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증여 상속 - 다툼은 줄이고 자산은 늘리는
김성철 지음 / 지식너머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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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에서는 상속인에게 준 증여재산에 대해서는 증여한 시기에 상관없이 합산하고 평가액은 상속시 평가액으로 한다고 하였습니다. 영호 씨의 사례로 20년 전에 받은 1억짜리 토지를 현재 평가액인 9억으로 해서 상속재산에 합산하여 분배액을 계산하였습니다. (-43-)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는 상속세와 증여세가 과세되는 재산평가의 기본 원칙을 재산의 평가액을 평가기준일의 시가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여기서 평가기준일은 상속은 상속개시일로서 피상속 일의 사망일, 증여는 증여일을 말합니다. 시가는 불특정다수인 사이에 자유로이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통상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가약을 말합니다.(-86-)


가업상속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피상속인이 최소 10년 이상 계속하여 경영하여야 하고 기간에 따라 위와 같은 공제 한도액이 있습니다. 사업기간이 25년이고, 가업승계되는 자산이 250억 이라면 한도가 300억이니 250억 전액 공제, 400억이라면 한도액인 300억까지 공제가 됩니다.30년 이상의 기업으로 기업승계 자산이 700억이면 한도인 500억까지 상속공제욉니다. (-135-)


말그대로 유언자가 직접 자필로 유언장을 작성하는 방식입니다. 다른 사람이 대필해서도 안 되고, 타이핑해서 출력해서도 안 되며 자필로 쓴 것의 복사본도 안 됩니다.유언의 내용을 쓰고 작성 연 월 일을 정확하게 지재해야 합니다. (-231-)


시대가 바뀌고 있고, 세금에 대한 기준도 엄격해지고 있다.대한민국 사회에서 상속과 증여가 엄격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이유는 꼼수를 써서 빈번하게 탈세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몰라서 탈세를 하고, 알아서 탈세를 하는 대한민국사회에서 온전한 국민으로 살아가려면 합법적인 방법으로 상속과 증여가 이루어져야 하며, 상속과 증여 과정에서 절세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상속세, 증여세로 1억 이상의 돈을 지출하는 이들,빚을 가지고 있는 이들,가족이 함께 살아가지만, 묘한 가족관계를 갖추고 있는 사람들에게 특히 필요한 책이다. 과거 우리는 많은 가정들이 일부다처제를 가지고 있었다.1950년대~1960년대 전쟁 통에서 한 집에 둘 이상의 어머니를 모시는 경우가 태반이었고, 부모 중 한 사람이 돌아가시면서 생기는 상속 ,증여 문제가 상당히 많았다. 그건 우리 사회가 걸어온 발자취였고, 법과 제도보다 사회적인 관행을 더 먼저 생각함으로서 간과해왔던 부분들이다.먹고 사는게 더 시급했던 시기에서 잘사는 사회로 전환하면서, 그동안 큰 문제가 되지 않았던 부분들이 사회적인 문제로 표면화되었던 것이다.


