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 안정효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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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엘의 '1984'와 대비되는 미래사회를 그린 소설 '멋진 신세계'의 모습은 멋지지 않았다. 가족도 고통도 없다. 가족을 위해서 희생해야하는 사람도 없으며, 가족 때문에 상처받을 사람도 없다. 물론, 가족으로 인해서 생기는 행복감과 푸근함도 없다. 대신 '소마'라는 해롭지 않은 마약이 있을 뿐이다. 대부분의 인간들이 조건 반사 훈련을 통해서 스스로를 통제하며 자신의 계급에 맞는 일을 즐겁게해낸다. 1932년에 출간된 이 책은 콘베어밸트로 대표되는 대량생산 자본주의의 극단적 미래사회를 그리고 있다. 소설 속 미래사회에서 플라톤이 생각한 이상사회와 공산주의자들이 생각하는 이상 사회에 대한 민낯을 보았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민낯도 보였다.

 

책을 읽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철학자가 있었다. 바로 플라톤이다. 플라톤이 생각하는 이상국가는 세 계급으로 구성된다. '수호자 중의 수호자'라 할 수 있는 통치자와 전사 계급에 해당하는 수호자, 평민 계급인 생산자가 그것이다. '멋진 신세계'에서는 지도층인 '알파', 증산층 '베타', 하류층 '감마', 단순 노동을 담당하는 '델타''엡실론' 계급으로 나뉜다. 플라톤이 생각한 이상사회보다 계급이 보다 세분화 되었다는 차이가 있을 뿐, 가족을 이루지 않고 자유로운 성생활을 영유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아이들은 가정에서 자라지 않는다. 플라톤이 우수한 남성과 우수한 여성이 성교하도록 유도하고, 열등집단이나 장애아는 유기되어 죽도록 방치했다면, '멋진 신세계'는 태아 때부터 영양 공급을 조절하여 우수한 계급과 열등한 계급을 조절한다. 이렇게 생산된 사람들은 고통이 스며들 때마다 소마를 마시며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충실히 따른다. 플라톤이 상상한 이상 국가를 '멋진 신세계'는 첨단 과학과 이성의 힘으로 보다 구체화하고 보다 안정된 시스템으로 만들었다.

대공황이 불어닥친 1929년을 지나 아직도 대공황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 서구 자본주의 사회는 대공황을 겪지 않은 사회주의 국가 소련을 보며 부러워하기도 했다. 1932년에 출간된 '멋진 신세계'에는 공산주의자들의 이름이 자주 등장한다. 주인공의 이름 '버나드 마르크스'는 공산주의 사상을 만든 '마르크스'에서 가져온 듯하며, 그와 잠시 교제했던 '레니나''레닌'의 여성화 표현으로 보인다. 주인공 마르크스는 멋진 신세계의 모습에 의문을 품으며 레니나와 함께 야만인 사회에 가서 ''이라는 야만인을 데려온다. 포디즘이 지배하고 있는 미래 사회에 의문을 제기한 사람이 마르크스였다. 그리고 그에 의해서 ''이라는 야만인이 멋진 신세계에 돌풍을 일으킨다.

야만인 ''이 본 멋진 신세계는 새로운 지옥이었다. 촉감 영화를 보며 쾌락의 절정에 이르며, 파트너를 건너뛰며 새로운 쾌락을 즐긴다. 무료함을 느낀다면 소마를 마신다. 멋진 신세계는 포드탄신일을 기념하며 공동체 찬가를 부른다. 콘베어밸트에서 필요한 제품을 대량생산하듯, '런던 중앙 인공 부화 조건 반사 양육소'에서 쌍둥이들을 대량생산한다. 아기들에게는 조건 반사 훈련과 수면시 교육법을 통해서 자신이 해야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본능적으로 수행하도록 한다. 그들은 늙음과 죽음도 모른다. 호르몬제와 소마 덕분에 60세까지 젊음을 유지하다가 갑자기 죽는다. 그들에게 죽음은 애도의 대상이 아니다. 가족이 없으니 애도해줄 사람도 없다. 야만인 ''은 어머니의 죽음을 보며 울분을 터트린다.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인생은 BD 사이의 C이다.'라고 말했다. 탄생과 죽음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하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다. 멋진 신세계는 B (Birth, 탄생)D (Death, 죽음)를 빼앗아 갔다. 그로인해서 C (Choice, 선택)도 할 수 없게 했다. 죽음을 직면하지 못한 신세계인들은 각성을 할 수 없었다. 죽음을 직면한 야만인 ''은 각성했다. 그리고 소마 배급을 받는 그들에게 달려가 각성하라고 울부짖으며 몸으로 그들을 막아섰다.

