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라스트 걸 - 노벨 평화상 수상자 나디아 무라드의 전쟁, 폭력 그리고 여성 이야기
나디아 무라드 지음, 제나 크라제스키 엮음, 공경희 옮김, 아말 클루니 서문 / 북트리거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엊그제 티빙 오리지널 들어갔다가 빠져서 넋 놓고 보게 된 드라마가 신세경, 조정석 배우 주연의 <세작, 매혹된 자들>이다. 아직 드라마가 완결된 건 아니지만 10 화까지 많은 횟수가 나와 있었고, 거기다 주연인 두 배우야 말할 것도 없이 믿보배인지라 완결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책도 읽는 둥 마는 둥 마구마구 정주행해서 이틀 만에 10 화를 다 보고야 말았다. 넘 재밌어서 다음 편은 언제 나오나 목이 빠지게 생겼다. ㅠㅠ



드라마의 배경은 조선인 듯 하지만 실제 역사를 반영하는 것은 아니고 어디까지나 허구의 세계.

요즘은 현실 세계에서도 전쟁이 끊이지 않고 계속 되고 있고 드라마에서도 청나라와의 관계에 있어서 전쟁과 사대의 정치 상황은 중요한 배경으로 등장한다. 드라마의 줄거리를 굳이 언급할 필요는 없지만 1화 시작 부분에서 이미 조선은 청나라와의 전쟁에 패해 왕(이 선)이 굴욕의 화친을 당하고, 우리의 남주인 진안 대군은 볼모로, 백성들은 청나라에 포로로 끌려가게 된다. 이 정도면 어느 정도 유추가 가능할 것인데 병자호란과 소현세자, 봉림대군이 청나라에 볼모로 갔던 역사적 사실이 떠오르고 드라마가 전개되는 과정에서는 배 다른 형인 왕(이 선)을 독살하고 왕위에 올랐다는 소문이 세간에 도는 것을 보면 이 드라마는 역사적 사실을 여럿 차용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드라마의 재미를 위해 여러 복선을 깔고 있으니 이래저래 갈등 상황이 많을 수 밖에 없다. 거기다 예쁜 신세경(강희수) 배우는 남장까지 하고 있다. 아니... 남장을 해도 그렇게 자그마하니 절세미인인데... 아무리 봐도 남자는 아니고만... 왜 아무도 못 알아보는 걸까 의아하다는... ㅋㅋ



아무튼 이 말을 하려던 건 아니고 강희수 그녀는 영의정 강항순의 금지옥엽 고명딸로서 바둑을 기가 막히게 잘 두는데, 남장을 하고 내기 바둑을 두어 이기고 받은 바둑판을 팔아 돈을 모아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간 여인들의 속환금으로 사용을 하려 한다. 이러한 사실을 다 알고 도와주는 친구가 있었으니 바로 환향녀(還鄕女) 기생 홍장이다. 

속환은 돈을 주고 포로를 사 온다는 것이고 환향녀는 고향으로 돌아온 여자라는 뜻이지만 이들이 병자호란이 끝나고 볼모로 끌려갔다 "돌아온 여인"이라는 데서 문제가 발생한다. 홍장은 원래는 양반집 규수이지만 볼모로 끌려갔다 돌아왔고 집 안에서 버림을 받았기에 자진해 기녀가 되었다. 병든 부모님을 극진히 모셨고 자식으로서의 도리를 다 하였지만 오라비에게 모진 수모를 당하고 남보다 못한 대접을 받는다. 당시에 홍장과 같은 환향녀들의 수가 수십 만에 달하였으며 극히 일부는 돌아왔지만 양반집 규수들은 속환금이 비쌌고 돌아온다고 해도 버림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타국에서 죽거나 목숨을 끊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기생 홍장의 인생은 한마디로 그녀를 지켜주지 못한 왕을 비롯한 조정의 대소 신료 놈들, 그녀를 타국에 볼모로 뺏긴 집 안의 한심한 남자 놈들, 그리고 특히 돌아와서도 핍박을 잊지 않는 '유현보'라는 개놈식히 오라비 놈! 때문에 말로 다 못할 고난을 받았다는 것이고, 거기다 가당치 않은 역모에 가담했다는 누명까지 쓰고 불귀의 객이 된다는 것이다. 이 정도면 차라리 환향하지 말고 청나라에서 죽는게 나았다는 논리가 성립할 만하다. 환향하였지만 고향은 그녀를 반겨주지도 집을 내어주지도 위로하고 보듬어주지도 않았다. 이 부분이 나는 너무 가슴이 아팠다는 거다.