각 가정마다, 각각의 집안이 가화만사상이고, 가족간에 우애가 좋다면 이 책은 큰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그건 살아생전에 가족간에 암암리에 증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산 증여를 함으로서 합법적으로 얼마든지 증여를 할 수 있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 문제는 집안의 어른 중 한 사람이 크게 다치거나 변고를 당한 상황이 나타날 때이다. 누군가 다치게 되면, 간병 문제,장례문제가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우리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사회적인 안전망이 사라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누군가 한사람이 다치게 되거나 사망을 할 때 준비되지 않은 상속과 증여가 일어날 때가 있다. 그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증여와 상속 과정에서 탈세를 하게 되고, 몰라서 세금을 기존의 세율을 넘어서서 과세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그래서 필요한 것이 상속에 대한 기준을 꼼꼼히 체크하는 것이다. 가업 승계나 재산분할 승계, 부동산 자가 양도와 같은 방법으로 얼마든지 합법적으로 상속과 증여가 이루어질 수 있고, 적은 상속세로 재산을 가족에게 인수인계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더 나아가 할아버지에서 자녀에게,자녀에게서 손자에게로 상속 증여를 하는 것보다 한 단계 생략한 할아버지-손자로 증여 상속이 이루어진다면, 증여 상속 과정에서 과세 없이 충분히 절세가 가능하다. 몰라서 하지 못하고, 알지만 써먹지 못하는 상속과 증여, 합리적이고 지혜로운 상속과 증여가 우리에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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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 중용이 필요한 시간 - 기울지도 치우치지도 않는 인생을 만나다 내 인생의 사서四書
신정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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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참 묘한 나라이다.경제는 낡은 것을 배척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갈구하면서 물질적인 욕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물질적인 삶과 정신적인 삶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그 와중에 우리의 가치관은 조선시대 성라학, 즉 유교적 가치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삶 속에서 상황에 따라 이율배반적인 상황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고, 사람에 대한 실망감을 번번히 드러낼 때가 있다.합리적인 선택과 결정을 하면도, 결정적인 순간에 우리는 주관적인 직관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어려서부터 학교에서 교육을 통해 책을 읽으면서, 사회에 나오면, 우리가 학창 시절 배웠던 것들에 대해 판을 스스로 엎고 다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그런 상황은 나이가 먹어가면 갈수록 심각해지고, 서로 다는 생각과 가치관을 인정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고전에 대해 통섭과 성찰을 강조하는 저자 신정근님은 마흔에는 학습과 배움을 추구하는 논어를 읽고, 오십이 되면 중용을 읽어아 하는 이유를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으며, 흔들리는 갈대처럼 살아가는 철없는 지천명 오십에게 세상을 지혜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이 책에 말하는 중용은 가운데에 서 있는 걸 뜻하지는 않는다.판단과 결정의 순간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돌이켜 보면 우리가 어떤 상황이 눈앞에 나타날 때 ,그 기준에 대해서 자신의 직관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일관되지 않는 선택과 결정, 외부에서 보는 기준과 자신의 가준이 상반될 때,사람들은 공격적으로 돌변하고, 상대방에게 공격적으로 자신을 표출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그러나 그 대상은 얼마든지 자신을 향할 수 있고, 본인 스스로 생각했던 상식과 살아가는 이치가 잘못되었다는 걸 깨닫게 되고, 스스로 무너지는 오십의 자화상을 보여주게 된다. 


중용은 바로 그런 상황에 삶의 대안이 될 수 있다.넘어지고 깨지고 다침으로서 스스로 무너지는 순간에 자신을 세울 수 있는 힘이 된다.땅에 뿌리를 내리고 흔들리는 대나무가 쭉쭉 하늘 위로 성장하는 것처럼, 오십에게 필요한 것은 대나무의 성장과 관조였다. 흔들리는 걸 인정하고, 스스로 칼날 위에 올라서서 걸어가는 것에 대해 두려워 하지 않는 그 마음 ,하나라도 정확하게 실천하고 실행으로 옮기는 덕목을 추구하고, 인의예지의 법도에 따라 삶을 살아가는 것, 세상 사람들에게 존경 받을 수 있는 지천명이 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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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서울 - MZ세대의 도시
이강훈 외 지음 / 해피페이퍼(HAPPY PAPER)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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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바뀌고 있다는 걸 느끼는 것은 대형 마트이다.대형 마트에 물건의 순환을 보면 어떤 물건이 많이 나오고 나떤 물건이 적게 나오는지 통계를 분석해 본다면, 소비자의 트렌드는 분명 앞으로 바뀌고 있다는 걸 피부로 느낄 수 있다.또한 신제품은 그 시대의 주류 트렌드에 발맞춰져 있으며, 젊은 세대를 주축으로 트렌드는 큰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그건 젊은 세대는 소비 세대이며, 돈에 대한 민감도가 낮으며, 소비를 투자로 인식하기 때문이다.상대적으로 퇴직을 앞둔 실버 세대는 노후를 먼저 생각하기 때문에 지갑을 닫는 경향이 크다.그 소비의 주축이 되는 세대가 바로 이 책에서 언급하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이며,그들은 1990년대 이후에 태어난 세대이다.


