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아래에도 잠깐 언급이 되었던 SPICA님의 본격적인 케이스스터디 글이다. 약속하신대로 국내 사례로 알라딘의 나의서재, 아니 마이페이퍼를 언급해주셨다.

기획자로서 나의 의도는 마이페이퍼만이 아닌 나의서재는 물론, 알라딘의 많은 부분을 블로그적 요소로 무장하는 것이지만, 형식적인 부분으로 보자면 아직 마이페이퍼 자체만도 블로그적 요소는 많이 부족하다.

아무튼... SPICA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블로그를 얘기하면서 내가 SPICA님께 트랙백을 보내드릴 수 없는 것이 너무 아쉽다. 트랙백이여 빨랑, 나의 세계로 오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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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cuve.co.kr/blog/archives/000231.html

블로그와 마케팅 Case Study1 - Aladdin : '마이페이퍼'

블로그를 이용한 마케팅 전략과 사례 (두번째 이야기)

b3.jpg

Case Study? Aladdin : '마이페이퍼'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는 '나의 서재'라는 개인화 서비스가 있다. 이는 '마이 리뷰', '마이 리스트', '방명록', '즐겨 찾는 서재' 그리고 블로그 서비스인 '마이 페이퍼' 메뉴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나의 서재' 자체를 알라딘의 블로그 서비스로 알고 있으나, 정확히는 '나의 서재' 서브 메뉴 중 하나인 '마이 페이퍼'가 알라딘의 블로그이다. 알라딘의 고객은 나의 서재를 기반으로 책과 관련된 컨텐츠를 다른 회원들과 서로 공유한다. 이 곳에 자신의 리뷰를 보관할 수 있고, 다양한 주제로 자신만의 도서 목록을 만들 수도 있다.

알라딘의 블로그 서비스인 '마이 페이퍼'의 가능성은 우선 블로깅을 위한 기반 컨텐츠가 특화된 소스라는 점이다. '도서, 음반, DVD 타이틀' 등에 관한 리뷰와 감상들은 이미 많은 블로거들이 블로깅의 단골 소재로 활용하는 좋은 메뉴들이다. 더구나 알라딘과 같은 인터넷 서점에는 고객들이 생산해내는 기존의 컨텐츠들이 있었다. 그 중 외부로 공개된 것이 바로 독자 리뷰이고, 고객 개인이 접근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위시 리스트(책 보관함)이다. 이 둘은 인터넷 서점 입장에서 상당히 중요한 데이터 - 컨텐츠와는 약간 다른 의미의 - 였다. 알라딘의 나의 서재 서비스는 이 중 '위시 리스트'를 개인 정보 영역에서 다른 회원과의 공유가 가능한 수면 위로 끌어냈다. 이 위시 리스트가 로그인 이후의 공간인 개인 페이지 내에 있었을 때, 이것은 서점 입장에서는 단지 '도서 목록 DB'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것이 '마이 리스트'라는 메뉴를 통해 다른 회원들에게 공개되자 매력적인 컨텐츠의 위상을 갖게 되었다. 고객들이 서로의 위시 리스트에 관심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이다. 독자 리뷰가 책에 대해 개인이 쌓아 온 과거 시제의 컨텐츠라면 위시 리스트는 현재 그리고 미래 시제의 컨텐츠이다. 독자들은 그간 쌓아온 도서 리뷰를 통해 서로 공감하며 위시 리스트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거리를 만들어 나간다.

또 하나의 가능성은 독자, 작가, 출판사 사이의 커뮤니티 형성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독자는 책 내용을 기반으로 블로깅을 하고, 작가는 일종의 스타 블로거 역할을 하며, 출판사는 자사의 책을 통해 고객과의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 셈이다. 더구나 출판사는 이 블로그를 통해 책에 대한 홍보와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독자의 의견을 들을 수도 있다. 인터넷 서점의 블로그 서비스를 통해 '독자, 작가, 출판사'라는 3주체가 긴밀하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판'이 마련된 것이다.

