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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모 매체에서 서평을 의뢰받아 쓸 때 그 회사의 대표가 인터넷에 난무하는 서평에 대해 불평했던 적이 있습니다. 특히 포탈서비스 업체인 모 업체에 올라온 서평들을 맹렬히 비난했었습니다. 서평 형식도 갖추지 못한 글들로 독자들을 오도한다나요~ 당시 어떤 것이 좋은 서평인지 몰라 대표의 말을 그냥 묵묵히 듣고만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1년 후 그 대표에게 좋은 서평의 요건을 듣게 됐습니다. 자~ 아래가 그분이 말한 좋은 서평의 요건이랍니다. (참고로 이 대표는 기자출신으로서 지금도 서평을 쓰고 있습니다~) 



1. 개인의 비판적 생각은 자제하고 쉽고도 명료하게 쓰라 (가장 중요!!)
 

2. ‘아, 이래서 이 책의 작가가 대단하구나’ 라고 느끼게끔 서평을 쓰라
 

3. 서평을 보니 ‘OO한 이유가 너무 다가오는 구나’ 라는 생각이 들도록 쓰라
 

4. 서평을 읽고 나니 새삼 'OO의 소중함이 느껴지네'라는 생각이 들도로 쓰라
 

5. 색다른 토픽, 뛰어난 묘사, 감동을 줄 수 있는 글감과 전개로 쓰라
 

 

이상을 종합해 보면, 뛰어난 서평은 읽고 난 뒤 기억에 남는 글이다..라고~

처음 이 대표의 말을 들을 때 너무 이상적이라서 도무지 그런 서평을 쓸 수가 없을 거 같다고 말했더니, 그럼 자기가 쓴 서평을 보란다. 봤더니....헉~ 저 모든 요소를 충족시키는 서평~ 할 말을 잊었다는..
 

엔날 생각이 나서..기억을 더듬어 봤습니다. 서평쓰기를 지향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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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08-13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의 신청이염!! ^^
꼬옥 책의 작가가 대단하다는 느낌으로 써야하나요?
이 서평은..... 책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측면으로 쓰는거죠?

음.. 우리처럼 비판적인 독자의 서평은 대상이 아니죠?

yamoo 2010-08-13 18:55   좋아요 0 | URL
헉! 이의신청을 하실줄이얌~ㅎㅎ 전제가 하나 빠졌네요.. 책을 읽고 그 책이 너무 좋았을 때..
그러니까 지적하셨다시피 책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측면으로 쓰고 싶을 때를 말하는 것이에요~!
음...우리처럼 비판적인 독자는 책이 안 좋은 이유를 잘 부각시키면 되겠죠^^
냐하하~ 안좋은 부분을 예리하게 파헤쳐서 안좋은 책이 팔리는 것을 막는 파수군~ㅎㅎ

pjy 2010-08-13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케팅의 일환인 서평써주기의 요건인데요^^; 전 기냥 제느낌대로 수다나 떨어야겠어요~

yamoo 2010-08-13 20:28   좋아요 0 | URL
하하~ 원래 위의 대표가 말했던 건, 마케팅 일환인 서평들에 대한 혹평이 이어진 후...알려지지 않은 좋은 책을 발견하여 서평을 쓰라는 의도였습니다~ 느낌대로 자유자재로 써도 그또한 좋지요~^^

양철나무꾼 2010-08-14 0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전 저런 서평쓰기를 지양할래요~^^

yamoo 2010-08-14 22:33   좋아요 0 | URL
매체이다 보니, 여러저러 주문사항이 많은 것 같습니다~ 자유롭게 써도 읽고 나서 기억에 남는 리뷰라면 굳이 위 주문대로 쓸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역시~ 나무꾼님!
 

 오늘 아침에 로쟈님의 서재에 가니 <일상의 스탈린주의>라는 페이퍼가 올라와 있다. 헌데, 맨 처음에 이유선 교수의 글을 인용해 놓으셨는데...넘넘 공감된다. 이건 완전 내얘기야 하면서~ 

"나는 거의 일년내내 책을 읽으면서도 항상 책을 읽으면서 살았으면 하는 꿈을 꾸면서 산다. 아마도 나는 책을 읽으면서도 그 책이 내가 진정으로 읽고 싶은 책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나, 책을 읽는 대부분의 상황이 내가 꿈꾸었던 여유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럴지 모르겠다. 내가 읽는 책들은 강의를 하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이거나, 거의 아무도 읽지 않을 논문을 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읽어야 하는 책들이다. 그리고 늘 시간에 쫓겨서 읽는다."(<아이러니스트의 사적인 진리>, 16-17쪽)  

