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여자들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5
박문영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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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상의 여자들 박문영 SF 소설"

 

어느 날 남자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면 어떤 기분일까. 소도시 구주시의 남자들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화를 내거나 폭력을 가하는 남편들이 여자들은 차라리 돌아오지 말고 죽어버려라 한다. 얼마나 시달렸으면 이런 말을 할까 상상을 해본다. 남편이 아내가 보는 앞에서 갑자기 연기 처럼 사라졌다니 SF 영화를 보는 듯 하였다. 이 소설은 우리 사회가 어떤지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다.

 

 

저자: 박문영

남쪽 지방 소도시에서 고양이 미세, 먼지와 함께 작업한다. 주로 소설·만화·일러스트레이션을 다루며 매일 그림일기를 쓴다. 1회 큐빅 노트 단편소설 공모전에서파경으로 수상, 2SF 어워드에서 중편소설사마귀의 나라로 대상을 받았다. 소설 외에 시리즈 그림책그리면서 놀자, 만화집봄꽃도 한때(공저), 멸종위기종을 위한 웹툰'천년만년 살 것 같지'를 만들었고 이를 확장한 만화에세이집천년만년 살 것 같지? (공저)2018 환경부 우수도서로 선정되었다. 박문영은 SF가 멀고 캄캄하다고 느끼는 독자와 함께 이 장르의 아득한 폭과 너비를 천천히 여행할 예정이다. 자리를 못 잡고 겉도는 것, 기괴하고 무력해 보이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은 대상, 여성·어린이·청소년의 감정과 심리에 관심이 많다.

 


 

 

외계 존재가 초자연적 현상을 일으키는 도시 구주’.

이곳의 남성들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고, 구주의 낮과 밤은

서서히 여자들의 것이 되어간다.

어쩌면 이곳은 지금 우리와 가장 가까운 동시에 가장 먼 세상일 것이다.

 

 

지방의 작은 소도시 구주, 식당으로 들어가는 다문화 가정의 모습이나 터미널에 앉아 김밥을 먹는 노부부의 모습은 다른 날과 다를 바 없는 평화로운 풍경이었다. 성연 또한 그 불안한 평화에 섞여 출장을 떠나는 자신의 남편을 배웅하고 있었다.

 

봉분앞에 주저앉은 여자가 아들의 이름을 다시 외쳤다. 아이를 업은 필리핀 여자는 그 둘레를 서성였다. 여자는 허공을 올려다보았다. 자신의 머리채를 거머쥐고 주먹으로 배를 치던 남자가 없어졌다. 모공과 입술이 검은, 자신보다 13살이 많은 남편이 사라지고 없었다. 시모가 입을 벌린 채 풀 더미 위로 드러누웠다.

 

국내외 곳곳을 다녀 본 형근에게도 이번 출장은 길었다. 국제 미디어 아티스트들이 모이는 대규모 행사였다. 회의, 워크숍, 포럼, 전시까지 서울에서 마치고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부부는 90여 일의 작별이 아직 실감 나지 않았다. 성연은 형근이 다른 작업 의뢰를 계속 거절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27

 

희수 어머니는 자신을 냉장고로 밀치던 그가 갑자기 뒤를 밀려났다. 거실 형광등 빛이 흔들렸다. 천장에서 쏟아진 희끗한 먼지들이 그의 몸에 내려앉았다. 남편이 허공에서 발버둥을 쳤다. 모든 게 헛것 같았다.

   

 

'요새, 보루, 유토피아' 같은 단어가 구주 앞에 붙었다. 구주는 여성들이 살고 싶은 도시로 불리기 시작했다. 인구 유입은 아직 미비했다. 실종자가 성인 남성에게 다른 계층으로 확산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었다. 사건이 구주에서만 벌어질 거라 확신할 수도 없었다. 생산기반이 취약한, 늙고 한적한 땅은 말의 홍수로 출렁였다.

