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끝의 모험 - 지구의 마지막 야생에서 보낸 35년
릭 리지웨이 지음, 이영래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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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라는 아웃도어 브랜드는 아르헨티나와 칠레 양국에 걸쳐 있는 파타고니아 국립공원에서 그 정신을 이어받았다. 자연을 보존하고 되살리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보여주는 가장 훌륭한 사례라며 자연보호의 모범을 제시하였다. 현재 파타고니아 지속가능경영 부사장인 릭 리지웨이는 이본 쉬나드의 오랜 동료로 숱한 등반 경험을 가진 전설적인 산악인이자 환경운동가이기도 하다. 인류의 무분별한 환경파괴와 탄소 배출로 인해 지구온난화와 이상기후가 일어나며 다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이 책을 읽을수록 환경보호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가장 감명 깊었던 부분은 더그와 크리스 톰킨스 부부가 칠레의 푸에르토 몬트부터 케이프 혼에 이르는 2400㎞ 지역을 매입하여 지속 가능한 국립공원으로 만들었는데 이를 칠레에 환원하며 푸밀린과 파타고니아 국립공원을 창설했다는 사실이다. 자연보호를 위해 민간인 단체에서 역사상 유례없는 일을 추진한 것이다. 앞으로 생태보존을 위해 칠레 정부와 톰킨스 재단이 야생의 땅을 보호하여 야생동물과 생물들이 번성했으면 좋겠다. 우리들의 미래는 이렇듯 위대한 뜻을 가진 개개인을 중심으로 결집하여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좋은 사례다. 분명 우린 위대한 자연을 누리기 위해 인간과 야생이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모험은 끝이 없다.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미지의 영역을 정복하기 위해 이들은 이미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렇게 세계 곳곳을 누비며 모험을 다니는 동안 환경을 지킨다는 건 당연했을 것이다.


"'모든 것이 보고 싶어서'. 그렇게 하기 위해서 그는 쉰이 되는 해에 성인이 되고 줄곧 걸어왔던 길을 떠나 완전히 새로운 길을 택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지도도, 표지판도, 목적지에 이를 수 있다는 어떤 보장도 없었습니다. 우리 중 그런 용기를 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세계지도에서 이들이 모험을 떠난 지역만 해도 25곳에 이르는데 히말라야부터 남극, 아메리카 대륙, 케냐, 보르네오 등 주로 험한 곳을 위주로 다녔다. 5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은 읽는 내내 현장에 있는 것 같은 생생함을 전달해 준다.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에 이어 환경을 지키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영감을 불러일으키리라 확신한다. 100년도 살지 못하는 삶이지만 대를 이어 자연의 아름다움을 누리기 위해선 이들처럼 적극적인 행동과 실천으로 지켜나가야 한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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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위에서 니체를 만나다 - 사람과 예술, 문화의 연결고리 다리에 관하여
토머스 해리슨 지음, 임상훈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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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강, 하천을 잇는 다리의 역할은 사람과 물자를 오가게 할 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를 연결하는 중요 건축물이다. 다리가 없다면 고립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데 제약이 많아진다. 책 제목에서 눈치챘겠지만 일반적인 다리의 기능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인문학적으로 접근하여 역사, 문화, 예술, 종교에 걸쳐 우리가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풍부하게 쏟아낸다. 이렇게 수많은 이야기가 있을 줄은 몰랐는데 고대 사람들은 다리가 삶과 죽음을 연결하는 상징성을 부여하였다. 하지만 클리프턴 현수교, 금문교, 난징 장강대교, 혼지 레인 다리, 선샤인 스카이웨이, 한강대교처럼 투신 사건이 종종 발생하는 곳이기도 하다. 고대부터 현재까지 다리는 생사가 오가는 엇갈림이 공존하는 장소다.

'이 책에 관한 해설'에서 많은 분량을 할애하며 쓴 부분을 읽어보면 박학다식한 저자가 전 세계에 걸쳐 풍부한 사유로 '인류 문명과 다리의 상관성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며 문학 텍스트로 다리의 내력을 파헤치는 부분을 인상 깊게 적었다. 유럽 언어 및 다문화 연구 교수로 그의 전공을 살려 다리와 관련된 사람과 예술, 문화의 연결고리를 집요하게 추적한다. 다리는 두 공간의 경계 그 자체에 있으며 다리를 파괴하려 했던 역사의 현장도 빼놓지 않는다. 시인과 문학가들은 비유와 은유를 섞어 표현하기를 즐겨 했는데 다리도 예외는 아니어서 의미를 확장시키기도 한다. 이 책은 다리에 관한 지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너무나도 방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다소 벅찬 느낌도 든다.