음...이 글을 나는 다음과 같이 바꾸어 놓고 싶다~ ㅎㅎ 

나는 거의 360 여일 책을 읽으면서도 항상 책을 읽기 위해 일을 그만 두는 꿈을 꾸면서 산다. 아마도 나는 책을 읽으면서도 다른 책에 눈이 가거나 읽는 대부분의 상황이 내가 바라던 여유있는 독서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내가 읽는 책들은 어떤 목적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읽어야 하는 책이거나, 거의 아무도 읽지 않을 책을 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읽어야 하는 책들이다. 아주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시간에 쫓기면서 번개불에 콩구어 먹듯이 읽는다. 

<아이러니스트의 사적인 진리>를 꼭 사서 한 번 봐줘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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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08-12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거의 일년내내 책을 읽으면서도 항상 사유의 속도도 읽는 책의 속도만큼만 됐으면 하는 꿈을 꾸면서 산다.아마도 나는 책을 읽으면서도 넓게만 읽으려고 하고 깊이 있는 사색은 게을리해서인지도 모르겠다.내가 읽는 책들은 오로지 흥미를 위해 기꺼이 읽는 책들로,다른 많은 이들도 때때로 시간을 투자하는 책들이다.늘 낄낄 거리고 읽지만,책을 덮으면 때론 쓸쓸하다.

yamoo 2010-08-12 13:09   좋아요 0 | URL
나무꾼님의 책에 대한 사적인 진리군요^^ 그렇게 재미있는 책은 저도 좀 알려 주세욤~^^ 책을 읽으며 낄낄거릴 수 있는 책은 1년에 2-3권 만나면 행운인 거 같습니당~

마녀고양이 2010-08-12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읽고 싶은 책을 읽으면서도 못 다 읽은 다른 읽고 싶은 책들에 대한 욕망으로, 현재를 즐기지 못 합니다. 그래서 늘 시간에 쫒겨서 삽니다. 어리석은 자... 마녀고양이~ ^^

yamoo 2010-08-12 20:43   좋아요 0 | URL
마녀고양이님의 독서에 대한 사적 진리이군요^^ 시간에 쫓겨 사는 건 안좋은 건데 말이죠. 어떻게 하면 여유있는 독서를 할 수 있을지 찾아보자구요~ㅎ

pjy 2010-08-12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도 학자?이셔서 이렇게 치이는 기분이 드시지 않을까합니다.. 전 전혀 다른식으로 생각되는데요^^

나는 거의 일년내내 책을 읽으면서도 항상 책을 읽으면서 살았으면 하는 꿈을 꾸면서 산다~까지는 200%공감이지만
그 이후는 전혀 다른식으로 생각이 듭니다~
이시점에 진정으로 읽고 싶어서 읽는 책이고^^ 읽고싶지 않거나 막히면 바로 팽개칩니다 ( '')
대부분의 상황은 아주 편안합니다~ ㅋㅋㅋ 지하철에서 읽어도 그만하면 좋지 않은가 이러지요~~ 사소한 여유를 아주 기뻐합니다!
시험이나 공부에 연연하지 않는 독서이니 아주 즐겁고,, 리뷰는 수다떨고 싶어서 스스로 작성하는거라 더 재미있습니다ㅋ
초초초긍정 마인드~ 다만 아쉬운 점은....

초정절 섹쉬남아 너는 돈을 벌어오렴, 나는 책을 봐야겠거든♡

yamoo 2010-08-12 20:45   좋아요 0 | URL
아뇨, 학자는 무슨~ㅋㅋ 일 때문에 그렇습니당~ 저두 일하기 전에는 PJY님과 대동소이 했습니다만...대신 리뷰 쓸 때 좀 스트레스를 받았죠. 일을 하고 나서는...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위처럼 강렬히 드는 겁니다~~저두 그랬으면 좋겠어요..

초정절 섹쉬녀야 너는 돈을 벌어오렴, 나는 책을 봐야겠거든~ 빈둥거리면서 ㅋㅋ
 

올 봄에 봤던 뮤지컬인데, 생각이 나서 기록해 둔다. 


내가 생전 처음 소극장에서 연극이라는 것을 관람한 것은 작년 8월 초였다.  무대가 있고 배우가 있으며 막이 있는 살아 숨쉬는 희곡을 본 것이 처음이었다. 배우들이 바로 내 눈앞에서 리얼한 연기를 펼치는 광경이 사뭇 충격으로 다가왔다. ‘아~ 이래서 연극이라는 것을 관람하는 구나’하고 생각했다. 영화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현장감과 생동감이 전해져 왔다.

