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드롭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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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그 단어부터 우리를 설레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여행을 계획하는 단계부터 우리는 들뜨기 시작합니다. 여행 중보다도 여행을 준비하는 시간, 여행을 떠나기 직전이 더욱 우리 마음을 흔드는 듯합니다. 여행하는 동안은 즐거움이, 여행을 준비하는 동안은 설렘이 우리 마음을 가득 채웁니다.


본 책을 통해 여행에 대한 저자의 생각, 그곳에서의 따스하고, 때로는 엉뚱하기까지 한 그녀의 기억까지 만나볼 수 있습니다. 업무차 방문한 타지에서의 잊히지 않는 녹음(綠陰)과 평소 절대 갈 일이 없어 그 어디보다 비일상적인 놀이공원으로 일탈(?)했던 기억까지. 여행은 이처럼 마치 연애와도 같이 다른 사람의 것만 접해도 즐거울 수 있다는 생각을 새삼 할 수 있었습니다.


어릴 적 그림책 노래 페이지에서 봤던 삽화와 노랫말이 여전히 떠오른다는 저자. 여행은 어쨌든 낯선 곳으로의 떠남이자 매일 같이 일상을 보내던 공간, 익숙함과의 잠시 동안이나마의 이별이기에 때로는 불안하고, 그렇기에 때로는 용기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여행을 좋아해 자주 다니지만 겁이 많다는 저자도 이렇게 용기가 필요한 순간에 이 노래를 부르며 용기를 북돋운다고 합니다.


우리는 여행하면서 부지런히 찍은 동영상이나 사진 같은 기록을 통해 여행을 오래 기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꼭 이런 것을 통해서가 아니어도 여행 직후 혹은 제법 시간이 지난 후에도 문득문득 떠오르고는 합니다. 각종 매체에서 갔던 곳, 맛있게 먹었던 음식 등을 접할 때는 물론이고요. 여행은 사람을 통해서도 기억에 남습니다. 저자의 이야기에도 이처럼 여행 중 만난 사람의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우리의 여행을 더욱 아름답게 해주는 것은 함께 간 사람, 풍광, 먹거리, 그리고 우연히 만났지만 친절하고 따스했던 그곳의 사람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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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끝내는 인사·노무 실무가이드 - 2024 최신개정판
이승주.최지희 지음 / 새로운제안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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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을 합니다. 생계든 자아실현을 위해서든 우리는 일을 합니다. 그러다 보면 고용주든 피고용인이든 근로관계에 놓이게 되죠. 엄연한 법치국가에서 합법적인 근로계약은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일부에서는 이것이 지켜지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누구나 가지고 누려야 하는 정당한 권리지만, 담당자가 아니고서는 해당 정보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책을 구해 읽어 보아도 일반 독자나 근로자 입장에서는 그 내용을 쉽게 이해하고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또한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라는 것에 저자도 공감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노동 분야 관련 법령의 잦은 개정도 접근성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었죠.

 

기업에서의 10년이 넘는 인사, 노무 관련 업무를 보며 경력을 쌓은 저자는 퇴사 직후 인사 및 노무 분야의 실무 서적을 내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 이후 보다 노동 현장 가까이에서, 상담, 자문, 그리고 강의까지 더욱 넓은 활동을 통해 쌓은 경험으로 고용 측과 피고용 측 모두 어떤 것들을 가장 궁금해하는지 알 수 있게 되었고, 그렇게 생긴 자신감을 바탕으로 본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습니다.

 

최대한 독자의 눈높이에 맞추고자 한 것이 본 책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인사 및 노무 관련 업무를 보는 담당자가 아니고서는, 아무리 노동 분야라 하더라도 지극히 이론적이거나 심화적인 부분까지는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저자도 이 부분을 십분 반영하여 입사(채용)부터 퇴사까지 일련의 과정에 대해 '실무 현장에서 주로 문제가 되는 사항, 가독성, 이해 용이성' 등 여러 마리 토끼를 잡고자 했습니다. 이를 위해 해당 질문 혹은 이슈에서 꼭 필요한 내용만 간단히 정리한 구성이 돋보입니다.

