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라이프 - 행복을 파는 기적의 가게
구스노키 시게노리 지음, 마쓰모토 하루노 그림, 이정은 옮김 / 홍익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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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라는 이름의 가게가 있다. 그 가게는 작은 마을에 있다. 가게라고는 하지만 아무도 그 곳에서 상주하며 물건을 파는 일을 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이 가게에는 물건들이 놓여 있고 손님들도 꾸준히 찾아온다.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 없다고 했는데, 손님들이 가게에 들러 자신이 필요한 물건이나 맘에 드는 것이 있으면 가져가고 대신 자신이 사용하지 않을 것 같고 다른 사람들이 썼으면 하는 혹은 쓸 만한 물건이 있으면 그것을 가져다 두고 간다.

 

할아버지를 먼저 보내 힘겨워 하는 할머니가 꽃씨를 담은 작은 종이봉지를 놓고 가기 위해 들어오고, 또 올해에는 부모님의 도움 없이 혼자만의 힘으로 예쁜 꽃을 키워 보고 싶은 한 소년이 찾아와 자신이 너무 좋아하여 아예 내용을 외워버린 동화책을 두고 간다. 어린 아기들을 가진 부부가 찾아와 자신들이 쓰던 추억과 사랑이 가득 담긴 컵 세트를 놓고 가며, 미래를 약속한 젊은 커플이 와서 예쁘게 실로 묶인 편지지를 남기고 가기도 한다. 이처럼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많은 마을 사람들이 그 가게를 통해 서로 나누고 또 받으며 살아간다.

 

겨울이 가고 다시 봄이 찾아오자 제일 처음 나왔던 할머니가 다시 Life를 찾았다. 하지만 그곳에서 예상치 못한 마을 사람들의 선물을 받고 할아버지를 먼저 보낸 후 우울하고 슬퍼하기만 하던 매일에서 벗어나 다시 행복을 찾게 되고 일상의 활력을 회복한다. 조금이나마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힘을 가진 웃음을 찾게 된다.

 

이 책은 우리의 삶이 다른 사람과 마음을 나눌 때 더 행복하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가 매체를 통해 접하는 기부를 많이 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것과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은 나눌수록 더 풍요로워지고 나눌수록 더 많은 것을 가져가며 나룰 수록 더 행복하다고 말한다.

 

이야기 뒤에는 인생이란 무엇인지 한 단어로 정의를 내린 문장들과 함께, 그와 관련된 격언들을 하나씩 담아두었다. 그것들은 저자가 직접 쓴 것도 있지만 유명인이 직접 했던 말이나 영화 등을 통해 알려진 것들도 많다. 그 중에서도 앨버트 아인슈타인이 남긴 말이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그의 말에 나오듯이 인생을 살아간다면 우리도 언젠가 '행복을 파는 기적의 가게' Life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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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지젤 - 눈부시게 찬란했던 나의 아름다운 동행에게
로렌 펀 와트 지음, 김미란 옮김 / 나무의철학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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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책 제목 중 '안녕'이라는 단어가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이 단어를 다른 사람을 만날 때와 헤어질 때 모두 사용하는 것처럼 이 책도 제목에서 이 단어를 중의적으로 사용하였다. 이 책에서 우리는 '지젤'과 만나고 또 지젤과 이별한다.

 

지젤은 마스티프 종으로 무게가 70kg을 넘나드는 대형견이다. '로렌'은 19살 무렵 그녀의 어머니와 함께 그녀 집의 세 번째 강아지로 지젤을 맞이했고 그렇게 그녀의 엄마가 되었다. 이 책은 로렌이 처음 지젤을 만나던 때부터 지젤과 이별하던 순간까지를 로렌이 일기장에 이야기를 풀어놓듯이 편하게 이야기해주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가 반려동물들의 머릿속으로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이 순간순간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생각으로 그런 행동들을 하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의 생각이 비록 착각에 불과할지라도 반려동물들을 학대하거나 고통 속으로 몰아넣는 것만 아니라면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만큼 좋은 시간도 없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반려동물을 많이 좋아하는 입장이라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착각 속에서 나 스스로를 합리화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반려동물들이 나름 우리 멋대로 생각하고 행동할지라도 우리들 곁에 함께하고 있다면 그들과 함께 공생해 나가는 관계가 될 수 있고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로렌과 지젤도 바로 이런 관계였다고 생각한다. 서로에게 서로가 있었기에 함께 하는 시간동안 말 그대로 '함께 살아갈 수 있었다'고. 앞서 잠깐 반려동물이라는 말을 했는데, 어느 순간 우리는 애완동물 대신 반려동물이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 정확한 시기나 기원까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반려동물의 '반려'라는 말은 곧 우리가 우리의 배우자를 일컫는 말로 반려자라는 말을 사용한데서 기인한 것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그만큼 동물들이 우리 사람들에게 큰 마음의 위안을 주고 힘이 되어주는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라 생각한다. 정말 여생을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많은 사람들의 축복과 격려 속에 결혼식이라는 약속의 의식을 치룬 뒤 즐거울 때 뿐만 아니라 힘들고 괴로울 때도 늘 내 편이 되어주는 반려자처럼, 말이 통하지 않지만 늘 묵묵히 우리 곁에 함께 하는 반려동물들.