함께 연극을 관람했던 지인이, 생전처음으로 연극이라는 것을 봤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못하시면서 신기한 듯 쳐다보았다. 그로부터 이 주일 뒤, 그분으로부터 좋은 공연이 있으니 같이 보러가지 않겠느냐는 연락이 왔다. 선약이 있었지만 선약을 조정하여 공연을 볼 수 있었다.

공연의 실체는 뮤지컬 이었다. 내가 생전 처음 소극장에서 연극을 관람했다는 말에 그분이 나를 염두해 두고서 이 뮤지컬에 초대한 모양이다. 보고 난 지금 그 분에게 정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정말 재밌게 봤고, 돈 아깝지 않은 알찬 뮤지컬이었다.

뮤지컬이라는 것을 처음 접한 것은 아니다. 대학 1학년 때 KFC를 하도 많이 먹어서였는지, 그 회사의 본사로부터 뮤지컬 티켓이 2장 선물로 배송되어 왔다. 많이 팔아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그 뮤지컬이 윤석화 주연의 <아가씨와 건달들>이었는데, 여자친구와 같이 본 최초의 뮤지컬 이었다. 그땐 공짜표라서 그런지 단지 재밌었다는 느낌만 있었다. 하지만 입장료가 얼마인지 알고나서는, 내 사전에 입장료를 내고 뮤지컬을 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다짐했었다.

상당한 시간이 흘러 2번째로 본 뮤지컬은 결론적으로 상당히 재밌었고, 충분히 입장료를 지불하고서도 볼 가치가 있음을 느꼈다. 사전 정보 없이, 무슨 내용인지 전혀 모르고 본 뮤지컬 이었기에 더욱 재밌었는지도 모른다.

대학로 SM아트홀에서 오후 4시 30분에 본 <스페셜 레터>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선전 팜플렛을 100퍼센트 실현한 뮤지컬이었다는 점이다. ‘본격 명랑 뮤지컬’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공연은 웃기고 활기찬 에너지를 느끼기에 충분했고, ‘당분간 이런 뮤지컬은 없다’는 카피가 거짓이 아님을 입증한 뮤지컬이었다.

현 뮤지컬 시장이 로맨틱 코미디가 대세를 이룬다고 하는데, 뮤지컬 시장에 전혀 문외한인 나와같은 사람에게는 별로 중요한 정보가 아니다. 대세건 아니 건 오늘 본 뮤지컬은 정말 웃기고, 재밌고, 씁쓸했다.

웃기고 재밌었던 이유는 배우들이 하나같이 개성강한 캐릭터들의 역할을 아주 잘 소화했다는 점이다. 씁쓸했던 것은 군대시절의 똑같은 상황과 아무개 병장이 자연스럽게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 뮤지컬은 남자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지고 있는 군대의 취사병에 대한 이야기를 기발한 구성과 역동적인 안무 그리고 적절한 노래로 풀어낸 작품이다.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를 여자들이 가장 듣기 싫어한다는 얘기가 회자되고 있지만, 이 뮤지컬에서의 축구장면은 가장 파워풀하고 신나는 장면 중의 하나였다. 이 부분에서 여자분들의 즐거운 반응은 거의 최고였던 것 같다.^^

여자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얘기를, 힘찬 안무와 역동적인 음악으로 되살려내어 여성 관객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 낸 것은 이 뮤지컬의 연출력의 힘이라 할 수 있겠다.

무엇이 그렇게 시종일관 재밌었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순전히 캐릭터들의 힘이었지 않나 생각한다. 개인적인 경험상, 이런 뻔한 이야기가 재미있을려면 캐릭터들이 대표성을 가져야 하며,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가 완벽히 그 역을 소화해 내야한다. 뮤지컬은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고 본다.

우선 캐릭터들이 군대에서 누구나 한 명쯤은 있는 캐릭터들이다. 얼빵한 신병, 신병 때문에 갈굼당하는 일병, 꺽였지만 여전히 한탕까리서 자유롭지 못한 상병, 그리고 만고의 병장과 병장킬러 하사관. 거기다가 독특한 성격을 가진 캐릭터 설정까지. 군대 생각이 새록새록 나서 씁슬할 정도였다.

군대이야기뿐만 아니라 군대에 간 친구를 매개로 연인 사이로 발전하는 두 커플의 이야기도 재밌었다.

