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일곱 시, 나를 만나는 시간
최아룡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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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일곱시, 나를 만나는 시간
요가 치유 에세이

행복은 잠시였다. <늦은 일곱시, 나를 만나는 시간>을 따뜻한 봄볕 아래서 뒹굴거리는 곰마냥 읽던 행복은 잠시였다. 손에서 뗄 수 없을 만큼 재미있어서 책을 들고 외출한 것이 화근. 불과 2정거장 거리의 마을 버스 안에서 <늦은 일곱시, 나를 만나는 시간>을 읽다가 그만 놓고 내렸다. 행복은 잠시였다. 다른 욕심은 없어도 책욕심만큼은 지대한지라, 분실물 신고하고, 발을 동동 굴러보았지만 그 아름다운 책은 나를 떠났다. 하지만 내 마음에 진하고 강렬한 파동을 남긴채...... '이 좋은 봄날, 누군가가 우연히 이 책을 집어 들어 자신과 만나는 행복한 시간을 갖고 있겠지.' 하며 책을 떠나 보낸 서운함을 달랬다.





고백하건데, 나는 <늦은 일곱시, 나를 만나는 시간>을 다 읽지 못했다. 1장, '나를 만나다'와 2장 '나를 사랑하다'까지 읽고, 3장 '나를 힐링하다'를 놓쳤다. 하지만 저자 최아룡이 어떤 품성의 사람일지며, 자아와 만나게 해주는 요가로 삶의 빛깔이 달라진 인생 이야기는 놓치지 않았다. 71년생 최아룡은 1995년에 요가에 입문했다. 2003년에는 '세상 속으로 가는 요가원'이라는 요가원과 '몸과 마음 연구소'를 열었다. 2005년부터는 한국요가연합회에서 해외업무를 담당하는 동시에, 미혼모센터, 노숙자재활센터, 정신병원, 성폭력 피해아동 쉼터, 장애인센터에서 소외된 이들, 소수자들을 위한 요가를 통해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꿈꾸고 있다. <늦은 일곱시, 나를 만나는 시간>는 그런 저자가 요가 지도자로서 만나게 된 실제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최아룡의 시선에서 담아내고 있다(물론 가명을 썼다).

요가원에 들어오는 분들이 구두를 가지런히 벗어놓고 매트 위에 눕는다. 평소에 쉽게 볼 수 있는 손에서는 특별히 이상한 점을 찾아보기 어렵다. 단정하게 정돈된 손톱, 건조함과 촉촉함의 정도를 제외하곤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발은 다르다. 누워 있는 그들의 몸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애처로운 느낌이 들 때가 많다.
('그녀의 발' 중에서/ p.13)
책 표지가 요가 수행중인 사람이 가지런히 모은 맨발 사진임이 의미심장하다. 페디큐어로 멋내고 풋캐어 서비스로 맨질맨질 인공적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발이 아니다. 표지 사진 속 발은, 적어도 40대 이상의,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나이든' 발이다. 대게의 사람이 드러내기 부끄러워하는 맨발인데도 전혀 움추러들거나 숨으려 하지 않는다. 그 발은 당당하며 기품이 있고 평화롭다. 책을 읽다 몇 번을 다시 표지로 돌아가서 발 사진을 보았는지 모른다. 나는 언제 나의 발을 저렇게 가지런히 하고, 땅의 기운을 느끼며 오롯히 서있어 보았는가? 나는 언제 나의 몸을 아가처럼 부드럽게 둥굴리며 쉬게 해주었던가? 저자 최아룡 역시 이야기한다. 구두(사회적 페르소나) 속에 숨겨둔 그녀들과 그들의 맨발은 거칠고 갈라졌으며 피로감에 젖어 있다고.....


저자는 자신이 만나온(혹은 저자 자신의 분신들을 나누었을지도 모를) 16명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외강내유의 현대인들이 요가를 통해 어떻게 자신과 만나며 삶의 주인이 되는지를 보여준다. 삶의 방식을 강요하거나, 요가제일주의의 단일한 시선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환원해버리지도 않는다. 그저 물 흘려보내듯 편안하게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왜 시민 운동가인 한 남성은 유독 아기 자세의 요가에 편안해했는지. 그의 안에는 타인이 기대하는 강인함 속에 어루만주어주어야 할 연약한 아가가 있었다. 왜 SKY외 대학 출신의 아가씨가 영자신문 기자로 일하며 비만과의 전쟁을 치뤄야 했는지.....

