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달리자 이어령의 춤추는 생각학교 2
이어령 지음, 허현경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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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손주를 곁에 앉히고 이야기하듯 쉬운 말로 이어령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 구어체 문장이라 내가 읽으면서도 누군가 이야기 해주는 것 같았다. 이 책은 어려운 이야기가 없어 초등 저학년도 읽을만 하고, 부모가 아이에게 한 꼭지씩 읽어줘도 좋겠다. 어린이 책은 삽화가 있어야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는데, 이 시리즈는 삽화도 참신해서 후한 점수를 준다.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기나 생각을 바꾸면 미래가 달라진다는 말은 익히 들었지만, 동서고금을 종횡무진하며 실례를 들어주니까 훨씬 실감이 난다. 웬만큼 독서력 있는 저학년이면 알만한 이야기도 나오니까 '이건 나도 알아'하면서 동참할 수도 있겠다. 구수한 입담으로 풀어내는 아홉 마당을 뛰어다니면 저절로 내 안에 잠든 생각의 거인을 깨울 수 있겠다. 

첫 번째, 나는 어떤 생각 나무를 심을까. 다섯 개의 사과 이야기로 풀어낸다. 인간의 선악을 다룬 아담의 사과, 아름다움과 사랑을 상징하는 그리스 신화 속 파리스의 사과,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근대 과학의 출발점이 된 뉴턴의 사과, 민주주의 정신으로 부당한 권력에 저항하는 정신과 용기를 불어 넣은 민주주의 정신이 담긴 윌리암 텔의 사과,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 해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스피노자의 말을 실천해, 미래를 준비하는 희망을 심어준 존슨의 사과까지 다섯이다.   

  

두 번째, 내 안에 숨은 나를 찾아라, 자기를 빼놓고 센 어리석은 돼지들 이야기로 진정한 자기 찾기를 시작하게 한다. 세 번째, 내 생각이 맞아? 네 생각이 맞아? 한니발의 초상화를 예로 들며 어떤 눈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네 번째, 생각의 차이가 행동의 차이를 만든다, 토끼와 거북이 이솝우화로 같은 이야기도 받아들이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교훈이 다르고 느낌이 다르다고 말한다. 우리는 긍정과 부정, 낙관과 비관의 두 눈을 가지고 균형을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고 일러 준다.   

 

다섯 번째, 달라도 좋아 다르니까 좋아, 무지개 색깔도 관찰자에 따라 다르다고 한다. 사람들이 속한 사회와 역사, 환경에 따라 다른 문화와 생각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인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여섯 번째, 우주의 눈으로 생각하라. 나만 생각하는 사람과 모두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냇물에 빠뜨린 엽전을 찾기 위해 두 개의 엽전을 주었던 이원익은, 자신은 엽전 하나를 손해봤지만 국가적 차원에선 손해가 아니라고 말한다. 우주의 눈으로 생각하는 건 바로 이런 것이다. 일곱 번째, 잘못한 만큼 배운다. 구렁이의 독에 오염된 물을 먹으려 하자 세번씩이나 물잔을 치자 화가 나서 매를 죽여버린 징기스칸의 눈물은, 경솔하게 감정적으로 처리하면 안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사람은 실패를 거울 삼아 똑같은 잘못을 하지 않아야 마지막에 웃을 수 있다. 

여덟 번째, 꿈은 생각을 틔우는 씨앗. 인간도 새처럼 날 수 있을까? 이카루스의 날개로 미로를 탈출했지만, 자기 분수를 잃어버린 이카루스는 추락한다. 하지만 하늘을 날고 싶었던 사람들의 꿈은 열기구를 만들었고, 라이트 형제는 비행기를 만들었다.  아홉 번째, 끌려다닐 것인가, 내가 이끌 것인가. 1927년 5월 20일, '세인트루이스의 정신 회'를 타고 대서양을 횡단한 린드버그처럼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에는 강한 정신력과 용기로 온몸을 던져 보자. 