마지막 가능성은 블로그에서의 이와 같은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고객에게 구매 유도 효과를 불러 일으킨다는 점이다. 서로 책에 대한 리뷰나 리스트를 공유하고 이를 통해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자연스레 책에 대한 '개인적인 홍보'가 이루어지고, 이는 구매로 이어질 개연성이 충분하다. 서점 또는 출판사가 기업의 목소리로 홍보하는 효과 보다, 블로거들 사이의 개인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한 추천 등이 더 강한 구매 자극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알라딘의 블로그 서비스가 갖는 한계 요소들도 존재한다.

먼저, 개인화 서비스인 '나의 서재'와 블로그 서비스인 '마이 페이퍼' 각각의 포지셔닝이 불분명하다. 알라딘에서 고객이 만드는 컨텐츠의 핵심은 그들이 써나가는 '리뷰'라고 할 수 있는데, '마이 리뷰'가 '마이 페이퍼'와 별도로 공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알라딘의 입장에서는 독자들이 책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거리들을 활발하게 포스팅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과연 두개의 공간 중에서 어느 것을 '메인 블로깅의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말인가? '도서 관련'이라는 선별된 타켓팅 이후에 정작 '집중'이라는 운영의 묘가 발휘되지 못한 부분이다. 만약 마이 리뷰에 책에 관련된 내용을 '써 넣고' 마이 페이퍼에는 일반적인 내용을 '블로깅한다면', '마이 페이퍼' 자체는 다른 범용 블로그 서비스와 컨텐츠 부분의 차별화를 끌어내기 힘들 것이다. 따라서 알라딘의 나의 서재 자체를 블로그 서비스로 리뉴얼 - 물론, 이 경우 마이 페이퍼는 존재 이유가 없어진다 - 하고 마이 리뷰라는 항목을 나의 서재 블로그 내에 하나의 카테고리로 세팅해야 한다.

또, 블로거 사이의 커넥티비티를 위한 공간이 없다는 점이다. 가장 큰 문제는 블로그 서비스의 메인 페이지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 A란 사람이 오른쪽 상단의 메뉴바에서 나의 서재를 클릭하면 로그인시에는 A의 '나의 서재' 공간으로 연결되고, 로그인 상태가 아니라면 로그인 화면이 나타난다. 블로거들이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연결을 자극할 수 있는 '광장'이 필요하다. 그것이 일반적인 블로그 서비스의 메인 페이지가 되었든, 블로거들이 서로 만나는 공간인 블로그 피플과 같은 곳이 되었든 블로거들의 활발한 네트워크 형성을 위해 멍석을 깔아주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 블로거들은 '자극'을 가하면 '반응'하게 되어 있으니까.

Posted by spica at December 25, 2003 10:26 PM | Track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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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ca님이 알라딘 나의서재에 던져주신 조언이다. spica님께서는 블로그와 마케팅을 잇는 주제로 세미나를 하시면서 그중 국내 사례로 알라딘의 나의서재를 꼽아주셨다. 추후에 관련된 글도 있을 것이다.

암튼.. 며칠전에 eouia님께서도 아마존의 전략과 알라딘의 그것을 비교하시면서 일반 블로그와는 다른 블로그 전략을 말씀을 해주셨는데.. 요즘 내가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과 일치한다. 어떻게 하면 알라딘만의 블로그 요소를 서비스할 것인가... 하는 것.

물론.. 알라딘 내에서, 알라딘 회원들이 각자의 서재를 운영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하지만 알라딘 나의서재 외의 다수의 그외 블로그들이 알라딘과 '통하는' 것이 더욱 윤택하게 만드리라...

고민하고 고민하고 또 고민하자.. ^^

SPICA님, EOUIA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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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cuve.co.kr/blog/archives/000220.html

두 인터넷 쇼핑몰의 블로그 전략

둘 다 이미 '서점'에 국한되어 있지 않기에, 쇼핑몰이라 했다.