저자 최아룡은 각 16명의 이야기마다 요가 동작 몇 가지씩을 소개해준다. 이야기 속 주인공들의 마음을 풀어주고 삶의 빛깔을 바꾸어준 요가 동작들을..... 책 읽다 몇 번을 따라해보고픈 충동을 느꼈지만 참았다. 반쯤 공복 상태에 헐거운 옷을 입고 편안한 마음으로 하려고. 아니, 요가 보다는 당장 온라인 서점을 찾아 주문 클릭부터 해야 겠다. 못 읽은 3장의 내용이 궁금해서 못 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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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 창의 독서



아이를 1년쯤 지도한 눈높이 수학 방문선생님이 눈높이 창의 독서를 강력히 추천했습니다. 사실 그 외에도 눈높이 영어, 눈높이 한자 등 다양한 눈높이 프로그램을 동시에 권하였기에 딱히 눈높이 창의 독서 프로그램만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습니다. 게다가 평소 주중이면 거의 매일 아이와 도서관에 잠시라도 들르고, 집에는 늘 신간 도서가 넘쳐나는 독서환경이므로 소위 '엄마표 독서지도'에 대한 자만심도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눈높이 창의 독서를 늦게서야 만나게 된 데는.......
만나보니, 역시 '대교 눈높이!'하는 소리가 절로 나더군요. 무엇보다도 상자 안에 나란히 누워 배송된 4권 도서의 선정에 감탄하였습니다.

∴∵
나란히 온 4권의 책은 <세상을 담은 그림, 지도> <좋은 일이 생길거야> <별난 아빠의 이상한 집짓기> <대통령 아저씨와 저녁을!>이었습니다. 판형도 다양하고 소재와 주제 및 작가의 국적, 출판사까지도 다양한 선택이었지요. 평소 신간 어린이 도서에 큰 관심을 두고 모니터링해온지라, 이 4권이 책이 까다롭고도 높은 독서수준을 가진 전문가의 감식안으로 선정되었음을 알 수 있었어요. 평소 좋아하는 책과 콩나무 출판사, 보림 출판사 등의 책이라 더욱 반가웠네요.

눈높이 창의 독서에서 회원들을 위해 선정한 도서는 창의력과 표현력을 길러주는 우수 도서로만 엄선된다고 합니다. 한우리 등 공신력있는 독서 단체와 기관에서 선정해준 우수도서 위주로요. 해외 수상작에만 기대지도 않고 국내의 우수 도서도 고루 주목하고 선정하나봅니다. 눈높이 창의 독서의 공들인 도서 선정 덕분에 책 좋아하는 아이는 책 고르기의 고민이 생겼네요. 4권 모두 재미있어 보이는데 어떤 책 먼저 읽을까 하고요.
처음 읽은 책은 바로 앙증맞은 사이즈의 크레용하우스 책 <대통령 아저씨와 저녁을!>. 글쎄, 책을 읽어보니 제목처럼 대통령 아저씨가 주인공 소년의 집을 방문해서 함께 저녁을 든답니다. 와우, 게다가 그 저녁 식탁에서 소년의 누이는 대통령 아저씨에게 '왜 아프리가 원조를 줄여나가는지' 소년의 형은 '왜 대통령이라고 축구 경기를 공짜로 보는 혜택을 받는지' 당돌하게 묻기까지 합니다. 이에 더해, 식탁에서 고운 말 쓰기 규칙을 어겼다는 이유로 대통령은 초대받은 집에서 설겆이까지 하네요. 양복은 다 젖고 머리위에는 세제 거품까지 묻힌채로.......그래도 대통령은 화를 내기는 커녕 주인공 아르센 가족에게 포옹으로 작별인사와 초청해준데 대한 고마움을 표하네요. 이야, 엄숙주의와 서열, 형식주의를 중시하는 한국 사회에서는 꿈도 못꿀 일이지요? 박근혜 대통령이 평범한 가정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설겆이까지 선의에서 한다? 역시나 <대통령 아저씨와 저녁을!>은 프랑스가 배경입니다. 한국이 아니고. 아이는 생각보다 책이 재미있다고 그자리에서 한 번 더 읽습니다.
아이와 두 번 째로 읽은 책은 <별난 아빠의 이상한 집 짓기>. 평소 애정을 가지고 주목하고 있던 책과 콩나무 출판사 책이네요. 이 출판사는 해외 우수 도서를 번역출간할 뿐 아니라, <별난 아빠의 이상한 집 짓기>처럼 국내 우수 작가를 발굴하여 창작을 내주기도 하지요. 제목만큼이나 내용도 별났네요. 긍정적인 의미에서요. 요즘처럼 화 잘내고 자기 제어의 미덕이라고는 던져버린 사회에서 이 아빠는 화도 안내고, 삿대질도 맞대응도 없이 살아갑니다. 사실 비결은 바로 이상한 집 짓기. 화가 날 때마다 아빠는 혼자서 집을 짓습니다. 독특한 매력과 교훈이 있는 책이었어요.