소마 배급을 받으려 늘어선 인간들을 보면서 사이비 종교에 심취한 인간들이 생각났다. 교주가 예수라고 세뇌 시키고 가스라이팅을 통해서 복종을 주입시킨다. 아름다운 그녀들이 교주를 위해서 나체로 교주를 영접한다. 교주가 원한다는 이유로 친구를 교주의 방에 밀어 넣는 신도들의 모습에서 멋진 신세계가 보였다. 수면시 교육법과 조건 반사 훈련으로 본능적으로 복종하고 주어진 일을 하면서 행복감을 느끼도록 만드는 멋진 신세계와 사이비 교주를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고 행복해하는 불쌍한 신도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는가!

야만인 ''은 총통 무스타파 몬드와 만난다. 재미있는 것은 총통의 이름이 '무스타파'라는 것이다. 1차 세계대전 시기, 갈리폴리전투에서 오스만제국을 구한 전쟁 영웅이자, 오스만 제국을 무너뜨리고 튀르키예 공화국을 수립하며 튀르키예 건국의 아버지인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의 이름이 총통의 이름이라니! 총통 무스타파는 논리적으로 야만인 ''과 대화한다. 그리고 '불행해질 권리'를 요구하는 ''에게 선택의 자유를 주었다.

이 부분이 이 책의 하일라이트이다. 완벽한 쾌락이 주어진 사회에서 스스로 '불행해질 권리'를 우리는 선택할 수 있는가? 성공만이 행복을 약속하며, 돈이 곧 성공을 뜻한다고 주입시키는 우리사회에서 '불행해질 권리'를 선택하는 사람을 많지 않을 것이다.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다큐멘터리에 열광하는 수많은 남성들을 바라보며, '불행해질 권리'를 선택하고 싶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스스로를 위로하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한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그 길이 사실은 모두 불행해지는 집단체면의 길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깨닫지 못하고 있다. 혹은 그것을 알지만, 선듯 야만인 ''처럼, 자연을 선택한 '자연인'처럼 선택지에 없는 새로운 길을 걷지 못한다. 닭장에 갖힌 닭은 닭장에 불만을 품지 않고 맛있는 사료를 먹으며 무럭무럭 자라난다. 혹시, 우리는 집단 체면에 걸려 현대 물질 문명의 닭장에 갖혀 행복하게 살고 있는 닭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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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8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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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에게나 전성기가 있다. 그리고 그 전성기가 지나고 나서는 긴 노쇠기가 다가온다. 이 소설의 주인공 노인은 그러한 긴 노쇠기를 살아가고 있다. 그를 따르는 꼬마에게 자신이 살아있음을 증명하고 싶었던 노인에게 드디어 기회가 온다. 엄청 큰 물고기와 사투를 벌이다가 물고기를 잡았다. 그러나 그 물고기를 노리는 다른 무리가 있었다. 바로 상어떼이다. 상어떼와 사투를 벌이며 지쳐 스러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노인은 자신의 몸은 늙었으나 물고기 잡이에 대한 열정은 아직 늙지 않았음을 몸으로 증명했다. 

  소설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헐리우드 액션영화처럼 화려한 볼거리와 극적인 이야기 구성은 없다. 그러나 '노인과 바다'에는 인간의 냄새가 난다. 마지막 화려한 불꽃을 피우고 싶은 한 남자의 바램과 이를 증명하기 위한 사투!! 그리고 다음 세대를 뜻하는 소년의 응원!! 