 

'생각 사전'엔 나 자신을 아는 것, 관점 세우기, 다양성 존중하기, 균형 있게 생각하기, 더불어 살기, 반성, 꿈을 꾼다는 것, 의지까지 창조성을 키우는 여덟 가지 생각 원리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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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리 말, 얼마나 알고 있나요?
    from 엄마는 독서중 2009-11-06 11:34 
    학창시절 우리세대는 이어령 선생님의 에세이를 많이 읽었다.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 등 줄줄이 시리즈로 나왔고, 친구들의 책꽂이에 한두 권은 꽂혀있는 필독 에세이였다. 이 분의 책을 읽거나 방송을 들으면 많은 이들이 우리 것을 비하하고 나쁘게 생각하는 것도 긍정적인 해석으로 자존감을 주었다고 기억된다.   이어령 선생님은 해박한 지식에 말씀도 재밌게 하는 분
 
 
꿈꾸는섬 2009-11-05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데요. 생각을 달리자.

순오기 2009-11-06 12:01   좋아요 0 | URL
좋아요~ 우리도 같이 달려야지요.^^

같은하늘 2009-11-06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용도 중요하지만 순오기님 말씀데로 책이 화려하니 아이들도 지루하지 않게 보는 재미가 있겠는데요. 찜~~

순오기 2009-11-06 12:01   좋아요 0 | URL
아이들 책은 역시 삽화가 있어야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지요.^^
 
사랑해 모두모두 사랑해 I LOVE 그림책
매리언 데인 바우어 지음, 신형건 옮김, 캐롤라인 제인 처치 그림 / 보물창고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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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를 보고 열광했던 독자라면 절대 지나칠 수 없는 후속편이다. '사랑해'라는 말은 아무리 많이 들어도 질리거나 물리지 않는다. 아기나 어린이에게 사랑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했다면 당장 이 책을 읽어주는 것으로 시작하자!^^

이 책은 누구에게 주는 책인지 분명하게 밝히는 게 좋겠다. 하트에 쓰인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우리 아가-----에게' 받는 이의 이름을 써준다면 아기를 비롯한 어린이나 연인이라도 좋을 것이다. 글자를 아직 깨치지 못한 아기들도 자기 이름이 써진 걸 주면 좋아한다.^^

1편의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는 아가의 신체 부위를 콕 짚어가며 사랑을 표현하고, 아가의 행동을 하나씩 들어가며 단순하고 직접적으로 표현했다.

후속편인 '사랑해 모두모두 사랑해'에서는 조금 더 자란 곱슬머리 아가를 주인공으로 추상적인 사랑을 그려낸다. 아가들이 이런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할 순 없겠지만, 사랑은 느낌으로 알 수 있으니 괜찮을 듯. 또 추상적 의미는 모른다 해도 그림을 보면 자기 방식으로 이해할 것이다. 마치 한 편의 시로 그려낸 예쁜 사랑이다.

아이에게 묻고 답하듯 읽어줘도 좋겠다. 아가들은 본능적으로 자기를 진짜 사랑하는지 안다. 사랑을 감지하는 촉수가 사방으로 뻗어 있어 금세 알아 낸다.^^

아가야, 우리 아가야,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니?

해님이 눈부시게 푸르른 날을 사랑하듯이
너를 사랑해.
꿀벌이 향기로운 꽃을 사랑하듯이
너를 사랑해.

목마른 오리가 시원한 소나기를 좋아하듯이
너를 사랑해.

새가 즐겁게 노래하는 걸 좋아하듯이
너를 사랑해.

겨울잠에서 막 깨어난 곰이
봄 냄새를 사랑하듯이
너를 사랑해.

앞에서는 진한 배경색으로 안정감을 주다가
활짝 핀 노랑으로 봄 냄새를 좋아하는 곰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고양이와 아가를 확대해 사랑을 고조시킨다.

