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경영 실패의 11법칙 - 왜 회사는 파산하는가
닛케이 탑리더 지음 / 도서출판 더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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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리나의 유명한 첫 문장이 있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게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각각 다르다."

이 문장은 사업에 적용해도 마찬가지다.

"성공한 사업은 모두 비슷하게 닮았지만, 실패한 사업은 실패한 이유가 각각 다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성공한 기업들이 아닌 실패한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교훈을 배워야 한다고 이야기하며, 실패한 총 23개의 중소·중견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11가지의 공통 요소들을 뽑아내 설명하고 있다.

내용은 총 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번째 장의 주제는 '급성장 이면에 숨겨진 함정' 이다.

작은 기업들이 히트상품 한 두 가지로 갑작스레 많은 매출을 올리고 승승장구 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 때 가장 빠지기 쉬운 함정이 갑작스런 성공에 도취해 신중함을 잃는 것이다. 경영 환경은 예나 지금이나 시시각각 빠르게 변하고 이번 코로나처럼 예기치못한 질병이나 재해 등으로 아무도 예상치 못하게 변하기도 한다. 그런데 순간의 성공에 도취해 방만하게 경영했다간 어떤 결과를 맞게 되는지 이번 장에서 자세히 알 수 있다.

첫 번째 장에는 실패의 법칙 3가지가 등장하는데 그 중에서 실패의 법칙2. 행운의 히트상품이 불행을 부른다. 에 해당하는 히라카와 코퍼레이션의 사례가 인상깊었다.

히라가와 코퍼레이션은 침구류를 만들어 판매하는 회사로 동일본 대지진이라는 전대미문의 재해로 절전의 필요성이 강조되던 시기에 '쿨젤매트'를 팔아 큰 히트를 치게 된다. 쿨젤매트는 이불 위에 까는 패드로 실내온도보다 1.5도 정도 낮아지는 성질의 젤을 사용한 매트이다.

전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는데다가 가격도 비싸지 않으니 당연히 전 년 대비 2배 이상이 팔렸고 생산속도가 판매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였다. 매출 또한 당연히 전년의 2배를 기록하니 그 돈으로 회사에서는 설비투자를 늘려갔다. 공장, 창고, 사무실 이전을 위해 토지와 빌딩을 매입하고 배송센터를 건설하고 쇼룸을 오픈했다.

하지만 2,3년이 지나니 쿨젤매트의 인기가 시들어지기 시작했고, 그 와중에 매출 유지를 위해 수익률이 낮은 제품을 주력으로 판매해 나갔다. 그리고 쿨젤매트 이후 히트상품을 만들기 위해 신소재를 개발해 신제품을 출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예상 외로 저조했다. 게다가 개발한 신소재의 특허 침해 문제로 적극적인 판매활동도 어려웠다. 결국 쿨젤매트로 히트를 친 2012년 이후 겨우 4년만인 2016년, 영업을 중지하게 된다.

사실 쿨젤매트의 히트는 동일본 대지진이라는 특수상황에 의한 측면이 큰데 회사에서는 이런 예상 밖의 행운을 실력으로 착각하고 무리한 설비투자를 단행해 차입금을 늘렸고, 이런 행운이 시들해지자 차입금 변제가 어려워지게 되었다. 한 번의 히트상품이 앞으로의 성공을 보장해줄 것이란 근거없는 희망보다는 냉정하고 객관적인 판단으로 사업확장에 신중을 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 한복이 있다면, 일본에는 기모노가 있다. 일본에서는 명절이나 특별한 날에 기모노를 입는 것이 일상적인 일인만큼 기모노에 대한 관심이 크다. 그래서 발달한 사업이 포목시장이고 그 중에서도 기모노 교실을 운영하면서 강사와 재학생, 졸업생을 대상으로 교재나 포목을 파는 사업이 성행했다.