  이 소설을 20대에 읽었다면,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단순한 이야기에 극적 이야기 구성이 없기에 재미없는 소설로 치부했을 것이다. '에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네!'아마, 이렇게 중럴거렸을 것이다. 아직, '노인과 바다'라는 소설을 완전히 이해하고 그 맛을 음미할 정도로 인생을 많이 살지는 않았다. 중년의 나이에 은퇴 이후의 삶을 생각하는 시기가 되어서야 어렴풋하게 소설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고전에는 화학조미료가 없기에 담백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인생의 경험이 없다면 맛을 음미할 수 없다. '노인과 바다'를 너무 빨리 읽지 않은 것이 나에게는 다행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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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3-02-17 23: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 저는 이거 10대때 읽었는데 좋았는데요. 근데 왜 좋았는지는 기억이 안나요. ㅎㅎ 아마 지금 다시 읽는다면 강나루님처럼 좀 더 깊은 다른 의미를 느낄 수 있겠죠. 나이에 따라서 느낄 수 있는 것들이 달라지는 것도 역시 독서의 묘미인거 같습니다. ^^

강나루 2023-02-18 09:24   좋아요 1 | URL
그럴수도있겠네요.
근데 저는 청소년시절 읽었던 명작중에서 그 깊은 의미를 당시에는 미처 깨닫지 못한 채 지나쳤던 것이 있어요
 
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 (리커버 에디션) - 발칙한 글쟁이의 의외로 훈훈한 여행기 빌 브라이슨 시리즈
빌 브라이슨 지음, 권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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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브라이슨의 글을 좋아하는 이유는 다양한 부분의 지식을 풍부하면서도 쉽게서술해서이다. 그러한 기대를 가지고 '빌브라이슨 발칙한 유럽 산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역사와 문화 정치, 경제 등의 다양한 주제를 유럽 그 현장에서 서술해주길 기대했으나, 책에는 과장법들이 난무했다. 때로는 이러한 과장법이 해당 지역에 대한 불쾌한 선입견을 갖게할 위험성도 존재했다. 때로는 이스탄불을 비롯해서 유럽 곳곳에서 겪었던 다양한 불쾌한 경험들의 나열을 읽으면서 여러번 책을 집어 던지고 싶었다. 여행은 원래 고생을 동반하는 것이다. 낯선 곳에서, 낯선 음식과 낯선 사람을 만나서 고생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단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으로 그 고생을 줄일 뿐이다. 곳곳에 독자에게 웃음을 선사하기 위해서 서술된 과장된 표현은 오히려 불쾌감을 강하게 풍긴다.

  빌브라이슨의 과장된 미국식 유머 중에는 절대 해서는 안되는 표현도 있다. 


  "신이 터비를 세상에 내놓은 유일한 이유는 다른 아이들에게 때릴 상대를 주기 위해서였다. 여자애들도 터비를 때렸다. 터비보다 네 살 어린 아이들도 터비를 때렸다. 잔인하게 들리고 또 실제로도 잔인하지만, 터비는 그래도 싸다."-121쪽


 '신이 터비를 세상에 내놓은 유일한 이유는 다른 아이에게 때릴 상대를 주기 위해서였다.'라는 표현은 학교폭력을 조장하는 선동적 표현이다. 불쾌한 슬랩스틱 코미디를 보는 듯한 빌브라이슨의 글은 지금의 기준으로 살펴보면 몹시 불쾌하고 비윤리적인 표현이다. 

 '빌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을 읽으며 한가지 소득이 있다면, 선진국 유럽의 허상을 깼다는 것이다. 아프리카라는 단어를 들으면 굶주린 아이들이 떠오른다. 유럽이라는 단어는 선진국의 고풍스런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러나 실상을 일반적인 이미지와 너무도 다르다. 

 빌브라이슨이 스톡홀름에서 목격한 유럽의 현실은 너무도 추했다. 술에 취해서 노상 방뇨하는 남성과 아무데나 버려진 쓰레기들, 다음날 기계가 와서 청소를 했으나 제대로 쓰레기를 수거하지 못했다. 그나마도 바로 시민들이 버린 쓰레기로 청소한 의미가 사라졌다. 빌브라이슨은 돈이 없어 수많은 사람이 죽어가는 미국이라는 나라에 살다가 '평등하고 공정하게 헌신'하는 유럽에 와서 현실을 보았다. 빌브라이슨은 유럽에 대한 환상이 깨졌다. 경제적으로는 선진국일지 모르지만 공중도덕은 선진국이 아니었다. 