 

본 책의 초판이 출간된 지 9년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올해도 개정판으로 돌아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에 처음 만났지만,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꾸준히 개정판을 내 왔다는 것은 그만큼 독자들의 인정과 사랑을 받아왔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만큼 충실한 내용으로 독자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겠죠. 앞서 말했듯, 노동 분야의 관련 법령은 변하는 세상만큼이나 자주 개정됩니다. 앞으로도 이런 변화를 잘 반영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그렇게 독자들에게 오래오래 사랑받는 시리즈가 되리라 고대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오로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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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곤충사회
최재천 지음 / 열림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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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책은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있었던 저자의 강연과 작년에 출판사와 진행한 인터뷰로 구성됐습니다. 저자는 해마다 수천이 넘는 어마어마한 수의 강연 요청을 받는다고 합니다. 여러 현실적 한계로 고르고 고르지만 그럼에도 연 100회가 넘는 강연을 다닌다고 하네요. 학생들을 가르치는 직업도 한몫하겠지만 그토록 강연을 많이 해서일까요? 이번에 처음, 그것도 글로 접했지만 저자의 강연은 참 재밌습니다. 전형적인 문과생으로서 평소 관심은커녕, 오히려 멀리하던 분야라고 할 수 있는 내용인데도 흥미로울 정도로 말이죠. 개미, 지렁이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신경은 거의 쓰지 않는 동물, 곤충에 대해 그가 전해주는 이야기는 왜 이리 재밌을까요. 글로 읽는 데도 귀로 듣는 것 같습니다. 술술 읽힙니다.


인간이 얼마나 지구에, 자연과 동물에게 못할 짓을 하고 있는지 새삼 실감했습니다. 관심이 없으니 모르고, 모르니 관심이 가지 않는 것이겠죠. 이런 악순환 속에서 지구는 오늘도 병들어갑니다. 자연도 자원도 우리의 지구도 어느 것 하나 영원한 것은 없을 테니 소중히 하고 아껴야겠다는, 지극히 상식적이지만 자주 잊어버리는 생각을 다시 한번 새겨봅니다.


저자의 말대로, 무조건적인 맹종은 당연히 아니지만, 아득하게 오랜 역사의 진화를 거치며 쌓인 자연의 지혜기에, 그것을 소중히 대하고 이를 바탕으로 역시 자연의 일부인 인간으로서 어떻게 자연과 공존하며 살아갈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우리는 흔히 자연에 대해 이야기할 때 적자생존을 논하며 다윈의 '약육강식'을 말합니다. 하지만 다윈은 이 외에도 훨씬 많은 것을 말했다고 하네요. 오늘날에는 예전에 비해 자연에 대한 관점이 많이 달라져 자연은 경쟁만 가득한 전쟁터 같은 곳이 아니라, 저자의 저서 제목처럼 모두 서로 손잡고 살아남았고 그렇게 살아간다는 대목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지금 가고 있는 길을 걷게 된 이유, 유학생 시절의 지도 교수님 등 주변 지인들의 일화, 연구하며 알게 된, 그리고 느끼고 깨달은 것 등 저자의 이야기와 그가 전하는 메시지 모두 참 좋았습니다. 많이 늦었지만, 그래도 이제나마 그의 강연, 글을 접하게 되어 참 기쁩니다.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자신을, 그리고 인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기를 바랍니다.


역서, 공저, 편저를 포함해 저자가 그동안 낸 책이 100권이 넘는다 하니, 앞으로 부지런히 찾아 읽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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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바꾼 100책
EBS 독서진흥 자문위원회 지음 / EBS BOOKS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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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궁금해져 우리나라 독서 현황에 대한 내용을 찾다가 본 한 기고*에 따르면, 1년에 책을 1권 이상 읽는 사람은 100명 중 74명을 조금 넘습니다. 2015년 시행된 실태 조사의 자료를 인용한 것인데, 지금은 어떻게 달라졌을지 궁금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책은 교과서, 참고서, 수험서, 잡지, 만화를 제외한 일반도서만을 기준으로 한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12번째로, 중간 정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비록 OECD의 평균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예상보다 높은 것에 놀랐습니다.