결론적으로 <스페셜 레터>는 매우 잘 만들어진 뮤지컬이라는 점이고, 돈을 내고 봐주어도 전혀 아깝지 않은 작품이라는 사실이다. 연극과 뮤지컬에 시큰둥한 나같은 사람도 충분히 재밌게 볼 수 있는 멋진 작품이다. 나를 이 뮤지컬에 초대해 준 지인에게 거듭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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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이 무렵때였을 겁니다. 한 오프라인 모임에서 일명 문학에 대해서 해박한 친구를 알게 되었습니다. 친해지고 이러저러한 말이 오간 끝에 '고전읽기 모임'이라는 걸 만들어 보자고 했습니다.  

책을 읽는 비율이 성인 10명 중 한 사람이라는.. 작금의 대한민국 사회에 고전을 읽으러 모임에 나오는 사람들이 어디 있겠냐는 푸념도 있었습니다. 

4명만 모이면 정식으로 모임을 시작하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서로 읽었던 고전 중에서 1차분 50여권을 추렸습니다. 그리고 2007년 9월 첫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모임을 시작하고 보니, 정말 놀랍더군요. 1회 참석인원이 15명이었고, 그 후 계속 사람이 많아져서 모임을 진행할 사회자를 선정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1회부터 9회까지는 목록 리스트 조율 상태라서 고전 목록 중에서 읽었던 것을 급하게 공지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이때 한 책들이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 등이었습니다. 이때 문학은 주로 한국문학 위주로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것이 아래 리스트가 완성된 후 논제위주로 심도 있는 토론을 진행해 갔습니다. 몇 달 못갈것 같은 이 모임이 2달 후면 3주년이 되네요.. (문학과 인문 사회 비율이 50:50. 한달에 두 번 모임. 한주는 인문사회, 한 주는 문학)

1  조선상고사,  신채호 

2  요한시집,  장용학 

3  눈물이란 무엇인가,  심노승 

4  백석전집,  백석 

5  광장,  최인훈

6  용재, 총화성현 

7  슬견설,  이규보 

8  에덴의 동쪽,  존 스타인 백 

9  아큐정전,  노신 

10 금각사,  미시마 유키오 

11 25시,  게오르그 

12 오이디프스 왕,  소포클레스 

13 파우스트,  괴테 

 

14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안톤 체홉

15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16 까라마조프의 형제들,  도스토예프스키

17 마음,  나쓰메 소세키

18 농담,  밀란 쿤데라

19 나무위의 남작, 이탈로 칼비노

20 안개, 우나무노

21 변신·시골의사, 카프카

22 푸른꽃, 노발리스

23 고도를 기다리며,  사무엘 베케트

24 픽션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25 우리들,  예브게니 자먀찐

26 꿈의 해석,  프로이트

27 도덕경 

28 장자

29 논어

30 변명/크리톤/파이돈

31 징비록,  유성룡 

32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막스 베버

33 공산당 선언, 칼 마르크스 

34 군주론, 니콜로 마키아벨리 

35 우연과 필연,  자크 모노

36 바가바드기타

37 권리를 위한 투쟁,  루돌프 폰 예링

38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 

39 생명이란 무엇인가,  에르빈 슈뢰딩거

40 역사를 위한 변명,  마르크 블로크

41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  장 폴 사르트르

42 자유론,  존 스튜어트 밀

43 작은 것이 아름답다,  조엘 슈마허

44 예술의 의미,  허버트 리드

45 죽음에 이르는 병,  키에르 케고르

46 권위에 대한 복종,  스탠리 밀그램

47 엔트로피,  제레미 리프킨

48 유토피아,  토마스 모어

49 나와 너,  마틴 부버

50 시지프의 신화,  알베르 카뮈

 

감개가 무량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이 리스트가 8월이면 모두 끝나내요~ 그간 만든 논제만도 책 한권 분량이 됩니다..ㅎㅎ 모임 평균 인원 20여명. 그간 거쳐간 인원도 200여명 정도 될 거 같습니다.

