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가 말하는 그 착한 일들을 실천하는 이유도, 알고 보면 쾌락 때문이야. 사람이 어떤 행위를 하는 것은 그것이 자신에게 이롭기 때문이지. (중략) 자네가 거지에게 동냥을 하면 그건 자네 자신의 쾌락을 위한 거야. 내가 위스키 소다를 또 한 잔 마시는 게 나 자신의 쾌락을 위한 것이나 같아'.- 서머싯 몸, '인간의 굴레에서' 중



소설 '인간의 굴레에서'를 읽다가 이 글을 만났다. 주인공 필립에게 시인 크론쇼가 한 말이다. 필립이 쾌락이라는 표현에 반감을 나타내자 크론쇼는 '행복'이라 하지 않고 '쾌락'이란 말을 사용하겠다며 그 이유는 쾌락이 사람의 목표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는 쾌락을 최고선으로 여겼던 철학자 에피쿠로스를 상기시킨다.



우리 인간이 착한 일들을 실천하는 이유가 쾌락 때문이고, 그것이 자신에게 이롭기 때문이라는 말에 나는 동의한다. 인간은 본래 이기적인 존재가 아니던가. 악행은 물론이고 선행조차도 쾌락이라는 이로움 때문에 한다. 쾌락을 즐거움이나 기쁨이나 또는 흐뭇함으로 바꿔 말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지인에게 생일 선물을 주었다면 그것이 즐거워서다. 타인에게 친절을 베풀었다면 그렇게 하고 싶어서다. 구걸하는 거지에게 돈을 주었다면, 그렇게 함으로써 본인의 기분이 좋아져서다. 불우이웃을 위해 기부금을 냈다면, 그렇게 함으로써 본인의 기분이 좋아져서다.



이번엔 자원봉사자들이 홍수로 침수된 지역에서 피해 복구를 도우며 고생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들에겐 어떤 이로움이 있을까? 일례로 흐뭇함이라는 이로움이 있을 수 있다. 자원봉사자들을 두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을 듯싶다. 하나는 힘들지만 봉사 활동을 하면서 그 자체로 흐뭇함을 느끼는 부류다. 또 하나는 힘들지만 봉사 활동이 끝난 뒤에 흐뭇함을 느끼는 부류다. 마치 집안 청소를 마친 후 흐뭇함을 느끼듯이 말이다. 혹자는 자신이 하고 싶어서 봉사를 하는 것이니, 자원봉사자들에게 고마워해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이웃에게 사랑을 베푸는 이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그들은 남을 이롭게 했으니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야 마땅하다. 남을 이롭게 하는 일에 쾌락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름다운 마음을 가졌기에 가능한 것이다. 한 치 앞도 모르는 게 세상사이다. 누구든 앞으로 자신이나 가족이 암 선고를 받거나 교통사고가 나서 하루아침에 불행의 나락에 빠질지 모른다. 그런 힘든 상황을 상상해 보면, 이웃에게 사랑을 베푸는 자들이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위안이 되리라. 만약 그런 자들이 없다면 살벌한 세상에서 살아야 하리라. 우리가 이웃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무엇부터 해야 할까? 가까운 친구를 만날 때 밥 사주는 일부터 해야 할 것 같다. 친구에게조차 선심을 쓸 줄 모른다면 이웃 사랑을 실천하기 어렵지 않겠는가.



악행을 하든 선행을 하든 자기를 위한 것이니 이기심의 발로인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선심을 쓰는 것도 이기심의 발로다. 선심을 쓰면 따르는 사람이 많아 행복하게 살 가능성이 높은 반면, 선심을 쓸 줄 모르고 인색하면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여 불행하게 살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인간관계에서는 손해 보는 것이 이익으로 돌아오고 이익을 보는 것이 손해로 돌아온다. 그런데 인색하여 자기가 불행하게 살도록 만드는 것이 이기심의 발로라고 볼 수는 없다. 왜냐하면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 이익일 테니.



흥미롭게도 긍정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이타적 행위는 행복 지수를 높여 준다고 한다. 가령 기부를 비롯해 양보, 배려, 친절, 봉사, 희생 등의 이타적 행위가 남을 이롭게 할 뿐 아니라 자기에게도 이로운 셈이다. 그러므로 이타심을 갖는 게 이롭겠다. 선행을 하는 게 이롭겠다. 그래서 이렇게 말해도 될 듯하다. '자기 이익을 추구하면서 행복하게 살고 싶은 사람이라면, 남을 해롭게 하지 않고 선행을 베풀려고 노력할 거라고'.





.......................................

경인일보의 오피니언 지면에 실린 글입니다. 

아래의 ‘바로 가기’ 링크를 한 번씩 클릭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원문 ⇨ http://www.kyeongin.com/main/view.php?key=20230817010003431 






(이 글과 관련한 책)
















서머싯 몸, <인간의 굴레에서 1>, 354쪽에서 발췌하여 인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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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3-08-18 09: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인간의 굴레에서‘에서도 읽어야 하는데,
매번 책이 쌓여 있어요.