결론만 먼저 말하면...

* 알라딘의 블로그 전략 : 블로그를 떠안기
* 아마존의 블로그 전략 : 블로그에 퍼주기

아마존 사이트엔 블로그가 없다.

왜냐구? 이미 수많은 블로그에 아마존이 있으니까.

바로 아마존의 컨텐츠를 개인의 블로그에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만든 '플러그인(웹페이지상에서 쉽게 설치하고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 때문이다.

특히 타입패드가 깔쌈하게 잘 만들었더라. 도서 식별 코드인 'ISBN'을 입력하면 해당하는 책의 관련 정보를 블로그에 게시할 수 있다.

그러므로 아마존은 블로거들을 끌어 안기 위해, 일일이 블로거를 상대할 필요가 없다. 다만, 블로그 서비스 업체만 상대하면 된다. 그것도 느긋하게 기다리면서...

알라딘 사이트엔 블로그가 있다.

왜냐구? 돈 주고 만들었으니까.

일단 아마존의 블로그 전략과 알라딘의 블로그 전략을 비교하는 것은 10년 후로 미루자. 귀찮다.

하지만 일단 알라딘의 블로그를 놓고 보자면, 그들의 블로그 떠안기는 방향을 약간 잘 못 짚었다. 이에 앞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자. 많은 사람들이 알라딘 '나의 서재'를 블로그 서비스로 소개하는데, 정확히 말하자면 '마이 페이퍼'이다.

'마이 페이퍼'는 '나의 서재'안에 들어 앉은 하나의 메뉴이다. 이 '나의 서재'는 '마이 리뷰', '마이 리스트', '방명록', '즐겨 찾는 서재' 그리고 블로그 서비스인 '마이 페이퍼' 메뉴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여기서 난 좀 이해할 수가 없다. 알라딘에서 고객이 만드는 컨텐츠의 핵심은 그들이 써나가는 '리뷰'인데, '마이 리뷰'가 블로그에서 벗어나 있다니.

그렇다면 대체 '마이 페이퍼'에는 무슨 내용을 '블로깅'한다는 말인가? 그냥 일반적인 내용? 그렇다면 지금도 무수히 많은 '범용' 블로그 서비스와 무슨 차별 요인이 있지? 알라딘의 블로그는 독자 리뷰를 기반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데 말이다. 지금 처럼 다른 사람의 리뷰에 코멘트를 남기지 못 한다면, 이게 무슨 조화다냐...

알라딘은 '나의 서재' 다음 버전에서 아래와 같이 리뉴얼하라!

1. '나의 서재' 자체를 블로그로 만들어라!

2. '마이 리뷰'는 블로그의 기본 카테고리로 세팅하라!

3. 로그인하지 않고 알라딘 메인 페이지에서 '나의 서재' 메뉴를 클릭했을 때, 로그인 페이지가 뜨는 것이 아니라 '블로그 서비스의 메인 페이지'가 뜨도록 해라!

4. '나의 서재'라는 이름 좀 바꿔라. 소유격이 브랜드명에 들어가다 보니, 꼭 로그인이 필요한 메뉴로 인식될 수 있다. 그래서 클릭하면 정말 로그인이 필요하다.ㅡ,.ㅡ 그냥 평이하게 '알라딘 서재'가 더 나을 듯. 아님, '책꽂이' 정도.

Posted by spica at December 12, 2003 05:49 PM | Track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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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그인을 팔아라... 그렇다. 100% 맞는 말이다! 염두해두고 있었지만, 더욱더 칼을 갈게 만드는 계기가 된 글...

암튼... 개발팀.. 종화씨.. 잘 부탁드립니다. 잘 한번 해봅시다~ ^^

eouia님.. 좋은글..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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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eouia.net/archives/000505.html

[ForBLOG] 플러그인을 팔아라!!

