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야, 야구도 좋지만 보름 동안 엄마랑 이만큼 읽자. 많어?
‘나는 둘‘은 아주 옛날 이야기 책이니까 힘들거나 문장이 어색하면 중간에 덮어도 괜찮아. 엄마 나이대 어떤 아저씨가 어렸을 때 읽었다더라. 난 모르는 책인데... 그런데 이현 쌤 책이랑 김수빈 쌤 책은 확실히 짱일거야. 알지? 이현 쌤?! 롯데 팬인 거 말곤 다 멋진 이현 쌤. 우리 하나씩 바꿔가면서 읽자. 오늘부터. 야구? 냅둬. 엘지 또 질거 같애. .... 우천취소랜다... 어휴...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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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몬 만큼이나 쌓이기 쉬운게 바로 계간지 아니겠습니까.

여름호 읽기 전에 밀린 겨울 (에헴,,,), 봄(흠..) 호를 관심 꼭지만 얼렁 읽어서 치아버리겠습니다.

 

아...나의 사랑 최은영 작가님.

낭독행사에서 내 애정을 살짝 고백한 적이 있었어요.

"작가님, 고기 사드리고 싶어요."

(아, 나, 정말, 미친, 아줌마.....)

 

그랬더니 최 작가님 말씀하시길, "전 고기 안 먹어요...."

아...그러시구나. 베지테리언 이시구나. 옥자도 나오기 전인데.

 

난 나의 애정을 고기로 밖에, (그리고 책으로 밖에) 표현 못하는 고기만두입니다. 자책. ㅜ ㅜ 그래도 최은영 작가님을 향한 애정은 계간지에서 최 작가님 단편만 쏙 빼서 읽는 것으로 표현하기로 합니다.

 

<고백> 가슴 아프게 하는 십대 시절의 이야기. 미진이 지금까지 아직도 아파하며 망가지고 있어서 독자의 가슴이 무너진다. 이제 고백을 했으니, 젊은 수사가 되려는 옛애인이 들어준 고해성사로 그녀의 가슴에 쌓였던 죄가, 죄의식이, 혹은 죄의 기억이 씻길 수 있기를 바라본다. 쉽지는 않겠지. 미진에게 고기라고 먹이고 싶은 마음.

 

 봄 호엔 나의 애정 작가, 한국 현대 소설로 나를 쑥 이끌어주신 황정은 작가님 대담.

 

황 작가의 세계는 '시치미의 세계'와 '아이샹의 세계'로 나뉠 수 있다고.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그녀가 느끼는 소설 속 세계에 대한 모종의 책임감, 아, 독자인 저도 나눠서 짊어지고 싶지만, 그래도 작가 등엔 엄청난 짐이 그의 몫으로 남겨지겠지요. '양의 미래'의 孃으로 읽는 여성 독자와 羊으로 읽는 남성 독자들 차이가 있다고. 아....나도 여성을 하대하는 孃으로 읽었는데 ... 성별의 차이가 이렇게 나타나기도 하는구나. 작가가 화자와 극도로 가까웠을 때 욕!이 튀어나오는 거라는 설명. 이해가 너무나 잘 되구요. 계속 욕 써달라는 신수정 문학 평론가 말에 저두요, 라고 속으로 말하며 읽었다. 황정은 작가는 글 쓸 때 이야기의 리듬에 실리기에 음악이 필요없다고. 아....BGM 노동요 없이 소설 쓰시는 황 작가님. 앞으로 당신을 상상할 때 생활 소음 속에 묵묵히 규칙적으로 이야기를 (받아내려) 써나가는 모습을 상상할게요.

 

이번 생에서 나는 훌륭하고 멋진 우리나라 작가들을 만나서 복받았지. 그러니 열심히 읽겠다.

잠시 무서운 외국소설 Handmaid's Tale 에서 벗어나서 우리 작가들 꼭지를 읽으면서 밀린 숙제를 했음. (잠깐만..... 아무도 나에게 숙제를 준 적이 없는데요....이런 자학성 독자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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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7-07-04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최은영 작가님 작품은 아직이고요.
황정은 작가님 좋아합니다. 😘
이런 숙제 언제든 대환영입니다.
더 열심히 해주세요~~~ 흠흠*^^

유부만두 2017-07-04 19:33   좋아요 0 | URL
최은영 작가 단편집 ˝쇼코의 미소˝ 강력하게 추천해 드립니다!
요즘 제가 강추하는 책들이 많지만, 최은영 작가는 정말 보석같은 존재에요.
읽어주세요...흠흠....