고양이라디오 2023-08-18 13:00   좋아요 3 | URL
저도 <인간의 굴레에서> 읽어야 하는데ㅎㅎ

페크pek0501 2023-08-18 14:32   좋아요 2 | URL
서머싯 몸의 광팬으로서 페넬로페 님께 한 권만 추천하라면 인간의 굴레에서1, 입니다.
줄거리도 재밌지만 사색적인 문장이 많아 밑줄을 많이 긋게 하는 소설이에요.
간단히 읽으시려면 인생의 베일, 이 좋습니다.^^

페크pek0501 2023-08-18 14:34   좋아요 1 | URL
고양이라디오 님께도 서머싯 몸의 작품을 추천합니다.
위의 태그 서머싯 몸,을 클릭하시면 제가 올린 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저에겐 재독하기 좋은 책이랍니다.

stella.K 2023-08-18 20: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진은 언니 집 마당인가요? ㅋ

어려울 때일수록 서로 돕고 사는 건 진리인 것 같습니다.
덕을 쌓으면 자손만대가 복을 받는다는 말도 그렇구요.^^

페크pek0501 2023-08-19 14:24   좋아요 2 | URL
저는 아파트에 살아요.ㅋ 올해 제주도에 갔을 때 묵었던 펜션 뒷마당이에요. 예뻐서 사진으로 남겼어요.
자업자득. 씨 뿌린 대로 거두어요. 이만큼 살아보니 맞는 말 같더라고요.^^

감은빛 2023-08-18 20: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편으로 어떤 선행을 계속 함으로써 그 선한 이미지를 노리는 경우도 있겠지요.
정치인들이 일부러 사진 찍으러 다니는 그런 짓들이 해당되겠죠.
그런 경우에 그걸 선행을 볼 수 있을까?
조금 헷갈리긴 하는데, 남을 도운 것이 맞다면 선행이라 볼 수 있겠지요.

제가 20년 넘게 환경운동을 계속 하는 이유도 제 자신의 쾌락 때문이예요.
저는 다른 일을 할 때보다 이 일을 하는 것이 좋아서 계속 하고 있어요.
중간에 출판사나 학원 등에서 일해봤는데, 돈은 좀 더 잘 벌어도 별로 재미가 없더라구요.
그리고 그쪽 분야는 저 말고도 잘 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쪽에서는 제가 나름 좀 잘 하니까 인정을 받기도 쉽구요. ㅎㅎㅎㅎ

페크pek0501 2023-08-19 14:33   좋아요 0 | URL
정치인의 보여 주기식 행보, 볼 때마다 지칩니다. 어쩌면 세월이 흘러도 그렇게 한결같은지..ㅋㅋ
그래도 안 그런 것보단 낫다고 볼 순 있겠지요. 보여 주기 위해 불우이웃을 위한 기부금이나 황창 냈으면 좋겠어요.
환경운동가로서 느끼는 점들이 보통 사람들보다 많은 듯요. 공부도 많이 될 것 같습니다.
문제는 돈, 보다도 의미 찾기, 겠지요. 인간은 종이 접는 것과 같은 단순한 일은 연봉이 많아도 할 수 없다고 하네요. 일단 의욕이 안 생기겠지요. 제가 글을 쓰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여겨서죠. 돈을 바라고 한다면 예전에 했던 논술 강사로 일하는 게 낫지요. 특히 요즘 독서 취미가 없었다면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요,
독서 또한 글쓰기로 얻은 좋은 즐거움이에요.
인정 받으려는 욕구가 개인이나 세상을 발전하게 만들죠. 그 욕구가 없다면 아마 지금의 세상 모습이 아닐 거예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서니데이 2023-08-18 22: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도로에서 가까운 대문이 있는 집인가요. 마당에 초록빛이 있어서 그런지 집이 참 예쁩니다.
페크님 더운 날씨 건강 조심하시고, 시원한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3-08-19 14:34   좋아요 2 | URL
맞아요, 그래서 방에서 창문을 열면 차 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한적한 마을이라 맘에 들었어요.
서니데이 님도 몸 튼튼, 마음 튼튼, 시원한 주말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희선 2023-08-18 23: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누군가를 돕는 일이 자기한테도 좋은 영향을 주겠지요 그렇게 생각하면 좋을 텐데,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요새 무서운 일이 일어나는 걸 보니... 남한테 나쁘게 하면 그게 자신한테 돌아오기도 할 텐데... 바로 앞만 보지 말고 멀리 보기를 바랍니다 멀리 봐야 하는 것도 있고 바로 앞을 봐야 하는 것도 있지만...


희선

페크pek0501 2023-08-19 14:52   좋아요 1 | URL
많은 연구 결과가 남을 돕는 사람들이 행복하다는군요. 오히려 자기 이익만을 챙기며 사는 이들은 행복하지 않대요. 멀리 봐야 할 것은 멀리 봐야 하죠. 이것이 참 중요해요. 당장의 이익을 쫓는다는 건 실제로 이익으로 연결되지 않아 바람직하지 않지요. 좋은 주말 보내십시오. 고맙습니다.^^

세실 2023-08-21 07: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늘 느끼는 거지만 페크님 글은 생각거리를 줍니다.
책 한 구절로도 이렇게 풍성한 이야기가 되는군요. 좋아요!!
착한 일을 하는 이유가 쾌락과도 연결되는군요. 쾌락은 다소 부정적인 느낌도 있었는데요^^

최근에 본 유튜브에서 자존감 키우는 방법 세가지가 있는데 두가지는,
첫째. 물건을 사고 나올때 ‘감사합니다‘ 인사 꼭 하기.
둘째. 길이나 주변에 휴지 줍기.
셋째는 생각나지 않아요. ㅎㅎ

편안한 한주 되세요!!