EOUIA::블로그 And | Or 마케팅 에 이어서.

지난 이야기에서 블로그와 마케팅의 접목과정에서 너무나 단순도식으로 블로그의 Authoring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사업아이템을 꼽은 것 같습니다. 특히, 마케팅 목표대상이 주체로 참여하는 블로그의 경우, 이른바 선발업체가 독식하는 스타일이 될 것이 예상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블로그 마케팅 방법으로는 채택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지난 번에 제가 빠뜨렸던 부분 중 가장 큰 문제점이, 커뮤니티와는 달리 블로그는 개인이 여러개를 유지하기 힘들다라는 점을 간과했던 것입니다.
커뮤니티는 개개인이 멤버로써 "방문"하는 곳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부담될 일이 없습니다. 맘에 들면 찾아가서 이용하면 그만, 관리는 커뮤니티 운영자가 책임집니다.
블로그는 이와 달리 내가 늘 유지하기 위해 신경을 써야만 합니다. 따라서 A라는 회사의 a라는 블로그, B라는 회사의 b라는 블로그, C라는 회사의 c라는 블로그.. 아무리 그 블로그들이 유익하고 쓸모있고 특화된 것이라 하여도 자신이 이용하고 싶은 서비스의 모든 블로그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각각의 블로그가 특화되면 특화될 수록, 사용자층의 조건을 한정짓게 되며, 한계효용도 줄어들게 됩니다.

예를 들자면, 알라딘에서 개시한 "나의 서재"가 중심인 블로그는 독서, 음반, DVD에 특화되어 있기 때문에, 이 쪽에 관심있는 사람들만을 주된 타겟으로 잡는 셈입니다. 문제는, 이들을 상대로 마케팅의 한계효용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입니다. "나의 서재"를 알차게 꾸미는 소비자일수록, 도서관련 마케팅 효과의 한계효용은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즉, "광고를 하지 않아도 책을 사보는 소비자"인 셈입니다. SF팬덤에 아무리 SF광고를 해봤자 전체 SF판매량은 크게 늘지 않습니다. 이미 전체 판매량안에 이들의 포션은 고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마케팅의 주된 공략타겟은 고정고객이 아닌 부동층을 대상으로 해야 합니다.
그렇게 따지면, "나의 서재"를 열심히 꾸리는 소비자에게 책광고는 들이는 비용에 비해 얻는 효과는 크지 않습니다. 결국 "나의 서재"의 주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을 방문하는 방문객의 시선을 잡아당겨야 합니다.
문제는, 알라딘의 "나의 서재"는 일반 고객들에게는 "외진 곳"이라는 겁니다. 다른 사람의 "나의 서재"에 열심히 들어가보십니까? 한두번 호기심에 들어가보긴 했어도, 일부 스타급 북컬렉터들을 제외하고는 다른 이의 "나의 서재"에는 방문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일부 골수 북매니아들을 제외하고는 한번 호기심에 "나의 서재"를 만들어보고, 며칠 이용해보지만, 결국 한계에 다다릅니다. 블로거라면, 아마도 알라딘의 "나의 서재"에만 머무르지 않고 차라리 이글루스나 네이버 블로그에 둥지를 트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알라딘은 "외진 곳"이기 때문입니다. 특화된 주제만을 다루는 블로그 서비스에서는 가장 가치있는 몇몇 블로그를 제외한 나머지 블로그들은 그저 들러리의 역할 밖에 하지 못하게 됩니다. 소수의 스타 블로거를 유치하고 만들어내기 위해 전체 블로그 시스템을 갖추는 일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입니다. 게다가 아무리 알라딘의 "나의 서재"시스템이 책이나 음반 정보를 재활용하기에 편리한 시스템이라 하더라도, 일단 다른 곳에 둥지를 튼 블로거들을 유인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복수개의 블로그를 운영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며, 백업도 지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미 구축된 블로그를 옮긴다는 것은 상당히 귀찮은 일입니다. 특히 국내에서는 트랙백과 RSS등을 제대로 지원하는 블로그 서비스가 얼마 안되기 때문에, "외진 곳"으로 자처해서 흘러가줄 블로거는 별로 없습니다. 반대로 트랙백과 RSS가 활성화된다면, 물리적인 "외진 곳"의 제한은 없어집니다만. 대부분의 사업체들이 "독식"을 꿈꾸기 때문에, 서비스의 경계를 넘어서게 만드는 트랙백과 RSS등 외부확장기능의 도입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알라딘이 이러한 사정인 바에야, 비슷한 컨셉의 후발 주자들은 더더욱 힘들 수 밖에 없겠죠. 블로그가 트렌드라 하니 도입은 해야겠고, 거의 울며 겨자먹기 식 아니면, 유행이라니까 잘될거야라는 장미빛 환상에 성급한 블로그 도입을 하는 것 같습니다. 혹은, 커뮤니티를 그냥 블로그라고 이름붙이는 것만일수도. 차라리 이정도로 뻔뻔하다면, 오히려 검증된 커뮤니티 마케팅 효과라도 기대할 수 있겠죠. :)