그런데 이 환향녀 홍장(거기에 덧붙여 위안부 할머니들까지...)의 이야기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이러한 사실이 보편성을 띄고 만연해 있다는 것에 분노하는 것은 우리 여자들뿐인 것일까. 얼마 전 읽었던 <THE LAST GIRL>을 쓴 나디아 무라드를 비롯한 이라크 소수민족의 여인들도 ISIS(2003년 국제 테러 조직 알 카에다의 이라크 하부 조직에서 출발해, 2011년 시리아 내전 이후 시리아로 거점을 옮겨 활동하였으며 세력을 넓혔다. 급진 수니파 무장 단체로, 집단 학살과 잔인한 테러를 일삼았다. ISIS는 IS(Islamic State)가 그들 스스로 국가 수립을 선언하기 이전의 이름이다. 2019년 현재 IS는 대부분 와해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의 포로가 되어 성폭력을 당하고 성 노예가 되어 이 남자 저 남자에게 돌려지다가 천신만고 끝에 고향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집 안의 남자들에게 버려지고 혹은 '명예살인'이라는 이름으로 목숨을 잃게 되지 않을까 걱정을 하면서 돌아가기를 주저한다. 그러니까 이들 역시 그들의 잘못으로 포로가 되고 강간을 당하고 팔리고 다시 팔리는 과정을 반복한 것이 아니지 않은가. 가부장제 하에서 여성으로서 엄마로서의 소임을 다하면서 행복한 가정을 만들고자 최선을 다했을 뿐인데 ... 몸이 더럽혀진다는 그 끔찍한 현실이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가부장제 하의 힘없는 여성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사실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 그 책임과 고통은 왜 언제나 아직까지 여성의 몫이어야 하는가. 왜 그들은 고향에 돌아가는 것을 걱정해야 하는가. 




나디아 무라드는 이라크 북쪽 지역 '코초'라는 작은 '야지디' 마을에서 태어나 자랐다 '야지디' 부족은 자신들만의 종교인 '야지디'로 인해 붙은 이름인데 이슬람 국가인 이라크에서도 소외되고 상대적으로 보호받기 힘든 상황에 놓여있다. 이 지역은 수니파 아랍족과 시아파 아랍족 사이에 끼어 있어 양 진영으로부터 끊임없는 회유와 압박을 받는다. 그러던 중 2014년 ISIS(수니파)가 나디아의 고향인 코초 마을을 공격하였고, 21세의 학생이었던 그녀의 삶은 그야말로 산산이 부서졌다. 그녀의 6명의 오빠들과 어머니, 어린 사촌들은 끌려가 총살 당하고 묻혔으며, 나디아 자신, 부족의 젊은 여자들, 언니들은 ISIS의 대원에서 대원에게로 넘겨지면서 강간 당하고 폭행에 시달렸으며 담뱃불로 지져지고 채찍질 당하는 등의 폭력에 노출되면서 잔인하게 정복 당했다. 그들에게는 '야지디'라는 종교가 있었지만 ISIS에게 당하는 내내 '더러운 불신자'라는 모욕적인 말들을 들었다. ISIS는 이렇게 포로로 잡은 여성들을 시장에서 혹은 페이스북을 통해 수없이 거래하였고 나디아도 이 여성들 중의 한 명이다. 21세기 이 문명의 세계에서 너무도 야만적이고 비인간적인 이들의 만행은 '여자 포로와 노예는 재산에 불과하므로 사거나 팔거나 선물하는 게 가능하다'는 악의적인 논리를 당연시하도록 세뇌시키고 있는데 이는  ISIS의「포로와 노예 포획에 대한 질문과 응답」이라는 그들이 만들어 배부한 소책자에 문답 형식으로 나와있다. 실제로 이러한 책자를 읽고 ISIS에 동조하는 남자들이 있었다.(우리나라 고등학생도 IS에 입대하기 위해 출국한 적이 있지 않았는가!)  '야지디'라는 이름의 부족이자 종교를 가진 '야지디 나디아 무라드'를 비롯한 부족의 여인들은, 경전이 없는 쿠르드어를 쓰는 불신자들일 뿐이며 단지 이슬람을 믿지 않는다는 이유로 노예로 삼는 것이 율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결론에 따라 종교재판을 받은 것이다. 이렇게 전쟁 포로 여성들을 강간하고 폭행하고 죽이고 엄마와 아이들을 분리시켜 사고 팔고 노예화하는 것이 정당화되는 율법이라면 이러한 종교는 우리 인간 사회에 왜 있어야 하는가. 이러한 종교가 없어도 적어도 이보다는 더, 충분히 인간답게 잘 살아갈 수 있을 거 같은데...