2023-08-21 1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모나리자 2023-08-21 22: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직 못 읽은 책입니다.^^:;
정말 그런 것 같아요. 누군가를 도와주고 배려하는 일은 나 자신을 기쁘게 하고 상대방을 기쁘게 하지요.
작은 것이라도 베풀려고 노력하는 마음, 그런 마음들이 모아지면 따뜻한 사회가 되겠지요.
잘 읽었습니다. 칼럼 쓰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아직 더위가 남아있어요. 건강 잘 챙기시고 남은 8월도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페크님.^^

페크pek0501 2023-08-22 11:46   좋아요 1 | URL
인간의 굴레에서, 는 도서 추천 리스트에 넣을 만하답니다. 두 권을 합해 천 쪽이 넘지만 밑줄 그을 문장이 많아서 지루한 줄 몰랐어요. 모나리자 님도 읽으면 좋아하실 듯합니다.
베푼다는 게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이에요. 우선 베풀려고 노력하는 자세를 갖는 게 중요할 듯.
칼럼 한 편 보낼 때마다 숙제 하나 끝낸 기분이 들어요.ㅋㅋ
저는 아버지 제사가 모레라서 마음이 바쁘네요. 오늘부터 장을 보려 합니다. 한꺼번에 장을 보면 꼭 못 산 것이 있어서 세 번쯤은 장을 봐야 하는 것 같아요. 모나리자 님도 얼마 남지 않은 여름을 즐기시며 보내시길 바랍니다.^^
 















오찬호, <지금 여기, 무탈한가요?>


이 책의 부제처럼 '괜찮아 보이지만 괜찮지 않은 사회 이야기'다. 



영미는 입을 다물었다. 고기를 먹는 자는 동물에 대해 말하지 말라는 황당한 분위기를 깰 자신이 없었다. 결국 억지로 수학여행을 갔다. 눈으로 직접 본 동물들의 모습은 끔찍했다. 돌고래는 일반적인 수영장 크기의 작은 공간을 힘겹게 오가며 조련사의 신호에 맞춰 뛰어올랐고, 사람들은 손뼉 치며 환호를 보냈다. 체험 활동은 잔인했다. 줄을 서서 수심 1미터 정도의 물 안으로 들어갔더니, 그 앞에 돌고래가 배를 보이며 누워 있었다. 사람들이 배를 만져 주자 돌고래는 강아지 울음소리를 냈다. 분명 괴로워하는 소리였는데 조련사는 소통하는 중이라 했다. 수십여 명의 손길을 참아 내는 돌고래에게 작은 물고기가 보상으로 주어졌다. 오로지 인간의 즐거움을 위해, 동물들은 자연에서 하지 않는 행동을 해야만 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행사가 ‘인간과 동물이 교감하는 생태 설명회’라는 이상한 이름으로 포장되어 있었다. 

코끼리 서커스도 경악스러웠다. 거대한 짐승이 한 발을 반복해서 들며 바나나를 얻어먹었다. 심지어 코로 농구를 했다. 이를 자연스럽게 익히기까지 ‘조련’이라는 이름으로 동물들에게 얼마나 큰 고통이 가해졌을지 불 보듯 뻔했다. ‘새들의 낙원’이라는 현수막이 걸린 조류 체험장은 어땠을까? 묶여 있는 새들에게 자유 따위는 없었다. 안전을 위한 조치를 했다는데, 어이없는 건 태어날 때부터 이 상태였기 때문에 별문제가 안 된다는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사람들의 구경할 욕심으로 동물이 본성마저 잃고 있으니 안심이라도 해야 할까?(79~80쪽)


동물의 서식지를 지키고 동물을 보호하는 게 인류의 당면 과제라면, 동물을 관람하려는 인간의 욕망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여기는 고정관념을 깨지 않고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동물을 직접 눈으로 관람하지 않는다고 해서 인간의 존엄성이 무너지지는 않는다. 돌고래 배를 만지지 않는다고 해서, 또 코끼리의 재롱을 보지 않는다고 해서 수학여행이 엉망이 되는 것도 아니다. 동물원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없다는 사람도 있지만, 막상 상상해 보면 별문제가 없다. 그저 살아생전 기린을 눈앞에서 못 보고, 사자가 잠만 자는 광경을 직접 확인하지 못하는 정도다. 그런 걸 직접 보는 게 인간의 존엄한 권리는 아니지 않은가.(85쪽)


⇨ 동물이 우리에 갇혀 있는 동물원에 대해서도 우리가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런 동물원을 보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낯설게 보기’가 필요한 이유다.