따라서 사업체들은 굳이 독자적인 블로그 서비스를 갖출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블로그 유행에 편승해서 블로그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습니다.

알라딘의 예를 계속 들어보자면, 대부분의 블로거들은 책, 음악, DVD등에 대한 관심이 많고 이에 대한 정보를 나누기를 좋아합니다. 여기까지는 실제로 보이는 현상이고, 알라딘이 이 네트워크 프로모션의 잠재가능성에 주목한 것은 당연한 수순입니다. 다만 알라딘이 단추를 잘못 꿴 것은, 그렇다 해서 알라딘이 자체 블로그 서비스를 갖추는 것이 이 블로그 트렌드를 제대로 활용하는 마케팅 방법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무리하게 알라딘 자체 블로그서비스를 갖추어 이미 난립해있는 여러 블로그 서비스 업체들과 경쟁하기 보다는, 차라리 그 업체들에게 알라딘이 보유하고 있는 컨텐츠를 가공해서 제공하는 수단을 마케팅하는 쪽이 훨씬 간단하고 효과도 큰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엠파스 블로그에 알라딘 도서정보 플러그인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고 가정합시다. 굳이 알라딘으로 둥지를 옮길까 말까 갈등할 필요없이, 기존의 엠파스 이용자들은 간단한 태그 혹은 입력폼에 ISBN 번호를 적어넣는 것만 가지고 해당 도서의 이미지, 서지정보, 가격, 리뷰로의 링크 등등을 한번에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연히 그 모든 링크는 알라딘으로 연결될 것이고, 블로거들은 도서에 관련된 포스팅을 편하게 할 수 있는 만큼 활발한 포스팅이 이루어질 것이며, 그 결과 알라딘은 자체 블로그 서비스를 갖추지 않고서도 기존의 블로그들을 이용하여 원하는 마케팅 효과를 충분히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발상의 전환이라는 게 별거 아니죠. 남들 전부 금캐겠다고 서부로 몰려갈 때, 포장마차 천막뜯어서 청바지 만들어 판 사람이 돈은 더 벌었습니다. 우리나라 기획자들의 수준이란 것이 고만고만해서 진짜 훌륭한 웹 서비스가 나오지 못하는 것이 바로 창조적인 발상의 전환이 부족한 탓입니다. 기획자는 파워포인트 프리젠테이션 꼼꼼하게 만드는게 능력이 아닙니다. 괴발개발 메모지에 적어내려가도 영감이 보이는 기획을 하는 쪽이 훨씬 필요한 것입니다. (아쉽게도 대부분의 기획자들에게 요구되는 것이 전자의 능력이지만.)