 

구주에서 종적을 감춘 성인 남성은 현재까지 경찰 추산 29명으로 발표되었다. 실종자들의 공통점은 꽤 겹쳤다. 그들 대부분은 중장년의 군필자였다. 담배와 술에 중독되지 않은 자는 드물었고 열에 여덟은 성인병 증세를 겪고 있었다. 폭력 전과 기록이 불거져 나왔다.

 

  

여자는 신부가 말하는 투쟁의 역사에서 누락된 대상을 알고 있었다. 실종자가 167명이라면 고통당한 이들의 수는 그 이상일 것이다. 교단이 월요일 아침의 구령대 같았다. 그는 헌금 봉투에 글자를 써 내려갔다. “죽은 듯이 살아야 했던 여자들의 존엄은요? 실종이 이제야 정신을 차린 신의 섭리라면요?” 여자는 성당 입구에 놓인 바구니에 봉투를 놓고 떠났다. 미사가 끝난 후, 메모를 확인한 신도가 종이를 구겨 뒷주머니에 찔러 넣었다.

 

"세상의 종말이 한국인들에게서부터 온다고, 세계의 멸망이 한국에서도 시작될 거라고 말한 작가가 있어요. 마르그리트 뒤라스가 에밀리 엘이라는 소설에 적은 구절이죠. 그런데 이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어요. 세상의 끝과 시작이 한국 구주에서 동시에 움텄으니까요."

 

 

작가의 말

여성들이 주축이 된 사회가 훌륭하고 정결할 거란 판단은 편견일지 모른다. 거기도 떠도는 여자들이 살 것이다. 해이, 이기, 의심으로 느리게 움직이는 이들이 자리할 것이다. 소도시 구주에도 이곳과 같은 빛, 그늘, 경계가 있을 거란 생각으로 작업을 했다. 함께 폐쇄구역을 헤매면서 늦지 않게 밝은 땅이 나올 거라 믿었다. 겁이 나는 밤마다, 읽을 수 없는 별자리를 보면 덜 불안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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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스토밍에서 벗어나자! - 새로운 아이디어의 발상! 내일이 달라지는 9가지 사고 방법
노병주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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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스토밍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다. 처음에는 생소해서 메모도 하였다. 이 책은 브레인스토밍에서 벗어나자라고 한다. 궁금하여 읽어 보았다. 읽기도 편하고 그림으로 나와서 이해가 쉽도록 되어 있다. 내가 생각했던 내용은 아니지만 아이디어 창출할 때 도움이 많이 될거 같다.

       

 

 

 


 

 

다음과 같은 9가지 키워드로 아이디어 발상 과정을 제시한다

 

아이디어 구성: 아이디어 구체화 방법

세분화: 누락 없는 체계적인 검토 방법

벤치마킹: 창의성 확보 방법

지원: 좋은 아이디어로 발전시키는 방법

파라미터: 합리적인 체크 방법

편리성: 개선 포인트 도출 방법

기능: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방법

삭제: 혁신적인 아이디어 도출 방법

문제 해결: 효과적인 원인 분석 방법

 

브레인스토밍이란

 

타인의 아이디어나 의견에 대해서 판한하거나 비찬하지 않는다(비판 금지), 자유롭게 다양한 아이디어나 의견을 이야기한다(자유 분방), 질적으로 좋은 아이디어보다는 많은 양의 아이디어를 추구한다(질보다 양), 타인의 아이디어에 의견을 결합하여 새로운 아이디어와 의견을 발상한다(결합 편승)

 

 

 

 

브레인스토밍은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다.

 

주로 관심 있던 영역만 반복적으로 검토하게 된다. 자유분방하게 생각하고 싶지만, 무엇을 체크해야 할지 모른다. 많은 양을 도출하고 싶지만, 잘 생각나지 않는다. 남의 아이디어에 편승해야 하지만, 다른 사람의아이디어를 자세히 듣지 않는다. 구체화되지 않은 아이디어도 실행 담당자를 정한다. 시간이 지나도 충분한 양이 나오지 않을 경우, 순서를 정해 하나씩 이야기하지만, 효과적인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는다.