 

 동물에 대해 알고 싶다면 ‘동물의 왕국’이란 티브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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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08-14 14: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 이런 책도 좀 때때로 읽어주고요. ㅋ
언니께서 이리 쓰시니 갑자기 동물의 왕국이 보고싶어 지네요. 그거 볼 때마다 대자연의 신비도 놀랍지만 어떻게 매번 이걸 찍을 수 있을까 놀랄 때가 많죠. 저 초등학교 시절에 보기 시작해서 지금도 여전히 하고 있으니. 최근엔 많이 못봤네요. 지금도 여전히 하고 있겠죠?

페크pek0501 2023-08-14 18:38   좋아요 2 | URL
동물의 왕국, 아직도 방송하고 있어요. 카메라를 설치해 놓기 때문에 동물의 비밀을 많이 알 수 있죠.
이 책을 반 이상 읽었는데 흥미로운 책이에요. 우리가 알고는 있으되 깊이 생각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 짚어 주는 책 같아요. 사회학자들의 책이 대체로 재밌더라고요.^^

미미 2023-08-14 17: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 뉴스에서 20살 된 사자가 우리에서 탈출해 사살된 걸 봤어요. 너무 말랐던데... 관리가 안되는 동물원이었나 봐요.


페크pek0501 2023-08-14 18:41   좋아요 2 | URL
탈출해서 수색하다가 그리 되었지요. 안 됐어요.
관리가 잘 안 되는 동물원이 있어요. 먹이가 부족해 마른 동물을 뉴스에서 보여 주기도 했죠.^^

감은빛 2023-08-14 18: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잔인하죠! 정말로.
인간도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이 지구에 잠시 살다가는 손님임을 깨달아야 할텐데요.
무슨 권리로 동물들을 가두고, 학대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네요.

페크pek0501 2023-08-14 18:43   좋아요 1 | URL
그래서 저는 요즘, 인간은 만물의 영장, 이라는 말이 없어져야 할 것 같단 생각을 했어요.
그런 생각 때문에 인간이 오만해져서 이 세상을 다 지배하려고 하잖아요. 개선해야 할 게 많은 것 같습니다.^^

바람돌이 2023-08-14 23: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 애들 어릴 때 절대 데려가지 않은 곳이 바로 저 돌고래 쇼장이나 코끼리 쇼장요. 동물학대의 현장이잖아요.

페크pek0501 2023-08-15 23:02   좋아요 1 | URL
오! 그것을 일찍 아셨군요. 저도 그랬어야 했는데...ㅋ
이 책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쉽게 읽히면서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는 책입니다.
바람돌이 님, 굿밤 되세요.^^

모나리자 2023-08-16 23: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읽은 여행 안내서에선가 태국에서는 코끼리를 타거나 쇼를 하는 이벤트를 없앴다는 얘기를 접한 적 있어요.
스트레스로 죽는 코끼리도 많았다는 것 같은데.. 정말 인간의 욕망을 위해 동물들을 얼마나 괴롭히고 있는지 깨닫게
됩니다. 동물들도 행복할 권리가 있는데 말이죠.
편안한 밤 되세요. 페크님.^^

페크pek0501 2023-08-17 10:22   좋아요 1 | URL
인간의 욕망 때문에 동물이 고통과 스트레스를 받는 것, 이젠 달라져야 합니다. 동물도 고통을 느낀다고 하잖아요.
동물로 인한 즐거움 말고도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 얼마나 많습니까. 굳이 동물을 괴롭히면서까지 그럴 필요는 없지요.
여전히 낮엔 덥지만 새벽엔 서늘해서 이불을 덮게 되더라고요. 여름이 서서히 물러갈 것 같습니다. 잘 지내세요.^^
 




















빅토르 위고, <레 미제라블 1>



독서가 폭염을 잊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번 여름은 <페스트>, <레 미제라블 1>, <스토너> 등 세 권의 장편 소설을 읽으면서 지냈다. <페스트>는 재독한 것인데 오래전에 읽었던 것이라 내용을 기억하지 못해 마치 처음 읽는 듯했으나, 코로나19 대유행 이후에 읽어서인지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내가 요즘 리뷰를 쓰고 싶은 소설은 <레 미제라블 1>과 <스토너>다. 오랜만에 리뷰를 쓰고 싶은 소설을 만난 것이 좋았다. 그런데 연재하고 있는 칼럼을 쓰는 일로 진이 빠져서 리뷰를 쓰고 나면 또 진이 빠질 것 같아 리뷰를 쓰지 않고 백자평으로 간략하게 써서 3일 전에 올렸다.(칼럼을 한 편 썼으나 맘에 들지 않아 새로 쓰고 있으니 진이 빠질 수밖에.)


책을 읽고 나면 내용을 잊어버릴 때가 많아 독서하면서 틈틈이 필사해 놓는다. 필사는 창작을 하지 않고 베끼어 쓰기만 하는 단순한 작업이어서 힘들지 않게 할 수 있어 좋다. 


오늘은 <레 미제라블 1>에서 글을 뽑아 필사해 놓은 것을 올리기로 한다.



처음에 팡틴은 하도 부끄러워서 감히 밖에도 못 나갔다.

거리에 나가면 사람들이 뒤에서 돌아보며 손가락질을 하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모두들 그녀를 바라보면서도 아무도 인사하는 사람이 없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쌀쌀하고 신랄한 경멸은 삭풍처럼 그녀의 살을 뚫고 마음을 찔렀다. 