고양이가 따뜻한 햇볕이 드는
창가를 좋아하듯이
너를 사랑해.

동물을 좋아하는 아가들이 공감할 사랑이다.
이 책에 표현된 사랑 중에서 아가들에게 제일 와닿지 않을까?^^


계절의 변화를 뚜렷이 알게 겨울 이야기로 시선을 환기시킨다.

팔랑팔랑 춤추는 눈송이들이
추운 겨울을 사랑하듯이
너를 사랑해.

계절을 알고 표현할 줄 아는 아기라면 그림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찾아내도 좋겠다. 계절을 나타내는 낱말과 짝을 맞춰 경험했던 계절 느낌을 표현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전반부에서 '얼마나' 사랑하는지 들려줬다면, 후반부에선 '어떻게'사랑하는지 들려준다.

아가야, 우리 아가야,
내가 널 어떻게 사랑하는지
정말 아니?

나뭇가지가 새 둥지를
든든히 받쳐 주는 것처럼
너를 사랑해.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좋아한 사랑 표현이다. 이 얼마나 든든한 사랑인가!^^

파도가 바닷가 모래알을
살살 쓰다듬어 주는 것처럼
너를 사랑해.

바닷가에서 밀려오는 파도에 발을 적셔본 아이라면
파도에 젖은 모래밭을 걸어본 아이라면
분위기를 충분히 맛볼 수 있는 풍경이다.

아주 오랜 옛날, 이 세상이 공룡을
살포시 품어 주었던 것처럼
너를 사랑해.

바람이 신나게 휘파람을
휘휘 불는 것처럼
너를 사랑해.


지구가 해님 둘레를 끝없이 빙빙 도는 것처럼
너를 사랑해.

달님이 반짝반짝 작을 별들을
꼬옥 안아 주는 것처럼
너를 사랑해.

아가야, 우리 아가야,
네가 어디에 있든, 무엇이 되는
나는 너를 사랑해, 사랑해, 모두모두 사랑해.

자연과 우주까지 품어 안는 사랑으로
아가를 향한 절대적인 사랑을 마무리 한다.
이런 충만한 사랑을 받는 아가라면 세상에서 두려울 것없이 자신감이 넘치리라.

책 뒤표지엔
귀엽고 예쁜 우리 아가를 무릎에 앉혀 놓고
얼마나 사랑하는지 표현해 달라는 당부와 함께
혹시 1편을 모르는 독자를 위해 친절과 센스를 덧붙였다.
'더 읽어 주세요!'

초등학교 3학년 정원이는 1.2편을 보고 또 보더니 시를 쓰겠다고 했다. 이 책에 표현된 추상적인 사랑을 아는 초등생이라 절로 시심을 불러온 듯하다. 그래서 이 책은 아가들보다 표현된 사랑의 느낌을 충분히 아는 어른이나 어린이들이 더 열광할 거 같다.

12월에 선물용으로 구입했는데 캐릭터 인형이 같이 왔다. 그런데 다 큰 우리애들이 인형은 저희들이 갖고 싶다고 선물을 못 주게 해서 우리집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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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09-11-02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이 책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워요.^^

순오기 2009-11-02 10:35   좋아요 0 | URL
아이들도 좋아하고~~ 엄마들은 더 좋아하고요.^^
 
마법의 독서 치료사 - 책으로 습관을 변화시키는
김현태 지음, 김명호 그림, 강승임 / 주니어김영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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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독서치료와 관련한 책이 많이 나온다. 나도 지첨서를 몇 권 읽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먼 분야다. 이 책은 2~3학년 아이들에게 책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줄 것 같다. 성실, 끈기, 준비, 나눔, 희망, 우정이란 여섯 개의 주제를 도입부의 짧은 동화로 상황을 알려주고, '증상, 처방전, 추천도서'의 순서로 진행된다.   