그들은 그 전 세대와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지갑이 얇아지고, 미래를 내다 보는 것보다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은행에 저축을 하고, 아파트와 상가에 투자한다는 것은 이 책에서 말하는 mz 세대와 맞지 않는 트렌드이다.그들은 가지고 있는 돈의 범주 안에서 즐기기를 원하고 있으며, 어느 정도의 돈을 가지고 있으면, 저축보다는 경험을 통해 여행을 즐기고, 체험을 하고 , 삶의 노하우를 얻으려 하고 있다. 그건 그들 스스로 태어나면서, 풍복한 삶을 살아왔으며, 스마트폰 기기에 익숙한 디지털 세대이기 때문이다.검색에 능하고, 정보에 밝은 세대이기 때문에 스마트한 기기 스마트 도시를 원하면서,자유로운 디지털 보헤미안이 되고 싶어한다.그레서 학습의 방법도 달라지고 있으며, 체험하고 경험하는 삶을 추구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더 나아가 의식주의 큰 틀이 바뀌고 있으며, 새로운 변화에 발맞춰 우리는 그들이 원하는 디지털 1코노미 경제에 대해서 배우고 느끼고, 습득하고 싶어하였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목적에서 새로운 트렌드 변화를 엿볼 수 있다.소유하는 것보다는 공유하는 것이 익숙하고, 디지털 세계에 파고 들어가면서,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을 대신하고 있다.인간에게 안전하면서, 한정적인 장소와 시간에 인간을 대신하는 단순한 일을 하는 로봇이 나타나고 있으며, 고급 호텔이나. 백화점에는 빨래, 청소, 인테리어 등등 인간을 위한 새로운 경험 추구와 서비스를 얻을 수 있으며, 지금보다 더 스마트하고, 편리하며,비대면적 인 요소들에 익숙해지는 삶이 우리 앞에 나타나고 있었다.이런 과정은 인간 스스로 저항감이 낮아지면,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그 과정에서 우리는 기존의 직장의 틀에서 벗어나 주업과 디지털 부업을 병행하고 있다.유투버가 되어서 광고 수입을 얻고 있는 직장인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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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길 평전 보리 인문학 1
한명기 지음 / 보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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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운데서도 특히 주목되는 인물은 한찬남이다. 한찬남은 과거 합격 이후 광해군 정권에서 출세 가도를 달려 도승지,대사헌 , 형조판서 같은 관직을 역임했고, 대북파의 핵심 인물로 권력의 정점에 섰다.권신 이이첨 (1560~1623) 의 심복이었던 그는 1613년 (광해군 5) 계축옥사ㅅ가 발생하자 영창대군을 죽이는 데 앞장섰다.한찬남은 이아 '폐모론'까지 주도하면서 조정에서 남인과 서인들을 몰아내는 데 중심 역할을 했다. (-36-)


반정 성공 이후 공신들 사이에서 불협화음이 불거질 것을 예측했던 것일까? 당시 충청도 연산에 머물던 서인의 원로 김장생이 편지를 보내왔다. 수신인은 이귀, 김류, 장유, 최명길처럼 모두 반정공신들이었다.김장생은 이들 네 명 모두의 스승뻘로 거사가 성공할 경우 반정공신들이 조정으로 가장 먼저 모셔 오려 했던 인물이다. (-131-)


'안민'과 '토적'을 위한 개혁을 성공시키려면 나라 전체의 인민과 토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먼저였다.그를 위해 최명길 뿐 아니라 당시 관인들이 강조했던 것이 바로 호패법,군적법, 양전을 실시하는 것이었다.호패법과 군적은 모두 백성들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한 정책이었다.임진왜란과 광해군 정권의 실정을 거치면서 본래의 거주지에서 도망한 자들, 또는 죽은 자들로 말미암아 생긴 군대의 부족 인원을 보충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책임을 지우는 폑단을 제거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했다. (-201-)


우리나라 사람들은 군사 기밀의 중요성을 알지 못합니다.전에 강화도에 있을 때 대감이 야간에 습격하는 일을 가지고 논계까지 했으니 정말 가소롭습니다.오늘의 일은 전하께서 심복대신과 더불어 은밀히 의논하여 결정하시되 승지와 내관도 듣지 못하게 해야 가능한 것입니다. (-300-)


