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밥상 - 현대인을 위한 4인의 발효 레시피
강영희 외 지음 / 조선뉴스프레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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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책은 저자 네 분의 발효음식 레시피가 담긴 요리책입니다. 비록 요리책을 내셨지만 저자들은 처음부터 요리를 연구하던 전업 요리연구가는 아니었습니다. 발효음식을 통해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워지자 자연스레 관심이 생겼습니다. 여러 분야에서 각자의 인생을 살아왔던 저자들은, 그렇게 자연스레 혹은 필요에 의해 요리, 특히 발효음식에 대해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각자 어렸을 적 기억과 추억에 의해 또는 건강을 위해 배우고 연구하면서 관심이 가는 발효음식이나 분야가 생겼고, 그에 대한 레시피를 만들게 됐습니다. 그만큼 애정이 남다르겠죠.


'발효' 하면 정성과 기다림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자연이 준 좋은 재료로 정성을 다해 만들어 어김없이 흘러가는 시간에 맡기는 것이 곧 발효음식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외에도 자연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때로는 그 자연의 영향이 매우 절대적이기도 하죠.


본 책에는 전통(건조) 누룩, 활성 누룩, 장백균 쌀누룩, 황국균 쌀누룩 등 '누룩'부터 시작하여, 송이 장아찌, 참외 장아찌 등의 '장아찌', 그리고 송이 백김치, 문어 포기김치, 홍어 김치, 낙지 포기김치, 망고 백김치 등 '김치'의 레시피가 가득 담겨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장, 구이, 전, 식초, 젓' 등의 요리법도 수록돼 있고요.


처음 보는 신기한 음식들과 그 레시피의 향연 중에서, 참 아이 같게도,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약과' 레시피였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음식이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단것을 좋아하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정확히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책에 담긴 전통 방식을 따라 보다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먹는 그날을 고대해 봅니다. 아마도 약과가 가장 먼저일 것 같네요.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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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명작 단편소설 모음집
알퐁스 도데 지음, 김이랑 옮김, 최경락 그림 / 시간과공간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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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부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바로 결말로 나아가거나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비교적 빨리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단편 소설의 장점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빅토르 위고" <가난한 사람들>

가난한 부부 그리고 더 가난한 이웃집의 이야기입니다. 그들은 경제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마음은 결코 가난하지 않습니다. 사실 이번에 처음 읽은 이야기였는데, 전개가 완전 예상 밖이었습니다. 제 자신이야말로 가난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만드는 시간이었습니다.


"루쉰" <고향>

신분 차이가 나는 두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어릴 적, 비록 고용주의 아들과 고용인의 아들로 만난 둘이지만 또래다 보니 금방 친해지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하지만 일회성 계약이었던 고용이 끝나자 두 번 다시 보지 못하고 속절없이 세월이 지나게 됩니다. 그렇게 어른이 되고 중년을 되어 30여 년 만의 만나게 된 둘. 하지만 그 둘의 만남은 주인공(화자)이 그리던 예전의 그 즐겁고 순수했던 만남이 되지 못했습니다. 어른이 되어 만나게 된 현실의 벽. 현실이 때로는 너무 쓰지만 그것도 엄연한 사실임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알퐁스 도데" <마지막 수업>

프랑스 알자스 주에 살고 있는 프란츠. 여느 또래 아이들이 그렇듯 공부보다 노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조금 늦게 학교에 도착한 프란츠는 교실의 풍경이 평소와는 다름을 알게 됩니다. 그 이유는 곧 밝혀졌는데, 그날이 프랑스어 수업의 마지막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작품의 배경인 알자스와 로렌 지방을 두고 전쟁을 벌이던 프랑스와 독일. 결국 프랑스가 전쟁에서 패하자, 독일은 해당 지역에서 프랑스어를 더 이상 가르치지 못하게, 즉 독일어만 교육하도록 했던 것입니다. 그렇게 마지막 날의 수업 풍경이 그려집니다. 국권 침탈의 역사를 겪었던 우리기에 더욱 가슴 아프게 와닿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이미 갖고 있거나, 평소 늘 곁에 있거나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의 소중함을 잊고 삽니다. 그것을 잃고 난 후에야 그것의 소중함과 가치를 깨닫기 일쑤입니다. 프란츠도 자신이 그동안 수업에 태만했음을 후회합니다. 자기 나라의 말을 잘 지킨다면, 그것이 바로 자유에 대한 열쇠가 된다'라는 아멜 선생님의 말이 기억에 오래 남았습니다.