다행히 나디아는 그녀를 돕는 천사 쿠르디스탄 아자위(아자위는 야지디와 오랜 친분이 있는 부족이란다. 이라크에 자신들만의 종교를 가진 소수민족이 많다는 것을 이 책을 읽어 알게 되었다. 소중한 경험이란 생각이 들었다) 가족, 그리고 고향을 잠시 떠나 있었던 덕분에 목숨을 건진 오빠 헤즈니의 도움으로 무사히 탈출에 성공한다. 그녀는 탈출 후에 여러 기회를 통하여 ISIS의 만행을 고발하였고 UN 안전보장이사회에 출석하여 증언하였다.  전쟁과 무력 분쟁의 무기로서의 성폭력 근절을 위하여 헌신한 공로로 2018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였다. 인권 변호사 아말 클루니는 책의 서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디아는 침묵을 거부했다. 인생이 그녀에게 준 고아, 성폭행 피해자, 노예, 난민의 꼬리표를 거부했다. 그 대신 새 꼬리표를 만들어 냈다. 생존자, 야지디 지도자, 여성의 대변자, 노벨 평화상 지명자, UN 친선 대사. 이제는 저술가."  




2017년 5월 말, 그녀의 고향 코초가 ISIS의 관할에서 해방되었고 전투를 피해 먼 길을 돌아 고향 마을에 찾아갔지만 학교의 지붕은 깨지고 안에는 일부 시신이 남아 있었으며 남은 것은 뭐든 소각되었다. 그녀와 가족들이 살던 집은 지붕의 나무까지 빼앗길 정도로 약탈당했고 잿더미가 되었다. 지금은 코초에서 잘 살고 있는 걸까... 코초로 돌아가기 1년 전 UN 연설에서 그녀는 말한다. 모든 야지디는 ISIS가 집단 학살 죄로 기소되기를 바라고 있으며, 청중들은 세계의 약한 자들이 보호받도록 도울 만한 권력을 갖고 있다고, 그리고 우리를 유린한 남자들의 눈을 똑바로 보고, 그들이 벌받는 것을 보고 싶다고 .... 나두 보고 싶다...! 숨어 있는 모든 IS 대원들 지구 끝까지 찾아가 모두 찾아내서 법정에 세워야 한다. 그래서 그들에게도 똑같은?? ...고통을 맛보게 해야한다.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게 끝을 맺는다.


  

