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365일 1
블란카 리핀스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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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MBC 환불 원정대에서 화사가 상상 연애 중이라며 한 외국 배우에 대한 무한 애정을 드러내 화제가 된 바이 있다. 미켈레 모로네라는 다소 생소한 이탈리아 배우였는데 그 배우가 출연한 넷플릭스 영화 365일의 원작이 바로 소설 <365일>이다.

<365일>은 넷플릭스에서 2020년에 가장 많이 본 영화로 유명하다고 한다. 보통 원작과 영화 혹은 드라마 둘을 다 본 사람들은 원작이든 영상이든 둘 중 한 가지에는 실망하곤 하는데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비교하지 않고 편견없이 소설을 읽을 수 있었다.


소설의 장르는 어른들을 위한 로맨스물(?)이라고 하는데 한 마디로 수위가 높다는 뜻이다. 영화 자체도 넷플릭스에서 심의 통과 하는데 꽤 긴 시간이 걸렸다고 하니 영화를 안봐서 알 수는 없지만 원작 소설도 19금 딱지가 붙지 않고는 출간하기 힘들 것 같다.

어쨌거나 소설의 줄거리 자체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소설에는 여 주인공인 라우라와 남 주인공인 마시모가 등장한다. 이탈리아가 배경인만큼 마시모는 마피아 가문의 수장으로 등장하는데, 피도 눈물도 없는 잔인한 성격으로 신경을 거스리는 사람은 그 자리에서 총으로 쏴죽이는 인물이다. 하지만 외모만큼은 여자라면 누구나 반할 정도로 완벽하다. 그런 그에게 치명적인 약점 아닌 약점이 있었으니 총에 맞아 죽을 고비를 넘긴 후 꿈인지 환영인지 모를 환상 속에서 매일 같은 여자를 본다는 것이다. 실존인물인지 아니면 단순한 헛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마시모는 어느 순간 매일 보는 그 여자에게 집착하며 화가에게 초상화까지 그리게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업무차 들른 시칠리아에서 마시모는 자신의 환상에 등장하던 그 여인을 실제로 만나게 되는데, 그 여인이 바로 라우라였다.

라우라는 지극히 평범한 호텔 세일즈 매니저로, 번 아웃에 빠져 일을 그만둔 후 남자친구와 함께 시칠리아로 여행을 오게 된다. 이 곳에서 우연히 마시모를 만난 라우라는 마시모의 계략에 빠져 납치되고, 365일 이라는 기간 내 자신을 사랑하게 되지 않을 경우 돌려보내 줄테니 그 기간동안 자신과 함께하자는 제안을 받게 된다.

지극히 상식적인 라우라로서는 당연히 그 제안을 거절하려고 하지만 자신의 가족들을 인질로 삼은 마시모 때문에 거부할 수 없게 된다. 처음에는 강제로 마시모와 함께 지내게 됐지만 라우라는 점점 마시모에게 끌리는 감정을 거부할 수 없는데...


일단 성인을 위한 로맨스도 로맨스니 남자 주인공인 마시모는 로맨스 주인공의 조건은 모두 갖추고 있다. 완벽한 외모에, 탄탄한 근육질 몸매, 엄청난 부, 그리고 거대한 범죄조직인 마피아를 이끄는 젊은 리더. 평소에는 거슬리는 사람 누구에게나 총질을 해대는 잔인한 성격이지만 내 여자에게만은 따뜻한 그런 설정이다. 이 때 여 주인공은 남 주인공에 비해 아주 보잘것 없는 평범하디 평범한 사람이다. 물론 외모와 성격은 평범하지 않았다. 가족을 인질로 잡고 협박하는 사람의 따귀를 걸핏하면 날리는 불같은 성격에, 시도 때도 없이 샴페인을 마셔 꽐라가 돼서 깽판을 치고 필름이 끊긴다. 다른 사람들 같았으면 진작에 마시모 손에 죽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의 힘(?)으로 극복하며 결국 두 사람은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사실 납치,감금이라는 설정과 폭력성, 그리고 주인공들의 비정상적인 행동 등 이해할 수 없는 점들이 많긴 하지만 뭐 그 정도의 개연성은 아주 가볍게 무시하고 지나간다. 원작만 이런 줄 알았는데 영화에서도 맥락없고 공감할 수 없는 인물들의 감정선 때문에 말이 많은 것을 보면 개연성과 스토리에 무게를 두는 작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여성들의 로망을 자극하는 비현실적인 설정과 짧은 장면, 장면의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묘사를 얼마나 극적으로 보여주느냐가 이 소설의 관건이기 때문에 마치 이야기 일부가 짤린 것처럼 줄거리가 튀는 부분들도 많아 전개가 부드럽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장 드라마가 시청률 면에서는 독보적인 것처럼 원작이 출간된 폴란드를 비롯한 독일, 헝가리, 브라질 등에서도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니 사람들을 빠져들게 만드는 흡입력이 있다는 것만큼은 사실인 것 같다.