  충격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로마 보르게제 주변 공원을 거린다가 빌브라이슨은 노상 배변을 하고 있는 남성과 눈이 마주친다. 빌브라이슨에 의하면 프랑스와 벨기에서는 고속도로 옆에서 오줌을 누는자를 발견할 수 있으며, 18세기 프랑스 귀족 남녀는 남녀가 화장실에 같이가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화가 중단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남녀가 다 같이 노상 변소에 가기도한단다. 화장실에 자신이 쓴 휴지를 보는 것도 역겨워하는 그들이 노상배변을 하고 남녀가 같이 화장실을 쓴다. 페이스북에서는 소변을 보고 있는 백인 남녀가 영어로 대화하는 짤이 올라왔던 적이 있다. 그들의 화장실 문화는 전혀 선진적이지도 고상하지도 않다.

  로마는 문화재로 유명하지만, 소메치기가 많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탈리아는 조상이 남긴 문화재 덕에 먹고사는 나라이다 그렇다면 문화재 관리는 잘하고 있을까? 신혼여행을 로마로 갔을 때, 포로로마에 수많은 유적들을 복원하지 않는 것이 그들의 역사 인식이라는 가이드의 설명을 들었다. 문화재를 복원해서 본래 모습을 영원히 잃어버리는 것보다는 있는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더 선진적인 문화재 관리라는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문화재 보존 수준은 비참하다. 문화재 보수와 유지에 제대로 돈을 쓰지 않아 유럽 미술품 도난의 80%가 이탈리아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많은 문화재가 훼손되고 있다. 못난 후손들이 조상의 문화재를 망치고 있다. 조상의 문화재 덕에 먹고사는 그들이 그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고 문화재를 망가뜨리고 있다. '최후의 만찬'이라는 벽화는 초기 수도사들이 예수의 발부분을 망가뜨리면서 그 곳에 문을 냈다. 어쪄면 이탈리아인들은 제2의 '최후의 만찬'을 훼손하면서 돈을 벌고 있는지도 모른다. 

 '빌브라이슨 발칙한 유럽 산책'은 유럽 선진국의 고풍스러운 이미지 속에 숨겨진 빈민가의 고통에 대해서도 지적한다. 이탈리아 나폴리 도심에는 7만 가구가 욕조도 상수도도 창문도 없는 집에 대가족 15명이 단칸방에 살고 있다. 범죄율이 상당히 높으며 그중에서도 차량 절도는 매년 29,000건이 일어날 정도로 많다. 명품의 나라로 알려진 이탈리아의 현실은 전혀 명품적이지 않다. 그들이 만들어 놓은 명품의 이미지는 사실은 만들어진 신기루인지도 모른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빌브라이슨에 대한 기대가 컸던 나는, 그의 유쾌한 필법으로 유럽의 역사와 문화, 정치, 경제에 대해서 풍성한 정보를 기대했다. 그러나, 빌브라이슨은 정보를 제공하는데 주력하지 않았다. 유럽을 스치고 지나가며 가벼운 마음으로 글을 썼다. 그의 과장법을 유감없이 사용하며 때로는 나를 불쾌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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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 : 일과 선택에 관하여 조우성 변호사 에세이 2
조우성 지음 / 서삼독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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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건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조우성 변호사는 법률로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사람을 먼저 살피려한다. '한개의 기쁨이 천개의 슬픔을 이긴다' 1권에서 보았던 사람을 이해하고 그의 마음을 움직여서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을 2권에서도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조우성 변호사가 법 조항을 등한시하는 것은 아니다. 책 속의 상당부분은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겪게되는 다양한 사건들을 소개하며 법률적 조언도 곁들이고 있다. 그럼에도 나의 가슴에 와 닿으면서 깊은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는 사건의 중심에 있는 사람의 마음을 살피는 이야기이다. 