 

현재 반려동물과 함께 하고 있는 분들 뿐만 아니라 혹시 그에 관해 계획을 세우고 있는 분들에게도 이 책을 통해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시간들의 즐거움과 행복 그리고 언젠가는 반드시 겪어야 할 그들과의 헤어짐을 미리 경험해보고 마음으로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을 갖기를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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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뺏는 사랑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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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사랑하면 희생이나 헌신, 아낌없이 주는 사랑을 떠올린다. 하지만 여기, 아낌없이 빼앗지만 그것이 사랑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모든 것이 지겨울 만큼 평범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조지 포스. 그의 대학시절 애인이자 첫사랑인 '그녀'를 정말 '우연히' 도심의 한 술집에서 마주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오랜만의 재회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가 그녀에게 눈을 뗄 수 없는 더 커다란 이유가 있었는데…….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마더대학 신입생이던 시절 조지 포스는 한 여자를 만나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오드리 벡. 그녀와 꿈같은 시절을 보낸 그는 방학이 끝난 후 갑자기 그녀가 자살을 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된다. 큰 충격을 받은 그는 도저히 이대로는 가만히 있을 수 없어 그녀의 고향으로 찾아가기에 이른다. 가서 그녀의 가족이나 친구, 즉 그녀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등 그녀를 추모함과 동시에 그녀의 흔적을 찾고자 했던 것이다.

 

그 이후 이야기는 술집에서 그녀와 조우한 이후를 따라가는 현재와 대학시절 그녀의 고향으로 찾아간 이후의 일을 번갈아가며 보여주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더 이상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하고, 결국 이 이야기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대학시절 만난 여자 친구로 인해 인생이 송두리째 달라지는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누가 아낌없이 뺏는 사랑을 하는 입장인지도 말하지 않겠다. 다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 간에 상대방의 감정을 악용하여 정말 말 그대로 그 무언가를 뺏는 행위는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주는(혹은 이용당하는 것을 알면서도 그대로 현상을 유지하는) 사람이 스스로 "괜찮다.", "행복하다." 말한다 하더라도 말이다.

 

이야기 속에서 자신이 사랑해 마지않는 상대에게 속고 이용당하고 심지어 그 사람이 파놓은 함정에 빠지기도 하는 인물을 보며 화가 나고 한심해 보이기도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안타깝고 안 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제목처럼 상대방으로부터 아낌없이 빼앗아오는 사람이 정말 '사랑'이라는 말을 입에 담을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나는 어떠한 사랑을 하고 있는지 사랑이라는 미명아래 이기적으로 살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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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음식일기 - 매일매일 특별한, 싱그러운 제철 식탁 이야기
김연미 지음 / 이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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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음식일기>라고 하여 순진하게도 정말 매일매일 요리이야기와 요리 레시피 등이 담겨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요리책이 아니었다. 정말 1년 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전부 다 요리 레시피는 아니다. 물론 레시피가 담긴 요리들도 다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시간의 흐름, 계절의 흐름에 따라 음식의 바탕이 되는 식재료들을 관찰한 이야기들과 음식에 관한 개인적인 기록들을 풀어 놓은 것들이다. 즉 이름 그대로 음식에 관한 1년 치 일기들을 모아놓은 책인 것이다. 찬찬히 생각해보니 애초에 내가 생각을 잘못했던 것이다. 책 이름부터 '음식일기'라고 했는데 요리책이라 생각하고 있었으니…….