숙제....여름 계간지는 낙엽 지면 읽어볼 요량입니다.
 

대단한 이야기!!! 작가가 1985년에 썼다는데 어쩜 이리 현실적일까. 신정국가로 돌아간 미국/길리어드, 예전의 자유 시대에도 만연했지만 극도로 치닫는 성차별과 통제. 글을 못읽게 하다니??!!! 저출산에 대응하는 국가의 태도. 개똥같은 컬러 코드와 신분 차별. 모든 책임과 비난이 쏟아지는 여성. 분노와 공포를 느낀다. 너무 생생하고 본듯해서...

이제 중반, 의외의 scrabble 장면. 문자와 문화, 인권의 관계를 생각한다. 강추. 무겁고 힘찬 디스토피아의 소설. ˝멋진 신세계˝ 따위 대신 읽어야 할 책. (이라고 적고 보니 '멋진 신세계'의 해설을 Atwood가 쓴 판본을 발견...)

그리고! 지하철의 임부 배려석은 ‘미래의 주인공들‘을 위한게 아니라고! 임부 자신, 그녀들의 건강과 인권을 위한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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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7-07-04 1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유부만두님이 애정하시는 작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와 헤어진 여운이 아직도 남아 있어서....
이렇게 대단한 작품은 조금 숨 돌리고 읽고 싶은데...
자꾸 눈이 갑니다.
아끼지 말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17-07-04 14:48   좋아요 0 | URL
아끼신다구요? 뭘요? ㅎㅎㅎㅎ 내쳐서 읽으세요. 그리고 저랑 같이 상처 받으시고, 무서워 하시고 감동도 하시고 그래주세요. 아 정말 왜이리 멋진 책들이 많은거죠?

에이미와 이저벨 좋았죠? 스트라우트 My name is Lucy Barton 이 곧 번역되 나온다고 하니 그것도 챙겨 읽으세요. 물론 Olive Kitteridge 가 짱이구요.

psyche 2017-07-04 13: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윤이가 얻어준사인본 있다고 자랑했었지? ㅎㅎ 체구가 작은 할머니라고 상상했던 모습과 달랐다고 하더라구. 나는 예전에 한글책으로 읽었는데 영어로 다시 읽어볼까. 드라마로 만들어서 그런지 요즘 다시 뜨고 있어 기분 좋네

유부만두 2017-07-04 14:50   좋아요 0 | URL
아.....그게 이 책이었구나요!!! 언니, 제가 왜 이제야 이걸 읽는지 막 억울한거 있죠? 하지만 너무 섬뜩해서 빨랑 못 읽겠어요. 작가가 정말 정말 스마트하고 이리 저리 비틀고 헤비고 쑥 들이대서 정신이 없어요. 그런데 scribble 장면은 너무 공감되는거구요. 드라마는 책 다 읽고 찾아 보려구요. 작가가 카메오로 출연도 했다더라구요. ㅎㅎ

레삭매냐 2017-07-04 13: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 영화보다 이번에 만든 드라마가 훨씬 더
완성도가 높아 보입니다.

원작의 재구성이란 이 정도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전범으로 아주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아직 책은 못 읽었네요.

유부만두 2017-07-04 14:51   좋아요 0 | URL
책은 책대로 드라마는 드라마 대로 매력이 있을 것 같아요. 중반인데 무서워서 더 빨리 못읽겠어요. 레삭매냐님 포스팅으로 오리엔테이션 했는데 강렬한 이미지가 책읽는 데 상상력을 부채질 하구요. 멋진 책이에요!

akardo 2017-07-04 14: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진 신세계는 시녀이야기보다 반세기 전에 쓴 거니까요. 아무래도 요즘의 문제의식과 더 가까운 건 시녀이야기일 수밖에 없지요. ㅎㅎ 전 둘 다 좋아합니다. 이 장르는 디스토피아를 그린 게 더 재미있더군요.

유부만두 2017-07-04 14:53   좋아요 0 | URL
그렇죠! 멋진 신세계 읽으면서 아, 하나도 안 멋져서 막 속상해 했던 기억이 나네요. 여자 캐릭터가 너무 멍청하고, 끝까지 다른 이들도 폭력적이라 도망갈 틈이 없는 거에요. 이번 소설도 마찬가지죠. 디스토피아가 재밌으려면 현실이 어느정도 달라야 할텐데 전 자꾸 유사점만 보고 있어요. 이 소설 정말 대단하네요! 끝까지 정신줄 바짝 붙잡고 읽어보겠습니다.

akardo 2017-07-04 15:09   좋아요 1 | URL
30년대 남자 작가의 한계인 거죠. 여주가 그 사회의 룰에 단단히 세뇌되어 그런 것일 수도 있고. 남자 작가가 그리는 여성캐릭터는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반대성을 온전히 이해하고 그린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일 듯.