작은 도시들에서 불행한 여인은 모두의 조소와 호기심 아래에 벌거벗겨져 있는 것과 같다. 그러나 파리에서는 아무도 그대를 모르고, 그렇게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 몸을 가려 주는 옷이 된다. 오! 그녀는 얼마나 파리에 오기를 바라겠는가! 그러나 그럴 수 없었다.

빈궁에 익숙해졌듯이 그녀는 멸시에도 썩 익숙해져야만 했다. 그녀는 점점 그것을 체념해 갔다. 두세 달 후에는 수치심을 떨어 버리고 아무 일도 없었던 양 나다니기 시작했다. “아무러면 어때.” 하고 그녀는 말했다. 그녀는 고개를 쳐들고 쓴웃음을 띤 채 왔다 갔다 하면서 스스로 뻔뻔스러워졌다 싶었다.(325~326쪽)


⇨ 인간은 힘든 환경에도 적응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니 다행이다.   



빅튀르니앵 부인은 이따금 창에서 그녀가 지나가는 것을 보았는데, 자기 덕분에 ‘될 대로 된 그 계집’의 궁상을 알아보고는 기뻐했다. 심술꾸러기들은 시커먼 행복을 갖는다.(326쪽)


⇨ 빅튀르니앵 부인은 왜 팡틴이 불행해 보이는 모습을 보고 기뻐했을까? 빅튀르니앵 부인은 추녀이므로 시기와 질투로 미모의 팡틴이 불행한 것이 기쁠 수도 있고, 그저 남의 불행을 보면 자신의 불행이 상쇄되는 것처럼 느껴져 기쁠 수도 있겠다.



과도한 노동은 팡틴에게 피로를 주었고, 평소의 가벼운 밭은기침은 더 심해졌다. 그녀는 가끔 이웃의 마르그리트에게 말했다. “제 손이 이렇게 뜨거워요, 글쎄. 좀 만져 보세요.”

그렇지만 아침에 부러진 헌 빗으로 부드러운 명주실처럼 흘러내리는 아름다운 머리를 빗을 때면 한때의 행복한 교태도 부려 보는 것이었다.(326쪽)


⇨ 밭은기침이 심해졌다는 것은 그녀가 병자가 될 것을 암시하는 듯하다.  


인간은 어떠한 환경에서도 위로가 되는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법이다. 팡틴에게는 아름다운 머리카락이 그것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데훗날 그 머리카락을 잘라 10프랑의 돈을 받고 팔게 된다. 



그는 잠시 미래를 생각했다. 오오, 자수를 하고 자백을 한다! 그는 버려야 할 모든 것을, 다시 취해야 할 모든 것을 생각하고 막심한 절망을 느꼈다. 그래, 이처럼 훌륭하고 깨끗하고 빛나는 생활에도, 이 만인의 존경에도, 명예에도, 자유에도 고별을 해야 한단 말인가! 이제는 들에 산책도 못 가리라. 이제는 5월의 지저귀는 새소리도 듣지 못하리라. 이제는 어린아이들에게 적선도 못 하리라! 이제는 자기를 바라보는 감사와 애정의 정다운 눈길도 느끼지 못하리라! 자기가 지은 이 집도, 이 방도, 이 작은 방도 떠나야 하리라! 이 순간 모든 것이 그에게 아름다워 보였다. 이제는 이 책들도 읽지 못하리라. 이제는 이 아담한 흰 나무 책상에서 글도 쓰지 못하리라! 그가 부리는 유일한 하녀인 그의 늙은 문지기 여자도 이제 아침에 커피를 올려다 주지 않으리라. 아아, 슬프다! 그 대신에 죄수들, 목의 쇠고리, 붉은 옷, 발의 쇠사슬, 피로, 감방, 야외용 침대. 그밖에 가지가지의 지긋지긋한 것들! 이런 나이에, 자기 같은 과거를 지내 온 사람에게! 아직 젊기라도 하면 또 몰라! 그렇지만 늙은 몸이 아무한테나 반말을 듣고, 간수한테 몸수색을 당하고, 간수의 몽둥이찜질을 받고, 양말도 없이 징 박힌 구두를 신고, 족쇄를 검사하는 간수의 쇠망치에 아침저녁으로 다리를 내밀고, 구경꾼들한테는 “저기 저 사람이 몽트뢰유쉬르메르의 시장이었던 그 유명한 장 발장이야.”라는 말을 들으면서 그들의 호기심의 대상이 되어야 한단 말인가!(414~415쪽)



그런데 그는 아무리 해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그의 명상 밑바닥에 있는 그 고통스러운 딜레마에 줄곧 빠져드는 것이었다. 천국에 머물면서 악마가 될 것인가! 지옥에 돌아가서 천사가 될 것인가!(415쪽)


⇨ 장 발장은 ‘샹마티외’라는 사람이 자신과 닮아 장 발장이라고 오해를 받아 억울한 누명을 쓴 일로 괴로워한다. 자기가 장 발장이라고 자수를 해야 샹마티외가 장 발장이 아님이 밝혀진다. 그러나 장 발장이 자수를 하면 그동안 마들렌 시장으로서 누렸던 모든 행복을 포기하고 과거의 감옥 생활로 돌아가야 한다. 