연소한 척화신들이 천기를 파악하지 못하고 병화를 촉진시킨 잘못은 있지만 청론을 통해 원칙을 지키려 했다는 사실은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최명길의 입장이었다. 따라서 그들을 오랫동안 유배지에 둘 수는 없다고 강조한다.역시 환도 이후 심하게 분열되었던 조정의 화합을 도모하려는 조처였다. (-390-)


2020년이 밝았다.경자년 새해에는 300명의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있다.국회의원이 되려면 그들은 지역을 살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정치적인 협상조건도 분명 필요하다. 법을 만들기 때문에 법과 정치를 함께 알아야 하며, 여기에 덧붙여야 하는 거이 역사에 대한 이해와 통섭이다.남들보다 더 멀리 보되, 먼저 앞서 나아가지 않는 것, 그 과정에서 함께 아우르면서 나아가야 자신이 원하는 정치적인 그릇을 갖춰 나갈 수 있다.물론 그 과정에서 정적을 정리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권력의 정점에서 자신에게 해가 되는 이들을 가감하게 쳐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그건 지금이나 과거 병자호란이 일어났던 인조 임금때나 별반 다르지 않았다.역사속의 주요한 사건, 인조임금과 삼전도 굴욕 하면 떠오르는 인물, 최명길에 대한 탐구를 시작한다는 것은 작금의 현실로 비추어 볼 때 상당히 고무적인 부분이다.


이 책은 인조의 반정공신 최명길의 일대기를 기록하고 있었다. 그 시대에 병약하고, 허약했햇던 최명길은 정치에 입문하여 임금의 곁을 보필하는 것보다는 학자로서 은둔하면서 공무하는 것이 체질상 맞았다.하지만 최명길은 예기치 낞은 역사적인 사건으로 인해 전면에 나설 수 밖에 없었다. 척화파와 주화파 사이에 끼여서 자신이 해야 할, 나라의 명운이 걸려 있는 외교적인 역할을 간과할 수 없었던 거였다.이 책을 읽으면서, 최명길의 고뇌를 엿볼 수 있다. 지금의 현실로 비추어 볼 때 병자호란과 같은 큰 전쟁에 일아날 거라고 생각할 때, 미국이 아닌 일본의 손을 잡는다면, 어떤 사단이 벌어질 지 뻔한 시나리오가 보여지게 된다.즉 인조 임금 때 지금의 미국이 명나라였고, 지금의 일본이 청나라였다.그리고 우리는 지금도 청나라를 오랑캐라 지칭하고 있다. 임금 밑에 있었던 조선의 성리학자들은 대부분 청나라를 오랑캐라 생각하였고, 명나라의 힘을 믿고 있었다.하지만 시대는 명나라에게 불리한 상황이었고, 최명길은 청나라의 손을 잡아야 한다고 말한다.그건 20명의 신하중 19명이 명나라의 손을 잡아야 한다고 말할 때 최명길 혼자만 청나라의 손을 잡아야 한다고 허공에 외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명나라와 손을 잡고 명분을 얻을 것인가, 아니면 청나라와 손을 잡고 나라를 살릴 것인가 갈림길에서 최명길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청나라와 화친을 맺게 되었고, 삼전도 굴욕이 있었지만, 조선이라는 나라는 소멸되지 않았고, 인조 임금은 더 큰 치욕을 감수하지 않았던 것이다.


우리는 역사를 공부할 때 '만약'이라는 하나의 가정을 늘어 놓는다. 최명길이 바라보는 역사적인 안목이 틀리고, 명나라가 청나라를 이겼다는 가정을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지는 안 봐도 비디오이다.최명길의 역사적인 사실은 소멸될 수 있고, 그들 ,즉 척화파의 말은 정답이 되는 거이다. 주화파에 서서,양명학을 공부했던 최명길의 남다른 안목은 빛을 발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최명길의 생각과 외교적인 성과가 맞았고 나라를 위기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그 나머지 사람들, 즉 주화파가 아닌 척화파의 신하들 척화신이 최명길의 업적을 지우려 했던 것이다. 최명길에 대한 역사적인 편견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야만 척화파 자신들의 과오는 숨길 수 있기 때문이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역사는 반복되며, 그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현대판 최명길은 또 나타난다는 것이다.그럴 때 최명길을 보호해 주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역사는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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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oman in the Window - Was hat sie wirklich gesehen?, 2 MP3-CDs (CD-Audio) - MP3 Format, Lesung. Gekurzte Ausgabe
A. J. Finn / Random House Audio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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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실은 에드의 공간이다. 서가는 등이 갈리족 누렇게 먼지가 낀 책들로 빈틈없이 빽빽하다. 내 공간인 서재는 널찍하고 여유롭다. 체스 전쟁의 주 무대인 매킨토시 컴퓨터가 이케아 테이블 위에 놓여 있고,2층 욕실이 있다. 이 공간 역시 화장실이 딸린 욕실에 붙이기에는 과분한 단어인 '천상의 황홀결'답게 디자인되었고, 그 이름에 걸맞게 출혈이 컸다.다른 한켠에는,언젠가 디지털에서 필름으로 넘어간다면 암실로 꾸밀 작정인 벽장이 있다. 하지만 이미 흥미를 잃어버린 듯 하다. (-27-)