운무에 가려 희미하게 보이는 다리는 신비롭고도 공포스러운 느낌을 동시에 준다. 어디론가로 연결되어 수많은 사람들과 가축들, 차들이 지나갔을 자리에 켜켜이 쌓인 역사와 사건들이 있다. 결국 모든 것들은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일들이다. 그 층위에 상상력을 더하고 상징성을 가진 의미를 부여했을 뿐이다. 다리는 인류 문명을 상징이자 정체성이다. 우리나라에도 곳곳에 놓인 다리마다 역사적 의미와 숱한 이야기들이 있다. 이를 문학적 은유와 만나면 어떻게 표현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책이다. 간혹 읽기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은 있지만 감탄하게 만드는 방대한 지식에 압도당하는 기분이다. 알면 알수록 보이는 것이 많아지는 것처럼 다리에 얽힌 인문학적 접근은 좋은 시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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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하나만 선택하라면, 운동 - 불안, 우울, 스트레스, 번아웃으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해
세라 커책 지음, 김잔디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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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함으로써 얻는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아도 땀 흘려 걷거나 뛰고 난 후 이전보다 몸 상태가 훨씬 가벼워짐을 느낀다. 하지만 생각만큼 꾸준히 지속한다는 건 결코 쉽지 않다. 나 같아도 운동이 벅차고 힘들다면 매일 헬스장에 간다는 건 여간 곤욕스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내 몸 상태에 따라 점차 강도를 높여나가는 것이지 억지로 트레이닝을 하면 꼭 탈이 난다. 예전에 우연히 PT를 서비스로 받아본 적이 있었는데 초급자에게 중급자 정도 수준의 강도로 하다 보니 벅찼던 기억이 난다. 저자는 운동을 힘들어하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건강과 피트니스를 두고 훈계하는 말은 모두 흘려버려라. 잘빠진 몸매가 원래 좋은 거라는 법은 없다. 절대적이고 이상적인 웰니스의 기준이 있다고 한들 그걸 달성할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다. 애초에 그런 기준은 존재하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가 오해하는 것 중에 하나는 다른 사람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려 든다는 점이다. 등산을 갈 때마다 아웃도어 장비를 풀세트로 갖춰야만 자격이 주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운동에도 어느 기준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운동이 아닌데도 자신에게 맞는 운동법을 찾기 보다 훈련법대로 소화해야 의지력이 강하다고 여긴다. 그러니까 돈을 투자하고 강한 의지력과 큰 결심을 가져야만 운동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우리가 쉽게 접근해서 이용할 수 있는 온갖 운동이 이미 세상에 넘쳐난다고 말한다. 정형화된 방식보단 DIY 운동 루틴이 자신의 상황에 맞춰 할 수 있으니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반드시 헬스장에 가지 않더라도 재미있게 운동을 즐겼으면 좋겠다.


저자는 또 시작하기 전에 계획을 세우지 말고 일단 저질러야 한다고 한다. 발길 닿는 대로 소소한 산책을 하거나 충동적으로 복싱을 해도 좋다고 한다. 운동 기간이나 강도는 상관없다며 즉흥적인 운동도 좋다고 말한다. 우리는 뭔가 시작하려면 완벽하게 갖춰놓고 철저한 계획과 강도에 신경 쓰면서 해야 제대로 운동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정반대다. 어떻게든 운동을 조금이라도 하는 것이 이롭지 부담감을 느낀다면 계속한다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의욕 없고 내키지 않을 때 시작할 수 있는 "내 멋대로 운동"은 집에서 간단히 할 수 있으니 도움이 되는 방법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운동을 위해 반드시 뭘 어떻게 해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아서 좋다. 운동이 내 몸을 변화시키는 건 맞는데 즐겁게 운동하는 방법을 알려줘서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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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랏빛 소가 온다 - 21세기 최고의 마케팅 바이블
세스 고딘 지음, 이주형.남수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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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스 고딘을 처음으로 알게 해 준 책이 바로 <보랏빛 소가 온다>였다. 지금으로부터 12년 전 회사 내 동료가 마케팅 참고용으로 보던 책이었는데 300만 부 판매 기념 에디션이 양장본으로 나왔다. 퍼플 카우가 무슨 의미인가 했었는데 그건 remarkable을 뜻하는 말이었다. 저자가 내린 개념은 "이야기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뜻.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고, 예외적이고, 새롭고, 흥미진진하다. 한마디로 보랏빛 소. 따분한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건 누런 소와 같다."로 상품 자체가 리마커블하지 않으면 눈에 띄지 않는다며 TV-산업 복합체의 몰락을 예견했다. 12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귀담아들을만한 내용이다. 지금은 그때보다 SNS 시장 규모도 커졌고 마케팅 할 매체도 더 늘어났다. 수많은 경쟁자 속에서 살아남는 길은 리마커블 마케팅을 끊임없이 고민하는 수밖에 없다.