샹마티외는 이웃 과수원의 사과나무에서 익은 사과가 달린 가지 하나를 꺾어서 가져간 것이 문제가 되어 법정에 서게 되었는데, 사실은 사과가 달린 가지 하나가 꺾여 땅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을 집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샹마티외는 죄지은 것이 없다. 


전과자인 장 발장은 출옥한 후 ‘프티제르베’라는 소년의 40수짜리 은전을 가진 적이 있는데, 그 죗값을 자신이 치르든지 아니면 샹마티외가 치러야 한다. 만약 장 발장이라는 오해가 풀리지 않으면 샹마티외는 전과자에다가 사과가 달린 가지를 훔친 죄뿐만 아니라 40수짜리 은전을 훔친 죄도 뒤집어쓰게 되어 중범자로 감옥에 갇히게 된다. 


“천국에 머물면서 악마가 될 것인가! 지옥에 돌아가서 천사가 될 것인가!” 다시 말해 자수하지 않고 마들렌 시장으로서 지금의 행복한 삶을 사는 악인이 될 것인가, 아니면 죄수로 돌아가 감옥 생활을 하는 선인이 될 것인가, 둘 중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지를 놓고 장 발장은 고민에 빠졌다. 본인만 침묵한다면 마들렌 시장이 장 발장이라고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왜 그는 아라스로 가고 있었는가?

그는 스코플레르의 이륜마차를 예약하면서 이미 생각했던 것을 지금도 마음속에서 되풀이하고 있었다. 즉 결과가 어찌 될지라도, 사건을 내 눈으로 보고 판단하는 건 조금도 나쁠 것이 없다. 그렇게 하는 것이 바로 신중한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아야 한다. 잘 지켜보고 잘 살펴보지 않고서는 아무런 결정도 할 수 없다. 멀리서는 모든 것을 과장해서 생각한다. 요컨대 그 샹마티외라는 위인이 얼마나 나쁜 놈인지 본다면 나 대신 그자를 형무소로 보내도 내 양심이 아마 훨씬 덜 아플 것이다. (424쪽)


⇨ 장 발장이 샹마티외에 대한 재판이 열리는 재판소에 가려고 하면서 자기 합리화의 심리에 빠진 듯하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한 인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배심원님 여러분, 피고를 석방해 주십시오. 재판장님, 저를 포박해 주십시오. 당신이 찾고 있는 사람은 저 사람이 아니라 저입니다. 제가 장 발장입니다.”(485쪽)



이 불행한 사나이는 미소를 띠고 방청객들과 판사들 쪽으로 돌아섰는데, 그 미소를 본 사람들은 지금도 그걸 생각하면 애처로운 생각을 금하지 못한다. 그것은 승리의 미소인 동시에 절망의 미소였다.(488쪽)



“저는 더 이상 법정을 교란하고 싶지 않습니다.” 장 발장은 말을 이었다. “체포하지 않으니 저는 가겠습니다. 저는 여러 가지 용무가 있습니다. 차장 검사님은 제가 누구이고 어디로 가는지를 알고 계시니, 언제고 원할 때 저를 체포하게 하실 수 있겠지요.”

그는 나가는 문 쪽으로 걸어갔다. 목소리 하나 나오지 않았고, 그를 막기 위한 팔 하나 뻗쳐 나오지 않았다. 모두들 비켜섰다. 그 순간에 군중으로 하여금 한 사람 앞에서 물러나게 하고 길을 비켜 주게 하는 뭔지 알 수 없는 성스러운 것이 있었다. 그는 유유히 군중 사이를 걸어 나아갔다. 누가 문을 열었는지는 모르나, 그가 거기에 이르렀을 때 틀림없이 문은 열려 있었다.(489~490쪽)


⇨ 장 발장 덕분에 죄가 없는 샹마티외는 석방된다. 장 발장은 팡틴이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 체포되는 것을 미루고 법정을 떠난다. 팡틴에게 그녀의 딸 코제트를 데려다 주어야 했기 때문이다. 위독한 상태에 있는 팡틴은 어린 딸 코제트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팡틴이 돈을 버느라 두 모녀는 떨어져 지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녀는 말도 하지 않고 숨도 쉬지 않았다. 그녀는 침대 위에서 상반신을 절반쯤 일으키고 있었는데, 야윈 어깨는 내의 밖으로 드러나 있었고, 조금 전까지도 빛나던 그녀의 얼굴은 창백했고, 방 저쪽 끝, 자기 앞에 있는 무슨 무서운 것을 응시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의 눈은 두려움으로 휘둥그레져 있었다. 

“아니! 무슨 일이오, 팡틴?” 마들렌 씨는 외쳤다. 

그녀는 대답은 하지 않고, 보고 있는 듯한 어떤 대상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한 손으로는 그의 팔을 만지면서 다른 손으로는 뒤를 보라는 손짓을 했다. 

그는 몸을 돌렸고 자베르를 보았다.(501쪽) 


⇨ 병자인 팡틴이 자베르가 온 것을 발견하고 두려움에 떤다. 팡틴은 자베르가 자신 때문에 온 걸로 아는데 사실은 장 발장을 체포하러 온 것이다.