몇가지 예를 더 들어보죠.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의 한계에 대해 이런 저런 말들이 많은데, 자신의 블로그에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부착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새로운 사업분야로 가능할 것입니다. "내가 듣기 위한 음악"이 아니라, "남에게 들려주기 위한 음악". 적절하고 납득할만한 유료화 정책만 이루어진다면, 블로그를 이용한 분중의 분중을 위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도 괜찮은 사업아이템이 될 수 있습니다.

꼭 디지털 컨텐츠만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바코드나 전화번호를 매개체로 한 정보전달도 가능할 것입니다. 블로그 중에 전화번호를 언급하면, 자동으로 해당 전화번호가 등록된 주소를 지도로 표시해주는 플러그인이라든가, 바코드를 이용한 Product2Information 서비스도 가능합니다. 제품에 대한 온라인 샵과의 연동이 가능하거나 혹은 옥션에서 해당 품목에 대한 검색결과를 표시해준다거나 하는 등의 활용방법은 다양하겠죠.
주식시세 변동이라든가 환율시세, 날씨 정보, 지역 교통정보등도 블로그와 연동될 수 있는 좋은 아이템들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자동번역 서비스라든가, 교육, 학습 정보등도 가능하겠죠. "오늘의 중국어회화"를 개인 맞춤으로 자신의 블로그에 끼워넣을 수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YBM 로고같은 거 하나 붙여서 말이죠.

블로그가 기존의 커뮤니티와 다른 장점이 있다면, 중앙집중화로 인한 서비스업체의 부하를 줄여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개인 맞춤 서비스가 앞으로의 대세인데, 중앙서버에서 각 회원을 통괄하여 컨트롤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매우 부담이 큰 사업입니다. 그럴 바에는 간단한 플러그인을 통하여, 개개인이 자신의 블로그를 베이스로 하는 개인 맞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쪽이 훨씬 부담이 적고 더 큰 시장을 타겟으로 잡을 수 있습니다. 얼마 안되는 소비자를 어떻게든 내 경계안으로 모아들여 시장을 갈라먹기 보다는, 다른 경계안에 들어있는 소비자들까지도 타겟으로 잡는 외연적 느슨한 연결의 마케팅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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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순서

- HCI와 인터페이스의 역사
- 좋은 인터페이스, 나쁜 인터페이스
- HCI와 가상 현실
- 가상현실의 오늘과 내일
- 프로젝트 사례위주

좋은 인터페이스, 나쁜 인터페이스

우선 좋은 인터페이스는 어떤 것이고 이와 대조되는 나쁜 인터페이스는 어떤 것인지를 정의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좋은 인터페이스의 조건은 무엇일까? 다음은 좋은 인터페이스의 몇 가지 조건들이다.

-사용하기 쉬워 보여야 한다

사용하기 쉬울지 아닐지를 떠나 일단 쉬워 보여야 한다. 첫 대면부터 사용자의 기를 죽이는 인터페이스는 좋은 인터페이스가 아니다.

-사용자가 예상하는 대로 반응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들이 계산기의 버튼을 볼 때 이 버튼들은 눌려져야 작동한다는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이 버튼을 보면서 버튼들을 위로 들어 올려야 작동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용자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사용자들은 죠이스틱을 보면서 막대 부분을 붙잡고 상하좌우로 움직이면 화면의 무엇인가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할 것이다. 죠이스틱의 막대 부분을 부러뜨린다던가 잡아 빼야 어떤 작동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용자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즉 버튼은 처음부터 눌러야 작동할 것처럼 보이고 마찬가지로 죠이스틱의 막대는 이를 잡고 상하좌우로 흔들어야 작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그 외형을 볼 때부터 사용자가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쉽게 판단 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가 설계돼야 한다. 이를 visual affordance라고 말한다.