 

사진에 대해서는 문외한에 가깝지만 이 책을 보면서 느낀 점은 확실히 저자가 푸드 포토그래퍼, 즉 전문가라서 그런지 사진 하나하나가 플레이팅이며 색감이 아주 잘 살아 있었다는 것이다. 보는 이의 식욕과 침샘을 자극하는 그런 사진들 말이다. 이러한 사진들에 더하여 특별히 레시피가 소개된 음식들을 보면 저자가 포토그래퍼일 뿐만 아니라 음식연구가이기도 한 것 같다. 내가 워낙 음식들에 관심을 많이 가지지 않아 잘 모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담겨있는 음식들이 하나같이 참신하고 새롭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또 하나 칭찬(?)하고 싶은 점은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1365일 내내 일기를 꾸준히 썼다는 점이다. 어떤 일을 1년 이라는 길다면 긴 시간동안 매일매일 정말 꾸준히 해 나가기란 정말 어렵다는 데 아마 많은 분들이 동의하실 것이다. 더구나 이 일기는 특정 주제 및 소재를 바탕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글과 사진으로 기록을 남긴 결과물이다. 저자의 성실함은 정말 배워야 할 것 같다.

 

책의 제일 마지막 부분에는 '365일 음식 달력''제철 재료와 음식 인덱스'라는 부록이 담겨 있다. 음식 달력은 말 그대로 여느 달력처럼 11일부터 1231일까지 하루하루 책 속에 담겼던 음식과 식재료, 혹은 식기 사진들을 월별로 모아 놓았다. 덕분에 한 눈에 예쁜 사진들을 감상하거나 원하는 사진들을 보다 쉽게 찾을 수 있다. 재료와 음식 인덱스 부분은 월별로 제철 재료들을 모아 놓았고, 레시피가 포함된 음식들은 굵은 글씨로 표시를 해 눈에 잘 들어오도록 배려해줌으로써 찾는 수고를 덜어 주었다.

 

언젠가 나도 이 책을 보고 내 사랑하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정성을 가득 담아 맛있는 제철 음식을 만들어 행복을 선물해 줄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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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아티스트처럼 - 나쁜 질문 발칙한 상상력
애덤 J. 커츠 지음, 정지현 옮김 / 토네이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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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름이 <365일 아티스트처럼> 이라고 되어있는데 확실히 그런 부분도 있지만 그 외에도 내 스스로에 대한 소개서?라고 해야 할까 그런 느낌이 많이 들었다. 질문들이 내 자신에 대해 그리고 내 주변 환경과 주변 사람들에 대해 돌아보고 생각해보게 하는 질문들이 참 많았다. 평소 일상생활 속에서라면 너무 익숙해서 한 번이라도 더 생각해보거나 떠올려보기는 커녕 그 소중함을 거의 완전하게 상실해 버리는 존재(사람과 물건 그 무엇이든)들에 대한 질문들 말이다. 그리고 내 자신은 누구인지 새삼 돌아보고 생각해보게 만드는 페이지도 많다.

 

자기 자신에 대한 질문뿐만 아니라 그동안 내가 겪었던 일들이나 꼭 내가 결정해서 행동했던 것들 아니라도 나에게 닥쳐왔던 일들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야만 페이지를 채울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이런 것들이 내 과거를 돌아봤던 내용들이었다면 또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거나 스스로에게 주문을 거는 문구 등 내 미래를 계획해 볼 수 있는 페이지도 꽤 많았다.

 

앞서 페이지를 채운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이처럼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단순히 읽기만 하는 책이 아니라는 점이다. 물론 글이 담겨 있기 때문에 읽는 것은 두 말하면 잔소리겠지만, 그 외에도 빈 페이지에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 페이지 접기, 다른 책이나 종이를 찢어서 붙이기와 특정 모양으로 자르기 등 매우 다양한 활동을 요구한다. 이런 부분들 때문에 결코 내가 부지런하지 않으면 끝까지 읽을 수 없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큰 주제 정도만 정해준 자율 활동들이 대부분이고 특정 활동을 지정해주었다해도 내가 그것을 무조건 따라야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책 속 활동들을 그냥 건너뛰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내버려두어도 무방하다. 이런 점에서 부지런히 해야 한다는 부부에 의문을 품을 분들도 계실 거라 생각은 하지만...

 

한 가지 더, 이 책은 나 혼자만 보는 것도 아니다. 친구가 직접 쓰는 페이지도 있기 때문이다(심지어 모르는 사람에게까지 무턱대고 책을 넘기기도 한다!). 저자는 책의 앞부분에서 이 책은 기념품이 될 수도 있고, 달력이 될 수도 있으며, 그것도 아니라면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이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책이라 생각하고 죽 읽은 다음에 다른 수많은 책들과 마찬가지로 책장에 꽂아 둔다면 책이 될 것이고, 그 외에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활용한다면 다른 그 무엇인가가 될 것이다. 결국 독자 하기 나름인 것이다. 이 책을 충실히 활용코자 한다면 꽤 오랫동안 내 옆에 끼고 다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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