마들렌의 시선과 자베르의 시선이 마주쳤을 때, 자베르는 꼼짝 하지도 않고, 움직이지도 않고, 다가오지도 않았으나, 무시무시해졌다. 어떠한 인간의 감정도 기쁨처럼 무시무시해질 수는 없다.

그것은 지옥에 떨어진 자를 막 찾아낸 악마의 얼굴이었다. 

드디어 장 발장을 잡았다는 확신이 마음속에 있는 모든 것을 외모에 나타나게 했다.(505쪽)      




....................

흥미진진할 뿐 아니라 생각할 거리가 많은 소설이다.

<레 미제라블 2>를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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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23-08-06 13: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더운 여름을 잊기에는 명작이 최고이군요. 디테일한 심리묘사!
책은 읽지 않았지만 뮤지컬이 아른거립니다.
앤 해서웨이의 팡틴^^

페크pek0501 2023-08-06 13:53   좋아요 0 | URL
아, 세실 님. 오늘 일욜이라 쉬는 날이겠군요.
정말 명작이 최고예요. 그래서 여름이면 더 독서에 몰두하게 되는 것 같아요.
디테일한 심리묘사와 인간의 선악 문제와 갈등, 인간의 속마음 등 배울 게 많아요.
저도 넷플릭스에서 뮤지컬 봤는데 많은 내용이 생략되어 그야말로 띄엄 띄엄 만든 뮤지컬이라 원작에 못 미치는 것 같았어요. 음악은 좋았어요. 볼 만해요.

칼럼 연재 끝나면 그때 리뷰 쓰기 위해 필사해 놓았어요. 안 그러면 내용을 잊어버려요. 이제 내 두뇌를 밎을 수 없는 나이에 이르렀다는 슬픈 이야기...ㅋㅋ

꼬마요정 2023-08-06 18: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레 미제라블> 너무 좋아요!! 팡틴도 장발장도 다들 너무 안 됐어요ㅠㅠ 읽으면서 참 많이 울었는데 또 생각나네요.
뮤지컬 영화는 원작에 한참 못 미치는데, 이상하게 끝까지 보게 되더라구요. 신기했어요.
나중에 페크 님 리뷰 쓰시면 또 얼마나 좋은 글이 나올까 기대 됩니다^^

페크pek0501 2023-08-07 15:38   좋아요 2 | URL
팡틴도 장 발장도 상황이 나빠 불행해진 사람들이죠. 꼬마요정 님은 울기까지 하셨군요. 저도 슬프게 느꼈답니다.
뮤지컬은 음악이 좋아서 빠져들게 하더군요.
리뷰를 잘 쓰면 얼마나 좋겠어요... 리뷰 쓰기가 부담스러우니 안 쓰게 되네요. 맘 편히 쓰는 페이퍼가 좋아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독서괭 2023-08-06 2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레미제라블 다른 판본으로 1권 읽고 생각보다 재밌는데?? 했으나 번역이 별로여서 더 못 읽었네요 ㅠㅠ
칼럼 다 썼다가 다시 쓰시다니 정말 힘드시겠습니다;; 맘에 쏙 드는 걸로 다시 쓰실 수 있을 거예요^^

페크pek0501 2023-08-07 15:39   좋아요 1 | URL
맞아요, 명작 치고 재밌어요. 민음사 번역은 괜찮은 것 같아요.
일필휘지까지는 안 바라고 무난히 썼으면 좋겠는데 쉽지 않네요.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새파랑 2023-08-06 21: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레미제라블 이 그렇게 좋다고 하던데

장발장의 기억 때문인지 구매욕이 안생기더라구요. 왠지 읽어본거 같은 기분? ㅋ 문장들이 다 좋습니다~!!

페크pek0501 2023-08-07 15:42   좋아요 1 | URL
우리가 동화책으로 많이 접해서인지 저도 안 읽게 되더라고요. 내용은 다 대충 알잖아요. 그런데 원작을 읽고 싶더라고요. 다섯 권인 게 부담스럽지만 1권부터 시작해 봤어요. 5권 다 읽으면 뿌듯한 독서가 될 듯합니다.
저는 새파랑 님처럼 빨리 읽지는 못합니다만 꾸준히 읽어 보려 합니다. 굿 데이~~

stella.K 2023-08-06 21: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필사가 좋다고 하더군요.
특히 육필로 쓰는 게 좋다나요?
그래서 얼마 전부터 저도 필사를 하려고 했는데 또 어느 틈엔가
안하게 되더라구요.ㅠ
더위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계셨군요.
저도 이렇게 더운 날엔 주민센터 도서관에서 책 읽고 오면 좋을텐데
하다가 요즘 코로나가 다시 기승을 부린다고 해서 포기했어요.
자주 졸기도 하고. 최근 1, 2년전부터 잠은 일찍 깨는데 대신 낮에 피곤해서
졸게 되더군요. ㅋ
레미제라블이 그렇게 좋은가요?
저는 영화로 보고, <애사>라는 번안소설로 읽다가 말았네요.ㅠ