두 번째 장 '진부해진 비즈니스 모델을 두고 마주한 갈림길' 에서는 실패의 법칙 7. 위기 상황에 제때 대응하지 못한다. 에 대한 예로 이 기모노 교실과 포목 사업을 하는 '소도레이호 기모노 학원'이 등장한다. 이 회사가 처음 설립된 1964년 이후 삿포로에서 후쿠오카에 이르는 일본 주요 도시 8곳에 교실을 운영했다. 기모노 교실을 통해 취미단계에서부터 전문 강사 코스까지 프로그램을 갖추고 그들에게 포목과 전통 액세서리를 팔면서 매출을 올리는 구조였다. 1980년대 포목시장 정점에 도달한 이후 점점 기모노를 입는 수요가 줄어들고 2000년대에 들어서자 사업은 점점 쇠퇴 일로를 걷게 되었다. 하지만 전통을 중시하는 경영자로 인해 과거의 성공에만 얽매여 새로운 모델을 구상하지 못했고 설상가상으로 경쟁업체들마저 생겨나자 뒤늦게 경비를 삭감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창업 초기 당시 구축한 사업모델을 고수하고 시장변화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것이 결국에 오늘에 이르게 한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 장은 '리스크를 높이는 안이한 위기관리' 에 관한 내용들로 한 거래처에 편중된 매출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 수 있다.

복사기 전문 대기업의 1차 하도급 업체로 기계조립을 전문으로 하는 이이다와 과자 제조업을 전문으로 해온 노포 기업인 알베리의 사례가 등장한다. 이이다는 복사기 전문 대기업의 1차 하도급 업체로 안정적인 매출이 발생하고 있었다. 하지만 리먼쇼크를 기점으로 대기업의 상황이 위태로워지자 생산체제를 조정하면서 생산기지를 인건비가 저렴한 해외로 옮기게 되었고, 일본 국내 공장의 부품조립에 의존하던 이이다는 이런 변화에 제 때 대응하지 못했다. 뒤늦게 인원감축과 공장 매각 등에 나서섰지만 그 땐 이미 돌이키기엔 너무 늦었다.

과자 전문점인 알베리는 화과자 전문점으로 시작했지만 양과자의 제조 판매에도 나서며 과자 제조 기술을 무기로 호텔 등으로부터 OEM을 수주하면서 순조로운 실적을 쌓아갔다. 하지만 이후 전혀 관련없던 스테이크 사업에 뛰어드는 무리수를 두다가 거품경제가 꺼진 후 차입금이 늘어갔다. 결국 수익률이 낮더라도 지속적인 매출이 가능한 OEM 수주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고, 점차 회복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OEM 고객의 매출 비중이 40%까지 늘면서 물량이 많아지자 다른 소규모 거래처의 수주는 거절하면서까지 OEM고객에게 집중했지만 그래도 밀려드는 물량을 맞출 수는 없었다. 어쩔 수 없이 OEM고객에세 수주를 줄여달라고 부탁했고, OEM 고객은 알베리의 생산능력에 불안감을 느끼고 대부분의 수주를 중단했다. 이후 새롭게 대형 업체와 계약을 맺었지만 이미 뚝 떨어진 매출을 회복할 수는 없었다.

대기업이 파산할 경우 신문이나 잡지 등 여러 매체에서 그 원인을 분석한 기사들을 많이 접할 수 있지만 중소·중견 기업들의 파산에 대해서는 일반인들이 그 원인을 알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 나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대기업에 근무하는 사람들보다는 중소·중견 기업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기 때문에 우리와 더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작은 기업들의 실패 사례를 알게 된다면 실질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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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을 씹어먹다 - UNKNOWN MANAGEMENT
장석면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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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회사 업무 때문에 인사나 경영에 관련된 정보를 얻기 위해 여러 책을 찾아봤지만 딱 이거다! 할만큼 도움이 되는 책들이 없었다. 경영학 전공자나 읽을 법한 지나치게 학술적인 내용 위주거나 수박 겉핥기식으로 이것저것 두루뭉술하게 표현한 책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이 책은 읽자마자 진짜 누구보다도 현장을 제대로 잘 아는 실무자이자 동시에 전문가가 집필했다는 느낌이 확 들었고 저자를 확인해보니 이랜드에서만 30년을 근무한 직장인이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명 레스토랑인 애슐리를 직접 론칭 했을 뿐만 아니라 인사총괄임원, 물류총괄임원, 낭비제거총괄임원 등등 다양한 분야의 임원을 역임 했었기 때문에 경영 전반에 관련된 모든 일을 섭렵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장점이 책에서도 여실히 드러나 있는데 인재 경영, 지식 경영, 낭비 제거의 세 가지 분야를 다루고 있지만 어느 챕터 하나도 소홀함이 없이 충실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저자가 현장에서 경험한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저자가 설명하는 내용들을 더 원활하게 이해할 수 있다.