나는 속눈썹 사이로 그녀를 바라본다.에드가 매우 흡족해하며 농익은 여인이라고 불렀을 법한 여자였다. 풍만한 엉덩이와 입술, 차오른 가슴과 부드러운 살결, 행복해 보이는 얼굴과 완전연속된 푸른 불꽃을 연상시키는 눈동자. 그녀는 인디고 진에 목이 둥글게 파인 검은 스웨터를 입고 있다.가슴 위로 은색 펜던트가 달려 있다.나이는 30대 후반 정도일 것이다.아직 소녀 태를 벗지 못했을 때 아이를 낳았으리라. 이선에게 반했던 것처럼, 나는 이 여자에게 첫눈에 반했다. (-87-)


제인이 다시 프레임 안으로 들어온다. 하지만 걷는 게 아주 느리고 이상하다. 비틀거린다. 블라우스가 적갈색으로 물들어 있다.내가 지켜보는 동안, 적갈색은 배까지 번진다. 그녀의 손이 허우적거리며 가슴을 더듬는다.가느다랗고 반짝이는 무언가가 거기에 꽂혀 있다.마치 칼자루처럼.(-213-)


그가 손을 내밀어 내 손을 잡는다.손곤에 닿는 감촉이 거칠다.그는 나를 부드럽게 이끈다.팔 근육의 움직임이 눈에 들어온다. 
"오늘 정말 미안했어요."나는 사과한다.
그는 고개를 끄덕인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거예요."
그는 다시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계단 쪽으로 움직인다.내 뒷모습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 느껴진다. (-303-)


몇시간 동안, 나는 에드와 올리비아의 곁에서 깜빡 잠이 들었다.깨어보니 , 오전 11:11.눈보라가 물결을 이루며 우리를 향해 불어닥치고 있었다. 바람은 머리 위에서 채찍 소리를 냈다.근처에서 낮게 으르렁대는 천둥 소리가 났다.나는 얼굴에서 눈을 쓸어내고 다리를 움직였다.
눈을 비비고 다시 봐도 똑같았다.주변이 잔물결처럼 동요하고 있었다.마치 자석이 서로 끌어당기는 것처럼 양쪽 무릎이 서로 부대꼈다. 나는 땅으로 털썩 주저 앉았다."안 돼." 목소리가 잘라져 나왔다.나는 땅을 향해 휘저으며 몸을 지탱하려 애썼다.(-400-)


여기서 정지.나는 몸을 비틀며 눈을 뜬다.천장이 프로젝션 스크린처럼 눈앞에 펼쳐져 있다.
화면을 가득 채운 것은 제인의 모습이다.내가 제인으로 알고 있는 여자.그녀가 부엌 창가에 서 있다.땋은 머리가 어깨 사이에서 달랑거린다.
이 장면은 슬로모션으로 재생된다.
제인이 나를 향해 돌아서고, 나는 그녀의 환한 얼굴에 줌인한다. 반짝이는 펜던트 때문에 카메라가 노출을 조정한다.이제 뒤로 빠져서, 화면을 넓게 가져간다. 한손에는 물잔이 들려 있고,다른 한손에는 브랜디 한잔이 들려 있다. (-512-)