유부만두 2017-07-04 15:17   좋아요 0 | URL
동감이에요! 그러니 여성작가에겐 조금 더, 뭔가를 기대하게 되는가 봅니다. 1930년대...정말 까마득한 옛날이네요.

꼬마요정 2017-07-04 14: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현실감 있어서 읽으면서도 소름 끼치는 책이었어요. 이 책은 두번은 읽고 싶지 않지만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는 책 중에 하나입니다.

유부만두 2017-07-04 14:54   좋아요 0 | URL
정말 무서운 책인데요? 다시 안 읽고 싶어도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다니!
걸작이란 거죠? 그러니 독자를 잡아 먹고 있죠. ㅎㅎㅎ
 

올 상반기 새롭게 만난 두 작가. 정세랑 작가와 송미경 작가. 너무 반갑고 고맙고요.

 

 

 

 

 

 

 

 

 

 

 

 

 

고전은 중후한 아름다움으로 빛났고

 

 

 

 

 

 

 

 

 

 

 

 

 

동시대의 대작가를 만나는 즐거움은 비할바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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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신과 함께' 뮤지컬 공연을 놓쳐서 아까웠는데 재공연 한다기에 반가워 달려갔다. 비오는 일요일, 예술의 전당. 커다랗게 걸린 '신과 함께' 포스터. 예전에 본 웹툰의 기억과, 책 선물로 지인에게 전달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공연을 기다리며 마시는 커피는 쓰고도 달다. 얼마만의 뮤지컬 관람인지. 호사스런 문화 생활에 자꾸만 웃음이 났다. 화장도 하고 목걸이도 하고 왔음.

 

 

웹툰의 캐릭터들과 놀랄만큼의 싱크로율을 보여주는 배우분들! 강림도령과 진기한 변호사의 서로를 향한 (하지만 정작 자신들을 향한) "건강 챙겨, 너도" 의 멋진 녀석 멘트에 다들 넘어감. 커튼콜에서도 캐릭터대로 뿜어내는 저 생생한 에너지! 진기한, 너 정말 잘나셨어요! 강림 도령도 늘 쿨하시고요! 계속 활동해 주셔야해요!

 

중간중간 불러대는 "어머니" 대사와 사모곡에 울컥하지만, 너무 전형적이고요. 가만....요즘 나의 젠더 감수성에는 이 공연의 한정적 여성 캐릭터들이 맘에 걸린다. 강림 도령이나 진기한 캐릭터 중 하나는 여성이 맡았어도, 지장보살은 여성이 맡았다면, 일곱 지옥의 대왕중 단 둘만 여성인 것은 ....계속 고민하게 만들었다. 홀로 나만 바라보며 키우신 외롭고 고생하신 어머니는 둘이나 나오는데 말이다. 그래도, 기대 이상으로 짜임새 있고 멋진 무대에 디테일 하나하나 살려 역동적으로 공연한 배우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주호민 작가의 '신과 함께'가 재연재에 들어갔다고. 추억을 되새기며 책을 다시 들어야겠다.

착하게 살자, 인간들아. 죽어서 벌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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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17-07-03 0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뮤지컬도 있구나. 신과함께 열심히 웹툰 따라가면 읽다가 책으로 나온뒤에 사서 소장하고 있다는. 영화로도 찍는다는 이야기도 들은듯?

유부만두 2017-07-03 10:48   좋아요 0 | URL
재작년 여름부터 작년초까지 초연했었고 이번은 재연인데 꽤 많이 다듬었다고 하더라고요. 무대장치나 무용, 노래 다 멋졌어요. 내용이 많았는데 지옥편 대부분을 잘 담았고요. 영화도 올해 나온다고요.

단발머리 2017-07-03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장도 하고 목걸이도 하고 왔음..에 웃었어요. 저도 화장을 하고 저는... 목걸이는 안 하지만 꼭 귀걸이를 합니다.
예전에 어느 방송에서 귀걸이를 하면 8배 예뻐보인다고 해서요~~ ㅋㅋㅋㅋ

유부만두 2017-07-03 10:49   좋아요 0 | URL
귀걸이를 하도 안하니 구멍이 다 막혔어요. 게을러서 악세서리를 걸고 빼서 정리하기를 잘 못해요. 8배가 이뻐보인다면 저도 귀걸이를 해야겠네요! ㅎㅎ