 들어주는 '친절한 악마', 아들의 형을 감량하기 위해 유전적인 정신이상자라는 주장을 믿게 하려고 미친 짓을 하는 '내 자식을 위해서라면', 점집에서 본 점이 계속 들어맞는 젊은 여자의 '어떤 운세', 현금을 수송하기 위해 우연히 모인 세 남자의 '희망의 결말', 비행기의 이상으로 비상착륙을 시도하고 승무원은 승객들을 진정시키려고 하는 '상공의 저승사자', UFO가 인간들의 사고를 조종하는 장치를 만들라고 요구하는 '비정한 요구'까지 <희망의 결말>에는 총 11개의 짧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18~20쪽의 단편보다도 더 짧은 쇼트-쇼트한 이야기지만 그 안에 들어있는 의미는 결코 짧지 않습니다. 개그 프로그램의 콩트 같은 느낌을 주지만 저자의 센스와 문학적인 감각은 각각의 이야기에서 빛나고 있습니다. 인간은 어떤 목표가 있어야 하고, 너무나 평화로우면 무료해지고 평화롭지 못한 예전이 더 낫나는 생각이 들게 되고, 악마가 있는 지옥보다 더 지독한 현실을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완전한 플롯, 신선감을 주는 착상, 의표를 찌르는 결말의 처리까지, 가장 짧은 하나의 소설인 '쇼트-쇼트'스토리는 단편소설에 요구되는 모든 창작기법이 동원됩니다. 그 모든 것을 <희망의 결말>을 비롯한 '호시 신이치 쇼트-쇼트 시리즈'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짧지만 꽉 찬 그의 다른 쇼트쇼트 스토리를 읽어야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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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시록 살인사건
니시무라 교타로 지음, 이연승 옮김, 박진범 북디자이너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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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신도들의 예고자살. 그들 뒤에 존재하는 어둠의 집단의 정체는 무엇일지. 사회파 미스터리 작가가 써내려간 사회의 어두운 욕망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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