누군가는 진실을 알고 있고,누군가는 거짓을 말할 때가 있다.진실과 거짓을 말하는 사람의 차이는 이익과 불이익, 자본의 힘 더 나아가 자시의 욕망에서 비롯된다. 문제는 진실이 묻혀지고, 거짓이 수면위로 드러난 경우이다.진실을 알고 있는 이의 말을 대중이 믿지 않고, 무시하게 됨으로서,우리가 생각하는 사건들은 수면 위에 잠시 머물러 있다가 다시 심연의 밑바닥으로 가라앉게 된다. 과거 우리 앞에 나타난 화성연쇄살인사건 또한 범인을 잡을 수 있었던 기회가 분명 있었건만, 진실을 알고 있는 결정적인 제보가 묻힘으로서, 그 사건은 공소시효를 넘긴채 2019년에서야 비로소 우리 앞에 진실이 수면위로 나타나고 말았다. 작가 A.J의 <우먼 인 윈도> 또한 마찬가지이다. 주인공 애나 폭스는 광장 공포증을 가지고 있으며, 밖을 나오지 못하는 심리상담가였다.자신과 비슷한 정신병력적인 증상을 가진 환자들을 채팅으로 상담을 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병의 원인을 찾아가고 있었다.병을 알아가고, 병에 대해서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지니 할머니와 채팅을 하게 되는데, 애니는 8살 딸 올리비아와 함께 살아가면서,집에는 무성영화의 중흥기를 이끌었던 무성영화의 대부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들을 DVD로 소장하고 있었다.


즉 이 소설은 알프레드 히치콕의 <이창> 을 재현하고 있으면서, 히치콕의 다른 영화들은 연상하게 되는 복선적인 장치와 도구들을 사물과 사람 ,장소에 배치하고 있다. 그 안에 보여지는 수많은 것들은 자신들의 모습에 대해서 느끼게 되고, 생각하게 된다.이웃에 사는 제인 러셀을 창문 너머로 보는 것을 즐기는 애나는 그 과정에서 예고되지 않는 살인사건을 눈앞에 보고 말았다.하지만 사람들은 애나 폭스의 말을 믿지 않고, 신뢰하지 않았다.아무리 그 때의 상황을 이야기해도 사람들은 폭스를 미치광이 여인으로 생각하고, 눈앞에서 진실은 가려진 채, 폭스의 말은 묻혀지고 말았다. 진실을 알고 있는 자와 그 진실을 묻어 버리고 싶은 자 사이의 시소 게임은 실제 진실을 파고 드는 애나에게 실망스러운 결과물들이 앞에 놓여지게 된 것이었다.살아있는 자와 죽음을 앞두고 있는 자들 사이에서, 히치콕의 영화 속의 복선들이 소설 곳곳에 스며들고 있었다.


진실은 제2차 방정식의 정규곡선처럼, 주파수의 파동처럼 수면 위로 올라갔다가 내려오고 있으며, 그것은 반복되어지고 있었다.그 과정에서 애나폭스의 딸과 남편은 예고되지 않는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말았다.진실을 캐면 캘수록 애나 폭스 앞에 불운이 연속적으로 나타나게 되면서, 사람은 점차 자신의 진실을 목도하는 것이 두려워지기 시작하였다. 자신이 그동안 이웃을 염탐하고 이웃을 관찰하는 입장이었다면, 그것이 바뀌고 말았다. 애나 폭스 스스로 관찰당하는 입장이 된 것이었다.,차이라면,애나 폭스 스스로 자신이 관찰되고 있다는 걸 안다는 거였다.


소설은 진실을 찾기 위한 여정을 지속하고 있다.누군가를 죽이지 않으면, 자신이 위태로워질 수 있는 그 순간, 남들이 자신에 대해서 이상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 진실을 얻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그 때 필요한 것은 사람들의 용기였다.애나 폭스가 가지고 있는 광장공포증에서 벗어나는 것,그것은 애나가 가지고 있는 큰 두려움이었고, 공포였으며,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의 목숨을 걸 수 있는 큰 용기가 필요하였다. 이 소설은 바로 그런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었다.그 안에서 폭스는 살아남을 것인가, 아니면, 죽음의 종착역에 도달할 것인가,거기에 대한 해답은 알프레드 히치콕 만이 알 것이다. 이 소설은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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