주인공 작가는 200번 읽은 책은 진짜로 뜯어서 꿀꺽 먹는 희한한 인물이다. 어느 날 하늘을 나는 우산을 잡고 섬마을에 도착해, 마법을 쓸 줄 아는 붉은 깃털 새의 부탁으로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 독서치료사가 된다. 찾아온 아이들의 상황을 듣지 않고도 알 수 있도록, 붉은 깃털 새의 마법이 통하는 책이 있다. 이런 환타지 요소가 어린이들에게 흥미를 더하겠지만 어른인 내 눈엔 그다지 설득력 있는 방법은 아니다. 그래도 어린이들이 재미를 느껴 여기서 추천하는 책을 골라 읽는다면 그것으로 이 책의 역할은 충분하겠다.  

 

고학년들은 시시하다고 느낄지도 모르지만, 여기에 소개된 책들을 읽으면 정말 책 속에 길이 있을 것 같고, 골라 읽는 재미도 좋을 것 같다.

세번째 증상의 처방으로 독서치료사가 권하는 '준비에 관한 책'은 엘머와 아기용, 조선의 여걸 박씨 부인, 이원수 선생님이 들려주는 이순신, 아빠 몸 속을 청소한 키모, 생각을 모으는 사람, 미래를 준비하는 어린이 생각 계획표, 소원을 들어주는 카드... 등이다. 추천하는 책을 보면 고학년이 볼만한 책들이지만 3학년 정도면 소화해 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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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를 먹는 불가사리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4
정하섭 지음, 임연기 그림 / 길벗어린이 / 199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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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남편과 아이들을 잃은 아주머니 밥풀을 뭉쳐 인형을 만들고  이름을 '불가사리'라고 지었다. 아주머니는 전쟁에 쓰이는 쇠를 싫어해, 불가사리에게 쇠를 먹어 치우라고 노래를 불렀다. 

밥풀떼기 불가사리야
너는 너는 자라서
쇠를 먹고 자라서
죽지 말고 자라서
모든 쇠를 먹어라
다 먹어 치워라. 



불가사리는 아주머니 쌈지의 바늘을 먹고 몸이 단단하게 커졌다. 바늘을 모두 먹어 치운 불가사리는 "누가 나에게 쇠를 줄까?" 말하며 방안의 모든 쇠를 먹기 시작했다. 못, 가위, 칼, 망치, 인두...쇠붙이란 쇠붙이는 몽땅 먹어 치웠다. 방안에 쇠붙이가 없어지자 집 밖으로 나와 문고리, 자물쇠, 쇠꼬챙이, 괭이, 삽, 낫, 톱... 쇠붙이란 쇠붙이는 모두 먹어 치웠고 불가사리는 점점 커졌다.  

동네를 돌아다니며 도끼, 가마솥, 쇠말뚝, 쇠스랑, 쇠종...쇠문, 쇠창살, 쇠몽둥이, 쇠바퀴, 쇠기둥... 온 동네의 쇠붙이를 다 먹어 치운 불가사리는 집채만큼 커졌다. 쇠를 찾아 점점 멀리 갔다 오느라 집에 돌아오는 일도 오래 걸렸다. 아주머니는 이제 헤어져야할 때가 되었다면 불가사리를 보냈다. 



그 무렵, 나라에 오랑캐가 쳐들어와 불가사리의 힘이 필요했다. 쇠를 먹어치우는 불가사리는 전쟁터에 보내졌다.  

불가사리 불가사리
쇠를 먹는 불가사리
칼도 먹고 창도 먹고
모든 쇠를 먹지요. 

 

오랑캐들은 불가사리를 겹겹이 에워싸고는, 활을 쏘고 창을 던지며 칼로 찔렀지만 불가사리는 모든 쇠를 먹어 치웠다. 쿵쾅쿵쾅 돌아다니며 대포까지 먹는 불가사리를 보고 오랑캐들은 도망쳤다. 전쟁이 끝나자 온 나라안에 잔치가 벌어졌고 사람들은 '불가사리 만세!'를 외쳤다.  