첫 번재 인재 경영 편에서는 모든 회사의 고민인 어떻게하면 좋은 인재를 뽑고 배치하고, 평가할 수 있을까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있다.

일단 회사가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사람을 뽑는 것도, 배치하는 것도 평가하는 것도 모두 중요하지만 그 중에서도 평가와 관련된 내용이 인상 깊었다.

■ 평가 시스템이 항상 직원들의 불만이 되는 이유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그렇겠지만 인사평가 시즌이 지나고 나면 그 결과에 대해 불만을 가지는 사람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물론 평가라는 것이 모두가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고 끝낼 수는 없지만 그래도 과반수 이상이 불만을 가진다면 인사평가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평가해야 직원들의 불만을 줄일 수 있을까? 그 방법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1) 평가 자체가 올바른 평가가 되도록 할 것

1. 목표를 잡는 것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 사전에 목표를 잘 잡고 당사자와 합의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처야 한다. 최초에 목표를 잡을 때부터 수고를 기울여야 목표가 너무 높거나 낮게 잡혀있어 제대로 된 평가가 어려운 상황을 만들지 않을 수 있다.

2. 객관적인 평가 툴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 조직에서는 어느 한 사람만의 실력만이 아니라 타 직원이 도와주거나 전임자의 기여에 의한 것이거나 기타 다른 외부적 요인에 의해 목표가 달성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평가자가 사람인 이상 개인의 주관성이 반영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면을 최대한 배제할 수 있도록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툴을 사전에 마련해야 한다.

3. 평가 설계는 회사의 사업전략, 경영컨셉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 시장 상황에 따라 회사의 경영 컨셉이 달라진다면 평가항목 또한 당연히 거기에 맞게 달라져야 한다. 이 점이 제도에 반영되지 않는다면 좋은 평가를 받더라도 회사 전체의 성과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4. 경영자의 평가 역량을 올려야 한다.

- 객관적인 평가는 절대 쉽지 않다. 성과 목표가 제대로 설정됐는지, 그리고 그 수치의 의미를 해석하고 평가하는 것은 순전히 평가자 몫인데 평소에 피평가자들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컨설팅과 코칭을 위해 노력해야 제대로 된 평가가 이루어진다.

5. 평가 근거를 기록해 두어야 한다

- 평가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피평가자가 평가에 동의하지 못하고, 평가자도 그 근거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하는 경우다. 그래서 왜 이런 평가가 나오게 됐는지 그 근거들을 꾸준히 기록하고, 그 기록을 근거로 수시로 직원들에게 피드백 해주어야 직원들도 자신들의 부족함을 채우려는 노력을 할 수 있다.

6. 평가가 일상이 되어야 한다.

- 정례 활동으로서의 평가가 아니라 일상적인 평가와 피드백이 이루어져야 피평가자들이 평소에도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게 되고, 평가자들 또한 직원들의 성과 관리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2) 성과관리코칭 To - Do - List 에 의해 관리할 것

성과관리 코칭의 핵심은 공감, 설명, 제안, 공유, 경청이다. 그리고 계획부터 성과관리, 평가까지의 기록을 베이스로 직원들과 소통해야 직원들이 자신들 스스로를 조직에서 평가만 받고 육성받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된다.

3)평가는 성과 관리의 큰 틀 안에서 관리할 것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제도와 함께 성과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면 직원들 스스로도 자신의 업무 능력에 대해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개선까지 나아갈 수 있다. 이 과정을 평가자들이 잘 이끌어주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평가자들이 성과 관리 코칭과 피드백을 잘 할 수 있는 지식을 획득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두 번째 지식 경영 편에서는 앞서 말했던 개인들의 성과평가를 위해 필수적인 목표 관리 및 평가도구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아마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KPI(Key Performance Indicator, 핵심성과지표) 를 설정하는데 골머리를 앓을 것이다. 책에서는 KPI 를 설정하는 방법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 KPI에 성과의 비밀이 있다

매출이나 이익과 같이 대부분의 경영자가 강조하는 것들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설정된 KPI가 필요하다. KPI를 찾는 것은 고도의 지식이 필요한 일로 KPI의 특징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야 한다. 저자가 말하는 KPI의 특징은 아래와 같다.

1) KPI는 지식 경영의 질과 관련된 지표이다.

KPI는 숫자로 표시되지만 숫자가 바뀌기 위해서는 질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2) KPI는 돈으로 바로 측정되지 않는다.