페크pek0501 2023-08-07 15:46   좋아요 2 | URL
저도 필사 좋다는 말 많이 들었는데 안 하게 되잖아요. 해 보기 시작하니 시간도 많이 안 들고 할 만하더라고요.
내용 기억이 더 잘 되고요. 육필로 쓰는 게 더 좋겠지만 저는 그냥 노트북으로 써서 모아 둡니다. 이것도 좋다고 해요. 저도 코로나 때문에 외출은 꺼려지더군요. 마트와 친정과 운동하러 다니는 게 다 예요.
졸음도 건강에 좋다고 해요. 레 미제라블은 역사 철학 문학 심리학... 다 아우르는 소설 같습니다.
다섯 권 다 읽게 되면 추천할지 말지 말씀 드릴게요. 저도 도중 하차할지 몰라서요. 하하~~
굿 데이~~

모나리자 2023-08-08 11: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칼럼을 쓰는 일이 공적인 글쓰기라 신경이 많이 쓰일 거예요. 사이를 두고 다시 읽어보시면서 수정을 하면 매끄럽고 만족스러운 글로 다시 태어날 겁니다. 페크님, 화이팅~!!
인용해 주신 문장들을 읽어보니 장편이지만 몰입해서 읽을 만한 작품 같아요. 영화로운 생활을 누리면서 그것을 포기하자니
정말 고민으로 들끓을 것 같습니다. 보편적인 인간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것 같아 깊은 공감을 할 수 있겠고요.
좋은 문학작품은 시대를 막론하고 독자를 부르는 것 같아요.
무더위 잘 이겨내고 계시겠지요. 오늘도 편안한 시간 보내세요. 페크님.^^

페크pek0501 2023-08-09 13:23   좋아요 1 | URL
맞아요. 제 이미지도, 신문의 이미지도 생각해야 해서 형편없는 글을 보낼 수 없으니 칼럼이 신경 많이 쓰입니다.
파이팅, 고맙습니다.
딜레마에 빠진 장 발장입니다. 저도 공감하며 읽었어요.
시대를 막론하고 공유하는 데 문제가 없어 꾸준히 읽히는 고전인가 봅니다. 사람 사는 일이 옛날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아 신기하기도 하고요.
모나리자 님도 무더위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내일은 말복입니다. 더위가 조금씩 사라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감은빛 2023-08-14 18: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름 휴가를 집에서 책을 읽으며 보내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가,
아, 우리 집엔 에어컨이 없어서 책에 집중하기 쉽지 않겠구나 라고 생각을 바꿨습니다.
물론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 지인들의 집들을 순례하는 것도 가능한데,
그러면 또 그 지인들과 노느라 책에 집중하기 어려울 것 같네요.
레미제라블을 조금 읽다가 멈추고, 다시 한참 시간이 지나서 다시 읽다가 멈춘 것이 몇 번째인지 모르겠네요.
읽고 싶은 책들이 집에 쌓여 있지만, 언제나 저는 이런 저런 핑계로 손을 못 대고 있네요.

페크pek0501 2023-08-14 19:04   좋아요 0 | URL
저는 선풍기만 있으면 대충 견딥니다.ㅋㅋ 여름엔 카페에서 책 보거나 공부하는 게 좋아요.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거든요.
레 미제라블2를 읽으실 땐 앞부분을 건너뛰고 91쪽부터 읽으셔도 됩니다.(민음사 책) 장 발장이 나오겠지 하면서 읽어나가는데 나오지 않고 워털루 전쟁에 대한 이야기만 길게 나옵니다. 논문 수준으로 길어요. 빅토르 위고의 특징이라고 합니다. 뭐 하나 잡으면 길게 쓰는 것.
1권에선 안 그랬어요. 이야기가 재밌어서 시간만 여유롭다면 금방 읽으실 작품입니다.^^
 
레미제라블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01
빅토르 위고 지음, 정기수 옮김 / 민음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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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발장은 ‘샹마티외’가 장 발장이라는 오해를 받고 있는 것을 괴로워한다. 그를 위해 자기가 장 발장이라고 자수를 해야 한다. 자수하면 마들렌 시장으로서 누렸던 모든 행복을 포기하고 과거의 감옥 생활로 돌아가야 한다. 장 발장은 어떤 선택을 할까?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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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3-08-03 17: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 JTBC 드라마 <맏이>에서 남자 주인공 순택이가 우연히 이 이야기를 하는데, 듣고 있던 아역배우 출신 윤유선, 순택 엄마가 법학 공부하는 아들 재희한테 하시는 말씀이, 얘야, 서양에도 장 씨가 있는 모양이구나, 장발장 하면 어김없이 생각납니다. ^^

페크pek0501 2023-08-03 17:04   좋아요 1 | URL
너무 웃깁니다. 이런 웃음을 주시다니 골드문트 님 고맙습니다.
네이버 국어사전의 예문에서는 장발장, 이라고 붙여 쓰는데 민음사의 이 책은 장 발장, 이라고 띄어 써서
저도 장 씨, 인가 했습니당~^^
 
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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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에 대한 뜨거운 열정,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꼿꼿한 정신, 자기 이익을 포기하더라도 옳은 길을 가려는 우직함, 맘에 들지 않는 아내에 대해서조차 불평하지 않는 마음 씀씀이. 스토너 교수는 영문학을 사랑하고 나는 스토너라는 소설을 사랑한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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