고전을 읽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그렇게나 많은 지 모임을 진행하면서 처음을 알았습니다. 모임을 만든 이유중의 하나는 이런 고전을 같이 읽고 토론하는 모임이 없어서 만든 것인데, 참석하시는 분들 대부분이 저와 같은 생각을 갖고 계시더군요..책 않읽는 대한민국 사회라고 하지만...기이하게도 고전을 좋아하는 분들이 있긴 있습니다..ㅎㅎ 

열띤 토론과 사람들이 주마등 같이 스쳐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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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3 0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26 0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영화감상-언싱커블]

1

일반 스릴러 영화를 보려고 영화를 선택했다. 스릴러물이라서 폭탄 테러에 대한 범인과 FBI의 숨막히는 지략 대결을 기대 했다. 영화가 시작되고 1시간 여 동안 루즈하게 전개되는 양상에, ‘이건 뭐지?’를 되뇌이면서 영화를 꺼버리고 싶은 충동을 누를 수 없었다.

하지만 끝에 기막힌 반전이 있다는 영화 카피만 믿고 그냥 꾸역꾸역 플레이 시간을 늘려 갔다. 1시간이 가고 영화 플레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을수록, 나는 이 영화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감을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엔딩 크레딕이 올라가는 시점이 되자 매우 심기가 불편했다.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느낌이랄까. 영화는 고문의 정당성을 대놓고 묻고 있었다.

“과연 고문은 어떠한 경우에도 행해져서는 안 돼는 것인가? 그리고 윤리적으로 정당화 되는 고문이란 있을 수 없는 것인가?”

영화 <언싱커블>은 이 물음에 대한 심각한 반성을 요구하고 있다. 그것도 너무 원색적이다.  윤리학 영역에서 오랫동안 쟁점화 되어온 ‘고문의 정당화’에 대해서 관객의 주관적 생각을 묻고 있다. ‘그래, 윤리적 사고는 좋은데, 너라면 어떻게 생각하냐?’고.


2

고문은 인간에게 물리적 정신적 고통을 가해서 자백을 받아내는 전통적인 처벌 수단이다. 이러한 고문은 인류역사만큼이나 오래되었다.

이런 유구한 처벌 수단이 근대 헌법국가 단계에 오면서 심각한 반대에 부딪쳤다. 근대 헌법국가 시대에 가장 중요한 권리로 대두된 것이 천부인권 사상에 바탕을 둔 인간 존엄권이다. 생명권과 더불어 인간 존엄권은 시민의 기본권 중의 기본권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 입헌주의 국가들 대부분은 국민이 고문을 받지 아니할 권리를 헌법적 차원에서 명시적으로 천명하고 있다. 우리 헌법도 예외는 아니어서 헌법 12조에 이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근대 이후 고문은 공식적 처벌 수단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주된 이유는 인간 존엄성에 대한 권리를 가장 심각하게 훼손하는 처벌이기 때문.

그래서 고문은 일반적으로 정당하지 않으며 범법행위로 간주된다.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고문을 가하는 행위는 이제 가장 비윤리적인 행위인 동시에 헌법에 위배되는 범죄행위이다.

헌데, 이러한 고문 행위가 아이러니컬하게도 정당화 되는 상황이 존재한다. <언싱커블>에서 보여지는 하나의 상황이 이를 예시한다.


3

'스티븐 아더 영거(전직 폭탄 전문가)'라는 이슬람계 미국 시민이 미국의 주요 도시에 핵폭탄을 몰래 설치한 후, 동영상 까지 찍어 자신의 행위를 당국에 알린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에 스스로 체포된다.

핵폭탄이 터지기까지는 5일의 시간밖에는 없다. 핵폭탄의 위치를 찾기 위해 정보부는 한시적 조직을 만든다. 영거를 기밀이 유지되는 곳에 가두고 특수부대 장교, 고문 전문가 H (헨리 험프리스) 그리고 FBI 특수요원(브로디)으로 팀이 구성된다. 그리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말고 폭탄의 위치를 자백받으라는 명령을 하달 받는다.

방법을 동원해도 소득이 없자 정부는 고문전문가인 H를 투입한다. 하지만 영거는 온갖 고문에도 불구하고 끝내 입을 열지 않는다. 동원되는 갖가지 고문이 여과없이 영화를 통해 보여진다.

손가락 자르기, 칼로 성기에 상처내기, 손톱과 이빨에 상처주기, 얼굴에 비닐봉지 덮어씌우기, 물고문, 전기고문 등등.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고문 기술이 H에 의해 시행되지만 끝내 영거는 폭탄의 위치를 말하지 않는다. 고문 당하는 것을 즐기기까지 한다.

H는 영거에게 휘둘린다. 고문전문가를 막다른 골목에 몰아넣는 영거. 모든 고문 수단을 다 동원해도 영거는 모르쇠로 일관한다. 드디어 H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든다. 이 비장의 카드로 H는 영거의 결의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확신한다.  