평당 매출이나 점당 매출처럼 돈으로 환산되는 지표도 있으나 재방문율과 같이 바로 돈으로 보이지는 않는 지표들도 있다.

3) KPI는 실시간으로 측정될 수 있다.

영업이익같이 모든 항목들이 취합되어야 측정가능한 지표들도 있지만 입점률이나 회전률과 같은 KPI는 바로바로 측정이 가능한데 이것

이 최종 숫자에 얼마나 이바지하는지를 미리미리 측정한다면 KPI를 통해 빠른 성과 예측이 가능하다.

4) KPI는 무엇을 해야할지 알려준다.

최종 지표는 어떤 액션을 취해야할지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지만 KPI는 무엇을 해야할지 명확히 알려준다. 예를들어 재방문률이 KPI라면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 액션플랜을 만들기가 쉽다.

5) KPI는 피드백이 가능하다

매출과 같은 최종 지표는 책임소재를 명확히 묻기가 어렵지만 개인별 KPI는 해야하는 일이 명확하기 때문에 책임소재가 명확하고 그에 따른 성과를 규정하기도 쉽다.

6) KPI는 행동하게 한다.

최종 지표는 이미 과거의 활동들에 대한 결과를 나타내는 지표이지만 KPI는 현재 진행형 지표로 앞으로 무엇을 더 해야할지 구체적으로

고민하게한다.

7) KPI는 가치사슬이 합심하여야 하는 지표이다.

각 부서별로 기능이 다른데, 그 기능상의 지표들이 해당 사업의 핵심 KPI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규명하기가 쉽지 않다. 각 밸류체인들이

매출액이나 이익과 같은 초종적인 숫자에 이바지할 수 있는 핵심 KPI를 규명하고 그 KPI에 집중하게 해야한다.

마지막 세 번째는 낭비제거에 관한 것으로 낭비제거 사례와 여러가지 방법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낭비 제거의 구조를 5개의 컨셉으로 정리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몇 가지만 소개해 보고자 한다.

- 고정비와 변동비의 구조를 파악할 것

손익분기점을 넘느냐 넘지 못하느냐에 따라 고정비와 변동비가 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매출이 손익분기점을 넘겼을 때는 일부 변동비를 제외하고는 모두 이익이 되므로 고정비가 유지되는 것이 유리하지만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을 때는 고정비의 부담이 커져 이익이 악화된다. 그러므로 고정비와 변동비의 구조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매출의 변동에 따라 고정비와 변동비를 변화시킬 수 있는 대안이 있어야 한다.

- 원자재의 단가를 원단위로 파악할 것

전체 단가가 아닌 사업영역의 최 밑단까지 파악하여 개별단가까지 정확하게 들여댜 봐야만 확실히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단가가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 비용을 줄이는 문화를 만들 것

비용은 톱다운으로 절감할 수 있는 금액이 제한적이다. 누가 얘기하지 않아도 직원들 스스로가 비용을 절감하는 문화가 있어야 가랑비에 옷 젖는 일이 없다.

- SCM의 예측도를 높일 것

물류는 혈관과 마찬가지다. 어느 한 곳이 막히면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상품이 물 흐르듯이 고객에게까지 전달되어야 쓸데없이 낭비되는 자원을 절약할 수 있고 공장에서 매장까지의 리드타임을 줄여 실시간으로 대응이 가능하게 된다. SCM의 예측도가 높아져야 적기에 상품 판매에 대한 준비가 가능하다.

- 재고를 관리할 것

재고가 늘게 되면 재고를 보관할 창고비 뿐만 아니라 재고 이동에 따른 인건비와 물류비까지 발생한다. 그리고 과다한 재고로 인해 후방 창고에서 상품을 찾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면 상품을 매대에 채워넣는 시간 또한 지연되고 고객에게 제 때 상품을 전달하지 못하는 일까지 발생할 수 있다.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재고 관리 능력은 수준 높은 SCM의 결과 이기도 하다.

