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라이트 마일 밀리언셀러 클럽 85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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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실종(?)되었던 아만다를 제대로 키울 능력도 안 되는 엄마에게 돌려주었던 켄지는

아만다가 다시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아만다에게 항상 마음의 빚을 가지고 있던 켄지는 아만다가 안 좋은 일에 연루되었음을 알게 되고

그녀를 구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는데...

데니스 루헤인의 작품은 그의 대표작 중의 하나인 '살인자들의 섬'을 재밌게 읽었고,

'켄지& 제나로'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은 시리즈 3편이라 할 수 있는 '신성한 관계'밖에 없는데,

이 책의 전편이라 할 있는 '가라, 아이야 가라'는 영화로 이미 봤기 때문에 크게 문제는 될 것

같지 않아 바로 이 책을 보게 되었다(사실 영화를 본 지 꽤 세월이 지나서 리뷰를 다시 봐야했다).

사실 시리즈는 순서대로 보는 게 정석이지만 이미 그럴 기회를 놓친 상태라

더 이상 순서를 의미가 별로 없었다.

전작이라 할 수 있는 '가라, 아이야 가라'를 영화로 볼 때 과연 누가 부모 노릇을 하는 게 옳은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는데 이 책은 그때의 선택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켄지가 친엄마에게 되돌려준 아만다는 역시나 무책임한 친엄마 밑에서 힘겨운 삶을 살아갔지만

이를 이겨내고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 진학을 눈앞에 두었다.

하지만 임신한 친구가 러시아 마피아와 연루되어 곤경에 처하면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탐정생활로 아내와 딸을 부양하는데 어려움을 겪던 켄지는 취업도 관두고 아만다 구출에 뛰어드는데,

왠만한 사람같으면 가족을 놔두고 목숨을 건 위험을 무릅쓰진 않을 것 같지만

켄지와 제나로 커플은 자신들의 안위보단 아만다를 더 걱정했다.

켄지의 끈질긴 노력으로 찾아낸 아만다의 비밀은 좀 뜻밖이라 할 수 있었는데,

이 책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오지랖이 넓어 사서 고생을 하는 경향이 있었다.

잔악무도한 러시아 마피아들을 상대로 어찌 보면

무모할 정도의 대결을 벌이는 모습은 황당할 정도라 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결국 선한 의도가 좋은 결과를 낳는다고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어 다행이었다.

세상에는 오직 자기밖에 모르는 인간들이 있는가 하면,

이 책의 켄지와 제나로 커플이나 아만다처럼 자기보다 남을 더 걱정하는 그런 사람들도 적지만

존재하기에 그래도 세상이 살만한 게 아닌가 싶다.

켄지와 제나로 커플과 아만다의 쿨한(?) 이별을 보면서 그들을 다시 만날 수 없다는 게 아쉬웠는데 '거자필반'이라고 언젠가 그들과의 또 다른 만남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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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팅 게임 - 백만장자의 상속자 16명이 펼치는 지적인 추리 게임!, 1979년 뉴베리 상 수상작
엘렌 라스킨 지음, 이광찬 옮김 / 황금부엉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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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셋타워에 새로 입주한 주민들은 웨스팅 제지회사 회장이자

살해된 백만장자인 새뮤얼 웨스팅으로부터 유산상속자 중 한 명으로 지명받는다.

16명의 유산상속 후보들은 새뮤얼 웨스팅의 유언에 따라

한 명의 유산상속자가 정해질 때까지 웨스팅 게임에 참가하게 되는데,

과연 그들 중에 숨어 있다는 새뮤얼 웨스팅의 살인범과 최후의 유산상속자는 누가 될 것인가...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나지만 이 책처럼 대놓고 게임이란 형식으로

내용을 전개하는 책은 그다지 못 만났던 것 같다.

게다가 뉴베리상이라는 미국 최고의 아동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니 단순히 오락물로 보기도 어려운

작품이라 과연 얼마나 흥미진진한 게임이 펼쳐질지 기대가 되었는데 16명의 유산상속 후보들에게

제시되는 단서들이 영어에 대한 이해와 감각이 필요해서 그리 만만하지는 않았다.

걷어차기 명수인 말괄량이 소녀 터틀을 비롯해서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들은 충분히 게임의 재미를

배가시켜 주었지만 인원 자체가 많다 보니 누가 누군지 헷갈려서 계속 확인해봐야 하는 단점이 있었다.

고립된 상황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는 클로즈드 서클에서는 잠시도 늦출 수 없는 긴장감이 넘치곤

하는데 16명 중에 살인범이 있다고 하는데도 등장인물들처럼 별로 두려움을 느끼지 못했다.