앞서 말했듯이 19금을 표방하는 에로(?) 로맨스 소설이다 보니 자극적이고 수위가 아주 높다. 영화는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왠지 원작 소설이 더 수위가 세지 않을까 싶다. 이미 넷플리스를 통해 영화를 접한 팬들이라면 소설을 봐도 놀랍지 않겠지만 원작 소설을 먼저 보는 것이라면 예상보다 강한 수위에 놀랄 수도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충분히 하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만약 개연성을 중시하는 독자라면 19금 막장 로맨스는 적절치 않은 장르라는 점을 감안해야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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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재발견
이고은 지음 / 스마트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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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산을 증식시키는 데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사업을 할 수도 있고, 직장에 취직해 매달 꼬박꼬박 월급을 받을 수도 있고,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를 할 수도 있다.

위에서 언급한 것 외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자신만의 주종목이 있기 마련이다. 어떤 사람은 주식, 또 어떤 사람은 부동산, 또 어떤 사람은 채권 등 본인의 스타일과 잘 맞는 종목에 집중하게 된다. 물론 주식도, 부동산도, 채권도, 원자재도 모두 잘 알고, 잘 투자하면 금상첨화겠만 그렇게 전 분야게 걸쳐 넓게 아는 사람은 드물다. 한 분야라도 제대로 알려면 공부해야 할 양도 많고 그 분야에서 경험을 쌓는 시간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정된 씨드머니로 투자하다보니 여러 분야에 고루 투자하기 보다는 한 곳에 집중적으로 쏟아붓는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관련 서적들도 주식은 주식대로, 부동산은 부동산대로, 채권은 채권대로 깊게 파고드는 것들이 대부분인데 <투자의 재발견>은 투자와 관련된 전 분야를 다양하게 다루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사실 어떤 분야에 투자를 하든 목적은 동일하고 심플하다. 돈을 버는 것. 가급적이면 내가 일하지 않아도 내 자산이 스스로 돈을 벌어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나는 굳이 내 시간을 쓰지 않아도 저절로 들어오는 돈으로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

가끔 보면 회사에 다니지 않는다 뿐이지 자신의 노동력과 시간을 엄청나게 투자해 많은 돈을 버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건 우리가 원하는 자산 증식 방법은 아니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번들 쓸 시간이 없다면 다 무슨 소용인가.