지금까지의 온갖 고문은 견뎌냈지만 이 히든카드 앞에서는 자백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H는 확신했다. 바로 영거 앞에서 자신의 부인과 자식들을 고문하고, 그 고문당하는 모습을 영거가 보는 것이다. (결국 H의 이 확신은 결실을 맺어 영거는 일단 자백하고 자살한다)

한편 H에 의해 선택된 조력자인 FBI 특수요원 브로디는 갈등한다. 영화에서 그녀의 심경 변화는 매우 중요하다. H는 영거의 입을 열게하는 방법은 오로지 고문밖에 없다고 하지만  브로디는 계속 고문만은 안된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 고문을 제외하고 할 수 있는 수단은 다 동원해 봤지만 영거에게 놀림만 당하는 그녀는 드디어 고문에 묵시적 동의를 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고문은 부당한 것이라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다.

고문이 진행되는 동안 그녀는 항상 밖에 있다. 그녀가 괴로운 것은 영거의 부인과 자식들이 아무 죄가 없고 단지 고문을 받아내기 위해 희생되어야 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녀도 고문만이 수백만명의 사람들을 살리는 유일한 방법이란 사실을 깨닫는다. 그녀가 H의 고문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의 고문을 하지 못하게 막는다면, 결과적으로 그녀의 고고한 윤리관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셈이 된다.



여기서 놓치지 말하야 할 것은 고문을 반대하는 사람도 어쩔 수 없이 고문을 지지할 수밖에 없게 되는 상황이 있다는 점이다. 난감한 상황이지만 별다른 해결책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

영화는 이 상황을 대놓고 들이댄다. 한 사람 또는 죄 없는 몇 사람에 대한 고문을 거부함으로써 미국 시민 수백만명을 죽이는 폭탄테러가 일어나도록 방치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 것인가? 이것은 자신의 윤리적인 욕심으로 인한 일종의 도덕적 방종이 아닐까?

더러운 행동을 하지 않아 자신의 윤리적 고결함은 지킬 수 있겠지만, 그런 그의 결정으로 인해 무고한 수백만명의 목숨들이 희생된다. H가 결국 최후의 고문 수단으로 택한 영거의 두 자식에게 가하는 고문을 인정할 수 있다면, 고문 필요성에 대한 근거는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된다.

하지만 모든 고문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인권유린 이라고 보는 인권운동가들에게는 이런 입장이 일종의 윤리적 도전이 된다. 영화에서는 FBI 특수요원 브로디가 인권운동가 입장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인권운동가들이 어떠한 상황에 처해도 고문을 해서는 안된다는 원칙을 고수하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분명한 사실은 무고한 생명을 구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 입장은 단호하지만 결국 수 많은 생명들이 희생된다는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결국 윤리적 원칙을 고수하면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은 없다.

솔직히 영화의 해결책은 간단하다. 한 사람의 생명보다 많은 사람의 생명이 더 중하다는 공리주의 입장이라면 고민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이 영화가 딜레마 상황에 부딪쳐 갈등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칸트의 의무론적 윤리설의 입장에서 논의를 출발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윤리 문제에서 칸트의 의무론적 윤리설은 지극히 높은 위치에 있다. 인간 윤리에서 칸트의 정언명령은 견고 하고 절대적이며, 인간이면 누구나 따라야할 규범윤리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윤리학의 오랜 딜레마적 상황인 특수한 경우 칸트의 윤리법칙을 지킨다는 것은 너무나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영화의 상황은 그러한 딜레마 상황 중 하나의 사례이다. 이 지점에 오면 칸트의 의무론적 윤리설이 힘을 잃고 공리주의적 윤리설이 설득력을 얻게 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칸트의 윤리설 입장에서 고문의 정당성을 찾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영화 속에서 결국 브로디로 대변되는 인원옹호론자들이 승리하지만 하나의 폭탄이 터지는 것을 막지 못했다.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담보로 지켜지는 보편적 윤리법칙이 과연 정당한지 되묻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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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보고갑니다 2012-09-29 2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윤리적으로 동의하지않지만 할수 밖에없는... 딜레마군요.. 소수보다 다수가 중요하다는 논리에 저는 아직도 명확한 답을할수없는것 같습니다.. 과연 1명보다 수백만명의 목숨이 소중한걸까요? 때에 따라서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것이 맞는 것일까요? 글쎄요... 그 '소수'안에 제가 포함 되있지만 않다면 그것이 맞다고 하는것은 너무나도 이기적인 답변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