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nks Book에서 좋은 구절을 읽었다.
지금은 포스트 자본주의 사회다. 지금 시대는 시간을 빼앗아 인간의 삶을 소모하게 하고, 자유를 박탈해야(정작 자신은 스스로 선택한다 착각한다.) 그 기업이 급성장을 누린다. 인간의 삶이 하루 종일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에 매여있는 만큼 이들 기업은 성장한다. 시대의 원리가 그렇다.
기술과 결합한 생산성의 저주는 대다수의 인간을 사물화시키고, 이들은 삶에 지쳐 스스로를 위로하는데, 나머지 대부분의 시간을 사용한다. 영화나 방송, 오락, 게임 등을 포함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비자발적 낙오자의 근심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위로 비지니스다. 이 또한 사물화된 인간 자체를 지속적으로 소모하게 하며 성장을 구가할 터이다.
평일에 회사에서 힘들다 보니 퇴근 후나 주말에 나를 위로할 수 있는 것을 찾았다. 집중을 하면서 나름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것이어야 했다. 정말 힘들 때는 심리학 책도 읽었지만, 요즘 게임을 대상으로 삼았다.
회사에서는 사내 메신저 확인하느라 정신 없고, 중간에 잠시 시간 날 때는 포털 사이트, 게임 사이트 등을 아무 생각없이 시간때우는 식으로 쳐다 보곤 했다. 집에서는 게임을 하면서 위로를 했다.
'그래, 넌 열심히 일했어. 이제 스트레스 풀면서 놀아도 돼.'
하지만, 이렇게 사물화된 나는 생산성의 저주에 빠져서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살아야 사물화가 안되고, 어떻게 살아야 생산성의 저주에서 나올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
소위 키덜트라고 부르는 취미인 레고, 게임, 각종 컬렉션 등이 사실 내가 소유한 것이 아니고, 이러한 산업이 나를 소유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가 그 산업에 나의 돈과 시간을 바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잠시동안 위로를 받았다고 생각하면서 뭐. 이정도는 괜찮다고 여기면서 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책은 어떨까? 책도 사물화된 인간 자체를 먹이로 성장을 구가하려는 산업에 불과할까? 온전한 나를 깨닫고, 이 세상의 진리와 관계를 제대로 깨닫기 위해 우리를 도와주는 도구일까?
이윤 창출을 위해, 시장 확대를 위해 끊임없이 우리의 자유를 빼앗고 있는 것들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서 산으로 들어가서 살 수는 없다. 하지만, 자각하고 있다면, 그래도 조금이나마 오늘과 다른 내일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한다.
2016.12.18 Ex Libris H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