아무래도 이 책에선 폐쇄된 공간은 아니고 거액의 유산이라는 군침 도는 미끼도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아무튼 여러 번의 폭발사고가 일어나고 조금씩 단서들이 맞춰지면서

드러나는 진실과 반전은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

살인사건이나 유산상속이라는 지저분한 얘기들이 개입된 책이 아동용 도서라니 좀 의아했는데

모두 겉만 번드르르한 장치에 불과했고 완전히 낚였다.ㅎ

암호와 퍼즐로 구성된 지적 추리게임의 묘미를 제대로 만끽하기 위해선

나름의 집중력이 필요한 책이었는데 이 책을 읽을 당시에 그다지 집중하지 못해서인지

그 재미를 제대로 누리지 못해 아쉬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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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러면 아비규환
닉 혼비 외 지음, 엄일녀 옮김 / 톨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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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 최고의 영미권 작가들 20명의 작품이 한 권의 책에 담겼다.

사실 이렇게 한 자리에 모으기 쉽지 않은 작가들일 것 같은데

마이클 세이본이 문예계간지 맥스위니스의 객원편집자를 하면서

유명작가들의 장르 단편소설들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는 황금같은 기회를 만들어냈다.

공포의 제왕 스티븐 킹, '쥬라기 공원'으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마이클 크라이튼,

 영화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의 원작자 닉 혼비, SF 판타지 문학의 대가 닐 게이먼 등

내가 아는 작가도 몇 명 있었지만 대부분은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나게 되는 작가들이었는데

공포, SF, 추리 등 다양한 장르소설들의 총집합이라 할 수 있었다.

 

지상파 TV를 빨리감기로 미리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설정의 타이틀작인

닉 혼비의 '안 그러면 아비규환'을 시작으로 펼쳐지는 20편의 향연은

그야말로 단편 장르소설의 종합선물세트라 할 수 있었다.

작품마다 작가들의 개성이 잘 담겨져 있었는데

카를로스 웹스터가 보안관이 된 사연을 담은 엘모어 레너드의 작품이나

 얼마 전 힘겨웠던 지리산 종주를 연상시킨 데이브 에거스의

킬로만자로에서의 모험담을 그린 '정상에서 천천히 내려오다',

'다크 타워'의 외전 격인 스티븐 킹의 '그레이 딕 이야기' 등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아기자기한 재미를 안겨주었다.

개인적으로는 캐럴 엠시윌러의 '사령관'이 인상적이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비장감 넘치는 줄거리와 진한 여운을 남기는 결말이 맘에 와닿았다.

 

이 책에 실린 총 20편의 작품은 장르도 제각각인데다

분량도 짧게는 10장 내외에서 길게는 100페이지 정도 될 정도로

천차만별이어서 책을 읽는 내내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느낌이 들었다.

품의 수준이나 취향에 대한 생각도 분명 이 책을 읽는 사람마다 다를 것 같은데

분명한 것은 다양한 성향의 독자들을 전부 포섭할 만한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는 점이다.

20편 중에는 내 맘에 속 드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좀 아니다 싶은 작품도 있었는데,

SF, 호러, 추리, 스릴러, 역사물 등 장르소설의 거의 모든 범주들이 다 들어가 있다 보니

진수성찬 속에 무엇을 먹어야 할지 모를 정도였다.

한 마디로 골라 먹는 재미가 솔솔한 책이라 할 수 있었는데

아마 이 정도의 이름 있는 작가들을 다시 한 자리에 모으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래도 누군가 다시 한번 총대를 멘다면 멋진 단편 장르소설의 항연을 누릴 거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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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들의 죄 밀리언셀러 클럽 127
로렌스 블록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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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디라는 여자가 자신의 집에서 난자당한 채 시체로 발견되자 그녀를 죽인 범인으로 동거남인

리처드가 체포되지만 수감 중이던 리처드가 자살하자 사건은 그렇게 종결처리되고 만다.

웬디의 아버지는 경찰을 그만두고 탐정으로 일하는 매튜 스커더에게

웬디가 그동안 어떤 삶을 살았는지 조사해달라고 의뢰하고 매튜 스커더는

웬디의 죽음과 관련된 하나씩 흩어진 모자이크 조각들을 맞추기 시작하는데...

 

미국 추리작가협회로부터 그랜드 마스터상을 받은 로렌스 블록의 매튜 스커더 시리즈의 첫 편인

이 작품은 싱겁게 끝나 버린 사건을 끈질기게 파헤쳐 숨겨진 진실을 밝혀내는

매튜 스커더의 집념어린 노력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레이먼드 챈들러와 대실 해밋의 누와르적 유산과 견줄 수 있는 유일한 작가가 로렌스 블록이라는

평가처럼 이 책의 주인공 매튜 스커더는 그 첫 등장부터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뜻하지 않은 불의의 사고로 여자아이를 죽게 만든 후 경찰을 떠나 사립탐정을 하면서

외롭게 지내는 그의 모습은 전형적인 고독한 영웅의 모습이라 할 수 있었는데

로렌스 블록을 믿음을 갖고 작품을 읽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평가한

마이클 코넬리의 분신 해리 보슈와도 비슷한 느낌의 인물이었다.