<좋은 일이 생길거야>는 불교 윤회사상을 아름다운 글과 그림으로 풀어낸 그림책입니다. 베트남을 배경으로 선행의 의미와 불교식 개념인 업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주지요. 따뜻한 내용만큼이나 일러스트레이션의 주조색도 다홍색과 옅은 노랑색으로 따스한 느낌입니다.


보림 출판사의 솔거나라 <세상을 담은 그림, 지도>는 역시나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수상작 답군요. 일러스트레이션이 압권입니다. 내용도 초등학교 교과과정과 연계되어서 흐뭇하고요.




교육계의 대기업 대교 눈높이에서 자신있게 내놓은 눈높이 창의독서 프로그램의 강점은 바로 워크시트. 매달 4권의 도서에 더해 유아 단계에서는 1권, 초등학생 및 중학생 단계에서는 4권의 워크시트가 배송됩니다. 양질의 책을 선별하는 눈과 다독의 습관을 길러줄 뿐 아니라, 생각을 체계화하고 조리있고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을 길러줍니다. 4권마다의 워크시트 구성을 보니 또 다시 흐뭇합니다. 8세 아이는 사실, 책 읽고 이런 식의 문답법 및 글 쓰기 훈련이 처음인지라 사실 가볍게 저항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엄마가 질문을 여러가지로 돌려서 하고 책 내용에 대해 자꾸 생각하게 하니까, 단답형이나마 워크시트를 채워가는 모습이 기특했습니다.


<대통령 아저씨와 저녁을!> 을 예로 워크시트의 구성을 살펴보면, 먼저 책에 대한 간략한 소개 및 정리를 합니다. 어떻게 읽을수 있는지의 방법도 제시하지요. 예를 들면 '주인공처럼 대통령과 저녁식사를 하게 된다면 마음이 어떨지 생각하며 읽어 보세요.' 등으로요. 8세 아이는 '왠지 귀찮고 복잡할 것 같다'는 어른같은 답변을 해서 엄마를 실망시키기는 했어요. 다음으로는 국어 주관식 문제처럼 '책 내용'에 대한 주관식 질문들이 4~6문항 이어집니다. 처음에는 큼직막하게 '모른다!'라고 장난삼아 적어놓앗던 8세 아이, 나중에는 혼자 답을 다 달아놓았더군요. '깊이 생각하기' 코너에서는 '대통령 아저씨와 식사할 수 있다면 대통령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써보라'는 주문을 합니다. '더 알고 가기'에서는 대통령의 책임과 의무 권한등에 대한 지식을 줍니다. 보너스로는 책속 낱말을 익히는 낱말풀이가 있네요.

http://www.noonnoppi.com/product/reading/reading.aspx 눈높이 창의 독서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니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방법에도 3가지 차별화를 두었네요. 창의 독서, 창의독서통신, 프리미엄. 이 중 프리미엄 프로그램의 경우 교사가 월 4회 가정에 파견됩니다. 일반 프로그램이 월 1회인데 비해 집중적 책읽기 교육으로 보입니다. 다양한 방식이 있으니 교육 스타일과 아이의 상황에 맞게 선택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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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주의 태교 밥상 - 엄마와 아기를 위해 정성껏 차린
이양지 지음 / 꽃숨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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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기를 위해 정성껏 차린 자연주의 태교 밥상


 

