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제가 당부하고 싶은 것은, 그러한 것들은 행복해생활을 하는 데 아무런 직접적 관계가 없다는 점입니다. 호시자신들이 잘생기고 공부를 잘한다고 해서 결혼생활마저 잘하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입니다. 결혼생활은 그와는 다른 별도이역량이 필요한 일입니다. 그 역량은 다름 아닌 연민의 능력입니.
그런데 인물도 뛰어나고, 공부도 잘하고, 장학금도 받고 장래가 창창해 보이는 스스로와 상대방을 불쌍히 여기기란 쉽지 않을것입니다. 그래서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제 결혼을 하고 나서 함 께 보낼 미래의 시간들은 다름 아닌 노화의 과정이라는 사실을과학자들에 따르면 대략 19세를 전후해서 성장이 멈추고 노화가시작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본인들이 인정하는 인정하지 않든, 이 미 상당히 노화가 진행된 상태라고 하겠습니다. 노화를 겪는 생물 체의 고단함과 외로움과 무기력함을 생각하면, 자신과 배우자에 대해 연민이 샘솟을 것입니다. 이 그렇게 연민을 가질 때, 사람은 비로소 상대에게 너무 심한 일을 하지 않게 됩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성인인 공자孔子님이 왜 성인인지에 대해서, 맹자孟子는 다음과 같이 짧게 말한 바 있습니다. 공자께서는 너무 심한 일은 하지 않으셨다仲尼不爲已甚者.
이제 오늘 이후로 신랑 신부는 노화의 과정을 홀로 겪지 않고배우자와 함께 겪게 될 것입니다. 결혼을 통해 유한한 생물체의 고단함과 외로움과 무기력함을 위로하고 연민할 수 있게 돠기를 바랍니다.

요컨대, 상대를 따뜻하게 대해주는 일상적인 습관이 중요합 니다. 지금 이 순간 두 사람의 감정이 아무리 뜨거워도, 그 애정이 이 따뜻함의 습관을 만들어주지는 않을 겁니다. 그보다는 거꾸로, 일상적으로 따뜻함을 실천하는 습관이 길게 보아 두 사람 간의 애정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일본 소설가 다자이 오사무太宰治의〈생활>이라는 시를 전합니다.
"기분 좋게 일을 마친 후 한잔의 차를 마신다. 차의 거품에 어여쁜 나의 얼굴이 한없이 무수히 비치어 있구나. 어떻게든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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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갈 때는 "허섭스레기 같은 연극 잘 봤다. 니들"이라고 소리쳐서 김수정을 아연실색하게 했다. 집으로 돌아가면서 김수정은 이런 인간과는 엮이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윤은 뭐랄까, 터지기 직전의 팝콘 같은 사람이었다. 빠르게 정신없이 그리고 흥분에 차서 자기 말만 늘어놓았고 연극을 보며 잠들었던 구십 분 남짓을 빼고는 언제나 흥, 칫, 쳇, 헷, 쌍 같은 말로 적대와 분노를 드러냈다. 김수정은 초등학생 때 이런 남자애와짝이 된 적이 있었다.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그 아이는 언제나 친구들의 관심을 원하면서도 거절이 두려워 겉돌면서 크고 작은 악 의를 드러냈는데, 담임은 그 반에서 가장 차분하고 착한 편이었 던 김수정을 옆에 앉힘으로써 골칫거리를 해결하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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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우라니까, 남자끼리는 괜찮아."
"괜찮습니다."
"이 친구 아주 기 눈치를 엄청 본다. 자, 어서."
장인은 급기야는 큼지막한 손으로 내 팔뚝을 잡으며 담배를 쥐여주려 했다.
"괜찮은데요, 진짜."
"아, 안 보여. 가게 안에서는 안 보인다니까. 무슨 남자가 그렇게 배짱이 없어."
"아뇨, 정말, 괜찮다니까요."
나는 나도 모르게 담배를 쳐서 떨어뜨렸고 어색한 침묵이 장인과 나 사이에 흘렀다. 그 잠깐을 개구리와 풀벌레들이 떽떽떽떽메웠다.
"할아버지가 폐암으로 돌아가셨거든요."
"그랬나? 거 무서운 병이지."
"삼촌도."
"삼촌도 그랬나?"
이주일도 그렇지 않았습니까?"
"그랬지, 확실히 그랬지."
장인은 허리를 숙여 담배를 줍다가 그래, 몸에도 좋지 않은 이것, 하면서 수풀로 던졌다. 잠깐 소리가 잦아들다가 이어졌다. 그사이 기가 나와서 "둘이 뭐해?" 하고 소리쳤고 나는 "야, 별 봐라,
쏟아질 것 같아!" 하고 하늘을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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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있잖아요. 그거 다 같이 먹는 거잖아요. 그러려고 거기다부어놓은 거잖아요. 그런데 선배가 자꾸 감자를 먹어서요, 왜 그런지 버거는 안 먹고 자꾸 그것만 계속 집어먹으니까요. 그러면그럴수록, 제 몫은 줄어들잖아요. 아 씨, 나 이거 먹고요, 청량리까지 가서 알바를 해야 하는데요. 선배, 선배가 감자를 다 먹었잖아요. 충분히 먹었는데도 자꾸 욕심을 내잖아요. 그러니까 선배, 그만 먹어요. 제발 그만, 감자 좀 그만 먹으라고요."
선배가 손가락을 들어 입으로 빨았고 다시 냅킨으로 닦았다. 국화는 그런 선배가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지 그게 뭐라고 목소리까지 떨면서 계속 화를 냈다. 선배가 이해가 안 가요. 아니, 감자는같이 먹으려고 그렇게 해놓은 것인데 어떻게 감자를 혼자 다 먹을수가 있냐고요. 감자는 그런 게 아니고요, 선배 혼자 맛있게 먹고말라는 것이 아니고 감자는 우리가 다 먹어야 하고 그렇게 같이먹으면 좋은 건데 왜 감자를, 그러니까 왜 감자를 그렇게 많이 먹느냐고요! 국화가 소리지르고는 먹던 햄버거를 내려놓고 점퍼를입었는데 일어서는 국화의 팔을 잡으며 선배가 사과했다.
"미안하다, 감자를 많이 먹어서."
상황이 그러니까 나는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국화가 화것은 감자 때문인 듯도 하고 아닌 듯도 했다. 하지만 뭐가렇게까지 구는 건 아니지 않나 생각했다. 선물까지 준비해왔는데.