본 책은 우리나라의 낮아지는 독서율로 인한 문해력 부족과 사회적 소통의 단절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최재천 교수님을 위원장으로 각 분야의 학자로 구성된 자문 위원 11명과 공동 집필진 30명까지, 총 41명으로 작년에 발족한 'EBS 독서진흥 자문위원회'가 깊은 논의 끝에 최종 선정한 추천도서 100권에 대한 해설을 담은 책입니다. 100권은 '철학, 과학, 문학, 사회학, 경제학, 예술, 역사, 심리학', 8개 분야에 고루 분포되어 있습니다.


예전부터 전해오며 많은 이들이 본받아 배울만한 내용을 담고 있는 작품, 고전. 고전의 중요성은 익히 알고 있지만, 실천은 전혀 따르지 못하고 있어 부끄러울 뿐입니다. 책의 [머리말]에서 위원장 최재천 교수님이 하신 '모두가 읽어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정작 읽는 이는 거의 없는 고전'이라는 말씀에 정곡을 제대로 찔렸습니다.


고전하면 아마 많은 분들이 인문 분야의 책들을 먼저 떠올리실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학문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과학은, 최재천 교수님 말씀처럼, 기술의 발전과 끊임없는 연구로 기존 지식이나 정보가 꾸준히 바뀌어가다 보니 해당 분야의 책이 고전으로서 제대로 다뤄지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틀에 박힌 모습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고전에 대한 기존 목록을 탈피한 것은 물론, 우리 삶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분야인 경제학 책 다수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학자인 정약용, 박지원, 홍대용의 책이 목록에 추가된 것이 본 책의 큰 특징이자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어떤 책이 우리 인류의 학문과 인식의 역사를 바꿔놓았는지, 직접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기고 URL : https://www.munhakin.kr/news/articleView.html?idxno=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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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자들의 죽음 - 소크라테스에서 붓다까지 EBS CLASS ⓔ
고미숙 지음 / EBS BOOKS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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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우리가 가는 어디든 존재하고,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죽음을 피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자명한 사실을 우리는 가끔, 아니 대부분의 시간 잊고 지내는 것 같습니다.


"영원히 살 것처럼 꿈꾸고 오늘 죽을 것처럼 살아라" 미국의 영화배우 제임스 딘이 한 것으로 전해지는 말입니다. 본래 이런 식으로 쓰이는 말은 아니지만, 본 책을 읽고 문득 떠오른 문장입니다. 죽을 때를 알게 되면 어떨까요? 좋을까요, 나쁠까요? 남은 시간을 더욱 잘 쓰게 될까요, 다 포기하고 낭비하다 가게 될까요?


우리가 그 결말을 먼저 알고 어떤 이야기를 접한다면, 물론 등장인물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혹은 무슨 일이 어떻게 돌아갔길래 그렇게 됐는지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 정도가 좋을 수는 있겠지만, 결국 재미는 크게 반감될 것입니다. 이야기 속 인물들의 언행이 무의미하게 다가올 수도 있고요.


소위 현자로 불리는 여러 사람 중 저자가 선택한 8인 사이에는 딱히 이렇다 할 접점이 없습니다. 어질고 총명하여 후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인물이라는 것과 죽음에 관한 점만 빼면 말이죠. 그들은 자신의 생애 동안 다른 이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중에는 죽음과 관련된 것도 있었죠. 저자가 본 책에서 중점적으로 다루는 부분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들의 죽음, 그리고 죽음에 대한 그들의 생각, 말 등을 읽으면서, 죽음이 그동안 우리가 생각해왔던 것과 많이 다를 수 있다는 데 생각이 미쳤습니다. 죽음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게 사실이지만 잠깐 시간을 할애해 생각해 봤던 때를 돌이켜 보면, 왜 그동안 그렇게 생각해 왔을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먼저 살다 간, 인생 선배들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어떻게 죽어야 하나, 아니 어떻게 살아야 하나, 어떻게 살다 가야 하나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책에 담긴 현자들의 죽음과 하나 된 삶의 여정을 통해 매 순간이 충만한 삶을 살고 죽음을 축복이자 자유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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