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What Keeps You Alive, 2018
감독 - 콜린 미니한
출연 - 한나 에밀리 앤더슨, 브리테니 알렌, 마사 맥아이작, 조이 클레인
줄리, 애칭 ‘쥴스’와 ‘재키’는 결혼 1주년 기념일을 맞이하여, 재키의 고향에 있는 산속 별장에 도착한다. 그런데 재키의 동창이라는 ‘사라’가 등장해, 재키를 ‘메건’이라 부르자 쥴스는 이상함을 느낀다. 다음날, 사라의 별장을 방문한 쥴스는 그곳에서 재키가 다른 여자와 찍은 사진을 발견한다. 누구냐는 질문에 재키는 사고로 죽은 전 애인이라 말하고, 쥴스는 미안함을 느낀다. 그런데 갑자기 재키가 쥴스를 벼랑에서 밀어버리는데…….
한글 제목이 심상치 않다. 애인이 사이코패스일 때 나에게 생기는 일이라니! 심기를 거스르거나 뭔가 잘못하면 살해당하지 않을까? 아니면 애인이 되었다는 게 사실 그 사람의 다음 살해 목표가 되었다는 의미이려나? 나만 그럴지 모르지만, 저 제목을 보고 떠오르는 생각은 이 정도다. 살해당하지만 않으면 다행인, 안전이별이 시급하다는, 그런 생각? 위에 대략적인 내용 요약을 보면 눈치챘겠지만, 재키가 바로 제목에서 말하는 사이코패스다. 영화는 그런 그녀에게서 벗어나기 위한 쥴스의 고군분투를 담고 있다.
언젠가 다른 작품의 리뷰에서도 적었지만, 이런 류의 영화에서 벼랑에서 구르거나 피를 철철 흘리는 상처를 입었어도, 주인공인 피해자는 이에 굴하지 않고 어떻게든 움직인다. 나였다면 손 하나 까딱 못할 부상인데, 주인공은 평소에 운동을 열심히 했는지 아니면 영화에서는 나오지 않은 능력이 있는지, 금방 뛰어다닌다. 이 작품에서는 심지어 노를 젓기까지 한다! 회복능력이 뛰어난 게 틀림없다.
영화에서 왜 재키가 쥴스를 죽이려고 하는지 나오지 않는다. 하긴 사이코패스의 마음을 평범한 일반인이 어찌 알 수 있겠는가? 거기다 재키는 연쇄살인범인 것 같은데 말이다. 어쩌면 어린 시절 곰사냥을 했던 그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어서 인간을 사냥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이건 죽여본 거라고는 개미와 모기뿐인 내 생각이고, 사이코패스는 또 다를 것이다. 사람마다 자라온 환경과 추구하는 게 다르니까,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고 파악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고 말이다.
중간에 탈출 기회를 얻은 쥴스가 다시 돌아오는 걸 보고, 한숨을 쉬었다. 어쩌면 그게 차선책이었을 수도 있었다. 최선은 도망가서 다시는 그녀와 만나지 않는 거지만, 그게 가능할 리 없으니까. 아마 돌아가서 확실히 끝내버리는 것도 좋았겠지. 하지만……. 음, 이번에는 스포일러를 적지 않을 거니까 여기까지.
이번 작품에서는 무엇보다 그 산속까지 휴대전화가 된다는 게 놀라웠다. 다른 작품들, 그러니까 산속에서 사건이 벌어지는 다른 영화들은 대개 휴대전화가 먹통이었는데 말이다.
약 관리는 본인이 알아서 잘 하자는 교훈을 주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