그래서 저자는 이 책에서 3가지를 강조하는데 첫 번째가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자산을 모으는 것, 두 번째가 자본 레버리지 뿐만 아니라 시간 레버리지를 고려하는 것, 그리고 세 번째가 나만의 투자 기준금리를 세우고 그에 맞는 투자법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고 싶은 제대로 된 투자자는 돈만 많이 벌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내 시간을 나를 위해 쓸 수 있도록 시간에 대한 고려도 염두해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책은 총 8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장부터 4장까지는 분야와 관계없이 투자자라면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는 일반적인 원칙과 투자 기준에 대해 설명하고 5장부터 8장까지는 구체적인 투자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5장은 종잣돈을 모을 때 유용한 화폐형 투자로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예적금에서부터 외화, 그리고 금과 은에 대한 투자법을 소개한다. 아무래도 요즘같은 저금리 기조가 계속 이어질 때 예적금은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나 다름없기 때문에 권장할 만한 방법은 아니지만 그래도 종잣돈을 모으는데는 예적금만한 게 없는 게 사실이긴하다. 그래서 예적금은 사회 초년생 시절 투자 공부를 병행해가며 종잣돈을 모으는 짧은 기간 동안만 하는 것이 좋기 때문에 특별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지는 않고, 이번 장에서는 주로 금에 투자하는 방법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금에 투자하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으나 결론적으로 저자는 약 3개월 정도의 생활비에 해당하는 실물 금을 보유하는 것을 권장한다. 사실상 실물 금은 리스크 헷지 수단 외에 현금 흐름을 만들기가 어렵지만 8장에서는 구체적으로 실물 금으로 현금 흐름을 만드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실물 금을 보유하거나 금에 투자해야 된다는 이야기는 다른 여러 책에서도 본 적이 있었지만 8장에서 설명하는 방법은 다른 책에서는 본 적 없는 방법이라 인상 깊었다.

6장부동산형 투자에 대한 내용으로, 여러가지 부동산 투자법 중에서도 저자가 집중하고 있는 '전세 레버리지 투자법' 에 대해 이야기한다. 전세 레버리지 투자법은 전세가의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법으로 말 그대로 전세금을 레버리지해서 현금흐름을 꾸준히 만드는 투자법이다. 전세금은 은행처럼 이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사실상 세입자로부터 무이자로 대출을 받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전세금이 꾸준히 상승할 경우 재투자로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다. 물론 예상치 못한 부동산 규제와 전세가 하락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저자가 책에서 제안하는 '절충형 전세 레버리지 투자법'과 역전세에 대비하는 방법을 참고로 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7장회사형 투자로, 회사에 투자하는 주식 투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책 서문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저자는 '현금 흐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자산 가치를 높이는 성장주보다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발생시키는 '해외 배당주'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

물론 국내에도 배당주는 있지만 주주 자본주의가 발달한 미국이 배당이 높을 뿐만 아니라 환쿠션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25년 이상을 연속으로 배당을 증액해온 미국의 '배당귀족주'에 주력할 것을 추천한다.

이번 장에서는 배당투자자를 위해 기업의 적정 매수가를 구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배당 투자에 주력하고 싶은 투자자라면 주의깊게 읽어볼 필요가 있다.

8장파생형 투자로 전통적인 투자방법인 화폐형, 부동산형, 회사형을 혼합한 투자방법이다. 부동산형 투자와 회사형 투자가 혼합된 '리츠'를 예로 들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8장이 가장 인상 깊었는데 파생형 투자를 이해하기 위한 '옵션'과 '선물' 의 기본 개념과 구성요소, 그리고 선물옵션의 수익구조와 수익 계산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앞서 말한 바 있듯이 8장에서는 금으로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는데, 다른 책에선 본 적 없던 방법이라 인상 깊었다. 다만 저자가 소개하는 방법을 시도해 보려면 실물 금을 어느 정도 보유해야 된다는 점과 콜옵션 매도라는 낯선 방법을 시도해야 된다는 어려움이 있어 초보자들이 섣불리 도전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최근 부동산 시장의 가파른 상승으로 집 한 채만 가지고 있었을 뿐인데도 자산 가치가 상승한 사람들이 있다. 이 경우 정작 당사자들에게 부자가 된 소감을 물어보면 깔고 앉아 있는 집 한 채 값이 올라봤자 사이버 머니처럼 별 감흥이 없다는 대답들을 하곤 한다. 아무리 자산의 가치가 상승해도 현금 흐름이 발생하지 않으면 그 자산을 팔기 전까지는 생활이 여유로워지기 힘들기 때문이다.