책 속 여러 작품 중 몇 가지에 대한 단상입니다. 여러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덕에 다양한 사람, 삶의 모습을 접할 수 있습니다.


낯선 작품들도 있었지만, "명작"이라는 제목이 붙은 만큼 문학에 조예가 깊지 못한 제게도 친숙한 작가의 이름과 작품 제목도 보였습니다. 전에 읽었던 작품이어도 이야기 속으로 다시 한번 여행을 떠날 수 있어서, 처음 접하는 작품은 그만큼 신선함, 즐거움, 그리고 새로운 생각할 거리를 주어서 참 좋았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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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도시의 미래 - 인문학자가 직접 탐사한 대한민국 임장 보고서
김시덕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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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본 책을 위해 도시개발계획, 주요 언론 기사 같은 자료를 찾고 모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두 발로 돌아다니며 답사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의 인터뷰까지 했습니다. 이처럼 수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한 만큼, 인문학자인 저자지만, 인문학 뿐만 아니라 경제, 정치, 지정학 등을 아우르는 넓은 관점으로 우리나라 전역을 살피고 있습니다.


저자는 우리나라의 과거와 현 상황을 볼 때, 정치도 행정도 우리 삶과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를 책임져 주지 않을 것이기에, 우리는 각자가 자기 살 길과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본책은 바로 그런 힘을 기르는 데 도움을 주고자 쓴 책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도시의 현재와 미래를 잘 알아야 하고, 이를 위해 자신만의 틀로 이야기를 구성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를 도시별로 구분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것은 바로 행정구역입니다. 그러나 이런 시각으로는 우리나라 도시의 미래를 제대로 그려보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저자는 메가시티 세 개와 소권역 여섯 개, 즉 아홉 개의 권역으로 우리나라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이 권역들로 우리나라의 도시가 집중될 것이라 주장합니다.

저자는 정치인 및 행정가들이 주장하는 메가시티의 개념은 '기계적인 결합 시도와 도의 경계를 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며 문제를 제기합니다. 그리고 서울을 중심으로 강원, 충남 등을 포괄하는 '대서울권', 포항, 울산, 창원, 사천, 순천, 광양 등의 '동남권', 그리고 우리나라 국토 중심에 자리한 대전, 세종, 논산 등의 '중부권'으로 3대 메가시티를 정의합니다. 이와 함께 저자가 우리나라 미래의 중심으로 예상하는 소권역은 '대구ㆍ구미ㆍ김천, 동부 내륙, 동해안, 전북 서부, 전남 서부, 제주도', 이렇게 여섯입니다. 저자는 '국제 정세, 3대 메가시티와 소권역, 인구, 교통'을 그 예측의 포인트로 삼아 권역의 미래를 그려봅니다.


그동안 전작들을 통해 서울을 많이 다루었기에 본 책에서는 서울 외의 지역에 보다 집중했다고 하니, 해당 지역에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저자의 책은 이번에 처음 접했는데 본 책이 아홉 번째 책이라고 하더군요. 본 책을 보고 나니 전작들을 찾아보고 싶어졌습니다. 본 책의 속편을 비롯하여 앞으로 나올 그의 책이 기다려지는 것은 물론이고요.