  책의 첫 이야기는 박대협이라는 친구의 의뢰에서부터 시작한다. 박대협은 니콜라이 2세의 보물을 찾는 프로젝트를 계획한다. 인터넷 써핑을 해보면 비슷한 사기극이 많기에 참으로 어이없는 사업계획임을 단번에 알 수 있다. 보통의 사람들은 논리적으로 친구를 설득하려할 것이다. 최선을 다해서 설득하지만 친구가 내말을 듣지 않는다면 그것은 친구의 선택이고 친구의 인생이기에 더 이상 개입하지 않는다. 그러나, 조우성 변호사의 선택은 달랐다. 친구에게 문화상품권과 함께 자신의 진심을 담은 편지를 동봉해서 선물로 주었다. 조우성 변호사의 진심을 담은 그편지는 마법을 일으켰다. 친구를 믿는다는 편지를 읽은 부인은 남편과의 이혼을 포기하고 울었다. 그후, 조우성의 친구 박대협은 재기를 했다. 진심을 담은 편지가 친구의 가정을 살리고, 친구도 살렸다. 

  법률가라면 법률적 논리만 앞세워 사건을 해결하려 하는데, 조우성은 인간을, 인간의 감성을 우선 살피려한다. 그렇다고 조우성 변호사의 방법이 만능해결책은 아니다. 조우성 변호사의 감성적인 부분을 이용하는 피고인도있다. 사법연수생 첫 국선변호를 맡았던 이야기이다. 피고인의 아내는 도망가고, 아들은 희귀 피부병에 걸려 엄청난 돈이 필요했다. 게다가 어머니는 위암3기이며, 연대보증으로 인해서 가산이 탕진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토바이를 절도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한 피고인이 조우성 변호사의 눈앞에 있다. 게다가 그는 다리를 절고 있다. 조우성 변호사는 최선을 다해서 변호를 했다. 그결과 그는 집행유예를 받았다. 그리고 그가 풀려나던날 구치소 앞까지 갔던 조우성 변호사는 그가 했던 모든 이야기가 거짓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변호사를 속여 집행유예를 받아내는 프로 절도자에게 인간적인 배신을 당했다. 첫눈에 사법연수생임을 꿰뚫어본 프로 절도범이 조우성 변호사의 약한 감정을 이용해서 자신의 이익을 취했다. 물론, 조우성 변호사는 이 사건을 통해서 많은 교훈을 얻었다. 이러한 뼈아픈 인간에 대한 배신이 그의 마음을 닫도록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현실을 냉철하게 보며 철저한 사실 확인을 통해서 현실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을 키웠다. 이것이 그의 가장 큰 자산이다.


  "사람과 얽힌 문제라면 문제자체가 아니라 얽혀 있는 사람에 집중하자" -236쪽


  사건을 해결하는 방법, 진실을 가리는 방법으로 법정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다. 얼마나 진실을 밝히는 것을 법에만 의존했으면 한나라의 대통령으로 법밖에 모르는 사람을 앉혔겠는가? 사회의 갈등을 해결해야하는 정치인 조차도 고소를 하며 진실을 법정에서 가리려하지 않는가! 그런데, 조우성 변호사는 역설적이게도 사람에 집중하자고 말한다. 그렇다고해서 감정에 휘둘려서 진실을 보지 못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진실을 토대로 사람에 집중해서 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지혜는 오늘을 살아가는 이 땅의 모든이들이 배워야할 인생의 지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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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로 보는 유럽사 - 아테네, 로마부터 파리, 프라이부르크까지 18개 도시로 떠나는 역사기행 도시로 보는 시리즈
백승종 지음 / 사우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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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스는 시대의 한계를 넘어서 개인의 신앙적 자유를 추구했다. 교회론(Deccclesia)』과 『강론집』 등의 저술에서, 그는 이렇게 주장했다. ‘영혼의 구원은 신이 예정한 대로 이뤄진다. 따라서 돈을 주고 구매한 <면벌부(면죄부) 따위로는 죄의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 우리가 보기에는 당연한말이었으나, 당시에는 위험천만한 주장이었다. 후스는 면벌부〉 판매에 골몰하던 가톨릭교회와 정면충돌하였다.
- 프라하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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