자산의 크기도 중요하지만 매달 발생하는 현금의 크기를 키워 실질적인 생활의 질이 상승하는 것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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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재발견
이고은 지음 / 스마트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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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흐름으로 실질적인 생활의 질이 상승하는 걸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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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에서 바로 써먹는 경리·회계 업무지식
유양훈 지음 / 원앤원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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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결산시즌이다. 결산은 정해진 기간 내에 끝내야 되기 때문에 이 시즌만 되면 경리·회계 담당자들은 눈코뜰새 없이 바빠진다. 그리고 바쁘다보니 평소에 천사같던 사람들이 엄청나게 까칠해지기도 한다 ㅎㅎ. 그렇다면 결산이란게 뭐길래 담당자들을 악마(?)로 만드는 것일까.

모든 기업들은 1년 동안 사업을 얼마나 잘했는지 점검해보는 시간을 갖는데 이 때 만들어진 결과물이 재무제표이고, 재무제표를 만드는 과정을 결산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1월1일부터 12월 31일까지의 실적을 결산하는데 아무래도 1년 동안 일어난 모든 거래들을 확인하는 작업이다보니 이것저것 맞춰봐야할 것도 많고 실수로 잘못 입력한 것들이 발견돼 정정하기도 하고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어쨌거나 회사의 실적을 최종적으로 산출해내는 작업이기 때문에 회사 전반에 걸친 많은 사항들을 알아야하는 것이 경리·회계 업무다.

중견 기업, 대기업 정도로 회사 규모가 큰 경우에는 경리, 회계, 인사, 총무 등 분야가 세분화되어 있지만 소기업이나 중소기업만 돼도 한 사람이서 모든 일을 다 처리해야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이 때 이 모든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보통 경리·회계 담당자다.

기업에서는 경리·회계를 빼놓고는 일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해당 업무를 할 담당자 1명을 뽑아놓고 잡다한 일부터 법률적인 계약서 검토나 인사, 노무 관련된 일들까지 모두 시키는 것이다 ㅠㅠ.

어쨌거나 아무리 작은 회사라도 해야할 일들은 해야하므로 중, 소 규모의 기업에서 경리·회계 담당자는 넓고 다양한 지식들을 필요로 한다.

그러다보니 얕더라도 다양한 분야에 대해 알아야 하는데 이 책에서는 경리·회계 실무 외에도 인사, 노무, 총무와 관련된 정보들을 총망라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누구한테 물어보기는 애매하거나 혹은 창피한, 하지만 정작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들은 거의 없는 기본적인 내용들에서부터 실무와 밀접한 디테일한 내용들까지 다양하게 다루고 있어 좋았다.

예를 들자면, 회사 생활에서 장부나 전표라는 단어들을 자주 듣게 되는데 보통 눈치로 그게 뭔지 파악할 뿐 장부가 뭔지 전표가 뭔지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 그런데 책에서는 장부나 전표라는 기본적인 단어부터 결산절차까지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

아래는 결산 절차를 도표로 나타낸 것인데 개인적으로 이번 책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정확한 결산절차를 파악한 것이었다.


p95. 재무제표 작성절차



책은 총 7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장부터 3장까지는 경리 회계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기초지식과 회계지식, 그리고 증빙관리에 대한 내용이고 4장,5장은 인사, 노무와 관련된 4대보험과 근로기준법에 대한 내용이다.

6장은 부가세, 소득세, 법인세 등 세금과 관련된 정보를, 마지막 7장은 기업을 운영하는데 필수적인 사업자등록증과 나라에서 주는 세제혜택, 계약서 검토를 위한 법률적 지식 등 기업 운영과 관련된 다양한 지식들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혹시 경리·회계 쪽 일을 하지 않는 독자들이라면 이 책에서는 증빙관리와 인사, 노무에 관한 내용이 더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가끔 영수증 처리를 위해 증빙을 경리팀에 제출했을 때 적격증빙이 아니라며 다시 제출하라고 빠꾸(?)를 먹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증빙관리에 대한 내용을 읽어보면 내가 왜 빠꾸를 당했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회사에서 부당한 인사조치, 혹은 처우를 당했을 때 어떻게 해야할지는 인사, 노무와 관련된 내용을 보면 힌트를 얻을 수도 있다.