불가사리의 인기가 높아지자 왕은 불가사리가 왕의 자리를 빼앗을까봐 불안했다.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소리를 듣고 왕은 불가사리를 잡아 없애려고 작정했다. 
쇠를 먹는 불가사리
쇠로 잡지 못한다네
쇳덩어리 불가사리
불로 녹여 잡는다네  



왕은 들판에 마른 풀과 숯을 깔고 아주머니를 잡아 들여 기둥에 묶었다. 아주머니를 구하러 불가사리가 나타나면 잡으려고 했다. 아주머니는 불가사리가 다가오지 말라고 노래를 불렀다 

가거라 불가사리
산 넘고 물을 건너
돌아보지 말고서
앞만 보고 가거라
멀리멀리 가거라
죽지 말고 가거라 

불가사리는 뜨거운 불길을 헤치고 아주머니를 구하러 달려왔다. 몸이 불에 녹는 줄도 모르고...
질질질질, 줄줄줄줄, 좔좔좔좔......불가사리는 온 몸이 녹아도 아주머니를 구해 떠났다. 그후로 사람들은 불가사리를 보지 못했지만, 어딘가에 살아 있으며 언젠가는 다시 돌아올 거라고 믿고 있다.



불가사리는 고려말에 나타나 쇠를 먹어 치우고 조선이 세워지자 사라졌다는 상상의 동물이다. 코끼리 몸에 소의 발, 곰의 목에 사자 턱, 범의 얼굴에 물소의 입, 말의 머리에 기린의 꼬리를 단 모습이라고 한다. 쇠를 먹어 치워서 무기로는 죽일 수 없는 동물이라고 불가사리가 되었지만, 오직 불로서 죽일 수 있는 불가사리다. 탐욕스런 사람을 일컫는 말로도 불렸는데 나쁜 꿈을 물리치고 병이 들어오는 걸 막아 준다며 굴뚝에 불가사리 모습을 새기기도 했단다. 경복궁의 아미산 굴뚝에도 새겨 넣었고, 일반인에겐 죽지 않는 불사신으로 재앙을 막아주는 수호신이기도 하다. 전쟁을 싫어한 사람들의 염원이 불가사리를 만들어 낸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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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하(紫霞) 2009-10-26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대단하신 듯...
책을 정말 많이 읽으세요.
저도 나중에 그래야 할텐데 말이죠.ㅋ

순오기 2009-10-27 07:45   좋아요 0 | URL
우리 자랄 땐 그림책이라는 게 없어서 이 나이에도 그림책 매니아예요.^^
그림책은 도서관에서 빌려보는 게 많아서 반납일에 맞춰 리뷰를 쓰느라 바쁘죠.ㅋㅋ

꿈꾸는섬 2009-10-27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재미있어요. 상상의 동물 시리즈인가봐요?

순오기 2009-10-27 07:46   좋아요 0 | URL
이건 신나는 재미가 아니라, 사실은 슬픈 재미에요.ㅜㅜ
해태에 이은 불가사리 리뷰라서요.^^

같은하늘 2009-10-27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상의 동물 시리즈 저도 한번 봐야겠어요.

순오기 2009-10-27 11:03   좋아요 0 | URL
상상의 동물 시리즈를 일부러 골라오는 건 아니고,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어요.^^
 
<놀라운 99%를 만들어낸 1% 가치>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놀라운 99%를 만들어 낸 1% 가치 명진 어린이책 10
윤승일 지음, 심인섭 그림 / 명진출판사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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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국내외 17명의 인물이 어떤 꿈을 갖고 그 꿈을 이루었는지 아빠가 아이에게 조곤조곤 들려주는 책이다. 한국인은 옥수수박사 김순권선생님과 한비야언니 뿐이라 아쉽지만, 지구촌시대에 걸맞게 세계인에 대해 아는 것은 필수다.  