<엄마와 아기를 위해 정성껏 차린 자연주의 태교 밥상>의 저자 이양지는 일본에서 마크로비오틱 가정요리를 공부하고 온뒤, 한국의 가정밥상에 마크로비오틱의 철학을 나누며 건강한 요리법을 전수해주고자 동분서주하고 있다. 마흔을 훌쩍 넘긴 2011년 늦은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면서, '음식태교'의 중요성을 절감하게된다. 이양지가 강조하는 음식태교의 핵심은 '하기 싫은 요리를 억지로 하거나 먹고 싶지 않아도 억지로 먹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과 아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정성을 들여 즐겁게 요리하는 것'이라 한다.
마크로비오틱은 '음식을 버리는 것 없이 섭취해 음식의 생명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건강할 수 있다’는 원리를 바탕으로 한 곡채식섭생법. 오염된 식품이나 가공식품, 패스트푸드, 육류 위주의 식생활에서 벗어나 자연 상태의 재료가 지닌 있는 그대로의 생명력을 섭취하자는 취지.
마크로비오틱 음식태교의 기본주식은 현미밥. 가능한 일물전체(하나의 온전한 형태를 가진 살아 있는 음식)의 원칙을 지킨다. 설탕 대신 매실청, 오미자, 올리고당, 조청, 꿀 그리고 천연 조미료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저자가 자신의 임신 경험을 반영하여 집필한 만큼 <엄마와 아기를 위해 정성껏 차린 자연주의 태교 밥상>은 임산부를 최대한 배려한 맞춤형 구성을 취했다. 임신의 주차수를 고려하여 크게 다섯 부로 나누어 해당 시기마다 임산부와 태아에게 최고의 요리를 소개한다.
예를 들어 가임기에서 임신 2개월까지는 자궁을 튼튼하게 해주고 착상을 안전하게 도와주는 식품을 중심으로 요리법을 소개한다. 전복 장어 복분자 콩 시금치 죽순 목이버섯 등이 그것이다. 입덧이 심해지는 임신 3~4개월의 태교요리로는 오리고기 매실장아찌샐러드며 주꾸미 볶음, 바지락 스파게티 등 다양한 식감과 향의 음식을 제안한다. 철분제 복용으로 변비가 심해질 우려가 있는 임신 5~6개월에는 영양을 공급하면서 변비를 예방해주는 잣콩국수나 시래기 옥수수밥 등을 제안한다. 임신 7~8개월차에는 철분과 단백질이 풍부한 밥상차리기 노하우를, 임신 9개월에서 마지막 달 태교밥상에서는 산모의 혈액순환 및 심신의 안정까지 두루 살핀 요리를 알려준다.
단순히 조리법만 설명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 식품이 어떤 영양적 가치가 있으며 임신 기간에 왜 필요한지에 대한 정보까지 더해준다. 시금치가 엽산이 풍부하여 기형을 예방해준다는 설명 등이 그러하다.
이양지는 개인적으로 고기류보다는 식물성 단백질을 선호한다고 한다. 그래서<엄마와 아기를 위해 정성껏 차린 자연주의 태교 밥상>에는 콩, 고구마, 단호박, 옥수수, 감자 등이 재료로 자주 등장하고 콩국수나 팥죽 등이 강조된다.

시래기 옥수수밥이나 오코노미야키를 흉내낸 마부칭개는 임신하지 않았어도 평소 건강식탁에 올리고 싶은 요리이다.


 


 


<엄마와 아기를 위해 정성껏 차린 자연주의 태교 밥상>의 보너스 선물로는 도시락과 영양 음료와 간식 디저트 요리법. 우엉두유수프 쥬스니 단호박 핫드링크, 오위 키위 셔벗 무말랭이 떡 등 이름만 들어도 통째 먹는 영양이 가득하다. 임신을 준비중인 이나, 임신중인 분 외에도 건강 밥상에 관심이 많은 모든 이가 행복한 독자가 될 수 있겠다. <엄마와 아기를 위해 정성껏 차린 자연주의 태교 밥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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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집 넓게 쓰는 정리의 기술 - 수납부터 가구 배치까지... 인테리어 아이디어 50
카와카미 유키 지음, 이예린 옮김 / 리스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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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좋은 집 넓게 쓰는
정리의 기술
카와카미 유키, 그럴 줄 알았다. <좁은 집 넓게 쓰는 정리의 기술>의 저자가 일본 여성일 줄 알았다. 카와카미 유키는 디자인 교육연구소를 졸업한 이후 가구회사에서 일하다가 현재는 가구 디자인과 상품 기획자로 일하고 있다. 그녀는 <좁은 집 넓게 쓰는 정리의 기술>을 "1. 지저분한 곳을 정리한 다음 2. 장식한 후에 3. 점점 애정이 가는 우리집으로 완성' 해주는 책이라고 썼다. 평소 정리수납의 요령에 관심이 많았던, 집 넓게 써보고 싶은 바로 나같은 독자를 위한 책이다.
카와카미 유키는 "사는 데 불편하지는 않아도 뭔가 만족스럽지가 않은 집"에 사는 이들을 위해 <좁은 집 넓게 쓰는 정리의 기술>을 집필했다. 원룸에 사는 싱글족, 투룸에 사는 신혼부부, 쓰리룸에 사는 가족, 부모님 집에서 방 하나 쓰는 미혼녀 등등을 주독자로 삼아 BEFORE & AFTER식의 구성으로 정리의 요령을 가르쳐준다. 카와카미 유키는 새로운 인테리어 소품을 구입하라거나, 전문가적인 손길로 거창한 변신을 시도해보라는 식상하고도 어려운 주문을 하지 않는다. 대신 그녀는 우선 '선 집안 잡동사니 해결, 후 정리정돈'의 원칙을 제시한다.