        "무엇보다도 이 세상에서 나 같은 사연을 가진 마지막 여자가 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저주토끼 (리커버)
정보라 지음 / 아작 / 202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기괴, 호러, 환상, 공포... 이런 이름이 붙을 10개의 단편이 책 한 권에 가득 담겨 있다. 읽기 전에 가졌던 선입견, 우려와는 달리 10개의 단편들은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강력한 흡인력을 가졌다. 읽으면서 여러 작가들의 작품이 떠오르기도 했는데 특히 작년에 읽고 좋아하게 된 켄 리우의 <종이 동물원>이 생각났다. 켄 리우의 작품이 더 따뜻함이 느껴지긴 했지만. 정보라 작가의 단편들의 인물은 현실보다 더 낯설고 쓸쓸하며 씁쓸하다. 결말은 하나같이 현실보다 더 무섭고 실현불가능하며 절망적이어서 오히려 위안이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 노인들의 일상을 유쾌하게 담다. 실버 센류 모음집
사단법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 포푸라샤 편집부 지음, 이지수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너무 웃긴데 씁쓸..ㅠㅠ
어르신들이 지은 실버 센류 입상작들을 엮어놓았다.
센류는 5.7.5조의 정형시라는데 비슷하게 맞추려 하지만 딱히 글자수에 크게 구애를 받지는 않는 것 같고, 세태나 시대, 생활상 등의 핵심을 찔러 읽는 이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고 감탄하게도 만든다. 이 책에 실린 <실버 센류> 작품들은 실버 세대의 고민 내지는 웃어 넘길 가볍고 귀여운 푸념들처럼 들린다. 읽을 땐 너무 웃겨서 눈물 날 지경이었는데 읽고 나니 괜스레 씁쓸한 것이 어째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공감하는 순간들이 너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나이가 들었나 싶기도 하고 아직 노인이 아닌데 이해가 넘 잘 되는건 대체 뭔지!
하나 하나 읽으면서 노인 세대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면 이 책을 읽은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게 아닐까 생각한다. 열심히 세어 봐도 고작 글자수라곤 20 자 내외의 작품들인데 그 속엔 인생의 기쁨, 슬픔, 쓰라림, 고통, 그리고 서글픔까지 모두 녹아있다. 88 편 모두 자신도 모르게 웃으며 읽게 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일본 사회가 현재 초고령 사회에 진입해 있는 만큼 노인 세대에 관심과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은 우리에게도 발등의 불이 아닐까 싶다. 노인 세대의 리얼한 생활상을 생생하게 전해주는 이러한 실버 센류의 발굴과 권장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된다.
실버 센류 몇 작품을 감상해보자.

세 시간이나
기다렸다 들은 병명
˝노환입니다.˝

2세대 주택
지었지만 아들한테
색시 안 오네

레이디 가가보다
화려하구나
우리 집 레이디 바바(일본어로 할머니)

영정 사진
너무 웃었다고
퇴짜 맞았다

요즘은
대화도 틀니도
맞물리지 않는다

빨리 감기 하고 싶다
우리 마누라
푸념과 잔소리

안약을 넣는데
나도 모르게
입을 벌린다.

자동 응답기에 대고
천천히 말하라며
고함치는 아버지

전에도 몇 번이나
분명히 말했을 터인데
˝처음 듣는다!˝

이 나이쯤 되면
재채기 한 번에도
목숨을 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 한 사람
최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단 한 사람> 최진영 지음
최진영 작가의 팬이라면... <해가 지는 곳으로>와
<단 한 사람>으로 파派가 갈린다지..
그렇다면 나는 단연코 <해가 지는 곳으로>에 백만표!
한 달 이상 기다렸다 도서관에서 빌려왔는데 단 몇 시간만에 읽어버렸다. 아니 읽을 수 있었다.
책에 대한 정보라고는 최진영 작가의 작품이란 거 하나였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스토리 전개에 당황했다.
그래서 더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를 걸어본다. 방향전환 해주었으면 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라진 내일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박슬라 옮김 / 오픈하우스 / 201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잭 리처의 사라진 내일> 리 차일드
잭 리처 13번째 시리즈이자 내겐 두 번째 온 책도 다 읽었다.
엄청난 미모와 큰 키의 젊은 여자와 작고 통통하고 못생긴 늙은 아줌마, 이 두 명의 잔인하고 무서운 무자헤딘(알 카에다) 조직원들이 미국의 뉴욕으로 날아와 벌이는 공작들, 그리고 이를 분쇄하기 위해 잭 리처는 꼼꼼하고 세밀한 추리로 나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주었다. 이렇게까지 머리가 좋을 거라곤 생각 못했는데... 머리까지 좋은 잭 리처 넘 멋져!암튼 결론은 넘넘 재밌었다는 것.
초반엔 좀 지루했는데(640쪽이나 되니까 중간이든 어디든 어느 순간엔 지루함이 찾아든다~~) 중반 이후 무서운 속도로 책장이 넘어갔다. 역시 잭 리처다.
배우 앨런 리치슨 얼굴이 자연스럽게 오버랩 되니
그것도 또한 재밌었다. 어쩜 그렇게 잘 어울릴까 싶은 생각이...하하하하

다시 도서관에 빌리러 가고 싶지만 우리 동네 작은 도서관엔 잭 리처 시리즈가 진짜 한 권도 없다. 어쩜 이럴 수가 있니. 이럴 때 정말 내가 진짜 시골로 이사온 실감이 나서 살짝 우울해진다.
중앙 도서관은 차 밀리겠지? ㅠ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