    

창의성 향상을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창의성이란 무엇일까?

창의성은 새롭고 적절한 것을 생성해 낼 수 있는 능력, 여러 가지 정보를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 새로움에 이르게 하는 개인의 사고 관련 특성 등으로 다양하게 정의된다.

      

창의적인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대부분의 사람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많이 내는 사람' 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렇게 정의하는 것은 새로운 아이디어라는 결과 중심적으로 생각한 것이다. 이 결과 중심적 정의에 따라 자신을 평가해 보자. '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많이 냈는가?' 그렇지 않다면 나는 분명 창의적이지 못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번에는 결과가 아닌 과정 중심으로 창의적 사람의 정의를 내려보자. 아직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지는 못했어도 '새로운 방법으로 생각하는 사람' 이라고 정의해 볼 수 있다. 새로운 방법으로 생각하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로 연결될 확률이 높아진다.

 

 

 

 

창문 잠금장치 개선 사례

 

창문을 잠그지 않는 실수를 예방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창문을닫는 순간 자동으로 잠기게 하면 된다. 또한 잠겼던 창문을 열 때의 편리성도 확보되어야 한다. 창문 프레임과 창문틀을 이용하여 문을 닫으면 자동으로 잠기게 하고, 손잡이의 하단부를 잡고 문을 열면 손잡이의 각도가 틀어지면서 자동으로 잠금이 해제되도록 개선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다.

 

 

아이디어 발상의 기본은 불편한 점을 개선하는 것이다

 

   

 

 

 

숟가락, 젓가락 받침 기능 달성 사례

 

어떤 음식점에서는 숟가락, 젓가락에 받침대를 제공해 주는 경우가 있다.

받침대의 기능을 생각해 보면, 입에 들어가는 부분이 테이블에 닿지않도록 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기능 중심으로 생각해 보면, 받침대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입에 들어가는 테이블에서 뜨도록 만드는 기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이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 받침대를 사용하지 않고 숟가락이나젓가락에 돌기 형상을 만들어 뜨게 할 수도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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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차의 신
아가와 다이주 지음, 이영미 옮김 / 소소의책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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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인생을 싣고 달리는 만원 전철 안,

다양한 삶의 프리즘이 교차하는 인간미 넘치는 이야기

 

 

 현대인들은 회사일도 있지만 친구를 만나고 막차를 타는 경우가 많다. 막차를 타고 연결되는 버스를 타야 하는데 중간에 사고가 났다면 난감하겠다. 7개의 이야기로 되어 있는 장편소설이다. 동일한 이동 수단 속에서 다양한 생각과 삶의 모습이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희망과 감동의 미스터리!

 

 

저자: 아가와 타이주

1954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도쿄 대학 재학 시절에는 노다 히데키와 함께 극단 유메노 유멘샤(遊眠社)’를 설립했다. 전기업체의 반도체 기술자를 거쳐 실리콘밸리의 벤처 설립에도 참여했다. 1999천사의 표류로 제16회 산토리 미스터리 대상 우수작품상을, 2005패권의 표적으로 제2회 다이아몬드 경제소설 대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주요 작품으로 열차로 가자,인바운드,요코하마 고가네초 퍼피 거리등이 있다.

