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스무살 하고 몇년 더 살았을때 공지영을 첨 읽었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신경숙과 더불어 유행처럼 돌았던 책..

참 재미있게 읽었고 그래! 사는 건 이런거야..

내가 주체적으로 내 삶을 일궈나가야해!! 하면서 밑줄도 그으면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계속되는 그녀의 소설을 읽으면서 조금씩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쩌라구..

그 시절 힘들었고 고통받고 상처받은게 너 뿐이었니?

왜 너만 힘들다고 징징거리니.. 그렇게 남들도 다 겪은 상처를 오로지 너만의 것인양

들이대고 하소연하니까 좋으니?

딱 그런 심정이었다. 어쩌면 이건.. 그 당시 인기를 끌던 그녀에 대한 여러 매체에서 보여준

털어서 먼지찾기 같은거에 나 자신도 혹해 있었던 거였다.

외모, 학벌. 이혼과 재혼의 개인사. 그리고 문학계에서 조금은 인정을 못받더라는 카더라~ 통신들

등등등... 그렇게 해서 고등어, 봉순 언니이후 '그녀'를 끊어버렸다.

그리고 잊고 살았다.

공지영?  뭐 그다지... 작품성도 없고 유행에 민감한.. 그런 작가..

간혹 잡지에 실리는 가십들.. 또 이혼을 했다더라 재혼을 한다더라..

그런데만 관심을 가질 뿐이었다

그리고 나도 나이를 먹고 실패를 하고 우유부단하게 망설이고 회피하고 .. 상처 받지 않으려고

아닌척 하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다.

어느날 문득 책 광고에서 보고 그녀의 수필을 읽었다.

조금 지루했다. 그러나 간혹 가슴에 닿는 부분이 있었다.

뭐.. 작가니까... 이런 부분도 있어야지...

그렇게 별거 아닌것으로 치부하면서 다시 책을 덮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조금씩 공허해지기도 하고... 살아온 날에 대한 후회가 쌓이고

하루하루 후회들을 만들어 가면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읽었고.. "빗방울처럼 혼자였다"를 읽었고

"수도원 기행"을 읽었고...

아침마다 화장실에 앉아서 "즐거운 나의 집"을 읽었다.

그리고 계속 장바구니에 넣기만 하고 결제를 하지 않았던 "네가 어떠한 삶을 살던 나는 너를 응원

할 것이다"를 읽었다.

달랐다.

그녀가 달라진게 아니라 내가 달라졌다.

상투적이고 소녀취향적이고 징징거린다고 여겼던 그녀가 나를 위로했다.

다시 예전처럼 책에 밑줄을 그었다.

내가 듣고 싶은 말.. 내가 내 딸에게 해주고 싶은 말... 거기 있었다.

작가라기보다... 가쉽거리의 한 여자로만 보았던 그녀가 어느새 단단해져서 그렇게 서 있었다.

그녀는 글을 잘 쓰는 작가는 아닌거 같다.

세상에는 그녀보다 더 재미있고 감동적이고 심지어  더 소녀취향적이고 소비적인 글을 잘 쓰는 사

람들이 더 많다.

그녀가 작가로서 내게 감동을 준 건 아니었다.

남들이야 뭐라고 하든 꾸준히 글을 썼고.

자신의 가슴에 달린 주홍글씨 같은 이름표를 고스란히 세상에 드러내놓은채 계속 안고 있엇고

자신의 상처를 들여다 보고 공개하고 분석하고 이해하고 있었다.

어느 책 글 한부분에서 처럼 상처 받지 않기위해 쿨~ 한척 하면서 살지는 않았던것이다.

그런 그녀의 솔직함.. 조금은 오지랍넓어보이는 그런 면들이

세상이 아니 적어도 내가 그녀를 공감하게 한 거 같다.

별 거 아닌거 같아도

자신의 실수담 실패담을 드러내놓고 이야기 하는 건 쉽지 않다.

간혹 그런 경우가 있지만 그건.. 그런 실수 실패를 통해 내가 이렇게 성공했다.. 라고 하는

성공을 보여주기위한 한 과정으로 드러날 뿐이다.

그러나 그녀는 실패.. 고통... 을 그냥 그대로 보여준다.

(물론 그녀가 성공했다는데 반대할 사람은 없다. 일단.. 대중적으로 성공하긴 했다. 부럽다.)

내가 가진 상처들을 자랑스러워하진 않더라도 부끄러워하지도 않는 것.

그것을 내것으로 끌어안을 수 있는 것.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 보여주어서 공감이든 비판이든 받아들이는 것...

그게 바로 그녀의 힘이었던것 같다.

나는...

아마 그동안 상처 받지 않으려고 쿨~한척 했고 모르는 척 했고

내가 고통받고 손해봤다고 여긴 부분을 늘 남 탓하면서 그 놈만 아니었더라면... 그년만 아니었더

라면 .... 하고 살았던 것이다.

즐거움이든 고통이던 다 내것이고 내가 끌어안아야 하는 것이고...

내가 받은 상처도 내 재산이 될 수 있다는 걸... 이제 알았다.

다행이다.. 더 늦기 전에 알아서..

다시 공지영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면서.. 그간 읽지 않았던 그녀의 책을 더 찾아보고 싶진않다.

솔직히 귀찮아서..

그러나 내가 가지고 있는 책들을 두고두고 곱씹어 봐야할거 같다.

인생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주옥같은 명문은 아니지만..

간혹 친구가 던져주는... 리모콘을 돌리다가 걸려든 어느 드라마에서  갑자기 어이없게

가슴을 치는 짧은 대사처럼... 그렇게 위로가 되기도 하니까...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이라면..