"피우라니까, 남자끼리는 괜찮아."
"괜찮습니다."
"이 친구 아주 기 눈치를 엄청 본다. 자, 어서."
장인은 급기야는 큼지막한 손으로 내 팔뚝을 잡으며 담배를 쥐여주려 했다.
"괜찮은데요, 진짜."
"아, 안 보여. 가게 안에서는 안 보인다니까. 무슨 남자가 그렇게 배짱이 없어."
"아뇨, 정말, 괜찮다니까요."
나는 나도 모르게 담배를 쳐서 떨어뜨렸고 어색한 침묵이 장인과 나 사이에 흘렀다. 그 잠깐을 개구리와 풀벌레들이 떽떽떽떽메웠다.
"할아버지가 폐암으로 돌아가셨거든요."
"그랬나? 거 무서운 병이지."
"삼촌도."
"삼촌도 그랬나?"
이주일도 그렇지 않았습니까?"
"그랬지, 확실히 그랬지."
장인은 허리를 숙여 담배를 줍다가 그래, 몸에도 좋지 않은 이것, 하면서 수풀로 던졌다. 잠깐 소리가 잦아들다가 이어졌다. 그사이 기가 나와서 "둘이 뭐해?" 하고 소리쳤고 나는 "야, 별 봐라,
쏟아질 것 같아!" 하고 하늘을 가리켰다.

"왜 안 되나? 곰 자서전도 내면서, 왜, 뭐...."

낸내는 마치 드라이브를 하는 사람처럼 창밖이나 구경하더니 도로 이정표를 가리켰다.
"개성이라네요. 그건 한국에 없는 도시 아닌가."
"그렇죠, 거짓말이지. 아무나 못 가는데 저렇게 적어놓고."
말문을 연 김에 지금껏 날 속인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겠다고 벼르고 있을 때 낸내는 그렇지는 않아요, 라고 했다. 저렇게 개성이라고 써놓으니까 정말 갈 수 있을 것 같잖아요, 그 방향으로 달리고 있는 동안에는 다 거기로 가는 사람이라고 믿을 수도 있을 것 같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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