 

 

 

책 소개

이 책은 JR 동일본 서점 체인인 북 익스프레스의 서점 직원들이 직접 읽고 재미있거나, 고객에게 추천하고 싶은 도서를 뽑아 수여하는 상인 에키나카쇼텐(역내서점) 대상 1(9) 수상작이다. 그런 만큼 많은 독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안겨주었고, 아마존 미스터리 서스펜스 부문 1위에까지 오르면서 입소문만으로 40만 부가 판매되었다. 책에 수록된 일곱 개 이야기의 주인공은 결코 낯설지 않다. 나와 우리 가족, 내 친구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각자 살아가는 방식은 달라도 하나의 도시에서 서로 부대끼고, 갈등하고, 때론 보듬고, 위로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의 운명이라면, 그것을 거스를 수 없다면 그 하루하루 속에서 한순간 새롭게 싹트는 희망과 사랑을 소중히 받아들이는 마음도 무척 중요하지 않을까.

 

 


 

 

전광판 시계는 '23:57'이었다.

나에게 중요한 K역의 막차는 평소 같으면 128.

11분 남았다.

-여러분, 바쁘신 와중에 열차가 늦어져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방금 연락이 왔습니다.

오오, 하는 소리라고도 할 수 없는 감탄사가 차 안에 가득찼다.

-너무 오래 기다리셨는데, k역의 복구 작업이 잠시 후 종료됩니다.

 따라서 우리 열차는 앞으로 10분 후쯤 운행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겠습니다. k역의·····.

 

 

 

자정이 다가오는 시간 전철을 탔는데 역이 아닌 중간 지점에서 인사사고가 났다는 방송을 듣는다. 숨 한 번 쉬는 데도 신경이 쓰이고, 자연스러운 몸동작도 억제하고 있는 자기와의 격차에 저주를 퍼붓고 싶은 마음일때 여기저기 전화로 늦어진다는 통화소리, 창문으로 비치는 남자의 눈길, 시선이 기분 나쁘다. 전철이 복구 되었다고 하여 k역에 내리는데 그 남자가 하는 말 "이봐, 잠깐 한잔, 어때?" "미안한데, 난 여자밖에 흥미 없는데."

 

 

 

전철이 아직 있을까. 막차 시간은 지났지만, 전체적으로 운행이 대폭 늦어졌다. 열차가 빠짐없이 전부 운행된다면, 이 시각에 아직 전철이 있을지도 모른다. 서두르자.

급하게 와이셔츠를 걸치고 바지를 입었다. 넥타이를 맸다. 재킷을 팔에 걸치고, 가방을 낚아채듯 들었다. 현관까지 나와서 굽이 낮은 베이지색 구두를 집어 상자 안에 넣었다.(중략)

전광판 표시가 깜박거렸다.

'마지막 전철 00:08'

시각은 1225분을 지나는 참이었다. 열차는 끝났나, 다음 열차가 남아 있을까. 늦어져도 시각표대로 숫자를 표시하니 알 수가 없었다.(p43)

 

 

회의에서 브레이크 포인트를 정하자고 한다. 브레이크 포인트라는 말은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에서 점검을 위해 의도적으로 실행 중인 프로그램을 일시 정지시키는 지점을 뜻한다. 브레이크 포인트까지 무사히 도착하여 먼저 쉬러 들어가겠습니다. 인사를 하고 전철을 탔다. 역도 아닌 곳에서 전철이 갑자기 멈췄다. 집으로 가는 막차를 놓쳐 복싱 체육관 안에서 한 남자가 샌드백을 마주하고 있다. 관장이 샌드백을 권한다. 돈도 안받겠다고 하여 3분동안 정신없이 샌드백을 치고 나니 몸도 가벼워지고 기분도 좋아졌다.

 

    

이발소를 운영하시는 아버지가 암 수술 받으셨는데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전철을 탔다. 처음에는 가까운 차량 연결부에서 쾅 하고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바쁘신 와중에 불편을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정지신호를 수신하여 지금 막 긴급하게 정지했습니다. 그건 그렇고, 왜 하필 이럴 때 죽느냐고. 인사사고라면 선로로 뛰어든 자살이겠지. 열차가 정지한 후로 이제 곧 40분이 되어간다. 무사히 아버지가 입원한 병원에 도착하였다.