아마 최근에 본 경영관련 서적 중에서는 가장 현장과 밀접하게 와닿는 책이 아니었나 싶다. 물론 실천하기 위해서는 기업 구성원들 전체의 합의와 험난한 과정들이 필요하겠지만 그래도 여러모로 체계나 프로세스가 부족한 소규모 기업들에게는 이 책이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중소기업 경영자나 임원, 그리고 인사 체계를 담당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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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야 할 집 팔아야 할 집 - 윤석열 정부 시대의 돈 버는 부동산 투자 전략
채상욱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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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평소에 부동산에 관심을 가졌던 사람이라면 저자의 이름을 한 번 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해 식견이 있기로 유명한 애널리스트였는데, 지난 대세 상승장엔 오히려 하락을 외쳐서 뭇매를 맞았다. 그래서 사람들의 기억엔 대표적인 하락론자로 각인되어 있지만 사실 저자는 하락론자는 아니다. 시장에서 하락론이 팽배하던 2013년에는 오히려 반대로 대세 상승을 예상했고, 실제로도 그의 주장대로 상승하기도 했다. 2013년이나 최근이나 항상 어떤 근거를 가지고 시장을 예측하지만 그것이 예측을 빗나갔을 뿐 일방적인 상승론자나 하락론자가 아닌 것이다.

저자가 집필한 책의 내용도 시장의 상승, 하락에 대해 예측하고 주장하기 보다는 정부의 정책방향과 지향점, 그리고 그에 따라 시장 참여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투자하고 대응해야할지 가이드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이번 책에서는 새로 출범한 윤석렬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설명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윤석렬 정부는 다주택자를 규제했던 문재인 정부와는 반대의 기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전 정부에서 유효했던 전략인 영끌해서 최대한 비싼 지역의 똘똘한 1채 전략보다는 소형 평형의 1기 신도시나 입지가 좋고 용적률이 낮은 90년대 아파트를 눈여겨 봐야한다는 것이다. 1기 신도시의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이 가능한 90년대 아파트는 주요 투자처로 각광받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런 투자처라도 바닥에서 들어가서 상투에서 나오는 타이밍을 잡겠다는 생각이면 원하는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원래도 재건축, 재개발, 리모델링 같은 사업은 변수가 많은데 단기간의 차익을 목적으로 들어갔다는 제대로 된 상승을 보기 전에 지쳐 나가 떨어질 수 있다. 이건 최근의 둔촌주공 사태(?)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저자도 이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 지난 2015년 재건축 연한을 40년에서 30년으로 완화 하면서 1기 신도시가 주목받은 적이 있었으나 실제로 재건축 된 지역은 전무했으며, 준공연도를 채운다 하더라도 안전진단 통과나 조합 구성, 재건축 사업의 시장성 확보 등등 앞길이 첩첩산중이라는 점을 이야기하며 주의를 당부한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 이들 지역은 지난 10년 간 가장 덜 오른 지역이면서 앞으로 5년 이상의 긴 호흡으로 봤을 때는 가장 포텐이 큰 지역이 될 수 있으므로 장기 보유할 실수요자라면 원하는 성과를 낼 수 있을거라는 전망이다.

이런 관점에서 실거주가 가능한 1기 신도시 지역의 주요 아파트를 추천하고 있는데 분당, 평촌, 산본, 중동, 일산의 15개 아파트를 콕 찝어서 기재해 놓았으니 재개발에 투자하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막막한 독자라면 리스트에 기재된 아파트부터 공부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윤석렬 정부의 부동산 공약 중에는 '리모델링 추진법' 제정이 있다. 이런 법의 신규 제정을 공약으로 내세운 것은 리모델링을 촉진하겠다는 계획이므로 리모델링이 가능한 아파트들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리모델링은 보통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이 어려운 90년대 신시가지 아파트들이 많이 고려하는 방법인데 리모델링을 할 경우 현재 용적률이 250~300%라도 400%가 넘는 용적률도 가능하게 된다. 만일 15평 아파트였다면 21평으로, 30평이라면 42평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이런 장점이 있으니 재건축으로 사업성이 없는 아파트는 리모델링을 생각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리모델링의 경우 면적 확대만 있을 뿐 신규 분양이 거의 없다시피해 일반분양의 수익금이 발생하지 않아 기존 소유주들의 비용 부담이 크고 신규 분양 물량이 없으니 주택공급에 기여하는 바도 적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리모델링의 확산에 걸림돌이 되는 제도적 단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는데 리모델링 추진법이 제정된다면 규제들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리모델링이 활발해졌을 때 관심을 가져야 할 곳들이 어디일까?