작고 볼품없는 것들의 힘 센 이야기라고 저자가 말했듯이, 잘나지 않은 그 누구라도 꿈을 갖고 노력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부풀려진 성공신화를 맹목적으로 부추기는 책은 아니다. 나만 잘 살려는 욕심쟁이가 아니라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 더불어 잘사는 아름다운 가치관을 갖도록 이끌어준다.   

독서력이 좋은 아이라면 1학년도 읽을 수 있도록 저학년 눈높이에 맞춘 책이다. 어떤 인물을 소개하기 전 짧은 문장으로 핵심을 추려준 메모장도 좋았고, 글 내용에 친절하게 밑줄까지 그어준 센스도 나쁘지 않았다.^^  

 

내 마음을 잡아 끌었던 인물은 파키스탄의 이크발 마시흐였다. 어린이 인권선언에도 불구하고 노예처럼 학대받는 어린이를 위해 애쓰다가 12살에 죽은 소년이다. 그림책<자이, 자유를 찾은 아이> 바로 그 소년이 아닐까 생각했다. 어린이 노동 실태의 심각성을 알리고 개선을 위한 소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아야 되는데, 현실은 아직도 우리나라 인구 다섯 배가 넘는 어린이들이 노동에 시달린다고 한다. 

작은 눈이 불만이었지만 꽃가루 날리는 현장에선 최고의 눈이 됐던 옥수수박사 김순권 이야기, 날마다 쓰는 게 귀찮았지만 꾸준히 섬의 변화를 관찰한 공책 한 권으로 화산의 위험을 알릴 수 있었던 일본의 아사누마 도시오, 아무짝에도 쓸모없던 엉터리 발명품으로 최고의 포스트 잇을 만들어낸 생각의 전환, 음료에 첨가되지 않은 비타민C를 허위광고하던 기업의 잘못을 찾아낸 뉴질랜드 안나 데바타산과 제니 수오의 실험 숙제 등, 1%의 가치를 찾아내 99%를 빛나게 했던 실존 사례들을 알려준다. 짧은 동화로 인물의 활약상을 알려주고,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강조하는 방식이다. 부드럽고 따뜻한 삽화도 책읽는 재미를 더할 듯하다. 



과학자 리처드 파인만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트로이 유적의 발굴로 신화를 역사로 증명한 하인리히 슐리만, 생활계획표대로 실천해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가 된 헬렌 권, 책 한권으로 자신의 인생을 멋지게 바꾼 오프라 윈프리, 세상과 나누며 사는 한비야,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낸 페르디낭 슈발, 장애를 극복한 구족화가 앨리슨 래퍼, 빨간 클립 한 개로 세상 사람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가 모두 다르다는 걸 알아낸 카일 맥도널드, 나무들의 엄마가 된 왕가리 마타이를 만날 수 있다. 

대부분 무심히 지나치거나 무시했을 것, 그 1%를 위해 노력한 그들은 99%의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부족한 게 많아도 누구에게나 장점은 있고, 모든 걸 잘하지는 않지만 특별히 잘하는 것은 있다고 자신감을 마구 불어 넣는 책이다.  자~ 나는 어떤 장점을 갖고 있는지 내가 특별히 잘 할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발견한다면, 놀라운 99%를 만들어내는 것도 문제 없겠다.

인물을 소개하면서 그들이 한 일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간단히 기술한 것은 1%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특히 일본소년의 관찰노트 내용을 일부 소개했으면 더 설득력이 있었는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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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09-10-27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 너무 좋더라구요. 아이들 수준에 참 적절하다 생각했거든요. 내용이나 분량이나...

순오기 2009-10-27 07:48   좋아요 0 | URL
눈높이가 중요하죠~ 저학년이 보기에 딱 좋은 책으로 좋죠.

같은하늘 2009-10-27 09:59   좋아요 0 | URL
맞아요. 책이 두껍(?)긴 하지만 1학년 우리아이 한단락씩 읽으면 좋겠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