 

 

전철 플랫폼 매점에서 일을 하고 있다. 대학생때 선로에 떨어졌는데, 그때 구해준 은인을 찾느라 매점에서 일을 한지도 25년이 되었다. 매일 그 시간에 방문하는 사람을 몰라 보다가 우연히 재회하게 된다.

 

 

 

 

"괜찮아요. 여깁니다. 무사합니다!"

"왜 그래요?"

"당신이 했던 말이에요. 33년 전, 이 역에서 당신이 했던 말이에요."

"33년 전에····."

이번에는 나카노 씨의 입이 벌어진 채 다물어지지 않았다. 시선이 허공을 이리저리 헤맸다. 지금 자기 앞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이해하려 애썼다.(p309)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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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저 우울증인가요? - 일본 최고의 정신과 의사가 알려주는 우울과 기분장애에 대한 모든 것
오카다 다카시 지음, 김현정 옮김, 김병수 감수 / 북라이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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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저 우울증인가요?

 

우울한 느낌을 자주 받는다. 다리가 아직 낫질 않아 그런것도 있지만, 수시로 찾아오는 갱년기 증상 때문이다. 더워지며 땀이 나거나 우울한 마음이다. 이 책은 북라이프 출판사 메일로 추천 받았다. 정신과 의사가 알려주는 책이라 마음에 들었다. 내용은 갱년기 우울증을 다룬 것은 아니다. 내 마음은 어떤 걸까 하고 읽었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우울증이라고 해서 다 같은 우울증이 아니라 종류가 많다는 것에 놀랐다좋은 책을 보내주신 출판사에 감사한다.

 

 

 

저자 오카다 다카시

Takasi Okada,おかだ たかし,岡田 尊司일본을 대표하는 정신과 의사이자 의학박사. 도쿄대학교 철학과를 중퇴하고 다시 교토대학교 의학부에 입학해 정신의학을 공부했다. 졸업한 뒤에는 동 대학원 고차뇌과학강좌 신경생물학교실과 뇌병태생리학강좌 정신의학교실에서 연구했고, 교토의료소년원 교토부립라쿠난병원에서 의사로 일했다. 현재 오카다 클리닉 원장이자 야마가타대학교 객원교수를 겸하고 있다. 2013년 상처받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비가 올 때 필요한 우산 같은 마음의 안전기지를 마련해주겠다는 취지로 오카다 클리닉을 개원했다. 이곳에서 인격장애, 발달장애 등 현대인이 겪는 마음의 병을 치료하고 있다. 저서로는 예민함 내려놓기,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 나는 상처를 가진 채 어른이 되었다,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애착 수업등 다수가 있다.

 

프롤로그

척박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살며 지금보다 사망률이 높았던 수립민·채집민은 안전하고 풍족하게 살아가는 현대인보다 우울증에 걸리는 경우가 극히 드물었다. 그들은 우리보다 슬픔과 상처를 회복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바꿔 말하면 현대인은 상처를 회복하는 능력과 기술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우울증과 기분장애가 이렇게 만연한 것을 보면 현대인의 생할 습관과 세계관에 우울증과 기분장애를 유발하는 원인이 있을지도 모른다. 문명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던 사람들이 우울증에 걸리지 않을 수 있었던 뭔가를 현대인은 편리하고 쾌적한 문명 생활과 바꿔버린 것은 아닐까? 최신 정신의학에서 말하는 의학적 지식이 아닌, 가난하지만 씩씩하게 살았던 수렵민· 채집민의 생활 습관에서 기분장애를 극복하는 중요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현대형 우울증이란?

2형 양극성 장애의 발견은 기분장애의 진단과 치료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더불어 우울증에도 큰 변화를 초래해 치료 현장을 혼란에 빠트렸다. 일반인에게도 익숙한 '신형 우울증'이 급증한 것이다.