우리는 보통 주중에는 워낙 정신없고 바쁘게 보내다 보니, 집과 직장이 있는 생활권이 아닌 다른 지역은 주말이나 휴가 때가 아니면 찾기 쉽지 않습니다. 자연스레, 전업 투자자가 아닌 이상, 내가 사는 곳과 그 주변 정도에 관심이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본 책을 통해 평소에 잘 가지 못하고, 잘 알지 못했던 지역의 정보와 주요 이슈를 확인할 수 있어 참 유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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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질문하는가 - 사고력 실종의 시대, 앞서가는 사람들의 생존 전략
이시한 지음 / 북플레저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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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학창 시절을 돌아볼 때, "질문"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가진 분은 많지 않으리라 조심스레 짐작해 봅니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질문을 하라고 하셔도 하지 않았던 분들이 더 많겠죠. 정말 궁금해서 질문을 하더라도 같은 반 친구들의 그 따가운 눈총을 이겨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저자는 우리나라 사회를 나누는 기준점으로 "IMF 구제 금융 요청"과 "챗GPT의 등장"을 설정합니다. IMF 이전을 "전 질문(암기)의 시대", IMF 이후부터 챗GPT가 등장하기까지를 "질문(검색)의 시대", 그리고 챗GPT 등장 이후를 "후 질문(진짜 질문)의 시대"로 구분합니다. 암기의 시대에는 말 그대로 많은 것을 암기하고 있는 사람, 즉 지식이 많은 사람이 대우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다음 시대, 즉 검색의 시대에는 그렇게 굳이 머릿속에 지식을 두지 않아도 검색을 통해 지식을 얼마든지 얻을 수 있게 됐습니다. 그리고 챗GPT 등장은 다시 사람마다, 그것이 머릿속 지식이든 검색의 결과이든, 내놓는 답의 차별성을 없애버리는 상황을 초래했습니다. 해당 도구를 통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한 속도로 비슷한 수준의 답을 내놓을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어떤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얼마나 빨리 얼마나 좋은 답을 구할 수 있는지가 달라지게 되다 보니, 무엇보다 질문이 그 힘을 가지게 됐습니다. 후 질문 시대에 질문하는 능력이 인재의 기준이 된 이유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동안 질문에 대해 인색했기에, 즉 질문 자체를 너무 멀리했기에 질문을 제대로 하는 방법을 배우지도, 질문하는 법을 훈련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아직은 질문을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인, 모두 비슷한 위치에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우리가 의미 있는 것을 얻고자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존재는 다른 사람, 아니면 자기 자신입니다. 그리고 최근에 하나가 더 추가됐죠. 바로 챗GPT입니다. 저자는 본 책을 통해 이 세 존재에게 질문하는 법을 구성과 활용 측면에서, 원론적 내용부터 현실적이고 기술적인 내용까지 살펴봅니다.


'정성이 담긴 질문은 정성 가득한 답을 유도한다'라는 저자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문득 머리에 떠오르는 대로 말할 것이 아니라, 바야흐로 질문에도 공을 들여 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본능적으로 변화를 싫어하고, 어느 정도 안정을 찾으면 다른 것을 찾거나 현재를 바꾸는 것을 더욱 꺼리게 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변화의 필요성이나 이에 대한 의지가 있어야 비로소 질문도 나오기에, 질문을 위한 의식적인 노력이 꼭 필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저자가 전해 주는 질문의 기술과 노하우는, 주변의 환경이나 사회에서 통용되는 상식 등에 대해 의문을 품고 이 의문의 핵심을 짚어낼 수 있는 질문을 만들어 그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즉 오늘과 미래를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여는 데 큰 힘이 되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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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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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책은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의 전면 개정판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를 본 적이 없습니다. 부끄럽지만 왕성히 활동하실 때는 책을 거의 읽지 않던 터라 그런 것 같습니다. 덕분에 책 속 글들을 모두 처음 만났습니다.


본 책에는 1970년대부터 1990년 대에 이르기까지, 정확히는 1971년부터 1994년까지의 저자의 글이  담겨 있습니다. 미출간 원고 [님은 가시고 김치만 남았네]까지 더해져 의미와 깊이를 더했습니다. 멀게는 50년도 훨씬 넘은 것부터, 가까운 것이라 해도 30년이 지난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참 오래전 글이라는 것을, 글 말미에 적힌 연도를 보고서야 실감했습니다. 분명 등장하는 소재는 옛 것이 많은데, 읽으면서는 전혀 그렇게까지 시간이 지난 된 글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최근에 쓰신 것처럼 굉장히 생생하게 다가왔습니다.


오래전 박완서 선생님의 책을 읽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기록이 남아있지는 않은 것을 보니, 본격적으로 블로그에 기록을 남기기 전이었거나 아니면 블로그에 글을 남기기 시작한 이후라도 슬럼프로 인한 공백기 동안 지나가듯 읽었던 듯싶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이런 에세이는 아니고 소설이었던 것 같습니다.


비록 오래된 이야기나마 선생님이 일상, 생각을 만날 수 있어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지금은 볼 수 없는 당시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것도 소소하지만 확실한 재미입니다. 한편으로는 선생님의 이야기로부터 여전히 오늘날 이슈나 문제들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이 씁쓸하기도 했지만요.


선생님의 글은 그 누구보다 따듯하게 안아주기도, 또 반대로 날카롭기 그지없기도 합니다. 저절로 웃음이 새어 나오게도 만들고요.


선생님의 이야기 속 시절, 선생님의 또래는커녕 성인도 아니었는데 글을 읽으며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고 그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언제가 되었든 먼 훗날 본 책을 다시 읽을 때면, 훈훈해진 마음을 어루만지며 분명 미소 짓고 있을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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