<좁은 집 넓게 쓰는 정리의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시원시원한 편집에 눈에 확 들어오는 일러스트레이션. 실사 사진이 아닌, 강조할 데 강조하고 과감히 생략한 집안 그림이다. 긴 설명 없이 재치있는 그림으로 정리 초보 독자들에게도 비법을 아낌없이 전수해준다.
책을 읽다 보면 '카와카미 유키가 독심술가인가?'싶게 내 마음과 행동 패턴을 읽고 있다. '이건 애매해서 못 버리겠네' '읽다 말고 거실에 널부러진 책 어쩌나.' '왜 주방 정리해도 티도 안나지?' 책 속 문장은 스스로의 정리력에 실망스러운 독자의 마음을 그대로 반영한 듯 하다.
카와카미 유키의 정리법은 크게 3단계, 먼저 지저분한 곳부터 정리하기가 필수. 센스 넘치는 소품과 좋아하는 물건으로 집안을 꾸민 후, 필요한 경우 가구 배치도 바꾸기. <좁은 집 넓게 쓰는 정리의 기술>는 노하우를 가르쳐들려하기 보다는 보여준다. 그래서 정리 초보도 거부감 없이 보고 배우기 쉽다. 예를 들어, "냉장고 속은 정리한다"라는 페이지에서는 구구절절 냉장고 정리 비법을 늘어놓는 대신 A, B, C의 세 등급으로 나뉘어 잘 정돈된 냉장고의 일러스트레이션을 보여준다. 한 눈에 쏙 들어오면서, 내 집 내 냉장고에 적용하려면 어느 부분에 주의를 기울여 보아야 할지 독자 스스로 판단 가능하다.


지저분한 곳부터 정리하기 이전에 먼저 쌓이지 않게 하기위한 노력! 구체적인 팁으로는 현관 앞에 쓰레기통을 두어서 바로바로 버릴 물건을 정리하기. 실내화나 컵 등은 사용하는 물건수만큼만 꺼내 놓기, 식탁이나 침대 위에 물건 올려 두기 않기 등의 평소 생활 습관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좁은 집 넓게 쓰는 정리의 기술>에서는 인테리어 책을 단순히 '아 좋다, 이렇게 살고 싶다'의 감탄 수준이 아니라 실용적으로 뭐가 좋은지 분석해보라고 권한다. "왜 예뻐보이는지, 뭐가 좋은지 따져보라"면서.

카와카미 유키에게서 배운 인테리어 팁 중 흥미로운 점은 '2:1 법칙의 매직'이었다. 2:1은 방에 있는 2가지 색과 방에 없는 1가지 색을 고려한 비율이다. 욕실에는 조화를 놓고, 욕실 벽에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생기를 불어넣고...... <좁은 집 넓게 쓰는 정리의 기술>를 읽고나니 3월을 맞아 집안 대단장을 하고픈 건강한 욕심이 생겼다.