 

돌이켜 보면 이 유형은 약 20년 전부터 이미 존재했다. 당시에 만난 한 청년 B의 사례가 기억난다. 그는 30대 초반의 기술직 종사자였다. 하지만 1년 전 회사에서 부서 이동이 이뤄져 주로 사무 업무를 보는 관리직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새 업무에 의욕적으로 임했지만 실수가 잦아지면서 점점 우울해졌다. 회사에 가는 것이 두려워졌고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었다, 겨우 회사에 다니긴 했지만 점점 결근하는 날이 많아졌다. 그런 날이면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이불 속에 꼼짝없이 누워만 있었다.

 

그런데 휴일에는 비교적 생기가 넘쳤고, 아침부터 좋아하는 기계를 만지작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오토바이 타는 것을 좋아해 자주 투어링을 떠나기도 했다. 오토바이 투어링 멤버들과 대화하다 보면 업무에 대해 잊을 수 있었다.

 

이것이 전형적인 우울증이다. 그러나 그는 허리가 끊어질 정도로 잠도 많이 자고 식욕도 있었다. 일 외에 다른 것에는 비교적 의욕적이다. 하지만 일만 하려고 하면 금세 게을러진다. 본인도 정말 괴로울 것이다. 열심히 일하고 싶은데 몸도 마음도 따라주지 않으니 말이다.

 

이를 '도피형 우울' '현대형 우울증' 등으로 부르는데, 승승장구하던 직장인이 업무에서 좌절을 경험하면서 걸리는 우울증이다. 취미 생활이나 사생활에서는 우울 증상이 두드러지지 않고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자기 위주로 생각하는 경향이 엿보인다는 점이 특징이다.

 

 

단극성vs 양극성, 주요우울장애vs기분부전장애

 

똑같은 우울증이라 해도 그 안에 다양한 유형이 있기 때문에 진단과 치료를 할 때 그 유형을 정확하게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른쪽의 그림1을 보자. 우선 기분장애에서 나타나는 우울 상태는 우울 삽화만 나타나는 단극성 우울장애와, 조증 삽화와 우울 삽화가 모두 나타나는 양극성 장애로 나눌 수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분류법은 주요우울장애와 기분부전장애(경도의 우울증)로 나누는 것이다. 주요우울장애와 기분부전장애는 단순한 증증도의 차이가 아니라 증상의 질적인 차이에 따라 구별한다. 한마디로 증상이 객관적인지(3자가 봐도 알 수 있다), 주관적인지(본인의 느낌)를 보는 것이다.

 

객관적인 증상(체증 변화가 있거나 동작이 둔해지고 짜증을 부리며 가만히 있지 못하는 등)이 뚜렷하게 나타나면 주요우울장애이고, 주관적으로는 증상이 심하더라도 객관적인 증상이 크게 나타나지 않으면 기분 부전장애다. 즉 언뜻 봐서도 정도가 심하다고 생각되면 주요우울장애이고, 보기에는 잘 모르겠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면 힘들어 보이는 경우는 기분부전장애인 것이다.

 

 

기분 장애를 유발하는 물질

다양한 약제와 물질이 기분장애를 유발할 수도 있다. 우리에게 가장 친숙하고 흔히 접할 수 있는 물질은 바로 알코올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술과 같이 발산 효과와 이완 효과가 있는 것을 섭취하고 싶어진다.

 