책에서 다루는 내용이 제법 포괄적이다보니 개인별로 각자 필요한 챕터만 봐도 무방하지만 만일 제목만 보고 이 책을 선택했다면 1장에서 3장까지의 경리·회계에 관련된 내용들만 집중적으로 읽어보는 독자들이 많을 것 같다.

하지만 전문가 수준의 학술적이고 깊이 있는 내용들이 아니라 꼭 해야하는 신고서 작성법 등의 실무를 익힐 수 있기 때문에 현재 필요한 내용들이 아니더라도 한 번씩은 꼭 읽어보길 바란다.

회사에서 경리·회계 분야 외에도 인사·노무까지 폭넓게 지식을 쌓아둔다면 훗날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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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급등 사유 없음 - 세력의 주가급등 패턴을 찾는 공시 매뉴얼
장지웅 지음 / (주)이상미디랩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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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부터 일반적이진 않은데 내용 또한 범상치 않다. 시중에 출간되어 있는 많은 주식 서적들처럼 차트나 재무제표 분석으로 저점 매수, 고점 매도 방법을 알려주는건가 싶어 첫 장을 펼쳤지만 저자는 재무제표의 재자도 꺼내지 않는다. 오히려 생소한 기업 M&A의 세계로 인도하는데 쉽게 접할 수 없는 내용이라 흥미로웠다.

몇 년 전 직장에서 진행하던 프로젝트 때문에 기업 M&A에 관한 여러가지 책들을 찾아본 적이 있었는데 실질적인 내용보다는 이론적인 내용 위주로 구성된 책이 대부분이라 만족할 만한 정보를 얻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실제 기업들의 다양한 M&A 사례에 대해 들을 수 있어 개인적으로는 아주 재밌게 읽었다.

저자가 이렇게 M&A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줄 수 있었던 이유는 저자의 이력을 보면 알 수 있다. 저자는 상장사와 자산운용사, 창투사, 벤처캐피털 등 다양한 투자자들과의 기업 인수합병을 15년간 진행했던 경험이 많은 베테랑이다. 사실 기업 인수합병 구조는 관련자가 아니고서는 알기가 어려운데 실무자의 입을 통해서 들으니 더 생동감 있고 자세한 정보를 알 수 있어 좋았다.

But, 일반적인 주식 투자 방법이나 차트 분석에 관한 정보를 원했던 독자들이라면 기대한 방향과 이 책의 방향이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주가 급등 사유 없음> 은 특정 종목의 시세에 급격한 변동이 있을 때 한국거래소로부터 사유에 대한 소명을 요청받은 해당 기업이 '우리는 주가 급등에 대한 사유를 모르겠다, 사유가 딱히 없다.' 라고 시치미 뗄 때 쓰는 말이다. (물론 진짜로 모를 수도 있긴하다.)

하지만 조금만 더 파고들다 보면 <주가 급등 사유 없음>은 '사실 이건 다 우리 계획에 의한 결과이지만 사유를 알려줄 수는 없지롱~'이란 걸 알 수 있다. 여기서 '우리'를 저자는 '세력'이란 단어로 지칭하고 있는데 흔히 세력이라고 하면 영화나 드라마에서 봤던 불법적으로 주가를 띄우는 작전 세력을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저자가 언급하는 '세력'이란 정상적인 M&A를 진행하는 투자자들 뿐만 아니라 기관 투자자, 연기금, 특수관계인 등을 포괄적으로 아우르는 말이다. 그러니 책에서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하는 세력을 작전 세력과 같은 음성적이고, 불법적인 세력으로 이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

총 6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실제 세력으로 활동한 사람들의 경험담과 인터뷰 내용을 실은 마지막 파트를 제외하면 공시를 통해 세력들의 작전주가 급등하기 전 그 시점을 파악할 수 있는 단서들을 포착하는 방법들에 대해 알려준다.

주식에 입문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차트를 통해 주식의 매수, 매도 시점이나 앞으로 상승할 주식을 판단하곤 하는데, 실제 주식시장에서는 그럴듯한 차트 모양만으로는 그 시점을 정확히 판단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아무래도 차트는 이미 발생한 거래의 결과이기 때문에 시장의 심리를 과거형으로 반영하는 성격이 강해 앞으로 전개될 방향은 차트보다는 '공시'를 통해서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한다.