책 읽은 첫날 옷장과 베란다를 정리했더니 라면박스 4개 분량의 버릴 것이 나왔다. 우선 정리부터 하고 차츰차츰 욕심 내가면서 카와카미 유키의 정리 비법 중에 가구 배치와 DIY도전까지 해볼 참이다. 올 봄 집집마다 <좁은 집 넓게 쓰는 정리의 기술>의 도움을 받아 정리만으로 좁은 집이 넓어지는 매직을 경험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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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체온의 비밀 - 몸이 따뜻한 아이는 왜 면역력이 강할까?
이시하라 니나 지음, 황미숙 옮김, 이시하라 유미 감수 / 행복한내일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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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 체온의 비밀>? 평소 건강서를 찾아 읽는 독자에게는 이미 익숙한 체온 건강법이다 싶더니 역시나다. 저자 이시하라 니나(石原 新菜) 가 <체온 1도 올리면 면역력이 5배 높아진다>의 이시하라 유미(石原 結實) 박사의 큰 딸이니 말이다(추천사를 아버지가 써주었다!). 아버지와 딸 모두 의학을 전공한 이들은 체온의 중요성에 주목하여 생강과 반신욕등의 실천을 통한 건강법을 전도해왔다. <아이 체온의 비밀>은 부녀가 공유하는 체온 건강법을 아이들에게 집중하여 풀어냈다 하겠다. 두 아이의 엄마로서의 체험을 녹여 쓴 만큼 딱딱한 의학이론서가 아니다. 쉬운 언어로, 자녀 키워본 이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생활 속 건강의 지혜를 전달하기에 더욱 고맙게 읽힌다.


저자 니나에 따르면 요즘 아이들은 50여년 전의 아이들보다 체온이 1도 정도 평균적으로 낮다고 한다. 1도 낮은 게 무슨 대수냐고 한다면, 일본을 중심으로 꽤 설득력을 얻고 있는 체온 건강법에 문외한임을 드러내는 셈이다. 낮은 체온은 면역력의 저하, 쉽게 말하면 병이 잘 걸리는 체질을 의미한다. 역으로 체온이 1도 올라가면 백혈구 활동이 일시적으로 5~6배 활발해진다고 한다. 몸 따뜻하게 해주는 음식 먹기, 과도한 수분 섭취 피하기, 평소 몸 많이 움직이기, 내의 챙겨 입기 등 생활 속 작은 실천이면 얻을 수 있는 체온도 높이고 강한 면역력을 얻을 수 있다는데 적은 노력을 마다할 이유가 있는가?

닥터 니나가 제시하는 '1도 체온 올리기' 습관은 일상에서 쉽게 실천가능하다. 예를 들어 아이에게 당근사과주스와 된장국을 매일 먹이기, 샤워가 아닌 탕 목욕하기, 1년 내내 내의 입히기 등이다. 니나 박사는 자신의 아이에게 돌 전에 이미 된장국을 먹였다면서 된장국의 효능을 특히 강조한다. 된장은 아미노산이 풍부할 뿐 아니라 몸을 따뜻하게 하는 양성식품에다가 방사성 물질의 배출을 돕는 디피콜린산까지 함유하고 있단다. 돌 전 이유식 염분에 경련 반응을 보이는 요즘 육아서와는 사뭇 다른 논리이다. 니나 박사는 인류의 조상 역시 염분있는 바다에서 나왔다면서 소금(정제 소금이 아니다! 천연 소금)의 가치를 다시 일깨워 준다.


<아이 체온의 비밀>은 잘못된 육아 정보로 아이들을 오히려 약하게 만들고 있는 엄마들을 뜨끔하게 해준다. 니나 박사에 따르면 아이들은 인류의 오랜 생존의 한 기제로 자신에게 필요한 음식을 본능적으로 찾는다 한다. 부모는 자신이 아이 몸에 좋다면서 아이가 싫어하는 음식을 억지로 먹이지는 않는지 한번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또 '보송보송한 편이니 한 번 더 채워야지' 하면서 기저귀 값 절약한다며 아이 기저귀를 자주 갈아주지 않는 엄마들도 니나 박사의 충고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기저귀를 자주 갈아주지 않으면 아이의 체온이 쉽게 낮아진다고 한다.



저자 니나의 집에는 우유나 바나나를 두지 않는다 한다. 대표적으로 몸을 차갑게 하는 음식이기에. 물론 몸이 따뜻한 아이라면 문제 없겠지만, 가뜩 체온이 낮은데 체온을 낮게 하는 음식을 간식으로 항상 먹는다면 아이의 체질은 개선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본인의 육아 경험과 의학지식을 바탕으로 니나 박사가 세상의 엄마들에게 전하는 아이 체온 건강법, <아이 체온의 비밀>을 읽으며 귀기울여 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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