각성제, 코카인, 마리화나, LSD 등의 합성마약도 기분장애를 유발한다. 이 경우 회복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우울함을 달래기 위해 불법 약물에 의지하는 사람도 매우 많은데 최악의 경우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치료에 사용되는 약품이 기분장애를 유발하는 경우도 꽤 있다. 대표적인것은 스테로이드(부 신피질호르몬), 조증과 우울증 모두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C형간염 치료 등에 사용되는 인터페론도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 진통제와 신경안정제도 자칫 잘못 복용하면 기분장애를 유발할 수있다. 스스로의 판단 하에 약물 과다 섭취하면 위험성은 더욱 커진다. 통증과 불안을억제하려고 약물에 기대서는 안 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약해지는사람, 강해지는 사람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든,성인이 된 후에 가혹한 경험을 했든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경험이 쌓일수록 스트레스에 대한 과민성은 더욱 커진다, 하지만 한편으로 역경과 고난을 극복해냈을 때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이 커져 강하고 씩씩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과민하고 약해지는 것과 스트레스에 대한 면역이 생겨 점점 강해지는 것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긍정적인 감정과 태도가 심신의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치며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을 키운다는 점이다. 어린 시절을 회상할 때 긍정적인 경험을 떠올리는 사람은 부정적인 경험을 회상하는 사람에 비해 사망률이 저조하고 고령이 되어 장수하는 비율이 높다고 한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긍정적인 마음을 먹어야 스트레스에 과민해지지 않을 수 있다. 유전적으로 스트레스에 과민해 쉽게 우울함을 느끼는 경향이 있는 경우에도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면 나쁜 영향이 줄어든다는사실은 이미 밝혀진 바 있다.

 

약물치료 이외 다양한 방법

 

경증인경우 약물치료 이외의 방법이 효과적일 때가 있다. 장기간 증상이 지속되는 만성 우울증은 한 가지 치료법이 아니라 약물치료, 대인관계치료, 인지행동치료 등을 병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1.부정적인 생각을 멈춰라

우울증에 걸리면 실패한 일이나 고민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는 일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게 된다.

 

2.인지치료와 행동치료를 병행한다

벡이 창시한 인지치료와 공포증 및 강박장애 치료에 활용되는 행동치료를 조합한 것이 바로 인지행동치료다

 

3.대인 관계를 개선한다

익숙해진 대인 관계 패턴에서 갈등과 우울증이 생겨난다는 점을 밝혀내 수정하고 재구축한다

 

4.행동이 달라지면 사고와 기분도 변화한다

인지치료는 우선 기록을 해야 하는데 의욕과 끈기가 없기 때문에 지속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주목을받고 있는 방법이 바로 행동의 변화를 통해 기분과 사고를 간접적으로 변화시키는 접근법이다

 

5.전기충격치료

전두부에 직접적으로 전류를 흘려보내 인공적으로 경련과 발작을 유발하는 치료법이다. 처음에는 조현병 치료에 사용되었는데, 그 후 우울증에 효과가 있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약물치료의 효과가 없는 사례 등에 쓰이고 있다.

 

기분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생활습관

 

우울증을 예방하는 수렵민 채집민의 식생활

운동은 항우울 효과가 있다

새로운 경험과 자극도 중요하다

긴 터널의 출구는 어디?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 고립을 피한다

양극성 장애라면 인간관계는 간단히

햇볕을 충분히 쪼인다

완벽주의를 버리자

얽매이지 말고 자신에게 맞는 생활 방식을 찾자

막스 베버는 어떻게 우울증을 극복했는가?

어떤 치료보다 효과적인 것

    

 

에필로그

기분장애를 앓는 사람은 매우 순수하고 지나치게 착실한 사람이 많다. 한마디로, 정말 좋은 사람이다. 무슨 일을 하든 최선을 다하고 자신보다는 타인을 더 배려한다. 그런 순수함, 고지식함, 배려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새 스트레스를 받고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책임과 부담을 짊어진다, 유능하고 항상 최선을 다하는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장애를 극복하고 사회에서 멋지게 활약할 수 있으려면 자신의 병에 대해 잘 알아야 하고 자신의 성격 유형을 제대로 파악해 무리하지 않는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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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너라는 계절 - 한가람 에세이
한가람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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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너라는 계절"

 

 

저자 한가람

라디오<이소라의 FM음악도시><타블로와 꿈꾸는라디오><윤하의 내 집으로 와요><최강희의 야간비행><박명수의 라디오쇼>의 작가

JTBC드라마페스타 <한여름의 추억>을 통해 가장 찬란하게 빛나고 가슴 시리게 아팠던 우리 모두의 추억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드라마 작가로 첫발을 내디뎠다.