-서로 구분이 잘 돼야 한다

글쓴이의 기숙사 엘리베이터는 문열기 버튼과 문닫기 버튼이 같은 모양인데다가 색깔도 같은 검정색으로 칠해져 있고, 비록 버튼에 <>(문열기)와 ><(문닫기)와 같은 아이콘이 그려져 있기는 하나 검정색 바탕에 회색으로 그려져 있어 금방 드러나지 않는다. 또한 허리 정도의 높이에 버튼이 위치하고 있어 위에서 아래로 쳐다보아야 하므로 그 보는 각도로 인해 두 버튼이 쉽게 구분이 가지 않는다. 즉 많은 기숙사 거주자들이 그 버튼을 혼동하지 않도록 대조적인 기능을 가진 두 버튼은 확고하게 구분이 갈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사용자의 기억력에 호소하지 말아야 한다

앞서 말한 엘리베이터 버튼의 경우 "오른쪽 버튼은 문닫기 버튼이고 왼쪽 버튼은 문열기 버튼이다"라고 기억을 해 두면 특별히 문제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사용자에게 쓸데없이 사용법을 기억하도록 강요하는 인터페이스 설계는 설계 자체가 틀린 것이다.

-중요한 부분은 눈에 띄도록 한다

중요한 기능이나 사용자의 작업을 망칠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한 인터페이스는 확실하게 눈에 띄게 해야 한다. 좋은 예로 오디오 테입 레코더의 녹음 버튼이 빨간색으로 돼 있는 것을 들 수 있다.

-피드백이 있어야 하며, 상황에 맞는 피드백을 주어야 한다

어떤 버튼을 눌렀을 때 빛이 들어온다던가 소리가 나는 것은 그 버튼이 작동됐음을 사용자에게 확신시켜 준다. 이와 같이 인터페이스는 사용자에게 적절한 피드백을 주어야 한다. 그러나 피드백도 아무렇게나 주어지면 안된다.

예를 들어 신호등이 "등"인 이유와 경적이 "경적"인 이유는 상황에 맞는 피드백을 주기 위한 것이다. 사용자가 잘 볼 수 없는 상황에서는 소리로 알려 주고 잘 들을 수 없는 상황에서는 빛으로 알려주듯 상황에 맞는 피드백을 주어야 한다. 소리나 빛과 같은 반응 방식(매체)의 적절한 선택만이 아니라 사용자의 조작에 대해 어떠한 반응과 그에 해당하는 정보를 얼마만큼 주어야 하는지도 고려해야 한다. 정보가 너무 부족한 것과 너무 많은 정보를 주어 사용자의 머리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좋은 인터페이스가 아니다.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똑같은 버튼이 어느 경우에는 이렇게 작동하고 어느 경우에는 저렇게 작동하면 사용자에게 혼동을 줄뿐이다. 가능한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아주 획기적이지 않는 한 기존 인터페이스의 룰을 따른다

사람은 이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다루려고 한다. 아주 획기적으로 뛰어난 인터페이스라 기존의 모든 문제점을 완전히 극복하고 사용자로 하여금 "이거 정말 편하다"라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올 정도가 아니라면, 기존의 비슷한 인터페이스에서 너무 크게 벗어나게 만드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즉 사용자에게 친근감을 주고, 사용법이 한눈에 쉽게 들어오며, 조작에 대한 반응이 적절한 인터페이스가 좋은 인터페이스이다. 역시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사용자이다. 사용자 위주의 인간 중심으로 인터페이스가 설계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HCI 관련 분야에 심리학이나 인류학, 사회학 등이 포함돼 있는 것이 인간부터 알아야 인간 중심의 시스템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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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공학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도날드 노먼(Donald A. Norman)이라는 이름을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노먼은 인간 중심적인 기술 설계를 오래 전부터 주장해 온 그 분야에서 가장 권위를 갖춘 전문가이다. 저서인 "The Invisible Computer"에서 "컴퓨터 제품은 아직도 기술 중심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사용자와 사용자가 하려는 작업을 위한 제품 개발로 개발 과정이 바뀌어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노먼의 인간 중심적인 제품의 개발이란 기술보다는 사용자와 사용자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제품 개발 과정을 의미한다. 최종 목표는 사용자를 만족시키는 기술이고, 이 기술은 사용자가 하려는 작업에 잘 맞아야 하며 여러 복잡다단한 사항은 작업 자체에 있어야 하지 작업 도구에 있어서는 안 된다. 즉 이러한 인간 중심적인 제품의 개발에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은 사용자와 사용자가 하고자 하는 작업을 잘 이해하고 있는 개발자들이다.