이것이 저자가 공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인데, 공시를 보더라도 그 공시에 기재된 이벤트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앞으로 일어날 어떤 사건의 단초가 되는지 알아차릴 수 있어야만 의미가 있다. 사실 공시는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볼 수 있는 정보다. 하지만 거기에 숨겨진 속뜻을 이해하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저자는 공시의 숨겨진 의미를 알려주는데 주력한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기업 M&A에 대한 많은 설명들이 나오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CB(전환사채), BW(신주인수권부사채), EB(교환사채) 등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은 알고 접근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처음 듣는 용어라고 해도 책에서 설명하는 흐름을 이해하는데 크게 무리는 없다. 이 책에서 중요한 것은 세력들이 주가를 부양하려고 할 때 어떤 스토리를 짜는지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세력들이 '경영권'을 가져오기 위한 구도를 짜는 것이 핵심으로 이 때 '경영권'을 가져오기 위한 '인수방식' 을 제대로 파악해야 주가가 오르기 전에 들어가 고점에 매도하고 적당한 시기에 빠져나올 수 있는 것이다.

경영권은 그 기업과 주주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상장 기업들은 사전에 반드시 거쳐야하는 절차들이 있다. 그리고 그 절차들을 공시를 통해 공개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예리한 투자자들이라면 공시를 통해 사전 징후를 파악할 수 있다.

세력들의 작업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으로는 세력의 자금 규모에 따라 기업 사이즈 자체를 키우는 중기적 접근과 단발적인 이슈로 순간적으로 주가를 띄우는 단기적 접근이 있다. 이 때 공시에는 아주 다양한 세력들의 작업 신호들이 나타나지만 대표적인 신호로 '최대주주변경' 과 '유상증자'가 있다. 세력들의 성격에 따라 다르지만 경영권을 인수해 회사를 장악하거나 지분만 가지고 최대주주로 등극하거나 어느 쪽이 됐든 일단 최대주주가 되어야 회사를 쥐락펴락 하기가 쉬워진다. 그래서 일단 최대주주 변경에 대한 공시가 나타나면 주목해야한다.

보통 경영 참여 목적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되면서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므로 해당 공시가 나오면 일단 주목하자. 특히 사모투자합자회사(사모펀드)의 외형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되면 그 때를 타이밍으로 매수해도 수익을 보는 경우가 많다.

p78

여기서 한 가지, 세력끼리 통하는 법칙을 공개한다. 위에서 언급한 시총을 늘리는 최대주주변경에는 반드시 유상증자가 수반된다.

p82

위에서 소개한 예는 많은 단서들 중 극히 일부분으로 책에는 훨씬 더 많은 단서들과 그에 따른 진입 시점이 나와 있다. 그리고 각 파트의 마지막에는 세력들의 여러가지 신호들을 DART에서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지 키워드와 포인트들을 한 눈에 보기쉽게 정리해 놓았기 때문에 DART에서 핵심키워드만 검색해도 세력들이 진입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기업들을 추려볼 수가 있다. 추려진 리스트를 토대로 본인이 직접 작전주에 투자하지 않더라도 작전주로 의심되는 기업의 공시와 주가를 꾸준히 관찰하다보면 어떤 것이 진짜 세력들이 진입한 주식인지 알아보는 눈이 점점 생길 것이다.

다만 주의할 것은 책에서 소개한 단서가 보인다고해서 무조건 작전주는 아니라는 것이다. 정상적인 기업 활동에서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사건들이기 때문에 한 가지 단서만 보고 불나방처럼 섣불리 뛰어들지는 말아야 한다.

책에서 저자도 말하고 있지만 작전주를 통해 일확천금을 벌거라는 생각은 말아야 한다. 적당한 수익을 실현하고 나면 빠져나오는 절제가 필요한데 거기서 조금만 더 가면 일확천금이 아니라 개미지옥에 빠질 수도 있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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