창녀로 취급받은 웬디와 그런 그녀를 죽인 범인으로 간주된 리처드 사이에 뭔가 모호한 점이 있자

매튜 스커더는 집요하게 주변 인물들에 대한 조사를 벌이며 점차 예상하지 못한 진실을 향해 접근해

나가는데 그 과정에서 역시 사람을 제대로 알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란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제목 자체가 너무 많은 암시를 하고 있어서 사실 처음부터 어떤 결말이 나올까 대충 예상을 했었는데

진실을 알고 보니 내가 잘못 넘겨짚었단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매튜 스커더와 진범의 마지막 장면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명작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을 연상시켰는데

그래도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의 범인처럼 매튜를 빈정거리진 않고 깔끔한 선택(?)을 한 점이나

(물론 끝까지 버티긴 하지만) 매튜 스커더가 그를 위해 성당에서

초를 하나 더 켰다는 사실이 조금은 다른 점이라 할 수 있었다.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게 늘 어려운 일이라 생각하지만(그래서 부모가 안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ㅎ)

이 책을 읽으니 좋은 부모는커녕 죄를 짓지 않는 부모가 되기도 쉽지 않음을 잘 알 수 있었다.

특히 사랑이란 잘못된 이름으로 아이들에게 저지르는 죄는 꼭 막아야하지 않을까 싶다.

로렌스 블록의 매튜 스카더와의 첫 만남은 왠지 오랫동안 잊고 지낸 친구와 재회한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낯설지 않으면서도 우리가 항상 기대하는 정의의 수호자의 모습을 지닌

매튜 스커더와의 만남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그가 활약하는 작품들이 순서대로 꾸준히 소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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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담의 신
린지 페이 지음, 안재권 옮김 / 문학수첩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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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들이 물밀 듯이 밀려오던 1845년의 뉴욕.

술집 바텐더를 하다가 막 출범한 NYPD 소속 경찰관이 된 티머시 와일드는

온 몸에 피를 뒤집어쓴 채 유곽에서 탈출한 10세 소녀 버드를 만나게 된다.

방화와 약탈 등 각종 범죄로 인해 도시가 온통 몸살을 겪고 있던 상황에

연이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발생하자 티머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범인을 쫓기 시작하지만 쉽사리 단서를 찾지 못하는데...

 

19세기 중반의 혼란한 뉴욕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을 보면서

영화 '갱스 오브 뉴욕'의 장면들이 계속 떠올랐는데

토착민들과 이민자들의 갈등이 계속되면서 거의 무정부상태에 이르게 되자

뉴욕시는 경찰관을 대거 채용하면서 오늘날의 NYPD의 원조를 창설시키는데

그때 멋도 모르고 경찰관이 된 사람 중 한 명이 바로 이 책의 주인공 티머시 와일드였다.

형인 밸런타인이 경찰서 지서장이지만 형과는 미묘한 갈등관계였던 티머시 와일드는

버드와의 만남 이후 열혈 경찰관이 되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이후 아이들 사체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과연 누가 이런 끔찍한 만행을 저질렀을까

싶었는데 사건은 쉽사리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질질 늘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아이들의 죽음보다는 오히려 아일랜드 이민자들과 토착민들 간의 다툼으로 인한 혼란했던 당시

상황이 와닿는 느낌이 들었는데 20세기 초를 배경으로 했던 '살인의 해석'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배트맨으로 더 유명한 '고담'이란 애칭의 19세기 뉴욕을 배경으로 한 이 책은

일종의 역사팩션으로서의 의미도 있다고 할 수 있었는데

당시에도 나름 과학적인 수사를 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거의 CSI의 원조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고 유명한 NYPD의 초창기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점도 나름의 재미라 할 것이다.

다만 너무 그 당시 상황이나 등장인물들 묘사에 치우치는 바람에

사건 전개속도가 떨어져 스릴러의 묘미를 제대로 살리는 데는 아쉬운 점이 있었다.

보통 재밌는 스릴러 책은 이 책과 비슷한 분량이어도 금방 진도가 나가는데

이 책은 예상보다 훨씬 오랫동안 붙잡고 있어야 했다.

아무래도 19세기 중반이라는 역사 속 시대를 배경으로 하다 보니

더 철저하고 정교하게 표현하는데 신경을 쓰면서 사건 자체의 진행엔 좀 소홀한 게 아닌가 싶었다.

그래도 19세기 중반의 뉴욕을 배경으로 개연성 있는 사건과 흥미로운 캐릭터들로

그 시대의 치부를 날카롭게 드러낸 작품임은 충분히 인정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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