그 성공사례를 보여준 예가 모 회사의 오브제 냉장고인데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하여 터치만으로 색상을 바꾸거나 테마를 꾸밀 수 있다. 스마트폰과 연동하여 음악 감상도 가능하다. 색상도 파스텔 톤이라 가전제품이 아닌 인테리어 제품이라는 느낌이 든다. 이렇듯 디자인, 기능, 색상이 리마커블하게 바꾸면 주목을 끌게 되어 있다. 저자가 말한 개념 중 눈여겨볼 만한 부분은 "이야기할 만한 가치가 있다"인데 경리단길, 망리단길, 성수동 등 새롭게 가옥을 개조하여 꾸민 상점들마다 독특한 개성을 갖고 있어 마치 고객들로 하여금 숨겨진 어떤 이야기가 있을 것만 같아 호기심을 발동시킨다. 제품이나 가게를 알리고 싶다면 이야기를 연결 짓고 그 속에서 흥미로운 무언가를 발견하도록 유도하면 입소문은 저절로 퍼질 것이다.


우리가 알만한 브랜드들도 자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유지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카피 문구 하나하나에도 큰 신경을 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사례연구로 이들 회사가 성공하게 된 요인을 짚어본다. "21세기 최고의 마케팅 바이블"이라 불리며 마케터들 책상 위에 항상 꽂혀져 있는 이유가 있다. 어떤 거창한 마케팅 기법을 알려주는 것은 아니지만 영리하게도 핵심만을 짚어내기 때문이다. "만약 어떤 회사가 실패하고 있다면, 그건 최고 경영층의 잘못이다. ... 그들은 회사를 운영하고 있지, 제품을 마케팅하고 있지 않다."는 말에서 보듯 회사 경영자의 입장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제품을 알리기 위한 마케팅에 초점을 두고 봐야 한다. 생각해 보면 회사가 실패하는 건 대부분 경영자의 그릇된 판단과 방만한 운영에 있다. 소비자들은 쓸모 있고 새롭고 흥미진진한 제품을 기다린다. 누가 쓰레기 같은 제품을 구매하겠는가.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답은 나오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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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는 절반만 먹겠습니다 - 나와 지구를 지키는 희망의 약속
브라이언 케이트먼 지음, 김광수 옮김 / 애플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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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는 원한다면 언제든 육류를 마음껏 소비할 만큼 풍족해졌다. 공장식 가축 생산으로 도시에서 소비되는 양을 감당할 만큼 산업형 축산 시스템은 견고하다. 몇몇 동물들은 가축화되어 사람들에게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시켜 주었는데 도시가 생기면서 그 규모는 커졌다. 여기서 가축화된 동물이란 소, 양, 돼지, 염소, 닭, 오리 등을 말한다. 철도와 냉각장치의 발달은 물류 산업에 혁신을 가져왔고 이는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며 대량으로 도축된 육류를 도시에 제공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육류 산업의 역사와 산업형 축산업계의 문제를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채식주의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기후 위기 시대에 지속 가능한 세상을 위한 육류 소비를 고민해 보자는 것이다.

모든 산업에 명암이 있듯 육류 산업의 발전은 사람들에게 충분한 단백질을 공급해 주었다. 하지만 대량으로 가축을 생산하는 동안 과도한 탄소 가스 배출과 벌목은 지구 온난화와 기후 위기를 불러오게 된다. 이로 인해 대체육을 개발하고 비건 주의자들이 채식을 선언하게 된 것이다. 뭐든 극단적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라 책 제목처럼 지금보다 육류 소비를 절반만 줄여도 되겠다는 생각이다. 사람은 본래 잡식성 동물이라 가리지 않고 먹는데 꼭 채식이나 육식을 고집하면 부족한 영양분은 영양제로 대체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육류의 역사부터 현재 산업형 축산 업계의 진실을 파헤치고 앞으로 미래의 육류에 대한 대안을 모색해 봄으로써 균형 잡힌 시각을 잡도록 해준다.


지금까지 읽어왔던 이와 관련된 그 어떤 책보다 저자가 주장하는 바를 훌륭하게 뒷받침해 주는 검증된 자료와 유려하게 흐르는 가독성은 설득력 있게 육류에 대한 가치판단을 돕고 있다.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먹을 것으로 넘쳐나는 시대에 우린 식생활 방식을 결정할 선택지가 많아졌다. 완전한 채식주의자로 식단을 꾸려도 되고 아니면 육식주의자로 살아도 된다. 육류 산업이 안고 있는 모순과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문제는 비인도적인 축산과 도살의 민낯을 알게 된 이후다. 우리가 고민해 봐야 할 지점은 어떻게 하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과제 앞에 해결점을 찾을 수 있느냐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우리들에게 육류에 관한 시사점을 주고 있으며 유익한 교훈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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