저자는 리모델링 역시 1기 신도시와 구도심을 중점적으로 살펴봐야하며 현재 리모델링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85개 단지를 소개하고 있다. 85개 단지 중 절반이 서울이며 나머지는 성남과 수원, 안양, 용인, 군포 일부 단지들이다. 이들 단지들은 개포, 송파, 옥수, 마포 등 위치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실거주에도 전혀 무리가 없을 것이다.

이 밖에도 청약 시장의 향방이나 대출 규제 완화, 세금 정책의 변화 등 정책에 영향을 받는 다양한 면을 고루 다루고 있기 때문에 새 정부 취임 이후 부동산 정책이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하다면 이 책이 흐름을 잡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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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백만장자 (골드 리커버 에디션) - 푼돈이 모여 어마어마한 재산이 되는 생생한 비법
토머스 J. 스탠리.윌리엄 D. 댄코 지음, 홍정희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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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70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을 단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소득이 늘어난다고 소비를 늘리지 말라.'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이웃집 백만장자」가 출간된 건 지금으로부터 약 20여 년 전인 1996년이다. 14,000명이 넘는 미국의 부자들을 직접 설문조사하면서 부자들의 공통점과 어떻게 그들이 부자가 될 수 있는지 오랜 기간의 연구 끝에 출간되어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사실 연구 결과 자체는 그다지 대단한 것이 없다고도 할 수 있다. 저자가 조사한 대부분의 부자들은 많이 벌었지만 적게 소비했고, 장기간에 걸쳐 투자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흔히 수입이 많은 의사, 변호사와 같은 전문가들이나 부모로부터 많은 재산을 물려받은 2세들이 부자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이민자 출신의 노동자 계급들도 많았다. 그리고 미국 전역의 소위 부자동네라는 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시작했지만 사실 부자동네에 살면서 비싼 차와 고급차를 모는 사람들 중에는 그닥 부자가 아닌 사람들이 더 많았다. 실제로 자산이 더 많은 부자들은 고급 주택가가 아닌 평범한 중산층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오래된 중고차를 몰며, 백화점이 아닌 아울렛에서 옷을 사 입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이것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부자들의 이미지와는 동떨어진 것으로 그들은 매달 수입이 늘어나더라도 지출을 늘리지 않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책에서 정의하는 백만장자들, 즉 부자는 수년간 전혀 일을 하지 않고 수입이 없더라도 현재의 생활방식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말하는데 만일 수입의 대부분을 소비에 사용하는 사람들이라면 일을 하지 않았을 때 본인들의 현재 생활 수준을 유지하기가 힘들게 된다. 모아둔 돈으로 기껏해야 몇 년 정도 기존과 같은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뿐이지만 그 동안 소비를 늘리지 않았던 부자들은 전혀 일을 하지 않더라도 죽을 때까지 기존과 동일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다.

저자가 성공적으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을 조사하면서 아래와 같은 7가지 공통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1. 그들은 자신의 부에 비해 훨씬 검소하게 생활한다.

2. 그들은 부를 축적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시간과 에너지와 돈을 효율적으로 할당한다.

3. 그들은 상류층이라는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는 것보다 재정적 독립을 더 중요시한다.

4. 그들의 부모는 성인 자녀에게 경제적 보조를 제공하지 않았다.

5. 그들의 성인 자녀들은 경제면에서 자립적이다.

6. 그들은 돈 벌 기회를 잡는 데 능숙하다.

7. 그들은 적절한 직업을 선택했다.

위와 같은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저자는 부자들이 자동차를 구입할 때의 거래방식에서부터 성인 자녀들에 대한 경제적 지원 방식까지 다양한 행동양식에 대해 조사했고, 사소하게는 어떤 금액대의 손목시계를 차고 있는지, 옷은 어디서 구매하는지, 얼마짜리 정장을 입고 있는지 등등 여러가지 주제를 다뤘다.

이 모든 조사와 연구가 '부를 축적하기 위해서는 절제와 희생, 근면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말하고 있었고, 책에서는 이런 결론의 근거를 실제 사례로 설명하고 있다. 주로 PAW와 UAW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인물들의 생활 양식을 대조적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PAWProdigious Accumulator of Wealth 엄청난 부를 축적한 사람을 뜻하고, UAWUnder Accumulator of Wealth기대 이하의 부를 축적한 사람을 말한다.