"invisible" 또는 "transparent"는 HCI 분야에서 "interaction"과 함께 큰 무게를 가지고 있는 단어이다. 즉 컴퓨터는 인간과 인간이 하려는 작업의 중간 매체로서 작업 목적을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며 따라서 사용자로부터 가려지거나 안보여질수록(즉 수단 자체가 일이 되지 않을수록)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좋은 인터페이스에 대한 관찰은 주위에서부터 당장 시작할 수 있다. 컴퓨터 관련 제품뿐만 아니라 어떤 물건이든 인터페이스라는 것이 따라오기 마련이므로 주위의 물건들의 인터페이스를 평가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지금부터는 주위에 있는 물건 몇 개의 인터페이스를 함께 분석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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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리릿 2003-12-09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인터페이스, 나쁜 인터페이스...
알라딘은 어떤 곳이 좋고, 어떤 곳이 나쁜 인터페이스일까?
올해 중반에 장바구니와 주문결제과정을 리뉴얼했고, 나의계정을 리뉴얼했다. 인터페이스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인터페이스가 매출에 끼치는 영향이 가장 큰 곳이 바로 장바구니와 주문결제과정. 과연 알라딘에서 주문하시는 분들은 "음.. 알라딘은 주문결제가 참 쉽네.. 편리해', '알라딘은 주문취소가 간단하네'라고 하셨을까?...
지금 나의서재는 과연 좋은 인터페이스일까? 인터페이스에 대한 고민은 끝이 없어라...
 
 전출처 : skytosea > 마이페이퍼 오픈!

마이페이퍼가 드디어? 오픈하고 말았다!
나의 서재는 내가 디자인을 했었지만 이번 마이페이퍼는 다른 디자이너가 작업을 했다.
그런데 왜 내가 바쁜 것인가??!!
그 디자이너가 다른 이벤트 작업으로 인해 배너며 공지사항이며 모두 나의 일로 뚝~ 떨어지고... 나의 서재에 수정해야할 부분이 소소하게 생겨버렸다.
몇일동안 작업하고 있었던 프로젝트를 중단한 채...ㅜㅜ
그래도 마이페이퍼가 성공적으로? 오픈한 걸 보니 맘은 뿌듯뿌듯...
누가 작업했는지 몰라도 배너 하난 멋있군... @@ (두두둑... 여기저기 돌 날아오는 소리가...ㅜㅜ)
하지만 이제 다시 그 일을 시작할려니 손이 제대로 움직여주질 않는다.ㅜㅜ
제길...(헉... 무심코 나와버린...ㅡ.ㅡ;;)

"제발 한 프로젝트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달라~~~!!!"
이렇게 당당하게 말하고 싶지만 김모 기획자는 이렇게 말할 게 뻔하므로....
"이것저것 다 해낼 줄 알아야 진정한 디자이너 아니겠어요~!! 열씨미 하세요."

음냐 음냐...
진정한? 디자이너가 되는 길은 왜이리 멀고도 험하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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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리릿 2003-11-26 0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 그 열정을 앞으로 오픈할 커뮤니티 프로젝트에 몽땅 쏟아주세요~ 여러분들.. 기대하시라.. 멋진.. 알라딘만의 커뮤니티 디자인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