    

작가의 말

언제나 사랑이 전부였던 저는 하루가 늘 같았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나가서 누군가를 만났고

만나면 싸우거나 토라졌으며

돌아와선 울었고

울면서는 글을 썼고

그러고는 다음 날,

언제 그랬냐는듯 다시 종종거리며 나갔죠

겨우 그뿐.

고작 그뿐인 날들이었습니다

(중략)

매일 사랑했고, 매일 실수했습니다.

매번 상처받았고, 매번 울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위로는 오직

빳빳한 노트를 펴고

상처받은 그 마음을

쓰윽 쓰윽 열심히 글로 써대는 것뿐.

덕분에 작가가 되었고

덕분에 꿈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지난날의 참으로 못났던 제가 기특했던 단 하나.

그렇게 상처받으면서도 늘 끈질기게 누군가를 좋아했다는 것.

하지만 그래요. 언제나 그래왔죠.

저에겐

사랑이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온통 너라는 계절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시 봄까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가람 작가가 처음 이 책을 쓰기로 했을 때 이야기한 타이틀은 사랑의 모든 계절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이런 추억이 있었나? 오래전 기억을 떠올려 보기도 하였다.

 

너 없는 계절이 하나쯤은 있었더라면...

시시하다고 한심하다고 해도 언제나 '사랑'이 전부인 날들 그러니까 사랑이 자라게 하는 일에 대한 이야기!

 

나는 네가 좋았어.

깃털만큼 가벼운 마음이었지만

그 안에 꽉꽉 내 진심을 담았거든.

서툴러서 미안해. 너에게 실망만 준 것도.

하지만 난 네가 보여줬던 그 마음에 가끔 위로를 받곤 해

따뜻해줘서 정말 고마운 걸. 잔인하고 잔인한 이 봄에.

네가 했던 그 말은 마치 꽃잎 같아서

봄이 오면 그 꽃잎은 내 마음에 나풀나풀.

그래서 나에겐 이제, 봄이 그때만큼 잔인하지 않아.

 

단 한 번뿐이라서

 

첫사랑이라고 알아?

그건 놀라운 감정.

 

지나고 나면 실체는 사라지고 느낌만 남는 주제에

메마른 사막에 뜨거운 물 붓듯 나를 놀라게 해.

 

게으른 사람을 일찍 눈뜨게 하고

이기적인 사람이 남을 배려하게 하고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도 번지점프를 뛰게 만드는

 

그래 놓고 어느 날

모래사장 위에 쓴 글씨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는

 

있지, 다행이야.

그 지독한 게 생애 단 한 번뿐이라서

 

바람이 분다.

알싸하니

계속 이러고 있으면

틀림없이 감기에 들 것 같은데

이봐, 그날이 왔어.

가을,

가을이 말이야.

 

늦가을 문턱

 

나 많이 울었어.

많이 힘들었어.

 

겨울은 다가오는데

시린 마음, 기댈 곳 없이 황량해서

매일 매일 울었어.

 

그런데 지니짜 무서운 건

 

내일이 와도

모레가 와도

그렇게 더 많은 시간이 흘러도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

 

꿈꿀 희망도

두근거릴 사랑도

짜릿한 일탈도 없이

 

나는 자꾸 사그라져.

 

그게 나를 매일

울게 해.

 

 

 

이렇게 잊어가는 거라지만

이렇게 멀어지는 거라지만

난 하루에도 수백 번씩

너에게 돌아가는 연습을 해

 

 

안녕, 헤어져

 

다신 마주치지 말자는 우리들의 약속은

굳이 노력하지 않더라도

저절로 지켜질 거라는 걸

왜 몰랐을까.

 

시간은 

세월은 

그런 것들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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