PAW는 재산을 잘 모으는 사람들로 UAW가 지닌 재산의 4배 이상을 가지고 있지만 소득에 있어서는 오히려 UAW가 PAW보다 많은 경우들도 있었으며 교육수준 또한 더 높은 경우도 많았다. 그리고 출신 국가 또한 가장 먼저 미국에 정착한 영국계보다는 러시아계, 스코틀랜드계, 헝가리계의 백만장자 집중률이 높았다. 러시아계의 경우 직접 사업체를 운영하는 비율이 높았기 때문이며, 스코틀랜드계는 일반적인 미국인들의 소비수준보다 더 근검절약하는 생활을 통해 저축 비율이 높았다는 것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이것은 PAW와 UAW의 차이가 소득 수준이나 교육 수준보다는 오히려 소비 수준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을 알려주는데 미국 전체 가구의 상위 1%의 소득을 올리는 건강 관리 전문가임에도 UAW인 사람과 지방대학 출신의 소규모 청소 아웃소싱 회사의 대표이지만 PAW 인 사람 등 다양한 사례가 등장한다.

마지막 7장에서는 부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업과 직종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부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업은 많은 소득을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므로 책에서 이야기하는 분야에서 돈 벌 기회를 찾아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는 상속전문, 세무 전문, 이민 전문과 같은 전문 변호사, 의료 분야, 자산 관리, 교육 기관과 교육 전문가, 주거 상품 및 서비스, 여행 컨설턴트 등을 추천하고 있는데 이 책이 출간되고 20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유망한 분야들이다.

SNS가 발달한 요즘에는 이 책이 출간됐던 20년 전보다 더 남들에게 보여지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지금 당장 생활비가 없어도 해외 여행 다녀온 사진은 올려야 되고, 당장 집세 낼 돈은 없어도 외제차는 타고 다녀야 한다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에게는 부자가 되고 싶은 이유가 명품을 소비하고 남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 위함이겠지만 진짜 부자가 되려면 많이 버는 것보단 지출을 얼마나 줄이고 통제하느냐가 관건이다.

절약이라는 지극히 평범하지만 단순한 원칙도 지키지 못한다면 PAW가 될 가능성보단 UAW가 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은 굳이 책에서 열거한 수많은 사례들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사례들을 책으로 내놓은 것은 많은 미디어에서 부자들의 모습을 왜곡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그것이 진짜라고 믿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니 만약 부자가 되고 싶다면 진짜 부자들은 우리의 상상보다 훨씬 더 근검절약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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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고유한 나를 만나다 - 나에게 질문하는 순간 관계가 풀리는 ‘자아 리셋’ 심리학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8
김석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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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이나 어색한 자리에서 잘 모르는 사람과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좋은 주제가 있다. 몇 년전에는 혈액형이였고, 현재는 MBTI이다.

사람의 성격을 몇 가지로 딱 나눌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정형화된 유형으로 분류하고 혹시라도 나와 같은 유형의 사람에게는 동질감까지 느끼기도 한다. 자기 자신은 다른 누구보다 본인이 가장 잘 아는 것이 당연한데도 혈액형에서부터 MBTI, 심리테스트까지 사람들은 왜 이렇게 본인에 대해 정의받고 규정짓고 싶어하는 것일까.

사실 나 역시도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뭘 좋아하는지 잘 모를 때가 한 두번이 아닌지라 도대체 진정한 나는 어떤 사람인지,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 이 책을 읽게 됐다.

책의 부제는 나에게 질문하는 순간 관계가 풀리는 '자아 리셋' 심리학 이다. 저자는 왜 하필이면 자아를 리셋하자는 것일까. 저자가 말하는 자아의 리셋은 자아를 초기로 돌리자는 것이 아니라 자아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자아라는 것은 눈에 보이는 형태가 아니며 태어나서 자라는 동안 형성된 무형의 성질이기 때문에 내가 믿고 싶고 그러려니라고 생각하는 정보 처리 과정에 가깝다. 그래서 이 자아라는 것이 진짜로 내가 생각한 것이 맞는지 환경 혹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영향을 받아 그렇지 않는데도 그냥 그렇다고 믿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수 밖에 없다.

내 생각인데도 이것이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이 맞는지 의심이 든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이상할 수도 있지만 저자는 내가 나를 잘 모를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자아 리셋의 출발점이자 다른 학문의 토대가 된다고 한다. 내가 나를 모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 점을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진짜 자아를 찾는 첫 걸음이 되는 것이다.