자신에게 솔직해져야 할것이다.

자신의 상처를 들여다 볼 줄 아는 용기가..실패를 분석하면서도 사랑할 줄 아는 아량이..

남의 말에 공감하고 귀 귀울이는 관용이

글쓰는 재주보다 더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무조건 많이 쓰는 것...일단 쓰는 것..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고민하는 것 보다 일단 두드리고 부딪치는게 필요하다.

그녀는 나에게 사소해서 모두가 알지만  잊고 있던 뭔가를 알려주었다.

그것만으로도 그녀는 내가 참 소중한 작가의 한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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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 보이
팀 보울러 지음, 정해영 옮김 / 놀(다산북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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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참 단순하다.

나이들고 병든 할아버지와 15세 손녀의 이별이야기다.

그러나 눈물나거나 감정을 건드리는 표현은 없다.

할아버지는 최후까지 고집세고 괴팍하지만 따뜻하고

손녀는 그냥 묵묵히 지켜보며 안타까워한다.

사실 누군가와 헤어질때 눈물 쏟고 펑펑 울고 감정을 마구마구 짜내기보다는

그렇게 담담한척 아무렇지도 않을척 하면서  자꾸 내가 뭘 잘못하는 건 아닐까 하는 의문들이 꼬리를 무는것... 그런게 아닐까..

리버보이가 뭘까... 궁금해하다가 중반즈음 눈치를 챘다.

다만 그걸 어떻게 연결해나갈까 궁굼하기도 했다.

결국 리버보이는 어려운... 그러나 꼭 하고 싶었던 강의 시작에서 바다까지 헤엄쳐 나간다.

제시도 그걸 해냈다. 어쨌든...

그리고 울고 싶을때는 울음을 참는게 아니라 울고 싶은 만큼 울고 나서 털어내는 법을 알게 된다..

다들 아는 건데.. 하고 싶어하는 건데... 하기 쉽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소녀는 성장했다.

조금은 지루하고 단순하면서 아름답다.

사실 아직 감동까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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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생각쓰기
윌리엄 진서 지음, 이한중 옮김 / 돌베개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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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고 싶었다.

내 글이 밥이 되고 돈이 되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려면 잘 써야했다.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글쓰기에 대한 책을 읽었다.

이 책은 글쓰기에 대한 기술적인 첵은 아니다 다른 책들이 그렇듯이..

글을 쓸때의  방법이나 자세등 간간히 구체적인 예가 나오기는 하지만

글을 쓴다는 것은 결국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무엇을 쓰고 싶어하는가를 알아야한다고 말한다.

이런 책을 많이 읽으면 도움은 될것이다.

회고록을 쓸때 여행기를 쓸때. 인터뷰를 할때 혹은 픽션을 쓸때라도 말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건..

결국 내가 써야 한다는 사실이다.

쓰는동안 생각하고 자료를 모으고 사람을 만나고.. 그리고 쓰고 고치고..

그게 결국...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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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생각쓰기
윌리엄 진서 지음, 이한중 옮김 / 돌베개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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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적으로 글 쓰는 이가 팔아야 하는 것은 글의 주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두가지가 여기서 나온다. 바로 인간미와 온기다. 좋은 글은 독자를 한문단에서 다음 문단으로 계속 나아가도록 하는 생생함이 있다. 이것은 자신을 꾸미는 기교의 문제가 아니다. 가장 명료하고 힘 있는 언어를 사용하는 방식의 문제이다.-18쪽

글을 쓰는 사람은 언제나 스스로에게 이렇게 무 ㄹ어야 한다. 나는 과연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 내가 제대로 말을 했나? 이 주제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 보기에 글이 명료한가?-24쪽

자기 자신을 팔자. 자기 자신과 자신의 생각을 믿자. 글쓰기는 자아의 행위이다.-37 쪽

어떤 글에서건 가장 중요한 문장응ㄴ 맨 처음 문장이다. 첫문장이 독자를 둘째 문장으로 끌고 가지 못하면 그 글은 죽은 것이다. ..... 이렇게 독자가 완전히 걸려듣ㄹ 때까지 한문장 한문장 끌고 가는 것이 글의 가장 결정적인 부분인 도입부이다. 따라서 도입부는 금방 독자를 붙잡아 계쏙 읽게 만들어야 한다. 또 이 글을 왜 써으며 왜 이글을 읽어야 하는지 독자에게 구체적으로 알려주어야 한다. -55,56쪽

다를ㄴ 사람들보다 더 잘 쓰려면 먼저 남들보다 잘 쓰고 싶은 욕심이 있어야 한다. 자기 글솜씨의 아주 작은 부분에 ㄷ ㅐ해서도 강박적인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276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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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생각쓰기
윌리엄 진서 지음, 이한중 옮김 / 돌베개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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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어떻게 써야 하는가... 일단 써보는 수 밖에 없다.
내가 쓰는 방향이 옳다.. 내가 아는 걸 쉽게 이야기 해준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안다... 내가 아는 모든 것을 이야기로 풀어낼 필요는 없다...
결국 글쓰기에 대한 글을 수백권 읽었다 하더라도,
내가 쓴 한줄의 문장보다는 못하다..
작가는 어떻게 책을 쓸까?
아이린 크리스틀로 지음, 이순미 옮김 / 보물창고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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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림- 뜨거운 가슴을 잃어버린 당신을 위한 스물네 편의 사랑 이야기
김용택.정호승.도종환.안도현 외 지음, 하정민 그림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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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공중부양- 이외수가 처음으로 공개하는 실전적 문장비법
이외수 지음 / 해냄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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