책은 총 4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번재 챕터는 내 안의 나, 즉 겉으로 드러난 의식이 아니라 밑바닥에 깊게 잠자고 있는 무의식의 세계와 자아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저자는 무의식을 크게 세 가지로 정의하는데 첫째는 '억압된 것', 둘째는 '의식과 다른 사유', 셋째는 '사회적 관계 혹은 문명의 산물' 이다. 흔히 무의식을 의식하지 않는 것이나 의식과 전혀 상관 없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무의식은 평소에 억압되어 있는 것일 뿐 의식에 대해 알게 모르게 계속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한다. 평소 좋지 않은 감정이 있었던 사람에게 뼈있는 농담을 한다던가 싫어하는 사람이 준 물건을 잃어버린다던가 등등 의식하지 못할 뿐 여러가지 형태로 사람들의 행동과 생각에 드러난다.

두 번째 챕터에서는 내 안의 욕망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욕망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욕망과 욕구의 차이부터 살펴봐야 한다. '욕망'의 사전적 정의는 '부족을 느껴 무엇을 가지거나 누리고자 탐함'이며, '욕구'는 '무엇을 얻거나 무슨 일을 하고자 바라는 일' 이다.

라캉은 욕망충족 불가능한 것, 채워도 채워도 부족한 것으로 문화적이며 사회적인 것을 대상으로 하지만 욕구식욕과 같이 본능적이며 생물학적인 것이며 채워질 수 있는 것으로 보았다.

저자는 인간은 성장하면서 욕구가 충족됨에도 채워지지 않는 무엇인가가 생길 때 비로소 욕망이 시작되며, 이 욕망이야말로 인간의 삶을 다양한 모습으로 만들고 나의 존재를 실현할 수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욕망은 물질을 소유하거나 혹은 타인의 부러움을 받거나 인정을 받는 것이 아니며 나의 정체성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내 삶의 주인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나만의 욕망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세 번째 챕터는 내 안의 불안에 대한 이야기이다. 현대 사회에 일정 부분 불안없이 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루에도 여러 번 사소한 불안과 마주하게 되는데 아침에 늦게 일어나면 지각할까봐 불안하고, 공부를 제대로 안했을 땐 시험을 못 볼까봐 불안하다. 지나친 불안은 히스테리나 강박증 등 신경증으로 표출되기도 하지만 불안을 잘 다스린다면 오히려 아침에 늦지 않게 일찍 일어날 수 있도록, 시험을 망치지 않게 공부를 더 열심히 하도록 만들어주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불안은 우리에게 고통을 주기도 하지만, 삶을 되돌아보고 나와의 관계를 일깨우는 신호로 작용하는 이중성을 갖고 있기도 하다.

마지막 네 번째는 타자와 관계 맺기이다. 인간은 우주에 덩그러니 홀로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굳이 가족이나 연인, 친구 관계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공동체와 관계를 맺을 수 밖에 없다. 심지어 영화 캐스트어웨이에서 톰행크스는 무인도에서 타자의 존재를 대신해 배구공을 윌슨이라는 친구로 만들어내지 않던가. 물론 타인은 때때로 고통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끊임없이 타자와의 관계를 갈망할 수 밖에 없다. 사회적 존재인 인간은 공동체를 떠나서는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없기 때문에 어떻게하면 개인이 사회와 타자를 올바로 이해하고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개인적으로는 세 번째 챕터에서 다뤄진 불안에 관한 내용들이 인상적이었는데 저자는 불안을 다스리는 방법을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불안의 조건이 두려운 이유는 그 두려움의 원인이 모호하고 불확실하며, 나 혼자 온전히 느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은 우리의 실존성, 즉 자신의 운명을 자신이 결정해야 하는 특성과 아주 많이 연관되어 있다.

결국 인간은 이런 모호하고 불확실한 상황을 견뎌낼 수 있어야 하며, 이것이 곧 불안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이다.

p180

무한한 가능성이 불안을 낳기도 한다고 한다. 아무것도 정해져 있지 않은 상태가 오히려 불안을 야기시키는 것인데 불안을 피하기 위해서 자신의 운명을 남에게 맏긴다면 불안으로 인한 고통은 피할 수 있을 수 있을지 모르나 나의 실존과 가능성을 제한하게 된다.

자신이 결정하는 것을 피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내 운명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그 가능성을 믿고 불안을 견뎌내는 것이 불안을 제대로 다스리는 올바른 방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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